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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라던 순간마다, 별 것 아닌 일상들이 따뜻하게 기억 한 편에 쌓여있는 곳.
우리는 그 땅을 고향이라고 부릅니다. 누군가에겐 별 의미 없지만, 누군가에겐 아주 큰 의미일 수 있는, 그런 곳이기도 합니다. 바위가 쪼개져 자갈이, 자갈이 쪼개져 모래가 되듯 내가 선 고향의 시간은 켜켜이 쌓인 역사의 시간들입니다. 그 시간의 조각들이 모여 나를 ‘나’로 만들죠. 그런데, 내가 선 고향의 이야기가 사실은 이 땅의, 그리고 어쩌면 아시아 전체의 역사를 뒤흔들었을지도 모른다면 어떨 것 같나요? 선우 훈 작가의 〈샘골 이야기〉는 작은 도시, 정읍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우물 마을’이라는 뜻의 정읍은, 교과서에 딱 세번 등장합니다. 바로 정읍사, 동학 농민 혁명, 그리고 이승만의 정읍 발언. 만화에서 딱딱한 역사 얘기를 한다고 뒤돌아서려고 했다면, 잠시 멈춰 〈샘골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선우 훈 작가가 살았던 고향, 그래서 작가에게 의미가 생겨난 고향의 역사를 따라 읽다 보면, 나를 이루는 것들에 대해 다시한번 묻게 됩니다. 선우 훈 작가 특유의 스타일, 도트로 찍어낸 그림을 따라 읽다 보면 여러분도 이 질문에 도달하게 될 거예요. 〈데미지 오버 타임〉으로 데뷔해 미술 작품과 만화를 함께 작업하는 선우 훈 작가의 〈샘골 이야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