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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가 가진 독은 경찰도 죽인다 _7
물을 찾아 헤매는 그녀 _28 흙 속에서 진주 캐내는 법 _46 아픔은 다시 새로운 작업에 들어가게 하고 _68 폴리아모리와 무성애자들의 모임 _92 꽃을 삼킨 픽업아티스트 _105 입맛의 차이만큼이나 다양한 삶의 방법 _125 사람의 진심은 환경에 맞춰 진화한다 _133 기망은 희망을 주다가 곧 거품으로 _199 남자의 진심이 보여주는 것 _221 모두의 세계관은 어릴 적부터 다르다 _229 루프탑이 허용된 사람들의 날갯짓 _242 감정을 잠시나마 공유한다는 것 _288 영혼까지 따뜻한 온기를 만지고 싶었어 _298 새 신과 새로 만든 열 개의 파일들 _315 작가의 말 _3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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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 참, 사망원인 뭐예요? 단순 질식사?”
“아니, 입과 코에 본드를 들이부었어. 목공용. 아주 질 나쁜 범죄자야. 사망자가 경찰 후보생이어서가 아니라, 악의에 찬 인간이야.” --- p.10 “강제적으로 했을 가능성은요?” 아람의 말에 선익이 화가 난다는 듯 말했다. “강제? 남자가 질식사했어. 여자가 용의자고. 누가 강제로 했는지 모르겠어?” --- p.18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짧게 만나고 돈을 빌려줘요?” “말했잖아요. 톡으로는 아주 깊은 이야기도 나눴다고. 우리는 영혼을 공유하는 사이라고요!” --- p.25 남자들이 여자들의 가슴이나 엉덩이에 시선을 줄 것 같지만 오히려 다른 데를 보았다. 가슴은 쳐다보기 힘들어하고, 엉덩이는 뒤태를 볼 때만 슬쩍 보지만 다리는 무연하게 보아도 거리낌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 p.33 희연은 민동의 손을 손가락 끝으로 살짝 잡았다. 손끝으로 스치듯이 손바닥을 긁었다. 민동의 뺨이 약간 발그레해졌다. 희연은 약간의 터치만으로 상대방을 숨 막히게 할 수 있다는 걸 안다. --- p.40 요부이면서도 숙녀를 원하는 남자들의 이중적 태도는 영원한 관계 지속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하고 그건 곧 남자들의 투자를 끌어낸다. --- p.61 진짜 사귈 수는 없다. 그렇게 되면 언젠가 그는 떠날 것이고 희연은 버려지니까. 버려지기 전에 반드시 먼저 사라진다. 그 아픔을 너무 잘 아니까. 진짜로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프니까 두 번 다신 그 통증을 느끼고 싶지 않다. --- p.70 모르는 여자를 SNS를 통해서 심리나 생활을 파악하고 알아나가고 싶다는 남자의 욕망에 불을 지피는 충동을 일으키면 성공이다. 희연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가명으로 가입만 해두었다. 과거의 경험으로 보면 바람둥이들은 절대 SNS를 하지 않았다. --- p.80 “거, 여자친구 왜 그렇게 취하게 만들었어요?” 기사가 영수증을 건네면서 한마디 했다. “아후, 여친 아니고요. 술 잘 마신다면서 지가 마셨고요. 저도 지금 짜증 납니다, 이 상황. 갑니다, 기사님. 고맙습니다.” --- p.102 “서두르면 안 돼. 우리가 줄다리기를 잘해야 해. 그리고 이제 부모도 그만 미워해. 이렇게 만든 토대지만 결국 선택은 우리가 한 거야. 대신 어떻게든 적응해서 살아남아. 그러니까 미운 엄마도 잊고, 누구도 믿지 마. 나만 믿어. 희연이 너 뒤에 내가 있어.” --- p.110 “아람 형사가 범죄심리는 빠삭해도 실리에는 아직은 서툴러. 사람의 마음을 이용해 경제적 이익 취하는 기망 행위는 괘씸해. 왜냐면 진심 어린 감정을 이용해 편취하거든. 아주 쉽게 돈 버는 거지.” --- p.129 희연은 전화를 급히 끊었다. 무서웠다. 진심을 보여준다던 남자가 여자를 죽인 것이다. 희연은 환하게 웃던 춘기를 떠올렸다. --- p.134 엄마는 희연을 남자를 붙드는 수단으로 쓰려했다. 희연을 가리키며 집을 떠나는 남자에게 “쟤는 어때?”라고 시선으로 물었다. 희연은 눈빛으로 의도를 알았다. --- p.139 “전 희연 씨가 앞으로는 어떤 꿈을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다시는 연락 안 할게요. 대신에 언젠가 제 작품에 희연 씨 캐릭터를 넣어도 되는지 허락받고 싶어요.” --- p.158 “뭐, 두 달 번쩍 일해 1년 치 월세가 목표래요. 길바닥이나 유흥에서 구른 느낌인데 나와는 완전 결 자체가 다르죠. 저 어떻게 아셨어요?” --- p.163 “뭐, 다 틀린 말은 아니잖아요? 꼰대 짓이라는 말이 기분 나쁘셨어요?” “별로. 말 막히면 다 그 소리잖아. 아이고, 나랑 나이 차도 얼마 안 나면서 말이지.” “뭐, 나이가 많아 꼰대가 되는 게 아니라 선입견과 편견, 고집 세면 되는 거죠.” --- p.187 가슴 아래쪽 늑골에는 사과 반쪽 문신이 있다. 성이와 나눠서 한 문신. ‘지금 성이 언니는 잘 지내고 있겠지. 연락하면 안 된다. 한 사람이라도 사과 반쪽을 가지고 잘 살아야 한다. 사과 반쪽은 먹을 거, 안정된 집을 의미하니까.’ --- p.227 사람 관계만큼은 마음이 가는 대로가 아니고, 목적대로 행동했다. 좋아하는 척, 사랑하는 척했다. 가식적인 미소만 짓고 마음은 닫았다. --- p.256 “미, 미안해요…, 나, 나도 너무 외, 외로워서 잠, 잠깐이나마 돈 때문에 그랬, 랬지만 진심으로 사랑하는 감정을 며칠은 가지고 만났고, 그리고 톡하고…비, 비록 잠깐 반짝 사귀었지만 감, 감정은 좋아하는… 감정은 공유했어요….” --- p.294 문신은 바라는 바를 새기지만 그 목적은 영원히 이뤄지지 않아서 그냥 문신에 불과하다. 문신에서 해골은 영원불멸의 삶을 원하지만, 이 남자는 일찍 갔다. --- p.3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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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지망생
시체로 발견되다 경찰 시험에 합격하고 누구보다도 경찰이 되기를 희망했던 김민동. 그는 경찰이 되기도 전에 모텔방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경찰이라는 조직은 그 누구보다도 자신들의 끈끈함이 생명이다. 그들은 자기 후배가 될 수도 있었을 그에게 범행을 저지른 범인 찾기에 착수한다. 그들의 레이다에 그가 마지막으로 통화한 한 사람이 걸린다. “아람 형사. 고사 났다.” “마약사범 은어인데 사고 터졌다구. 보통 아냐. 사람이 죽었어.” “선배님. 우리가 쫓는 사람과 관계, 있습니까?” _본문 중에서 두 달 벌어 일 년을 산다. 픽업아티스트인 희연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살아간다. 그녀의 목표는 여름 두 달 동안 자기 몸을 이용해서 다음 일 년의 월세를 준비한다. 장기간의 연애는 원하지 않는다. 남자를 믿지도 않는다. 그저 단순한 관계, 딱 그만큼만 이용할 뿐이다. 크다면 크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의 돈만 요구한다. 그 이후에는 바이바이다. 몸을 사린다. 희연은 민동을 왁싱숍에서 만났다. 어느 정도 뜸을 들여가며 눈치를 봤다. 남자가 걸려들면 다행이고 아니면 미련 없이 제 갈 길을 가기로 했다. 빙고! 남자는 희연에게 차 한잔을 권했고 그렇게 그들의 관계는 시작되었다. 희연은 차분하게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슬쩍 고개를 숙여서 커피를 들어 한 모금 마셨다. 가는 목선을 쭉 뻗어 보여주면서 마시면 상대방이 긴장했다. _본문 중에서 남자와 여자 절대 좁힐 수 없는 그 차이 설희연을 소액사기범으로 보고 쫓고 있는 형사 강아람과 그녀의 사수 서선익. 프로파일러로 특채 입사한 강아람은 현장 경험을 배우고 오라는 명령에 따라 지금 송파서에서 근무 중이다. 그들이 쫓고 있는 사람은 사기 사건의 용의자. 하지만 그 용의자는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되었다. 같은 사람 다른 혐의. 그녀는 대체 누구일까. 여자를 대표하는 강아람과 남자를 대표하는 서선익은 남자와 여자라는 성(性)의 차이 이전에 확연한 성격 차이를 보인다. 천재적인 능력의 강아람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선익의 마인드가 엿보이기도 한다. 강아람과 서선익이 모든 남자와 여자의 상황을 대변하지는 않겠지만 본문 속 대화를 통해서 그 차이점을 드러내고 있다. “성적 매력만 있다고 돈이 쉽게 나오겠습니까. 형사님은 섹시한 여성이 커피숍에서 갑자기 말 걸고 그럼 돈 백 줘요?” _본문 중에서 힘들게 살아온 인생이 면죄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생활 이전에 설희연의 가정환경은 좋지 않았다. 결국 집을 나온 그녀는 가출팸에서 생활하게 된다. 노숙 생활도 해 봤다. 팸이라고 해서 패밀리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자신을 이용하려고만 했을 뿐. 그 속에서 그녀를 만났다. 자신에게 엄마 같았던 언니. 자신에게 처음으로 포근한 집을 제공해 준 언니. 둘은 절대 떨어질 수 없는 운명 같았다. 희연아. 이번이 마지막이야. 우리 다시 일하자. 내가 지켜줄게. 걱정하지 마. _본문 중에서 형사인 강아람과 서선익. 프로파일러이면서 방송인인 감건호와 여현정. 네 명의 성(性)이 다른 사람을 통해서 작가는 여자와 남자 그리고 남자와 여자 간의 차이에 대해서 은근하게 드러내고 있다. 분명 이분법적인 논리로서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이야기를 통해서 보여지는 것이 전부도 아니다. 단지 이 이야기를 통해 그런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어렵고 힘들게 인생을 살아왔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누군가를 속이고 사기를 칠 수 있다는 그런 권리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언제나 사람답게 살아야 할 권리가 있지만 최소한의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만 그런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늘 누군가에게 쫓겼던 설희연이었다. 그녀는 이제 그런 쫓김 없이 마음 편하게 발 뻗고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그녀가 바랐던 그런 자신만의 삶이 아니었을까. 그것이 아마도 『꽃을 삼킨 여자』에서 설희연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