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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적설 19 뿌리를 위하여 20 낙화 22 어느 봄날의 일 23 초벌갈이 24 동백 석공 25 춘 사월 26 어리석은 나무인가 27 차 한 잔의 향기는 28 일몰 29 저승꽃 30 주암 가는 길 31 빈집 32 둥근 봄날 33 무밭에서 34 청명 한식_2 35 먹감나무 36 밀어 올린다는 말 37 옛길 38 2부 달빛 묵화墨畵43 거대한 손 44 나락꽃 46 못자리를 해놓고 47 백로 48 새벽 인부 49 밤안개 50 모내기_2 51 쇠파리 52 물을 기다리며 53 무엇으로 사는가 56 목인木人 57 그동안에 세상은 58 오월 어느 날의 술 60 땅골 61 소나무_2 62 좋아졌구마 63 아직도? 64 공약 65 나물론 66 소나기 67 3부 이삭이 팰 때 71 지평선 72 저 색色 73 저울 74 해거름 75 독작 76 벌초를 하면서 77 풍경 78 시국댁 79 가을의 문상 80 10월 태풍 81 누구를 위하여 단풍은 물드나 82 10월의 마지막 날 83 가버린 친구에게 84 꿈 86 살다 보면 87 수몰 지구에서 88 아 나는 얼마나 89 4부 해거름 들녘에서 93 12월의 변명 94 삽 96 나의 승부수 98 설 즈음에 99 소한小寒 100 일도형님 귤밭 101 찔레꽃 102 명징 103 당신 104 차이에 대하여 105 흔히 듣는 말 106 눈사람 107 삼월에 내리는 눈 108 산문 나의 호박 농사기(記) 110 ■ 발문 | 고운기(시인·한양대교수) 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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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6년 만에 두 번째 시집을 낸다. 여기에 실린 것들은 일하다가 논둑에서, 해거름 마룻장의 막걸리잔 앞에서 써진 것들이다. 배운 적도 없지만,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이 시농사 같다. 버겁고 거시기한 농사를 붙든 것 같은데, 어쩔 것인가, 지금은 한 해 중에 가장 바쁜 농번기가 아닌가. 지금 이곳은 모내기가 한창이다. 농사는 철을 놓치면 안 되는 일이라 부지런히 모내기를 마치고, 돌아서면 김매기를 시작해야 한다. 한 고랑을 매면 한 고랑이 환해지고, 두 고랑을 매면 두 고랑이 환해진다. 내 시의 철도 그렇게 들어갈 것이라 믿는다. 더 이상 시집이 돈이 되지 않는 어려운 시절에 부족한 글들을 선뜻 시집으로 엮어준 시산맥사에 감사를 드린다. 오늘도 들판에서 땀 흘리는 이 땅의 농사형제들이, 혹시라도 이 시집을 보고 잠시 고개 끄덕여 준다면 작은 보람이 있겠다. 2022년 5월 벌교에서 선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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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구의 시는 비탄의 정조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사실 그의 가장 큰 무기는 해학이다. 농촌을 취재하여 쓴 시가 아니라 생활하며 얻은 시이기에 이를 수 있는 측면이다. 놀랍게도 농촌을 포함한 우리의 민중적 삶의 기저는 고단한 현실속의 웃음이다. 그 힘으로 산다. 선종구는 누구보다 그것을 잘 안다.
… 중략 … 한 가지 더 있다. 지금 우리 농촌이 당면한 다문화사회 속의 삶의 모습이다. 자신의 무밭으로 베트 남 여자 다섯 명이 와서 일하고 돌아간 다음, 일당 총액은 7만 원, 그는 어떻게 나눠주나 고민하다 그만 ‘손 인사를 놓쳤다’고 미안해한다. 그러면서 외친다.‘ 내 무밭에는 이제 더 이상/ 국경은 없다, 단지 국적이 있을 뿐’(〈무밭에서〉)이라고. 나는 이 장면을 우리 농촌에서 벌어지는 획기적인 역사의 변곡점으로 본다. - 고운기 (시인·한양대교수, 발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