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프롤로그 한 인문주의자의 에스노그라피
1부 호황의 절망 | 인문학의 바람, 바람, 바람 인문학 위기의 진실들 ― 범람하는 상품 인문학과 태동하는 실천 인문학 인문학의 가면을 쓴 자기계발학 ― 인문학 열풍의 숨겨진 이면들 중독의 인문학 ― 인문학 공부의 즐거움, 인문학 하는 괴로움 대안을 찾는 대안 ― 정신적 살롱, 저항의 아지트 소통과 연대의 인큐베이터 ― 지행 네트워크의 인문학 실험 대화 | 세상의 거짓에 맞선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대화 | 신좌파 문화 담론의 아이돌, 강내희 《문화/과학》 발행인 2부 내부의 절망 | 학문후속세대와 딜레마의 뿔 절대 복종의 세계 ― 대학원에서 견뎌내기와 길들여지기 학문 프롤레타리아트 ― 시간 강사와 학문후속세대, 꼬리칸의 열외자들 번역 권력 ― 번역하지 않는 이론, 변역할 수 없는 이론 해외 유학 ― 지식의 식민화인가 학문의 돌파구인가 독점과 종속 ― 생존과 도피의 경계에 선 내부 고발자들 커피, 카피, 코피 ― 주체성과 생산성을 향한 투쟁 대화 | 실천하는 사회과학자,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대화 | 새로운 영화 이론의 패스파인더, 정승훈 뉴욕대 교수 3부 제도의 절망 ― 학문의 자유와 제도의 덫 한국연구재단 등재학술지 제도 ― 학문 정량화가 낳은 지식 생산의 위기 학술단체협의회 ― 진보 학문은 어떻게 제도에 적응했는가 치사율 91.6퍼센트 ― 연구지원사업의 합리성에 감춰진 덫 단비와 고엽제 ― 지원하는 학문에서 관리하는 학문으로 대화 | 재일 조선인 칼날, 윤건차 가나가와대 교수 대화 | 분단 시대의 경계인, 송두율 전 뮌스터대 교수 4부 약소자의 절망 | 마주한 시대의 쟁점과 인문 정신 월경하는 모험자들 ― 담을 넘는 주체와 여행의 인문학 축제의 정신 ― 서낭굿에서 촛불 집회까지, 축제의 인문학 세대론 ― 88만 원 세대와 비겁한 시대의 청년들 창작자와 비평가 ― 비평의 자유와 살림의 비평 약소자와 유력자 ― 전지구적 자본주의와 대안적 세계 인식 대화 | 역사와 개인사를 아우르는 성찰의 힘, 정지아 소설가 대화 | 한국 문학과 함께한 60여 년, 최일남 소설가 에필로그 나는 반제도 비평가다 |
오창은의 다른 상품
|
한 연극평론가는 실천 인문학을 향해 의외로 매섭게 질책했다. 미술, 문학, 문화, 연극평론가가 함께 모여 행동주의 미학을 토론하는 자리였다. 대학 밖에서 인문학 강의가 활발히 전개돼 인상적이지만 그 진상은 의심이 간다는 것이다.
“노숙인이나 교도소 재소자가 인문학 수업을 통해 감동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제가 보기에 감동을 받은 사람은 노숙인과 재소자가 아니에요. 그 강의에 나선 인문학자들이 나르시즘에 빠져 스스로 감동에 겨워하는 것 아닌가요?”--- p.19 ‘대학의 역사’가 바로 ‘어용의 역사’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대학은 고상하다’라는 선입관을 가지고 있어요. 아닙니다. 대학은 출발부터 세속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조직이었어요. 최초의 대학이라고 꼽히는 이탈리아의 볼로냐 대학과 프랑스의 파리 대학이 어땠나요? 학생과 교수 중심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그 내용은 당대의 실용 학문으로 차 있어요.--- pp.63-64 숫자를 생각하지 않는 인문학이 오히려 통계를 더 많이 활용해야 합니다. 개념 철학을 실증적으로 펼쳐야 하는 거죠. 증거를 중시하고, 과학적 태도를 인문학에 연결해야 한다고 봐요--- pp.92-93 프로젝트를 다섯 개나 뛰면서 랩실에서 모든 일과를 보냈죠. 그런데 문제가 터진 겁니다. 제가 좀 덜 떨어져서겠지만 교수님과 몇 번 충돌했는데 바로 패널티가 주어졌어요. 프로젝트는 완료한 상태인데 연구비 지원을 바로 끊어버린 거 있죠. 발끈했죠. 너무 불합리하지 않습니까?--- p.97 최근에는 박사 과정에 진학하는 사람이 직장인으로 채워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추세 정도가 아니라 거의 일반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심각하죠. 일종의 투잡이나 학업에만 전념하지 못해요. 직장에서는 전문가겠지만, 전문 연구자라고는 할 수 없죠. 젊은 전일제 박사 과정 학생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직업이 있는 분들은 수업을 ‘그까이꺼 대충~’으로 생각해요. 박사 학위를 ‘자격증’ 정도로 보는 거죠.---pp.106-107 계명대학교 국문학과 엄홍준 교수는 “잘못된 번역이 학문 세계에 미칠 영향을 생각한다면, 번역이야 말로 중요한 학문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누군가 자크 데리다의 책을 번역하면서 개념을 오해하거나 잘못 이해해 소개하면 커다란 학문 오류를 만든 책임을 져야 한다. 또한 “좋은 번역은 올바른 한국어로 써야 하고,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돼야 하며, 이것을 위해서는 학자적 소명 의식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pp.123-124 한국 학계는 해외 유학이 생산하는 학문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 명백한 예로 ‘한국연구재단 외국 박사 학위 종합시스템’에 등재돼 있는 해외취득 박사 학위 중 ‘korean’와 ‘korean’으로 단순 검색했을 때 나타나는 논문 수는 각각 4645건과 2418건이다. ‘한국’으로 검색했을 때 나타나는 논문 수도 4251건에 이른다. 논문 주제의 특성상 더 구체적이고 면밀한 방식으로 검색했을 때 유학생이 쓴 한국 관련 주제의 박사 학위 논문은 더 많을 수 있다. 해외 유학을 가서 한국이나 한국인하고 관련된 주제로 학위 논문을 작성하는 것은 연구 주제를 소극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한국 유학생의 박사 학위 논문을 통해 유력한 해외 국가들은 한국에 관한 정보들을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있다. 이것은 한 측면에서는 한국을 적극적으로 알려는 행위로 볼 수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유력한 국가에서 한국에 관한 정보를 손쉽게 구한다고 볼 수 있다.--- p.150 한국에서 공부하는 것은 공부가 아닙니다. 한국은 학부와 대학원을 막론하고 학문적 글쓰기에 관한 기본 교육이 없어요. 인용이 조금만 많아도 제재하는 미국의 연구 논문에 견줘 한국 대학원생의 글은 거의 모자이크 수준입니다. 심지어 에세이도 짜깁기하는 형편이니 창조성과 거리가 멀다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p.153 세계 자본주의는 동북아시아와 남북 관계를 매개로 삼아야 이해할 수 있어요. 구체적으로 중국, 일본, 한국, 북한을 연동해서 사고해야 하죠. 밑바닥 민중들이 마주한 현실은 모두 동일합니다. 중국의 지배 권력도 세습 엘리트들의 영향이 크고, 일본도 세습 의원과 총리가 있고, 남북한 권력도 세습으로 가고 있어요. 세습 사회는 신봉건 사회이고, 신신분 사회예요. 새로운 형태로 노예화되고 있는 동북아 민중의 처지가 바로 학문의 출발점이라고 봅니다.--- pp.169-170 기초 학문 연구는 ‘탐험적 실험’이고, 인문학적으로 봤을 때는 ‘실천적 실험’이기도 하다. 기초 학문의 이런 특성이 적극 고려되는 학문 지원 시스템이 개발돼야 한다. 오세정 한국연구재단 전 이사장은 이것을 ‘성실 실패 용인 제도’라고 명명했다. ‘성실 실패 용인 제도’는 실패해도 좋으니까 그런 연구에 도전을 하라는 것이다. 연구가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연구자가 성실히 연구를 수행했고, 연구 과정이 다른 연구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성실 실패’로 인정한다.--- p.214 저는 저 자신을 역사적 존재로서 바라봐요. 너는 어떤 사람인가. 어디에 속하는 사람인가. 이렇게 물으면 저는 재일 조선인이라고 대답하고 싶어요. 그것이 전부입니다. 거기서부터 출발해요. 재일 조선인은 진보적 민족주의하고 다른 것이에요. 재일 조선인은 일본과 조선이 규정한 사람입니다. 그것도 2세라고요. 다시 말해 일본과 조선이 규정한 역사적 존재인 거죠.--- pp.244-245 현대는 ‘전문적 바보’를 양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문적 바보에 머물지 않으려면 학문 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길이 가능해야 합니다. 한국의 젊은 연구자 중 몸담을 수 있는 기관이 없어 좌절하고 있는 사람도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칙을 갖고 있으면 주눅들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박사 학위를 하려면 대학에 있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극복해야 합니다. 독일도 다섯 명 중 한 명 정도만 대학에 남습니다.--- pp.273-274 김수이는 서정시가 자연 소재의 시로 자신의 위치를 축소하는 상황에 염려를 표명한 바 있다. 김수이는 이런 맥락에서 서정시가 자연 속에서 “진짜보다 행복한 가짜의 삶”을 추구한다고 비판했다. 이런 김수이의 비평에 김선우는 “매트릭스 안이거나 밖에 시인을 줄 세우는 비평을 기획”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김선우는 “비평을 위해 소모되는 시, 비판을 위한 비판과 혼동되는 비평”의 예로 김수이의 비평을 거론했다.--- p.337 약소자는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를 통합한 개념이다. 전지구적 자본주의 시스템 아래에서 인간적 권리가 배제되거나 박탈된 사람이 약소자다. 시공간을 초월해 존재하는 정체성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약소자는 역사와 사회 상황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렸다. 약소자는 농민과 노동자일 수 있고 지배적 이데올로기에 포섭되지 않은 실천적 지식인일 수도 있다. 문제는 자신의 위치를 사회적 관계에서 어떤 감수성으로 규정하느냐다. 유력자를 욕망하는 사람은 분열적 정체성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농민과 노동자면서도 도시 소비자와 부르주아의 과잉 소비를 욕망한다면 그 사람은 유력자일 뿐이다.--- pp.345-346 사람을 20~30, 30~40, 50~60으로 세대차를 두는 이상한 경향이 싫습니다. 70~80은 아예 묵살하고 말아야. 더구나 80대 연령의 극노인은 100퍼센트 보수로 치는 모양입디다. 작년 여름에 나온 《분노하라》라는 책을 읽었습니까? 프랑스 레지스탕스 출신인 93세의 스테판 에셀이 쓴 건데 분량이 30 밖에 안 돼요. 그러나 수백만 부가 전세계에 퍼졌답니다. --- p.390 |
|
희망의 인문학은 아직 불가능하다!
수십만 공시족과 알바 노동자만 토해내는 대학 상아탑의 ‘머슴’에서 고학력 ‘놀박’으로 변신한 인문학 박사 자본에 순응하는 기업형 인간의 자기계발 수단으로 전락한 인문학 이제 ‘절망(絶望)’을 강요하는 인문학 열풍을 넘어 희망의 인문학을 ‘절망(切望)’하자 반(半)제도 비평가 오창은과 52명의 내부 고발자가 기록한 인문학 현장 보고서! ‘절망’의 인문학 ― 상품이 된 인문학과 무형문화재 신세가 된 학문후속세대 2013년 한국의 인문학은 돈벌이 인문학이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 융성’ 국정 기조를 실현할 열쇠로,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 등 지방 자치 단체의 통치 수단으로, ‘아이폰 인문학’과 ‘힐링 인문학’으로 잘 팔린다. 그러나 국정원 사태와 민주주의의 위기, 청년 실업과 불안정 고용 등 한국 사회의 현안을 성찰하는, 진지하고 불편한 인문학 담론은 찾기 어렵다. 한국식 인문학의 산실이어야 할 대학이 취업률에 따라 학과를 통폐합하는 구조 조정을 강행하고, ‘골프와 비즈니스’, ‘취업 역량 계발’ 등 실용 수업으로 교양 교육을 대체하며, SK경영관, LG경영관, CJ어학관 등 대기업 로고가 반짝이는 건물만 짓는 등 제구실을 못하기 때문이다. 국가는 학술지 평가와 지원 사업으로 인문학을 관리하고, 연봉 1008만 원인 시간 강사 자리는 2014년 시간강사법이 시행되면 3만여 개가 사라진다. 대학은 해외 유학이라는 도피처를 권장해 학문 발전과 학문후속세대를 양성해야 할 책임을 방기하고, 시장은 대중의 인문학 수요를 ‘핫’한 외국 학자의 담론을 수입해 메우며, 대중은 대학 인문학을 ‘상아탑에 갇힌 인문학’이라고 외면한다. 그리고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무형문화재 신세가 된 학문후속세대는 ‘절망(絶望)’스러운 현실을 고발하면서도 인문학의 본령을 지키려는 희망의 인문학을 ‘절망(切望)’한다. 《절망의 인문학》은 뜨거운 인문학 열풍 속에서 무너진 기초 학문의 토대가 무너진 인문학의 현실을 대학 안과 밖을 넘나들며 살핀 인문학 현장 보고서다. 제도 안에서 제도 밖을 사유하는 반(半)제도 비평가 오창은이 2001년부터 싹튼 문제의식을 현지 조사와 심층 인터뷰라는 민속지학 연구 방법에 기대어 깊이 있는 논의로 벼려냈다. 52명의 말을 통해 대중 인문학의 현실과 의의와 한계, 대학의 전근대적인 위계 관계와 학문 프롤레타리아트의 열악한 처지, 학술지 평가와 기초학문육성지원사업을 중심으로 학문을 정량화해 관리하는 국가 정책을 비판하다. 또한 우리 시대의 중요한 쟁점을 인문학적 관점으로 서술한 비평에 더해 비판적 인문 정신을 대표하는 김종철, 강내희, 김동춘, 정승훈, 윤건차, 송두율, 정지아, 최일남하고 나눈 대화도 함께 엮었다. 당당하게 개입하고 적절하게 편향돼 있기 때문에 실천적인 《절망의 인문학》은 ‘절망(絶望)’을 강요하는 인문학 열풍을 넘어 외면당하는 진짜 인문학을 ‘절망(切望)’하는 인문학 비평서다. 인문학 절망 4단 콤보 ― 52명의 내부 고발자와 함께 쓴 인문학의 오늘 1부 ‘호황의 절망 ― 인문학의 바람, 바람, 바람’에서는 뜨거운 인문학 열풍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인문학 열풍의 이면에는 인문학을 통치 수단으로 삼는 지방 자치 단체, ‘CEO 인문학’ 등 인문학을 상징 자본으로 포섭하려는 자본주의 시스템, 자기계발의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포장하는 교양 시장이 있다. 대학 밖으로 나선 ‘실천 인문학’은 인문학 열풍이 “시장의 영역에 포섭됨으로써 오히려 말랑말랑한 교양 수준”으로 전락해 지배 체제의 모순을 심화하고 대학의 인문학과 괴리한다는 점을 비판한다. 또한 ‘지행 네트워크’라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실천 인문학의 필요성과 지향, 한계를 냉철하게 평가한다. 2부 ‘내부의 절망 ― 학문후속세대와 딜레마의 뿔’에서는 중요한 인문학 생산지인 대학 내부의 현실을 비판한다. 전근대적인 대학과 수용 능력이 없는 사회에서 학문후속세대는 권위적인 교수의 ‘머슴’으로 시작해 최고학력 실업자인 ‘놀박’이 될 수밖에 없다. 학문후속세대는 “국내에 있으면 하고 싶은 공부 못하고 업무에 치여” 살아야 하는, 학문의 주체성, 자생성, 공공성을 다질 수 없는 현실이 결국 학문 연구자들을 외국으로 쫓아낸다고 증언한다. 3부 ‘제도의 절망 ― 학문의 자유와 제도의 덫’은 한국연구재단으로 대표되는 국가 기구의 학문 지원 시스템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학문이 특정 분야에 편중되는 경향도 생길 거고, 학문 제도에 종속돼 가는 경향도 훨씬 심해지겠죠. 개성 있는 논문 작업과 문제의식이 논문에 포함되기 힘들어지는 게 사실이에요”라는 비판에서 보듯이. 등재학술지 제도와 한국 학술지 인용 색인 제도, 토대기초연구지원사업은 정량화, 수량화, 위계화가 가능하게 인문학의 체질을 개선하라고 압박한다. 결국 기초 학문은 성장주의와 양적 팽창을 목표로 삼고, 교수는 연구 업적을 쌓으려고 학문후속세대를 수단으로 삼으며, 대중과 학문후속세대는 학문에서 더 멀어질 뿐이다. 4부 ‘약소자의 절망 ― 마주한 시대의 쟁점과 인문 정신’에서는 우리 시대의 쟁점을 인문 정신과 결합해 사유한다. 여행을 통해 외부 세계와 접촉하면서 다질 수 있는 주체성, 서낭굿에서 촛불 집회까지 전통 축제와 현대 축제를 비교하며 고찰한 연대 정신, 20대에 관한 세대 담론, 문학 창작자와 다른 비평가의 견해와 입지, 전지구적 자본주의의 지배에 대항하는 약소자 담론을 분석하며 변화의 방향까지 제시한다. ‘절망’을 넘어서서 ‘절망’하라 ― 실천하는 진짜 인문학을 향해 생전 처음 인문학 강의를 접한 재소자는 자신의 글도 다른 사람을 위로할 수 있는지 묻는다. 장시간 노동과 무한 경쟁에 치이는 어떤 직장인은 자발적으로 회사 동료들과 함께 인문학 공부 모임을 꾸린다. 도피하듯 유학을 떠난 학문 연구자 중 몇몇은 새로운 세계에서 받은 충격을 한국 학문 세계에 전해 변화를 일으키는 어쩌면 불가능한 꿈을 꾼다. 몸을 낮춰 대중 속에 들어가 실천 인문학을 인문학 위기의 대안으로 여기며 공부하던 연구자는 대학 밖에서 인문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대학 안의 인문학을 자극한다. 인문학이라는 가면을 쓴 상품과 대안을 자처하는 대중 인문학이 차고 넘치는 오늘, 제도 안과 밖을 동시에 사유하려는 반제도 비평가 오창은은 《절망의 인문학》에서 한국 학문 세계의 새로운 개혁 주체가 되기를 희망하는, 그래서 실천하는 진짜 인문학을 하고 싶어하는 내부고발자의 목소리를 담았다. ‘절망(絶望)’을 넘어선 ‘절망(切望)’의 끝은 우리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안겨주는, 실천하는 진짜 인문학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