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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왕
정보라
아작 2022.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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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시/희곡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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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저주토끼』 정보라의 여성주의 판타지
2022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 작가 정보라가 선보이는 환상적인 세계. 『여자들의 왕』에서 우리가 무심결에 공유해온 모든 이야기는 뒤집어지고, 상상은 예측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른다. 그들의 다음을 더 기대하게 하는, 강한 여성들의 치열한 삶을 지금 함께 읽는다.
2022.06.28. 소설/시 PD 박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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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01_높은 탑에 공주와_7
02_달빛 아래 기사와_57
03_사랑하는 그대와_93
04_사막의 빛_135
05_여자들의 왕_181
06_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_207
07_어두운 입맞춤_239

작가의 말_272

저자 소개 1

Bora Chung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번역가. SF, 판타지, 호러 등 장르문학의 문법과 현실을 결합하며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연세대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러시아·동유럽 지역학 석사를 거쳐, 인디아나대에서 러시아문학과 폴란드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연세문화상에 「머리」가, 2008년 디지털문학상 모바일 부문 우수상에 「호(狐)」가 당선되었으며, 2014년 「씨앗」으로 제1회 SF어워드 단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저주토끼』로 2022년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고, 이듬해 국내 최초로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최종 후보에도 이름을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번역가. SF, 판타지, 호러 등 장르문학의 문법과 현실을 결합하며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연세대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러시아·동유럽 지역학 석사를 거쳐, 인디아나대에서 러시아문학과 폴란드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연세문화상에 「머리」가, 2008년 디지털문학상 모바일 부문 우수상에 「호(狐)」가 당선되었으며, 2014년 「씨앗」으로 제1회 SF어워드 단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저주토끼』로 2022년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고, 이듬해 국내 최초로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최종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너의 유토피아』는 영문판이 2024년 발간된 이래, 2024년 미국 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고, 2025년 1월 현재 필립 K. 딕상 후보작으로 선정되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저주토끼』 『여자들의 왕』 『아무도 모를 것이다』 『한밤의 시간표』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작은 종말』, 장편소설 『문이 열렸다』 『죽은 자의 꿈』 『붉은 칼』 『호』 『고통에 관하여』 『밤이 오면 우리는』, 에세이 『아무튼, 데모』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거장과 마르가리타』 『탐욕』 『창백한 말』 『어머니』 『로봇 동화』 등이 있다.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여 한국에선 아무도 모르는 작가들의 괴상하기 짝이 없는 소설들과 사랑에 빠졌다. 어둡고 마술적인 이야기, 불의하고 폭력적인 세상에 맞서 생존을 위해 싸우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사랑한다.

정보라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326g | 137*197*18mm
ISBN13
9791166686801

출판사 리뷰

전통적 상상의 중심이동, 화끈한 여자들의 권력투쟁!
정보라 작가의 여성주의 소설집


“정보라는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요소를 활용해
현대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참혹한 공포와 잔혹함을 이야기한다”
― 부커 라이브러리

치열한 여자들의 환상적인 이야기들

《여자들의 왕》은 주로 남성을 주인공으로 해서 틀에 박힌 형태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의 주인공을 여성으로 바꾼 작품들을 모은 책이다. 책을 여는 작품으로 수록된 일명 “공주, 기사, 용” 3부작은 “공주, 기사, 용”이라는 단어들에서 알 수 있듯이 전형적인 서양 판타지의 초점을 공주와 용으로 바꾸었다. 원래는 그냥 단순하게, 칼 들고 건들건들하며 “죽을래?” 같은 말을 내뱉는 공주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쓰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쓰다 보니까 왕비와 기사와 왕자도 각자 다 사연이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계속 썼더니 3부작이 되었다.
서양 영웅담에 나오는 악한 용의 기원은 고대 인도에서 찾을 수 있다. 본래 인도에는 커다란 뱀 혹은 도마뱀이 신화에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그래서 러시아어나 폴란드어에서 “용”이라는 단어는 (커다랗고 신화적인) “뱀”을 뜻하기도 한다). 그러다 인도에서 원시불교가 발생하면서 당시 불교와 경쟁했던 조로아스터교에 용신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조로아스터교는 불을 숭배하는 종교였기 때문에, ‘불을 뿜는 악한 용’이라는 형상이 생겨났다. 원시불교의 여러 설화에 따르면 이 불을 뿜는 악한 용이 석가모니의 말씀을 받아들여 불교에 귀의하면 불법을 지키고 석가모니를 보호하는 선한 호법용(護法龍)으로 변하기도 한다.
서양 영웅담에서는 용이 종교에 귀의하는 부분이 빠지고 용감한 기사가 불을 뿜는 이교도의 악한 용을 물리치는 부분만 남아 있다. 용이 저지르는 나쁜 짓 목록에는 민간인을 학살하거나 공주를 납치하는 상황이 반드시 포함되고, 특히 서유럽 영웅담에서는 그래서 용감하고 기독교를 수호하는 선한 기사가 연약한 공주를 용에게서 구출한다. 용도 사실은 다 자기 나름대로 생각이 있고 사연이 있고, 공주도 사람이니까 평생 마냥 저렇게 연약하지만은 않을 것 같아서 천편일률적인 구도를 좀 뒤집어보고 싶었다.

〈사막의 빛〉은 우즈베키스탄을 여행한 뒤에 쓴 이야기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종교와 문화의 충돌은 여러 가지 갈등을 낳고 있으며 이슬람교는 무조건 악하고 폭력적인 종교로 매도되고 있다. 내가 가서 직접 본 중앙아시아는 그렇지 않았다. 나중에 공부하면서 확실히 알게 된바, 중앙아시아는 이슬람교 문화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실크로드의 후예들답게 특유의 융통성 있고 조금은 유머감각 있는 사고방식과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건강하고도 풍성한 상인문화를 일으킨 지역이다. 그래서 이 지역을 배경으로 전혀 다른 종교와 문화를 가진 주인공이 신비로운 여행을 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고, 내가 한국인이니까 고려의 용도 하나쯤 넣어주고 싶었다. 위에서 말한 서양의 불 뿜는 용과 반대로 동양의 용은 물을 다스리는데 이런 정반대의 특징은 중국을 통해 불교가 한국과 일본에 전해지면서 생겨났다고 한다. 한국, 중국, 일본 모두 쌀농사를 중심으로 하는 농경민족이라 날씨, 특히 비가 얼마나 오느냐가 국가 경제에 아주 중요한 사안이었고 그러므로 농민들은 비를 지배하는 토착신을 이전부터 믿고 있었는데, 중국에서 불교가 전해지면서 이 비를 지배하는 신에 선한 호법용의 형상이 합쳐져서 물을 지배하는 용신으로 정착되었다는 것이다. 용 얘기는 다 재미있는데 동서양의 정반대되는 형상 부분이 특히 재미있다.

표제작 〈여자들의 왕〉은 아주 농염하고 화끈한 여자들의 관능적 권력투쟁을 써보고 싶어서 시도했는데 생각보다 결과가 괜찮아서 만족한 이야기이다. 성경에 나오는 사울의 아들 요나단과 다윗 이야기는 사실 나는 잘 모르는데 옛날에 트위터에서 누군가 언급했던 걸 본 적이 있다. 사울, 요나단, 다윗 전부 남자들이라서, 마찬가지로 주인공을 전부 여자로 바꾸기로 했다. 이야기를 쓰다 보니까 요나단과 다윗보다는 살로메와 세례자 요한에 더 가까운 줄거리가 되었다. 처음에는 화자인 “나”만 생각하고 쓰기 시작했는데 다 쓰고 보니까 “누이”가 대단히 위험하고 음험하고 그러면서도 예쁘고 그래서 더 위험한, 일종의 ‘여자 낚는 팜므파탈’로 묘사되어 만족스럽다.

〈어두운 입맞춤〉은 흡혈귀 이야기인데, 나도향의 〈벙어리 삼룡이〉와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를 내 멋대로 적당히 섞어서 만들었다. 〈벙어리 삼룡이〉에서 주인공 삼룡이는 남성, 삼룡이가 사랑하는 안방마님은 여성, 《드라큘라》에서도 흡혈귀는 남성이고 흡혈귀의 사랑의 대상은 여성인데 이런 구도를 뒤집고 싶었다. 그런데 〈벙어리 삼룡이〉의 구도 속에서 삼룡이는 신분과 외모로 인해 권력이 없는 취약한 인물이고 안방마님은 가부장제 하에서 남편에게 학대당해도 저항할 수 없는 성별권력적으로 취약한 인물이라서 이 두 인물의 취약성을 바꾸거나 없애서 더 좋은 이야기를 만들 자신은 없었다. 그래서 구도는 그대로 두고 여성주인공을 인간이 아니도록 바꾸어서 권력을 주었다. 여성이 귀신이나 괴물이 되어야만 권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슬프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에서 두 번째에 수록된 〈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는 대학원에서 배운 동슬라브 원초연대기와 외할머니 장례식장에서 보고 들은 집안의 역사를 바탕으로 썼다. 동슬라브 원초연대기에는 유일한 여성 군사령관 올가 공주가 등장한다. 남편 이고리 왕자가 외적에게 살해당하고 올가 공주 본인은 어린 아들과 둘만 남은 상태에서 적군의 지배자에게 강제로 시집갈 위험에 처한다. 그러자 올가 공주는 여러 가지 꾀를 써서 적들의 군대를 생매장하기도 하고 태워죽이기도 하고 나중에는 적들의 본진으로 쳐들어가서 완전히 섬멸시킨다. 그러나 올가 공주가 유일하고도 처음이자 마지막 여성 군사 지휘관이며 이후 동슬라브 중세 역사에 이런 진취적인 여성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게 슬퍼서 내 상상 속에서라도 올가 공주의 대를 이어주고 싶었다.

이 책은 나오기도 전부터 “남자 죽이는 여자들 이야기”라는 오해를 받게 되었는데, 치열하게 살아가는 여자들의 이야기로 읽어주시면 좋겠다. 여자들도 상상의 주인공이자 중심이 될 권리가 있다. 그리고 전통적인 상상의 중심을 여성으로 옮기면 이야기가 훨씬 더 재미있어진다. 독자 여러분께도 재미있는 경험이었으면 좋겠다.

― 2022년 여름, 정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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