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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re Renberg
Hwasue S. War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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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골짜기 마을에서 잉에보르그, 목재소, 들판과 산, 나의 두 손, 도끼와 함께 살고 있었다. 나의 그런 삶은 이제 끝이 났다. 지금 내 곁에는 잉에보르그도 없다. 내 삶의 작은 불빛이 꺼져버린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내 곁을 떠나지 않은 것도 있다. 그것은 바로 과거의 나. 변하지 않은 나. 듣고 있나?
--- p.22 두 사람이 만나 서로에게 빠져들게 되면 땅이 흔들릴 만큼 큰일이 벌어진다. 나의 어머니가 했던 말이다. 잉에보르그를 처음 만나던 날, 별안간 어머니의 이야기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한 번도 어머니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았건만, 그날만큼은 그 이야기가 무슨 의미를 지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당시 나는 스물아홉 살이었다. 때는 10월이었고, 들판은 황토빛을 머금고 있었다. 그날 이후, 나의 삶에 잉에보르그가 아닌 다른 여인은 들어서지 못했다. --- pp.48~49 자기 자신과 화해하는 데는 무척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사람들은 결국 스스로와 화해하기 마련이다. 살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내가 과거에 행했던 모든 일과 과거에 보았던 모든 것과 과거에 만났던 모든 사람들이 차례차례 눈앞에 스친다. 하나도 빠짐없이. 좋든 싫든. 바로 그때, 우리는 스스로와 화해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바로 지금의 내 모습이다. --- p.55 잉에보르그는 잠이 무척 많은 여자였다. 함께 살기 시작한 후로 나는 그녀의 잠버릇 때문에 자주 짜증을 냈다. 아침이 되면 나는 벌떡 일어났지만 그녀는 침대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나는 어둠이 내리자마자 바로 잠자리에 들었지만 내가 함께 살고자 했던 여인은 늦도록 시간을 끌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그녀를 향한 짜증도 사그라들었고, 오히려 이런 불균형적인 일상이 점점 좋아졌다. 동틀 무렵의 희미한 햇살 아래서 잉에보르그가 일어나길 기다리는 시간, 홀로 먼저 잠자리에 들어 몇 시간 뒤 살그머니 내 곁에 몸을 붙여 올 그녀를 기다리는 시간이 점점 좋아졌던 것이다. --- p.79 당신 같은 아버지 밑에서 자라는 삶이 어떤 것이었는지 아시나요?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얼마나 아픈 일인지 아시냐고요. 아버지는 아시나요? 우리의 삶이 어땠는지? 내가 아버지 때문에 얼마나 자주 정신과 치료를 받으러 다녀야 했는지, 아버지가 내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아시냐고요. 아버지의 딸로 살면서 제가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는지는 아세요? 당신 같은 아버지 밑에서 자라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아픈 일인지 아세요? 어머니가 실종되었을 때 우리의 삶도 함께 무너졌다는 건 알고 계시나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답을 찾을 수 없다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는 아시나요? --- pp.107~108 나는 원래의 내 모습을 되찾았다. 많은 이들이 산채로 살갗을 벗겨내고 싶어 했던 남자, 산 채로 불속에 던져버리고 싶어 했던 남자, 집 앞 들판이 황폐해져도 손질을 하지 않던 남자로 되돌아왔던 것이다. 물론 내가 황폐한 들판을 그대로 놔두었던 데는 명백한 이유가 있었다. 마을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아내, 항상 주변 사람들을 위하고 밝고 선한 기운을 발하던 아내가 바로 그곳에 묻혀 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그녀가 왜 나와 결혼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나를 이렇게 부르곤 했다. 잉에보르그의 남자, 톨락. --- pp.138~139 왜 모두들 내게서 세상을 빼앗아 가려는 걸까? --- p.158 뺨에도 불긋불긋한 반점이 보였다. 무엇일까? 병에 걸린 것은 아닐까? 나는 평생 아파서 누워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건강만큼은 자신 있었다. 칫솔을 들어 올렸다. 내 칫솔 옆에는 아직도 잉에보르그의 칫솔이 있다. 그렇다, 나는 아직도 잉에보르그의 물건을 정리하지 않았다. 칫솔에 치약을 묻혀 입으로 가져갔다. 칫솔이 흔들리는 이빨에 닿았다. 입에서 봇물이 터지듯 피가 쏟아졌다. 사형선고. --- p.1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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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살인자가 아니다.
한 여인을 향한 사랑으로 가득 찼던 남자일 뿐.” 도시 외곽에서 목재소를 운영하는 톨락에게는 사랑하는 아내 잉에보르그와 딸 힐레비, 그리고 아들 얀 비다르가 있다. 톨락은 매우 고집이 세고 가부장적인 사람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지 못하고 낙오된 채로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살아간다. 반면 그의 아내 잉에보르그는 온화하고 따스한 성격에,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등 톨락과는 정반대의 성향을 가졌다. 시내에 신식 목재소와 가구점이 문을 열면서 톨락의 목재소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기 시작하고, 잉에보르그는 톨락에게 이젠 시골에서 사는 것도 지쳤다며 시내로 이사를 가자고 부추기지만 톨락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톨락은 시내에 갔다가 가게 앞의 ‘오도’를 발견한다. 지적 장애아로 항상 동네 아이들의 놀림의 대상이 되곤 했던 그의 원래 이름은 ‘오토’였지만,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바람에 ‘오도’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 오도를 측은하게 여긴 톨락은 그를 만날 때마다 친절하게 대해준다. 그리고 이를 알게 된 오도의 홀어머니 오세는 혼자선 아이를 키우지 못하겠다며 톨락에게 넌지시 입양을 권한다. 톨락은 잉에보르그에게 오도를 입양하자고 제안하고, 잉에보르그는 한참을 고민한 끝에 이를 수락한다. 톨락의 가족은 정성을 다해 오도를 보살피지만, 평범하지 않은 오도와 함께 생활하는 것은 녹록지 않다. “노르웨이 최고의 스토리텔러가 선사하는 맹렬하고 불편하며 강렬한 소설!” _일간지 VG 오도와 함께 지내는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아이들은 저마다 자라 하나둘 집을 떠난다. 톨락은 여전히 매일같이 텅 빈 목재소에 나가 일했다. 오랜만에 마음을 다잡고 재고 정리를 한 그는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오지만, 하루 종일 오도를 돌보느라 지쳐 있던 잉에보르그는 톨락에게 울분을 쏟아낸다. 오도와 함께 살 수 없다고, 오도를 내보내자고 소리쳤던 것이다. 오도를 자식처럼 위하던 아내였다. 오도를 씻겨주고 옷을 입혀주었으며, 방을 꾸며주기도 하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다니기도 했다. 물론 힘든 시기도 있었다. 한때 잉에보르그는 오도를 피하는 듯 집 안 구석진 자리에 몸을 숨겼고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밤늦도록 책을 읽거나 친구와 전화로 수다를 떨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항상 톨락과 두 눈을 마주치며 대화하던 그녀가 그의 시선을 피했다. 이 시기는 다행히 지나갔고, 지금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누구보다 밝고 환했던 잉에보르그의 가슴속에 톨락 자신을 닮은 분노와 울분이 숨어 있으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이후 톨락은 걷잡을 수 없는 슬픔과 절망에 빠진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던 잉에보르그가 자신을 닮은 아이,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오도를 미워한다는 사실에 못 견디게 괴로워하면서. 그리고 그즈음 아내 잉에보르그가 홀연히 사라져버린다. “나는 내게서 그녀를 앗아 갔던 그 지옥 같은 일을 증오한다.” 톨락은 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한다. 소문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모두 한마음으로 잉에보르그를 찾아 나서고 그간 차갑게 대했던 톨락에게까지 따스한 미소를 보이며 위로해준다. 계속되는 선량한 이웃들의 친절과 배려, 하지만 톨락에겐 그저 ‘이상한 나날들’일 따름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잉에보르그를 찾으려는 사람들의 노력도 시들해지고, 실종 사건은 미제로 남게 된다. 그리고 톨락은 다시 예전의 모습을 되찾는다. 많은 이들이 산 채로 불속에 던져버리고 싶어 했던, 바로 그 남자로. 그 일이 있은 후, 톨락과 오도는 마을 사람들과의 왕래는 물론, 독립해서 살고 있는 힐레비와 얀 비다르와도 거의 연락을 끊고 둘만의 삶을 살기 시작한다. 수년이 지나, 톨락은 자신의 입 안에 피가 흥건히 고여 있는 것을 발견한다. 거울을 보니 피부 여기저기에도 거뭇거뭇한 반점이 나 있다. 암으로 세상을 뜬 그의 아버지와 똑같은 증세였다. 30년 만에 병원을 찾은 그는 역시 예상한 대로의 진단을 받았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독립해서 살고 있던 두 자녀에게 전화를 한다. 마지막으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기 위해서. 가부장적인 아버지 때문에 어린 시절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힐레비와 얀 비다르는 내키진 않았지만, 아버지의 마지막 말을 듣기 위해 집으로 찾아온다. 그리고 지금, 그들을 앞에 둔 톨락은 마침내 모든 것을 털어놓는다. 잉에보르그의 남자로 불리던 남자, 톨락. 그가 자신의 방식대로 목재소를 운영하고 사랑을 하고 아이들을 길러왔듯, 생의 마무리도 그러해야 할 터였다. 톨락은 끊임없이 되묻는다. ‘이제 와 진실을 밝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의 끝에서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는 걸까. 그가 택한 것은 바로 ‘진실’이었다. 그가 마지막 숨을 내쉬듯 침묵을 깨고 토해내는 독백이 이제 시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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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 렌베르그는 작가로서 25년째 되는 해를 믿을 수 없을 만큼 강렬한 초상화로 기념했다. 그는 문학계의 거대한 기둥이다. - 마르타 노르헤임 (NRK 노르웨이 국영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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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의 초상이자 비극적인 가족사, 한 편의 문화비평, 사랑 이야기…… 그리고 스릴러. 『톨락의 아내』는 올해 가을을 가장 강렬하게 덮쳤던 작품이다. - 네타비젠 (노르웨이 온라인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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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려한 언어로 쓰여진 이 책은 너무나 아름답고, 너무나 어두워서 책을 읽는 동안 행복과 슬픔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 노를리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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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건 내게 행운이었다. 나는 이 소설에서 아직도 빠져나올 수가 없다. 칭찬 일색의 리뷰가 쏟아져 들어오는 것도 전혀 놀랍지 않다. - 헬렌 오스보 포스, 프리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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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폭력, 저항에 관한 압축적인 문학 스릴러. 토레 렌베르그가 쓴 작품 가운데 최고작. - 아프텐포스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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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페이지까지 타오르듯 빛을 발하는 서스펜스. - 다그스아비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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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히어로의 화려한 초상화…… 현대 스토리텔링에 있어서의 문학적 정점 가운데 하나. - Framtida.no (미디어 뉴스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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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문장을 읽을 때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이 책은 독자들에게 궁금증과 슬픔과 혼란을 동시에 주는 에너지 폭탄이다. 녹슨 톱날 위에 폭력과 부드러움이 멋지게 균형을 이루는, 평범하지 않은 한 남성의 초상화를 그린 작품……『톨락의 아내』는 너무나 훌륭해서 충격적이기까지 한 문학 스릴러다. - 가브리엘 보스그라프 모로 (일간지 V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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