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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글쓰기는 소설, 희곡, 시나리오를 가리지 않고 시놉시스를 필요로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시놉시스란 ‘글자화된 것’, ‘줄거리’를 뜻합니다. 만일 제가 노트북이나 공책에 어떤 이야기를 적어 내려간다면 그것을 시놉시스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자랑이 될 수는 없겠지만 저는 시놉시스를 써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물론 써보려는 흉내를 내본 적도 있지만 시놉시스대로 작품이 흘러간 적도 없을뿐더러, 작품을 쓰는 창작행위 속에서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변형되어 가는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엇나간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입니다. 그런데 살펴보면 시인들이 시를 쓸 때는 시놉시스를 쓰지 않습니다. 간혹, 시작메모라는 형식의 간단한 메모들을 하지만, 그것은 이미지나 단상을 풀어 쓴, 문장 정도입니다.--- p.3
제 개인적 견해론 영감이란 외부로부터 오는 충격, 또는 감각입니다. 이미지와 흡사하지만 이미지 전에 있는 그 무엇입니다.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예술에 있어서 영감이란 세상이 감춘 비밀과 의미를 예민하게 읽어내는 선택받은 촉수입니다. 본인이 둔하면 둔할수록 이 충격과 감각을 덜 받아들이게 되고, 예민한 사람일수록 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서 많은 것을 읽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저의 경우는 영감을 ‘시각적 이미지’의 형태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 p.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