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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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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 내 손재주를 물려주나? 누가 천 위에 무늬를 찍고 쪽빛으로 물들인담?”
할아버지는 근사한 전통 공예를 이어 갈 아이를 상상하고 또 상상했어요. 온 나라에서 오직 할아버지만 천 위에 무늬를 찍고 특별한 쪽빛 염료로 천을 물들일 줄 아는 쪽빛 날염 장인이었어요. 가깝고 먼 곳에서 온 사람들마다 할아버지의 천을 사 갔어요. 그리고 그 천으로 치마, 머릿수건, 앞치마, 베갯잇을 만들었지요. --- p.6~7 아침 일찍 일어나 보니 인형이 사라지고 없었어요. “내가 꿈을 꿈 건가?” 할머니는 중얼거린 후 할아버지를 깨웠어요. 그런데 옆방에서 말소리가 들리는 게 아니겠어요? “저 여기 있어요. 배고프고 목도 말라요.” 인형은 부엌 식탁에 앉아 있었어요. 호기심 많은 고양이 조시와 게으른 고양이 펠릭스도 인형 곁에 있었지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두 눈을 믿을 수가 없었어요. 너무 놀라 말을 잃어버렸답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두 사람은 기쁨에 차 소리쳤어요. “드디어 우리에게도 아이가 생겼어요! 맞지요? 우리에게 여자아이가 왔어!” 두 사람은 아이의 빨강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어요. --- p.1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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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아름다운 푸른빛으로 물들이다
염색 공방의 소녀 아폴린의 쪽빛 날염 이야기 인류는 고대부터 꽃이나 풀, 흙 등 자연 속에서 채취한 염료로 천을 염색해 왔습니다. 천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기술은 오래전부터 동서양 각지에서 발달해 왔는데, 이 책 『아폴린의 푸른 공방』은 체코 모라비아 지역의 전통 염색 기법인 쪽빛 날염을 소재로 한 그림책입니다. 영어로 블루프린트라고도 하는 쪽빛 날염은 체코와 헝가리, 오스트리아와 독일 등 유럽 일부 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염색법으로, 2018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이 그림책은 쪽빛 날염의 전통을 지켜 나가는 사랑스러운 소녀 아폴린의 이야기를 아름답고 섬세한 수채화로 그리고 있습니다. 어느 마을에 작은 할아버지와 작은 할머니가 작은 집에 살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온 나라에 하나뿐인 염색 장인입니다. 할아버지의 공방에는 쪽빛으로 물든 천에 하얀 무늬가 촘촘히 찍혀 있는 천들이 나부끼지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모든 것이 만족스럽지만 단 한 가지 아쉬움이 있습니다. 바로 아이가 없다는 거예요. 할아버지는 늘 자신의 손재주를 물려줄 사람이 없어서 몹시 아쉬워하고 할머니는 항상 팔랑팔랑 뛰어노는 여자아이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꿈꾸지요. 그런데 어느 일요일, 숲에서 산딸기를 따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빨강 머리 인형을 발견합니다. 두 사람은 흙이 묻어 더러워진 인형을 집으로 데려가 깨끗이 씻기지요. 그런데 다음 날 눈을 뜨니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집니다. 인형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빨강 머리 소녀가 있었던 거예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기쁨에 차 여자아이에게 맛있는 음식을 주고 ‘아폴린’이라는 예쁜 이름을 지어 줍니다. ‘빛의 소녀’라는 뜻이지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한 가족이 된 아폴린은 쑥쑥 자라 마침내 할아버지의 소원대로 푸른 공방에서 염색 일을 돕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솜씨 좋고 부지런한 염색 장인이 되어 가지요. 아폴린 덕에 공방에는 주문이 끊임없이 밀려듭니다. 쪽빛 날염의 전통을 잇기 위해 나타난 사랑스러운 인형의 이야기는 그 후로도 오랫동안 계속되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