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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우리에겐 동지가 필요하다 | 정문정
북향에서 쑥쑥 커나가는 비결 | 정문정 파란 문을 열면 | 고수리 외롭지 않은 혼자로 일하기 | 신효원 비가 되는 경험 | 김세희 천 개의 지혜 | 천지혜 1도씩 용감해지는 사람 | 황유진 땅에 뿌리를 못 내린 식물이라서 | 김지연 유리 덮개를 열고 바다를 향해 | 이현아 Epilogue 따뜻한 온기에 기대어 함께 내어가는 길 | 신효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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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같은 곳에서, 매번 같은 사람을 보며 안정되게 일하고 싶었다. 같은 시간 같은 곳에서 같은 사람을 보며 일하는 데 지쳐서 퇴사한 주제에 그런 생각을 하는 내가 아이러니해서 피식거린 날이 있었다. 그곳이 정말 회사처럼, 출근하고 싶은 스타트업처럼 느껴진 건 얼마 뒤 고수리 작가와 천지혜 작가도 그곳에 고정적으로 방문하면서였다.
--- pp.24~25 북향에서 쑥쑥 커나가는 비결 (정문정) ·평생직장이 사라진 시대에 자기만의 업을 자기 주도적으로 꾸려나가는 프리워커는 활동해야만 한다. 기획과 소통 활동도, 자유로운 시간 활용도, 다양한 외부 활동도 문밖을 나섰을 때 훨씬 자유로워진다. 새로운 작업의 대부분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고 제안받는다. 언제 어디서 어떤 사람에게서 어떤 기회를 만날지 모른다. 요즘 시대 작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여기에 창조성과 예술성을 더한다. 그 많은 작가는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일할까. --- pp.48~49 파란 문을 열면 (고수리) · 임금 노동자의 삶을 미련 없이 떠났다고 해서 나라는 인간의 생산성마저 놓아버리겠단 뜻은 아니었다. 나는 여전히 스스로 무언가를 쌓아가고 싶었고, 내가 만들어낸 것들로 타인을 만족시키고도, 그들로부터 인정도 받고 싶었다. 나는 서둘러 증명하고 싶었다. 지적 노동자로서 생산성 있는 삶을 허겁지겁 꿈꿨다. 촘촘한 노동으로 점철된 하루를 보내겠다고, 잘게 쪼갠 시간의 조각들을 아낌없이 내 노동에 쏟아내겠다고, 잰걸음으로 보낸 하루가 쌓여가면 캄캄했던 나의 미래에 구세주처럼 빛줄기가 흐르리라 믿었다. --- p.75 외롭지 않은 혼자로 일하기 (신효원) ·사람마다 강한 부분이 있고 약한 부분이 있다. 나의 경우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걱정도 많고 위험 회피 성향도 강해서 확 저질러버리는 걸 잘 못한다. 이런 성향의 사람이 혼자 있으면 새로운 일을 감행하기가 정말 힘들어지는 것 같다. 임계점까지 온도를 끌어올려야 하는데, 온갖 걱정들이 자꾸 온도를 떨어뜨리니까. 이때 ‘물리적으로’ 옆에서 계속 흔들어주고 땔감을 던져주는 사람들이 큰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 p.105 비가 되는 경험 (김세희) ·공동 작업실에 함께하고 있는 이유 또한 의외로 효율이다. 예전에 대학교 도서관에서도 작업했지만, 옆에 학생들이 엎드려 자니까 나도 모르게 같이 졸았다. 집에서 가깝고 일하기 좋은 북카페는 슬프게도 자꾸만 없어졌다. 1인 작업실부터, 방송사 신인 작가 집필실, 공유 오피스까지 다양한 작업 장소를 경험했지만, 그중에서 가장 효율이 좋았던 곳이 바로 공동 작업실이었다. 매일 아침 똑같은 공간에 출근해 한껏 집중해서 마감을 해내야, 내가 원하는 만큼의 생산성을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 pp.131~132 천 개의 지혜 (천지혜) ·혼자 웅크리고 있을 때는 내 주변이 벽으로 막혀 있는지조차 잘 알 수 없다. 하지만 밖에서 한번 두드려주면 그곳에 벽이 있다는 것을 안다. 밖이 멀지 않다는 것도 알아차린다. 한번 나가 볼까, 용기를 낼 수도 있다. 비로소 이곳이 내가 깨고 나아갈 작은 세계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벽을 깨고 나간 그곳이 또 다른 방일지라도, 그 방이 다른 사람의 방보다는 턱없이 작더라도. 다음 벽을 향해 또 걸어갈 수 있다. 똑똑, 두드려주는 동료가 곁에 있기에. --- pp.153~154 1도씩 용감해지는 사람 (황유진) ·그래서 묻고 싶다. 혹시 당신도 나 같은 부레옥잠은 아닌지. 아니, 부레옥잠인지 아닌지가 중요하지 않을지 모르겠다. 당신이 누구건, 어디에 있건, 그저 우리 함께 피어나도록 하자. 꽃으로, 나무로, 덩굴 식물로, 부레옥잠이든 수선화이든 버드나무든 그 무엇이든. 우리 함께 서로에게 곁을 내어주고 더불어 흐드러지게 피자. 어디에선가 당신만의 꽃피는 정글살롱을 꼭 발견하기를 빈다. --- p.186 땅에 뿌리를 못 내린 식물이라서 (김지연) ·한 남자가 자기 머리통을 무려 일곱 개나 손에 들고 저글링하는 모습을 담은 작품을 본 적이 있다. (…) 목숨이 일곱 개라도 되는 양 머리통 일곱 개를 제 손 안에서 마구 굴리는 패기라니. 그게 꼭 다양한 역할을 저글링하는 내 모습 같았다. 초등학교 교사이자 작가, 연구회 대표이자 엄마, 강연자이자 그림책 번역가, 그리고 박사 과정을 밟는 연구자까지. 어쩌다 보니 일곱 개의 머리통을 굴리며 살고 있다. --- pp.189~190 유리 덮개를 열고 바다를 향해 (이현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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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이고 싶지만, 동시에 혼자이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유연한 연결감을 더해줄 새로운 개념의 동료애 《혼자서 일하지만 외롭긴 싫으니까》는 한국 사회에서 홀로 일하는 이들이 마주하는 현실의 벽을 ‘낯선 동지와 함께’ 넘어선 여성들의 새로운 개념의 공동체 이야기이다. 도전 의식과 열정으로 내린 결단, 그러나 그 이후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안과 무력감. 특히 결혼과 출산을 경험한 한국 여성이라면, 꿋꿋이 내 일을 이어가겠다는 결심을 짓누르는 무게추를 쉽사리 덜어내기 힘들다. 퇴사부터 홀로서기까지, 육아를 병행하며 외딴 섬처럼 작업하던 고립감이 해소되기까지. 영감이 떠올라도 힘들고, 떠오르지 않으면 더 괴로운 창작자들에게 고립은 어쩌면 필연적인 수순일지 모른다. 이 책 저자들의 변화 시점은 명확하다. 낯선 이들과의 공용창작이라는 발상에서 머무르지 않고, ‘정답게 글쓰는’ 공간을 마련한 ‘정글살롱’ 호스트 정문정 작가의 실행력과 거기에 뜻을 함께한 고수리, 신효원, 김세희, 천지혜, 황유진, 김지연, 이현아 작가가 있다. 이들은 고립된 개인이 아닌 ‘느슨하지만 단단한 연대’를 통해 서로의 창작을 지지하고 각자의 외로움을 성장의 동력으로 바꾸어내며 홀로서기의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해 보인다. 한 조직에 소속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의 역량으로 살아가는 것이 일반화된 격변의 시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AI 기술 속에서 ‘나’를 표현함에 있어 ‘소속된 회사’가 아닌 ‘1인 브랜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하지만 소속에서 풀려난 자유로움의 이면에는 고립이 있다. 이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트렌드로, ‘각할모(각자 할 일 하는 모임)’, ‘1.5 가구’ 등이 떠오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흐름일 것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누군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동의 지속력과 집중력이 올라가기 때문이며, 이는 심리학적 용어로 ‘바디 더블링 효과(Body Doubling)’라고도 일컫는다. 디지털 노마드를 넘어서 1인 브랜딩이 보편화된 시대, 고독이 당연시된 세상에서 인간의 본능은 다시 연결되길 갈구하고 있다. 《혼자서 일하지만 외롭긴 싫으니까》의 저자이자, ‘정글살롱’의 8인은 이러한 시대적 갈증에 적극적인 방식으로 대응했다. 여성 작가들이 집이 아닌 곳으로 자유롭게 출근할 수 있는 작업실을 만들고자 했던 정문정 작가와, 각자의 이유로 작업실에 출근하기로 한 7인의 작가. 가정에서의 역할에서 벗어난 책상 한 칸이 누구보다 필요했던 그들은 묻지 않아도 암묵적으로 이해하는 것들이 많았다. 그렇게 동료보다는 애틋하고, 친구보다는 낯선 그들만의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당신에게 손을 내민다. “당신도 이런 외로움을 홀로 견디고 있지는 않나요? 우리가 한 장소에 모일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다정한 용기를 냈기 때문이에요. 여러분도 여러분의 방식으로 할 수 있어요.”라고. 이 책은 그 따스한 연대의 기록이자, 글로써 건네는 가장 정다운 악수이다. 고립 대신 연결을, 외로움 대신 다정한 동행을 선택할 시간. 이제 그 손을 잡는 것은 당신의 몫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