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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일기
공포와 쾌감을 오가는 단짠단짠 마감 분투기
2020.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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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마감 근육 ─ 김민철

숨바에서 온 편지 ─ 이숙명

스물에도, 마흔에도 마감 ─ 권여선

마감, 유감, 쾌감 ─ 권남희

알콩달콩하고픈 마감에 나는 항상 앓고 닳고 ─ 강이슬

마감이라는 캐릭터 ─ 임진아

어느 5년 차 출판편집자의 ‘마감 증후군’ ─ 이영미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김세희

저자 소개 8

의식하지 못한 어린 시절부터 읽는 사람이었고 의식하지 못한 어느 순간부터 쓰는 사람으로도 살고 있다. 20년간 카피라이터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며 읽고 쓰는 사람으로 살았고 지금은 〈오독오독 북클럽〉을 운영하며 함께 읽기 위해 쓰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 《무정형의 삶》 《내 일로 건너가는 법》 《하루의 취향》 《우리는 우리를 잊지 못하고》 《띵 시리즈 : 치즈》 《모든 요일의 기록》 《모든 요일의 여행》 등을 썼다. 인스타그램 @ylem14 오독오독 북클럽 @odokodok_bookclub

김민철의 다른 상품

에세이스트. 읽고 보는 게 취미, 쓰는 게 직업인 사람. 영화지 [프리미어], 여성지 [엘르], [싱글즈]에서 기자로 일했으며 펴낸 책으로 『어쨌거나 뉴욕』, 『패션으로 영화읽기』,『혼자서 완전하게』 등이 있다. 매년 ‘작고 단단한 삶’이라든가 ‘우아한 사람이 되자’, ‘복근!’ 등 연간 목표를 정하지만 인생 기조는 무리하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살자는 것. 흐르는 대로 살다보니 2017년 말 서울 생활을 정리했고 요즘은 인도네시아 누사페니다에 머물며 이런저런 잡지에 글을 기고한다.

이숙명의 다른 상품

Kwon Yeo-Sun

1965년 경북 안동 출생.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인하대 대학원에서 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6년 장편소설 『푸르른 틈새』로 제2회 상상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솔직하고 거침없는 목소리로 자신의 상처와 일상의 균열을 해부하는 개성있는 작품세계로 주목받고 있다. 2007년 오영수문학상을 수상했다. 2008년도 제32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사랑을 믿다'는 남녀의 사랑에 대한 감정과 그 기복을 두 겹의 이야기 속에 감추어 묘사하여 호평을 얻었다. 저서로는 소설집 『처녀치마』, 『분홍 리본의 시절』, 『내 정원의 붉은 열매』, 『비자나무 숲』
1965년 경북 안동 출생.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인하대 대학원에서 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6년 장편소설 『푸르른 틈새』로 제2회 상상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솔직하고 거침없는 목소리로 자신의 상처와 일상의 균열을 해부하는 개성있는 작품세계로 주목받고 있다. 2007년 오영수문학상을 수상했다. 2008년도 제32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사랑을 믿다'는 남녀의 사랑에 대한 감정과 그 기복을 두 겹의 이야기 속에 감추어 묘사하여 호평을 얻었다. 저서로는 소설집 『처녀치마』, 『분홍 리본의 시절』, 『내 정원의 붉은 열매』, 『비자나무 숲』, 『안녕 주정뱅이』, 『아직 멀었다는 말』, 장편소설 『레가토』, 『토우의 집』, 『레몬』, 산문집 『오늘 뭐 먹지?』가 있다. 오영수문학상, 이상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동리문학상, 동인문학상,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했다.

권여선의 다른 상품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스타벅스 일기』, 『번역에 살고 죽고』, 『혼자여서 좋은 직업』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집으로 가는 길』, 『소중해 소중해 나도 너도』, 『말해 봐 말해 봐 너의 기분을』, 『작고 작고 큰』, 『초밥이 옷을 사러 갔어요』 등과 「위기 탈출 도감」 시리즈 등이 있다.

권남희의 다른 상품

이렇게나 못하는 운전을, 수영을, 채식을 ‘이렇게나 열심히 하는 나’를 믿는다. 초보들에게 따뜻하고 다정한 미래를 지키러 온 히어로의 마음으로, 기꺼이 초보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놀라운 토요일] [SNL 코리아] [인생술집] 등 TV 프로그램에서 근면하게 일하는 방송작가. 제6회 카카오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받아 에세이 『안 느끼한 산문집』을 출간했고, 『새드엔딩은 없다』를 썼다.

강이슬의 다른 상품

읽고 그리는 삽화가, 생활하며 쓰는 에세이스트. 노래 일지로 쓰기를 시작했다. 내게 좋은 시간을 선사한 것들에 대한 후기를 쓴다. 《빵 고르듯 살고 싶다》를 시작으로 에세이집을 선보였다. 지은 책으로는 《아직, 도쿄》, 《읽는 생활》, 《듣기 좋은 말 하기 싫은 말》, 《진아의 희망곡》 등이 있고, 《2026 다 읽을 거야 일력》 등의 일력 작업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올리브색이 없으면 민트색도 괜찮아》, 《어린이라는 세계》 등에 삽화와 표지를 그렸다. @imjina_paper

임진아의 다른 상품

마녀체력(이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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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간 2백여 권의 책을 만들며 출판 편집자로 일했다. 50세에 과감하게 퇴직하고, 마음이 동하는 일을 우선순위로 놓으며 살고 있다. 10년 넘게 철인3종을 즐기며 몸을 움직인 극적인 변화를 『마녀체력』으로 펴냈다. 육아를 빙자해 건전한 엄마로 성장한 과정을 『마녀엄마』에 담았다. 『미리, 슬슬 노후대책』을 통해 60세를 향하면서 체력뿐 아니라 태도, 습관, 마음가짐과 정리에 이르기까지 꼭 필요한 실천 강령을 마련했다. 비로소 생각하고 행동하는 여성으로 살아온 ‘마녀의 인생 3부작’을 마무리한 기분이다. 그 외에 걷기 도사의 흥겨운 일상을 그린 『걷기의 말들』,
27년간 2백여 권의 책을 만들며 출판 편집자로 일했다. 50세에 과감하게 퇴직하고, 마음이 동하는 일을 우선순위로 놓으며 살고 있다. 10년 넘게 철인3종을 즐기며 몸을 움직인 극적인 변화를 『마녀체력』으로 펴냈다. 육아를 빙자해 건전한 엄마로 성장한 과정을 『마녀엄마』에 담았다.

『미리, 슬슬 노후대책』을 통해 60세를 향하면서 체력뿐 아니라 태도, 습관, 마음가짐과 정리에 이르기까지 꼭 필요한 실천 강령을 마련했다. 비로소 생각하고 행동하는 여성으로 살아온 ‘마녀의 인생 3부작’을 마무리한 기분이다.

그 외에 걷기 도사의 흥겨운 일상을 그린 『걷기의 말들』, 일하는 여성으로서 삶의 고민과 지혜를 나눈 『두 여자의 인생편집 기술』(공저)을 썼다. 체력의 중요성을 강연한 [세바시] 영상은 누적 조회 수 260만을 넘겼다.

틈날 때마다 실내 배드민턴과 근력 운동을 하면서 명실공히 생활체육인으로 활동한다. 히말라야, 몽블랑, 노르웨이 등을 트레킹 했다. 뚜벅이로 전국 책방과 도서관을 돌아다니며 강연한다. 나이 들수록 의젓하고 빛나는 어른으로 살기를 소망한다.

인스타그램 @withbutton
페이스북 YM Yi

마녀체력(이영미)의 다른 상품

1987년 목포 출생. 서울시립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대학원 서사창작과를 졸업했다. 2015년 [세계의 문학]에 『얕은 잠』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소설집 『가만한 나날』이 있다. 제9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항구의 사랑』이 있다.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삶을 결코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요즘은 엄마로서 아이를 돌보고, 작가로서 글을 돌보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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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254g | 130*188*14mm
ISBN13
9791130633428

책 속으로

결국 마감은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이다. 나의 마감이 늦어지면 다음 사람이 마감을 맞추느라 자신의 시간을 갈아 넣어야 된다는 당연한 사실을 아는 것. 나의 일상이 중요한 것처럼 그들의 일상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매 순간 자각하는 것. 더 고민해보고 싶고, 더 써보고 싶고, 끝까지 붙들고 해보고 싶지만, 그리고 그러다 보면 정말 대단한 아이디어가 나올 것 같은 착각도 들지만, 지금까지 최선의 지점에 멈춰서는 것. 다음 사람을 믿고, 지금까지의 최선의 공을 던지는 것. 그것이 마감의 규칙이다.
--- 「김민철 - 마감 근육」 중에서

잡지인들에게 마감이란 그런 겁니다. ‘왜?’라는 질문 너머에 존재하는 당위죠. 그에 따르면 인생이 아주 단순해집니다. 살아 있다, 마감을 한다. 다른 선택지는 없어요. 우리가 다루는 주제가 세계 평화든 자본주의든 패션과 뷰티든 상관없습니다. 물론 때때로 ‘왜?’라는 질문을 떠올릴 수는 있겠으나 그 화두에 오래 매달리는 자는 결국 업계를 떠납니다. 살아남은 자, 혹은 돌파구를 찾지 못한 자들은 그 맹목성을 감내하는 데도 인이 박인 자들이죠. 그들은 자신의 당위를 실천하기 위해 ‘왜?’라는 질문을 떠올리는 아랫사람들에게 가혹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똑똑한 후배들을 업계에 붙잡아두는 방법이기도 하고요. 다른 삶을 기웃거릴 틈을 안 주는 거죠. 다시 말해, 내일 전쟁이 나건 말건 마감을 할 수 있는 자만이 이 바닥에 남는다는 겁니다. (중략)
너무 걱정은 마세요. 마감은 끝나거나 안 끝나거나 할 겁니다. 책도 팔리거나 안 팔리거나 하겠지요. 하지만 우리 인생은 언젠가 확실히 끝이 납니다. 우리 그냥 사랑을 해요. 이 우주를, 가련한 중생을, 마감 늦는 작자들을요.
--- 「이숙명 - 숨바 섬에서 온 편지」 중에서

마감을 한다는 것은 끝내기로 한 것을 끝냄으로써 약속을 지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크든 작든 그건 내 삶의 흐름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는 일과 같다. 삶의 시간을 이쪽과 저쪽으로 구획 짓는 일이다. 마감 이전에는 내 모든 것이었던 하나의 세계를 그곳에 놓아두고 떠나는 일, 마감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했던 자신을, 어쩌면 시간이 더 주어졌다면 더 나아졌을지도 모를 그 세계에서 단호히 끄집어내 그 너머의 세계로,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데려가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마감이란 말 앞에서 언제나 깊은 경외와 두려움을 느낀다.
--- 「권여선 - 스물에도 마흔에도 마감」 중에서

한번 이렇게 고생을 톡톡히 해봤으니 다음에 원고 쓸 일 있으면 미리미리 써서 마감에 허덕이지 말아야지…… 다짐했지만, 지금 이 원고 마감을 하면서 또 마감에 치이고 있다. 어쩔 수 없다. 해마다 연말 시상식 때면 진행자들이 “네, 이게 생방송의 묘미죠” 하고 몇십 년째 웃기지도 않는 멘트를 친다. 그렇죠. 날짜 닥쳐서 헉헉거리는 게 마감의 묘미죠(하핫).
--- 「권남희 - 마감 유감 쾌감」 중에서

자연히 현장의 배우와 스태프 들은 모두 예민하게 날이 서 있다. 카메라 뒤에선 소리 없는 짜증이 오가고 그야말로 분초를 다투느라 진땀을 흘리지 않는 이가 없다.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한 시청자 반응은 또 다른 부담이다. 부정적인 시청자 반응이 지배적이더라도 어쩔 수 없이 가던 길을 계속 가야 한다. 후진 기능과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를 과속으로 모는 기분이다. 전쟁 같은 방송이 끝난 뒤 어수선하고 어두운 세트에 남아 뒷정리를 하고 있자면 속이 다 빨린 ‘쭈쭈바’가 된 것 같다. 힘없고 너덜너덜하면서도 투명 깨끗하게 개운한 복잡한 기분.
--- 「강이슬 - 알콩달콩하고픈 마감에 나는 항상 앓고 닳고」 중에서

어른이 되어도 숙제를 멀리서 쳐다보고 싶은 어린 마음이 이렇게나 꾸준히 존재한다. 하지만 그 일을 하는 것은 결국 나다. 다음 날의 내가, 조금 뒤의 내가 책상 앞에 묵묵히 앉아서 그 일을 정말로 해내고 있을 때 마치 일한테 져버린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실은 결국 이긴 건 나라는 생각이 든다. 힘없고 게으른 나를 이긴, 오늘의 똘망똘망한 나.
--- 「임진아 - 마감이라는 캐릭터」 중에서

참 신기한 거 있죠. 딱 요 순간만 되면, 그동안 쌓였던 앙금이 싹 사라져요. 남들이 보면 중증 치매 환자 같다고 하려나? 목까지 꽉 차 있던 괴로움이 언제 그랬냐 싶게 싸그리 종적을 감추지 뭐예요. 하긴 모든 월급쟁이들이 다 그런 거 아닐까요. 내일은 그만둬야지 싶다가도 하루만 더, 하루만 더 하다 보면 다시 살 만해지고, 월급 받고, 그래서 또 한 달을 견디고. 그래도 마감이라는 게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에요. 오늘 책 한 권을 마감했으니, 한 20일 정도는 또 살 만해져요.
--- 「이영미 - 어느 5년 차 출판편집자의 ‘마감 증후군’」 중에서

아기를 재운 뒤 거실의 작은 책상에 앉아 원고를 쓰던 어느 밤이 떠오른다. 나는 남편에게 말했다.
“나 지금 너무 행복해. 글 쓸 수 있어서 행복해!” ‘행복’이라는 단어를 발음했기에 이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있긴 하지만, 엄밀히 말해 이때의 행복은 자아실현이나 창작에 푹 빠진 데서 오는 행복감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시간과 상황이 마침내 허락되었다는 데서,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데서 오는 안도감에 가까웠던 것 같다.

--- 「김세희 -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중에서

출판사 리뷰

“내일의 내가 할 줄 알았지…”
매일, 내일의 나에게 배신당하는 오늘의 나에게


“늘 그렇듯 ‘당장 하지 않으면 안 돼’의 시기는 어느샌가 찾아온다. 내일의 내가 하겠지. 저녁의 내가 하겠지. 서너 시간 후에는 아마 시작하지 않을까. 이것만 보고 나면 할 거야. 30분에는 시작하자. 어라? 이미 시간이 지나 있잖아…….” - 본문 중에서

살면서 누구나 한번은 ‘현재의 나’를 위해 ‘미래의 나’를 덜컥 믿어버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마음이라도 편하면 좋겠는데, 그 또한 쉽지 않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그날’이 조금씩 조금씩 다가오고 있기 때문. 속은 타들어 가는데 눈치 없는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더 큰 불안은 이내 엄습한다. 미래의 나에게 배신당할 것 같은 공포와 두려움에서 비롯된 불안.

역시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전전긍긍하다 보니 어느새 마감일이 닥쳤다. “아, 딱! 하루만 더 있으면 좋겠다.” 탄식을 내뱉는데, 잠깐! 이거 데자뷔 아닌가? 지난번에도 분명 같은 생각을 한 것 같은데…….


“마감이 온다. 그리고… 현타도 온다!”
있어도 큰일, 없으면 더 큰일
나를 움직이는 힘, ‘마감’에 대하여


여기, ‘마감’을 숙명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마감 노동자 8인이 있다. 소설가 권여선, 김세희, 번역가 권남희, 방송작가 강이슬, 광고회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민철, 편집자 출신 에세이스트 이영미, 기자 출신 에세이스트 이숙명, 일러스트레이터 임진아까지. 모두 글과 그림을 업으로 삼은 작가이자 생계형 마감 노동자다.

『마감 일기』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마감을 향해 달리고 있는 프로마감러들의 마감 일상을 담았다. 다양한 직군만큼이나 개성 넘치는 마감 에피소드는 독자에게 읽는 맛을 선사한다. 마감일을 3주나 넘기고도 ‘숨바 섬’으로 여행을 떠나 편집자에게 편지를 보내는 작가의 능청맞음에, 종일 놀지도 않았는데 일한 것도 없다는 번역가의 자조 섞인 푸념에, 반강제로 쟁취한 청탁으로 무려 7년 만에 다시 소설을 쓰며 자발적 마감 노동자가 된 소설가의 귀여운 패기에 어쩐지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한 권 마감하고 돌아서면 마감 또 마감. 평생 이렇게 마감만 하다 인생을 마감해야 하나. 아, 남은 반편생도 뻔할 텐데, 더 살 의미가 없다, 하고 우울증이 밀려오다가, 입금 혹은 의뢰가 들어오면 우울증이 뭔가요.” - 본문 중에서

‘작가라면 작가다운 멋이 흐르고, 작품도 앉은자리에서 단숨에 완성하겠지?’ 내심 이런 모습을 기대했던 독자라면 예상 밖의 이야기에 조금 당황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생계형 마감 노동자의 고충과 속내는 물론, ‘마감’을 원동력 삼아 꾸역꾸역 삶을 밀고 나가는 작가들의 ‘짠내’ 나는 상황들을 가감 없이 펼쳐놓는다. 여덟 편의 내밀한 글을 따라가다 보면 뜻밖의 페이지에서 자신의 모습을 맞닥뜨리며 진한 공감을 하게 될 것이다.


“기필코 오늘은 마감하고 잘 거야”
마감을 대하는 태도가
곧 일과 삶을 대하는 태도


마감을 대하는 태도는 일과 삶을 대하는 태도와 맞닿아 있다. 『마감 일기』에는 각 저자들이 오랜 시간 꼬박꼬박 마감을 치르며 다져온 자신만의 작업 노하우와 루틴은 물론,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신념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태어난 이상 죽을 때까지 피할 수 없는 마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지속할지에 대한 고민과 사려 깊은 답 또한 생생하게 녹아 있다.

나의 일상이 중요한 만큼 타인의 일상을 존중하고 이 사실을 매 순간 자각하는 것, 자신의 손을 떠난 일은 필요 이상으로 자책하며 후회하지 않는 것, 일을 선택할 때 기쁨의 유무를 체크하는 것,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힘을 내고 충분한 시간을 마련하는 것, 일의 고달픔에 넋두리를 하면서도 그 일을 완벽히 마무리 짓는 것…… 그간 부지런히 마감하며 체득해온 일과 삶을 대하는 태도이자 스스로를 위한 다짐이다.

우리는 모두 마감을 한다. 꼭 글과 그림이 아니어도 학교 과제, 회사 업무, 하다못해 하루의 마감이라도. 마감이라는 단어가 유독 크고 무겁게 느껴지는 날이면, 이 책이 작은 날개가 되어줄 것이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씩씩하게 마감을 헤쳐나가는 작가들의 비장하고 귀여운 고백을 읽고 있노라면, 한결 삶이 가벼워지는 느낌일 테니 말이다.

“너무 걱정은 마세요. 마감은 끝나거나 안 끝나거나 할 겁니다. 책도 팔리거나 안 팔리거나 하겠지요. 하지만 우리 인생은 언젠가 확실히 끝이 납니다. 우리 그냥 사랑을 해요. 이 우주를, 가련한 중생을, 마감 늦는 작자들을요.” - 본문 중에서


※ 마감 일기_부록.txt

마감 앞에서 나는 어떤 유형일까?

① 마감이 우리 인생에서 그렇게 중요한가요?
우리 그냥 사랑을 해요.
- 사랑이 넘치는 박애주의자형

② 마감요? 내일의 내가 하겠죠!
- 자신에 대한 신심이 깊은 Believer형

③ 마감이란 그런 겁니다. 살아 있다, 마감을 한다!
- 살아 있고, 고로 마감하는 데카르트형

④ 마감 때만 되면 자꾸만 ‘딴짓’이 하고 싶어요.
-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소작농형

⑤ 마감이 어디 있어? 내가 주는 날이 마감이지!
- 믿는 구석이 있는 배짱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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