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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놀이〉 강석희
〈장만옥의 돌〉 고수리 〈진짜 마음 둥지〉 김지완 〈좋아하는 네가 좋아〉 범유진 〈루, 네가 모르는 사람〉 윤혜은 〈별 다시 쓰기〉 이로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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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꿈이 생겼어.”
나는 고개를 들어 아연을 봤다. 이러기야? 그런 마음. 아연의 눈은 처음 보는 빛으로 반짝였다. 아연과 나는 어린이집에 다닐 때부터 친구 사이, 친구라는 말조차도 간지러운 사이, 수없이 많은 공통점과 그보다 더 많은 차이점을 확인하며 2천 번 정도 싸우고 화해한 사이였다. 우리는 서로의 생활 반경 안에서 지내며 열아홉 살에 도착했다. 그리고 고3이 된 다음에는 또 하나의 비슷한 점을 공유하게 되었다. 진로 불분명. 학교와 선생님이 도와줄 수 있는 꿈을 갖지 않은 애들. 둘 다 뚜렷하게 좋아하는 것도 없어서 공부만 계속했고, 와중에 성적도 그럭저럭 나왔기 때문에 담임선생님들은 어딘가 더 곤란해하는 기색이었다. 나도 선생님이 반색할 만한 꿈을 말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진학 상담을 할 때마다 잘못한 것도 없이 움츠러들었다. 그런데. 이러면 배신이지, 조아연. 너만 꿈을 갖고 그러면 안 되지! 하지만 그렇게 말했다가는 2천 1번째 싸움이 시작될지도 몰랐다. ---p.10 「불꽃놀이/강석희」 장만옥의 돌, ‘짱돌’. 돌아온 교실에서 두 발을 붙이려면 돌이 필요했다. 혼자서 조용히 가만히 그냥 있는 짱돌을 만지작거리며 생각했다. 잘하는 걸 좋아할 수 없는 게 불행할까, 좋아하는 걸 잘할 수 없는 게 불행할까. 역도를 잘하지도 좋아하지도 못 하는 나는, 그렇다면 불행하지 않은 거 아닌가. 그런데, 이게 불행하지 않은 거라고? 처음으로 작고 마른 애들이 부러웠다. 몸피를 줄여 고만고만한 무리에 숨어들고 싶었지만, 아무리 움츠려 봐도 나는 어딜 가나 눈에 띄었다. 그래서였다. 바벨 대신에 짱돌을 손에 쥐고서 책상에 납작 엎드렸다. 잘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지만, 장만옥이 할 줄 아는 유일한 능력은 버티기였으니까. “소중한 거 아냐?” 가짜 돌을 화단으로 돌려보낼 때, 뒤따라온 장국영이 바닥에 신발코를 문지르며 물었다. “이 돌은 그 돌이 아니잖아.” “미안해.” “됐어.” ---p.42「장만옥의 돌/고수리」 두어 시간 동안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내가 노란솔새에 대해 알아 낸 정보는 그 애가 남자라는 점, 나랑 동갑인 열네 살이고(물론 자기 나라 기준이라 실제로 나보다 한두 살 많을 것이다) 지구 반대편에 산다는 점, 부모님이 아시아 문화에 관심이 많아 언젠가 태국이나 한국으로 여행을 갈 거라는 점 따위였다. “넌 맨날 여기에 있는 거니?” 내가 물었다. “여기?” 노란솔새가 답했다. “‘물푸레나무 위의 둥지’ 채팅창에 말이야.” “글쎄. 새는 자유로운 동물이잖아. 내일 일을 미리 정해 둘 필요는 없지.” 노란솔새는 자신이 정말 새라도 된 것처럼 말했다. “틀렸어. 새는 계획적인 동물이야. 자기장을 감지한 새들이 번식지와 월동지를 얼마나 정확한 시기에 철두철미하게 옮겨 다니는지 알면 그런 말 못 할걸.” ---p.71쪽「진짜 마음 둥지/김지완」 시작은 한 장의 스티커였다. 곰처럼 둥그런 귀와 눈가에 커다란 별 모양 반점을 가진 캐릭터가 앙증맞은 포즈를 취하고 있는 스티커. 다이어리 꾸미기가 취미인 은서가 가져온 스티커 속 ‘곰곰스타’는 정말이지 내 취향이었다. “귀엽지? 요즘 다꾸계의 떠오르는 스타야. 이 캐릭터, SNS에서 진짜 인기 많은 작가님 작품이야. 롱롱 님이라고, 스티커 한 종류당 극소량만 만들어서 팔아. 그것도 온라인 판매는 안 하고 판매전에 가야만 살 수 있어서 구하느라 진짜 힘들었어.” 곰곰스타 스티커를 이용해 꾸민 은서의 다이어리는 정말로 예뻤다. 그중에서도 곰곰스타가 뺨에 양손을 대고 말풍선 가득 ‘정말 좋아’라고 말하고 있는 그림이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나도 좋아하는 걸 보90 좋아하는 네가 좋아 면 양 뺨을 손으로 감싸는 버릇이 있다. 좋아하는 걸 보고 있노라면 뺨이 녹아내릴 듯 달콤한 사탕을 먹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곰곰스타도 그런 게 분명했다. 이 캐릭터와 만난 건 운명이야. 나는 은서의 손을 덥석 붙잡았다. “곰곰스타 작가님 SNS 계정 좀 알려 줘.” ---pp.89-90「좋아하는 네가 좋아/범유진」 루, 계단 층계마다 네 생일을 축하하는 포스트잇이 줄지어 붙어 있어. 가방에서 다이어리를 꺼내 미리 쓴 메모지를 찾아 여백에다 잘 붙여 놨어. 다른 포스트잇보다 두 뼘 정도 긴, 편지에 가까운 메모는 가까이서 보면 도드라지지만 서너 계단만 멀어져도 다른 모든 메모와 비슷하게 보여. 일부가 되는 기쁨을 느껴. 마지막 계단을 오르니 네 전신을 그대로 구현한 등신대가 서 있어. 마린 룩에 흰색 베레모를 쓰고 있네. 난 사인회는 못 가겠다. 처음 사인회에 온 팬을 기가 막히게 알아보는 거, 네 특기잖아. “왜 이제 왔어, 보고 싶었는데”라는 말을 표정 하나 안 변하고 건네는 너를 마주하면 온 신경이 터져 버릴 거야. 낯선 사람에게 나야말로 당신을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고 즉답할 수 있는 사이는 역시 팬과 아이돌밖에 없겠지. 난 그런 무작정한 구석이 좋은가 봐. 그 한구석을 향해 문을 열어. 층고가 높고 사방이 책장으로 둘러싸인 그곳엔 내 그림이 모빌처럼 매달려 있어. 에어컨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네 얼굴이 가볍게 흔들리고, 사람들은 그걸 조금 달뜬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어. 우뚝 서서 고개를 살짝 뒤로 젖힌 채, 반대쪽 면 사진을 보려고 몸을 돌려 가며 걸음을 옮기는 모습이 꼭 춤을 추는 것처럼 보여. ---pp.137-`38쪽「루, 네가 모르는 사람/윤혜은」 정지안이 바보 같은 일을 저지르던 날, 하필이면 그 때도 나는 정지안과 함께 있었다. 왜 자꾸 나는 정지안의 추한 순간을 목격하게 되는 걸까. 그럴수록 이런 애가 내 운명의 짝이라는 사실에 자괴감이 들 뿐인데. 정지안은 일주일에 한 번씩 점심시간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온다. 널리 알려진 진희의 이상형은 ‘책 좋아하는 남자’였다. 정지안은 오로지 진희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읽지도 않을 책을 빌려 왔다. 가지고 오는 책들의 종류에도 일관성이 없었다. 아마 내용이나 분야와는 상관없이 자기가 보기에 표지가 예쁜 책들로 골라 오는 것 같았다. 정지안은 빌려 온 책들을 자신의 책상 위에 전시해 두고는 진희가 그것을 알아차려 주기를 기다렸다. 물론 진희는 정지안의 책상 따위에는 관심도 없었다. 그날은 정지안이 빌린 책을 반납하러 가는 날이었다. 아무 의미 없어진 책들을 들고서 정지안은 터덜터덜 교실을 나갔다. 나는 그런 정지안의 뒤를 쫓았다. “어디 가?” 내가 물었다. 정지안은 나를 돌아보더니 기운 없는 움직임으로 책을 들어 보였다. ---p.148 「별 다시 쓰기/이로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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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놀이〉
고3이 되었지만 뚜렷한 꿈도, 좋아하는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채윤. 어느 날 친구 아연에게 새로운 꿈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에게도 아직 말하지 못한 마음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좋아하는 사람과 친구를 둘러싼 여러 사건을 지나며 채윤은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조금씩 그려 나간다. 〈장만옥의 돌〉 역도를 하는 장만옥은 자신이 아끼는 돌 ‘짱돌’을 잃어버린다. 돌을 찾는 과정에서 같은 반 장국영과 얽히게 되고, 서로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며 가까워진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다른 두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다. 〈진짜 마음 둥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세상과 관계를 맺어 가는 아이들이 마음을 주고받는다. 보이지 않는 관계 속에서도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고 서로에게 다가가는 과정을 통해 ‘진짜 마음’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좋아하는 네가 좋아〉 좋아하는 것이 많은 아이는 자신의 취향을 숨기지 않고 마음껏 즐긴다. 좋아하는 캐릭터와 이야기, 음악을 친구와 나누면서 자신의 세계를 넓혀 간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조금씩 마음이 향하기 시작한다. 〈루, 네가 모르는 사람〉 좋아하는 아이돌 루의 생일카페에 가기 위해 학교를 빠지고 서울로 향한 아이.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 혼자 길을 나선 하루 동안 새로운 사람과 풍경을 만나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돌아보게 된다. 〈별 다시 쓰기〉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과 그 사람이 원하는 미래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고민하는 아이. 상대를 내 곁에 두는 것만이 좋아하는 마음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서로의 미래를 바라보며 한 걸음 성장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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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마음』, 좋아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여섯 이야기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내가 보일지도 모른다. 여섯 명의 작가가 건네는 여섯 개의 좋아하는 이야기. 지금 나의 마음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좋아하는 마음』은 강석희, 고수리, 김지완, 범유진, 윤혜은, 이로아 여섯 명의 작가가 ‘좋아하는 마음’을 하나의 주제로 쓴 청소년 앤솔러지다. 좋아하는 꿈, 좋아하는 돌멩이, 좋아하는 사람, 좋아하는 취향과 아이돌,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의 미래를 바라는 마음까지. 여섯 작가는 저마다 다른 대상을 향한 마음을 따라가며 청소년의 일상에 찾아오는 작고 선명한 순간들을 그려 낸다. 좋아하는 마음은 때로 꿈이 되고, 관계가 되고,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게 하는 용기가 된다. 그리고 그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지금, 청소년에게 ‘좋아하는 마음’이란 최근 청소년문학은 현실의 고민뿐 아니라 또래 문화와 취향, 일상의 관계와 감정까지 시선을 넓히며 청소년의 현재를 보다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청소년의 하루에는 어떤 마음들이 있을까. 친구와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새로운 취향에 빠지고, 좋아하는 사람을 바라보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는 순간들. 특별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아도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은 있다. 『좋아하는 마음』은 바로 그 평범하고도 반짝이는 마음의 순간에 주목한다. 강석희, 고수리, 김지완, 범유진, 윤혜은, 이로아 여섯 명의 작가는 각자의 시선으로 ‘좋아하는 마음’을 바라본다. 꿈을 향해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 작은 돌멩이 하나에 마음을 기대는 순간, 보이지 않는 존재와 마음을 나누는 순간이 있다. 좋아하는 취향을 함께 나누며 가까워지는 마음도 있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서는 마음도 있다.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의 미래를 바라보며 자신의 마음을 다시 들여다보는 순간도 있다. 서로 다른 작가와 서로 다른 이야기지만, 그 마음의 출발점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결국 내 마음이 어디에 머무는지를 알아가는 일이라는 것. 왜 우리에게는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야 할까 청소년기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가는 동시에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요구받는 시기이기도 하다. 잘하는 것을 찾고, 진로를 정하고, 앞으로의 모습을 그려야 한다. 정답을 찾아야 한다는 마음이 앞설수록 정작 내 마음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는 놓치기 쉽다. 좋아하는 마음은 그때 잠시 멈춰 서게 한다. 잘해야 할 이유도, 설명해야 할 이유도 없이 자꾸 눈길이 가는 것. 생각만 해도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는 것.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상하게 오래 마음에 남는 것. 좋아한다는 말은 어쩌면 내가 무엇에 마음을 내어 주는 사람인지 알려 주는 가장 솔직한 말일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으면 내가 무엇에 설레는지 알게 되고, 그것을 누군가와 나누면서 서로의 마음에 닿기도 한다. 좋아하는 것을 지키고 싶어질 때는 나만의 기준이 생기고,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 한 걸음 내디디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곳에 닿기도 한다. 그래서 좋아하는 마음은 아직 답을 찾지 못한 사람에게 자신의 방향을 발견하게 하는 마음일 수 있다. 무엇이 될지 결정하기 전에,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알아가는 것. 어쩌면 성장의 시작은 바로 그 작은 마음을 들여다보는 데 있을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마음』은 그 작고도 선명한 마음의 순간들을 바라본다. 마음이 먼저 알아본 ‘좋아함’이 한 사람의 삶에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지, 여섯 명의 작가가 저마다의 문장으로 담아냈다. 좋아하는 마음은 저마다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좋아하는 마음은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찾아오지 않는다. 어떤 마음은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꿈으로 시작되고, 어떤 마음은 손바닥 안에 꼭 쥔 작은 돌멩이처럼 찾아온다.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는 순간이 되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는 일이 되기도 한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서기도 하고, 마침내 좋아하는 사람의 미래를 바라보는 마음에 이르기도 한다. 그래서 좋아하는 마음은 저마다 다른 곳을 향한다. 그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미처 알지 못했던 내가 보이기도 한다. 강석희의 〈불꽃놀이〉에는 아직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해야 할지 선뜻 말할 수 없는 청소년이 등장한다. 진로를 정해야 하는 시기에 친구의 꿈을 바라보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던 주인공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서 조금씩 미래의 모습을 그려 본다. 꿈은 정답처럼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오래 머무는 곳에서 발견될 수도 있다는 것. 좋아하는 마음이 막막한 미래에 작은 불빛을 켜는 이야기다. 고수리의 〈장만옥의 돌〉에서 좋아하는 마음은 아주 작고 단단한 돌멩이 하나에 머문다. 역도를 잘하지만 좋아하지는 않는 장만옥에게 돌은 누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소중하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사이에서 흔들리던 장만옥은 돌을 바라보며 남들이 정해 준 기준이 아닌 자신의 마음을 기준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법을 배워 간다. 좋아하는 마음이 나를 지키는 작은 세계가 되는 이야기다. 김지완의 〈진짜 마음 둥지〉는 서로 다른 존재가 마음을 나누고 가까워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린다. 직접 만질 수도, 완전히 알 수도 없는 상대의 마음을 상상하고 그 마음에 닿으려는 동안 둘 사이에는 조금씩 새로운 관계가 생겨난다. 좋아하는 마음은 혼자 간직하는 감정에 머물지 않고 상대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서로에게 닿게 하는 연결의 힘이 된다. 서로의 마음이 포개지는 순간, 우리는 얼마간 한 몸이 된다. 범유진의 〈좋아하는 네가 좋아〉에서는 취향이 곧 한 사람의 작은 세계가 된다. 좋아하는 캐릭터와 이야기, 음악을 마음껏 좋아하고 그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서 주인공의 세계는 조금씩 넓어진다. 누군가에게는 별것 아닌 취향일지라도 나에게는 나를 설명해 주는 중요한 마음일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 주는 사람을 만나는 순간, 취향은 관계가 되고 좋아하는 마음은 또 다른 좋아하는 마음으로 이어진다. 윤혜은의 〈루, 네가 모르는 사람〉에서 좋아하는 마음은 주인공을 익숙한 일상 밖으로 데려간다. 좋아하는 아이돌을 만나기 위해 학교를 벗어나 혼자 서울로 향하는 길. 그 여정은 누군가를 향한 마음을 확인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낯선 풍경과 사람을 지나며 주인공은 오히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마음을 내어 주는 사람인지 돌아보게 된다. 좋아하는 마음이 한 사람을 움직이고, 결국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게 하는 이야기다. 이로아의 〈별 다시 쓰기〉에 이르면 좋아하는 마음은 조금 다른 곳을 바라본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하지만, 어느 순간 그 사람이 원하는 미래를 생각하게 된다. 나와 함께하는 미래를 바라는 대신 상대가 원하는 삶을 응원할 수 있을 때, 좋아한다는 마음은 소유하고 싶은 마음을 넘어선다. 좋아하는 사람의 삶을 존중하고 그 사람이 원하는 별을 바라봐 주는 것. 좋아하는 마음이 사랑과 성장의 의미를 새롭게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다. 여섯 작품 속에서 좋아하는 대상은 모두 다르다. 꿈, 돌멩이, 사람, 취향, 아이돌, 사랑. 하지만 그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인물들은 조금씩 자신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한다. 좋아하는 것을 통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가고, 좋아하는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때로는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미래를 상상한다. 좋아하는 것을 알아가는 일이 곧 나를 알아가는 일이 되는 것이다. 여섯 명의 작가는 각자의 이야기 속에서 좋아하는 마음이 삶을 움직이는 순간을 포착한다. 그 마음은 때로 꿈이 되고, 때로 관계가 되고, 때로 나를 새로운 곳으로 데려간다. 그리고 독자에게 묻는다. ‘좋아하는 마음은 나를 어디로 데려갈까.’ 여섯 개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쩌면 지금까지 몰랐던 새로운 나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