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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거짓말쟁이의 초코파이
2. 부치지 못한 달걀말이 3. 회복의 레몬 꿀차 4. 돌고 도는 짜파게티 5. 감자밥과 주먹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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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아는 날이 새도록 유일우의 열애설 기사를 보고 또 봤다. 기사 속 유일우는 한 여자의 허리를 다정하게 감싸 안고 있었다.
‘왜? 왜 하필 쟤야?’ --- p.14 “김밥지옥? 무슨 가게 이름이 저래? 손님 다 도망가겠네.” 하긴. 지옥이 별거냐. 지금 내 삶이 지옥이지.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변만진의 눈꺼풀이 완전히 감겼다. 얼마나 지났을까. 선잠을 깨운 건 낯선 목소리였다. --- p.76 김수아의 시선이 로키에게서 자신의 손톱으로 옮겨 갔다. 세로로 길게 갈라진 손톱은 버석하게 말랐다.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말라 죽은 식물 같은 손톱. 제대로 잠을 잔 것이 언제였더라. 잠을 자고, 밥을 먹을 수 있는 일상을 되찾는 방법이 물에 가라앉는 것뿐이라면, 돌아올 수 없단 걸 알아도 물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밖에 없지 않는가. “……나는 인생을 도둑맞았어.” --- p.157 “손님, 그걸 먹으면 계약 이행이야. 정말 트랜스퍼 할 건가? 이 상대와?” 서바다는 눈앞에 놓인 접시를 바라보았다. 고급스러운 무늬가 새겨진 접시에 담긴 것은 짜파게티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인스턴트 짜파게티. --- p.168 어느 시대든, 노인은 살기가 힘들다. ‘어차피 너는 나를 이기지 못해. 네가 나처럼 늙어 갈 때, 나는 다시 젊어질 테니까.’ --- p.2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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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봄’이라는 계절. 그러나 모두 같은 마음으로 봄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잎을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불행해도 봄은 죄가 없다 말하는 인물과 불행을 봄의 탓으로 돌리는 인물(작가의 말 중에서)’은 결코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새벽 6시 6분 6초, 카피캣 식당에 찾아드는 많은 이들도 저마다 누군가의 삶을 욕망하지만 마지막 선택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향한다.
누군가를 동경하는 마음, 다른 사람의 인생과 나의 인생을 맞바꾸고 싶다는 열망은 누구나 한 번쯤은 가져 보는 감정이 아닐까? 하지만 이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고 앞으로 나아갈지, 비틀린 욕망으로 인해 잘못된 방향으로 틀어질지는 어디까지나 자기 자신의 몫이다. 범유진 작가의 『카피캣 식당』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신비로운 판타지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흥미롭고도 날카롭게 벼려진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진다. ‘내 앞에 카피캣 식당이 모습을 드러낸다면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왜? 왜 하필 쟤야? 같은 이름, 같은 나이. 하지만 백수 생활을 이어 오고 있는 정현아와 TV 속 연예인 현아는 180도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 질투가 났다. 정현아는 현아가 되고 싶다. 이유는 딱 하나, 정현아의 최애인 유일우의 열애설 상대이니까! 훔치고 싶은 인생. 있다. 정기상의 인생! 변만진의 입사 동기 정기상, 반듯한 외모와 훌륭한 업무 능력. 게다가 변만진이 좋아하는 박윤아가 관심을 갖고 있다니……. 변만진은 정기상이 싫다. 싫은 만큼이나, 정기상이 되고 싶다. 수아, 재활용을 어떻게 생각하나? 무언가를 타고나는 사람이 있다. 외모나 재능. 그 무엇이든 다른 사람과는 다른, 특출한 무언가를 지니고 있어 천재라 불리는 사람들. 이만도가 그랬다. 적어도 그 일이 있기까지는 김수아도 그렇게 믿었다. 벌써 한 달이야. 이 이상 시간을 끌 순 없어 갑작스럽게 받은 췌장암 3기 판정, 수술 불가, 항암 치료 생존율 15% 미만. 하지만 최진혁은 자신에게 찾아든 사형선고와도 다름없는 불행에 슬퍼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살고 싶다. 건강한 사람의 몸을 훔쳐서라도 살고 싶다. 그것이 있는 한, 나는 신이야 주비단의 현재 나이는 일흔두 살. 세 번의 노년기를 겪으며 주비단은 알게 되었다. 삶은 노인에게 더 공평하지 않다. 이제 다시 인생을 훔칠 타이밍이다. ‘어차피 너는 나를 이기지 못해. 네가 나처럼 늙어 갈 때, 나는 다시 젊어질 테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