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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정원
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심윤경
한겨레출판 201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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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시/희곡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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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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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997년 | 인왕산 허리 아래
1978년 | 첫 생일
1979년 | 난독의 시대
1980년 | 황금빛 깃털의 새
1981년 | 정원을 떠나며

- 작가의 말
- 개정판 작가의 말

저자 소개1

1972년 서울 출생. 서울대 분자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대학을 졸업 후 얼마간의 직장생활을 거쳤으며, 1998년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2002년 자전적 성장소설 『나의 아름다운 정원』으로 제7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5년 『달의 제단』으로 제6회 무영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소설 『이현의 연애』 『서라벌 사람들』 『사랑이 달리다』 『사랑이 채우다』, 동화 『화해하기 보고서』 등을 펴냈다. 『설이』는 『나의 아름다운 정원』의 주인공 동구와 세상 아이들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고자 쓴 작가의 두 번째 성장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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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1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356쪽 | 490g | 153*224*30mm
ISBN13
9788984317437

책 속으로

선생님들은 누구나 '답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처럼 답은 알되 과정을 설명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치명적인 원칙이었다. 그 원칙이 불공평하다고 억울해한 적은 없었다. 그저 인간이 살아가는 데 치사하게 답만 알고 과정을 모른다는 것은 뿌리가 없고 불완전한 것이라는 설명에 수긍했을 따름이었다. 그 원칙이 산수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인생사 전반에 그렇다는 훈계를 듣고는 앞으로 어른이 되더라도 내 인생이 뿌리가 없고 불완전한 것이 되리라는 생각에 몸을 떨었고, 인생을 완전한 것으로 해 주는 그 '과정'을 찾기 위해 따로 노력도 해 보았으나 야속하게도 내 머릿속에 과정은 떠오르지 않았다.

--- p.59

바람이 차가웠다. 이제 코끝에도, 차가운 바위에 오래 얹혀 있던 엉덩이에도 감각이 없었다. 새들도 모이를 다 찾아 먹고 자취 없이 제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곤줄박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늙은 향나무 둥치에서 씨이씨이 삐이삥 하는 만족한 지절거림만 들려왔다. 할머니가 목욕을 마치려면 아직 두 시간은 더 걸릴 테니 나도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엄마, 엄마가 언제쯤 돌아올까? 엄마를 생각하자 기운이 솟았다 노루너미로 이사가기 전까지 몇 달 정도는 엄마와 함께 지낼 수 있을 테지. 엄마가 돌아왔을 때 기진한 몸으로 청소에 다시 매달리지 않도록, 오늘은 장독대에 튄 흙탕물이나 깨끗이 닦아놓아야겠다. 나는 창문 너머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사장님의 부인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아름다운 정원을 나왔다. 대문이 닫히면서, 아름다운 정원의 정경이 차츰 좁아지더니 마침내 가느다란 광채의 선이 되었다가, 갑자기 시야에는 녹슨 철문의 모습만 들어왔다. 아름다운 정원의 모습은 이제 기억 속에 하나의 영상으로만 남게 되었다. 차가운 철문을 힘주어 당기며 나는 아름다운 정원에 작별을 고했다. 안녕, 아름다운 정원. 안녕, 황금빛 곤줄박이.

아름다운 정원에 이제 다시 돌아오지 못하겠지만, 나는 섭섭해 하지 않으려 한다.

---pp. 314~315

출판사 리뷰

황금빛 유년의 기록, 그 섬세한 리얼리즘
황금빛 유년의 기록, 그 섬세한 리얼리즘
인왕산 자락의 산동네 마을에 살고 있는 소년 동구에게 6년의 터울이 지는 여동생 영주가 태어난다. 동구는 순수하고 사려 깊은 아이지만 3학년이 되도록 한글을 읽지 못하여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처지이고, 집에서는 할머니와 어머니의 고부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반면 사랑스런 여동생 영주는 늦둥이로 태어나 온 가족의 사랑을 한몸에 모으며 총명하기가 이를 데 없어 세 돌도 되기 전에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한글을 줄줄 읽는 영재성을 보인다.

3학년 담임선생님이 된 박영은 선생님은 그저 공부 못하는 돌대가리로 구박만 받던 동구가 실은 난독증으로 고통받고 있음을 알아내고 그에게 한글을 가르쳐주려는 노력을 기울이며 그의 착한 심성을 인정해 준다. 난생 처음으로 이와 같은 관심을 받게 된 동구는 박 선생님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끼며 흠모의 마음을 품게 된다.

동구의 집이 청와대, 중앙청 등과 가까운 인왕산 자락에 있다보니 그는 어린아이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10.26, 12.12 등을 경험한다. 옆 동네에 사는 덩치 큰 고시생 주리 삼촌과 박 선생님을 통해 역사의 굵직한 고비고비를 간접 경험해 가면서도 그 의미를 실감하지 못하던 동구는 박 선생님이 5.18의 격류에 휘말려 실종되는 아픔을 겪게 되면서, 사회에서 이구동성 지탄하는 불온한 데모 분자에 대해 공정한 시각을 갖추어야 할 필요성을 깨닫는데...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이자 지난 이십여 년간 우리 소설의 중요한 화두였던 '1980'은 어린아이의 시선을 통과하면서 평범한 이웃의 모습과 삼촌, 박 선생님의 입을 통해 역사적 사건이 삶의 일부가 된다.

1980년, 주인공에게 글을 가르쳐주던 박 선생님은 데모를 했다는 이유로 여름방학이 지나도록 학교에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된다. 세상과의 유일한 창이었던 박 선생님과의 이별, 뒤어이 찾아온 갑작스런 동생의 죽음과 어머니의 광기 등 소설은 극적인 사건과 함께 결말로 치닫는다.

그리고 1981년, 마지막 기록을 끝으로 작가는 누구나 가슴속에 환하게 간직하고 있을 황금빛 유년의 기억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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