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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 서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피의 이름을 부르는 마음으로 1장 어떤 시작 에버그린 피피: 개인적 체험으로부터 뚱아저씨 그 장소로 떠나기 전에 2장 새끼 빼는 기계_ 번식장과 경매장 비탈길 사람이면 자살했을 거예요 버려진 개의 대부 동물이 되지 못한 동물 3장 죄 없는 사형수와 무기수_ 공설 보호소와 사설 보호소 봄이 오지 않는 곳 개 값이 얼마여야 할까요? 버려진 개의 마지막 정거장 ‘자연사’ ‘안락사’ ‘입양’이라는 언어가 은폐하는 것 죄 없는 무기수의 감옥 두 종류의 개 4장 폐기되는 존재 _ 개농장과 개시장 그리고 도살장 살아서 나갈 수 없는 곳 열심히, 부지런히, 야무지게 개를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헛된 기대 지는 싸움 개를 둘러싼 해묵은 논쟁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5장_ 어떤 응답 미코: 또 하나의 개인적 체험으로부터 낙관도 비관도 없이 동물이 대접받는 나라는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자격 없는 자의 응답 개정판 인터뷰 끝나지 않은 이야기(1) 끝나지 않은 이야기(2)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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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피를 만나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 사람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랑, 존중, 연민, 공존과 같은 가치를 인간이라는 경계를 넘어 다른 종의 생명체에게 확장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피피를 만나지 않았다면 이 세상이 인간중심주의적 관점에서 빚어낸 비대칭적 이분법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깨우치지 못했을 것이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비인간 사이에 그어진 수많은 경계에 대해서도 인식하지 못했을 것이다.
---「개정판 서문_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피의 이름을 부르는 마음으로」중에서 열여덟 살의 나는 ‘물고기’라는 명칭에 의문을 품은 적 없는 사람, 왜 어떤 존재는 살아 있을 때조차 ‘고기’로 불리는지 궁금해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내가 먹는 음식이 한때는 생명체였다는 사실을 의식한 적 없는 사람, 더욱이 포유류도 아닌 어류에게 이입하는 마음은 함부로 업신여기는 사람이었다. 그때는 몰랐다, 20여 년의 시간이 흐른 뒤 내가 남양주의 야산에 있는 개농장에서 〈에버그린〉을 다시 들을 줄은, 뻥개장에 갇힌 개들을 바라보며 열여덟 살의 나를 부끄러워할 줄은. 나는 떼죽음을 당한 잉어들이 연못 위에 떠 있는 장면과 눈앞의 개들이 누군가의 입 속에서 한 점의 고기로 씹히는 상황을 나란히 겹쳐놓고, 다른 종의 생명에게 연민을 느끼는 일이 어떤 의미인가 생각했다. ---「1장_ 어떤 시작」중에서 나는 하나의 종에 대해, 개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마음먹었다. 편협해질 여지를 무릅쓰고 그들을 선택한 이유는 한국 사회에서 개의 분열된 위치가 만들어내는 여러 서사 때문이다. 개가 반려동물로서 확고한 지위를 가진 곳에서는 개의 동물권을 논의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개는 가장 나은 처지의 반려동물인 동시에 가장 비참한 처지의 식용동물이다. 동종의 동물을 가족이자 음식으로 바라보는 상반된 관점이 대립하는 사회에서 이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우리가 어디까지 연민을 확장할 수 있는지 질문하고 싶었다. 이 질문이 가장 가까운 동물과 가장 먼 동물 사이의 가교가 되기를 바랐다. ---「1장_ 어떤 시작」중에서 번식업을 하다 보면 출산 능력이 떨어진 모견, 생식을 못 하게 된 종견, 늙은 개, 병든 개가 나올 것 아냐? 이 사람들 표현으로 ‘폐견’인데 폐견조차 경매장에 데려가면 매물로 내놓을 수 있어. 아직 쓸 만하다며 모견, 종견으로 내놔보고 안 팔리면 ‘우라통’으로 경매해. 상자에 몽땅 때려 넣고 통째로 판다는 뜻이야. 한 상자에 7만 원에서 10만 원. 폐견을 우라통으로 받아가는 사람이 누구냐? 개장수지. 데려가면 곧바로 죽이고 작업해서 개소줏집이나 개고깃집에 납품해. 경매장은 애견숍 주인과 번식업자만 오는 데가 아니야. 육견업자, 도살업자까지 전국에서 개 만진다는 사람은 죄다 몰려오는 데야. 그러니 세상의 어떤 개도 팔 수 있는 거고. ---「2장_ 새끼 빼는 기계」중에서 10만 원짜리 강아지를 세 마리 낳으면 30만 원이죠. 1년에 어미개가 먹는 사료 값만 30만 원은 되지 않겠어요? 10만 원짜리 강아지를 생산하는 어미개는 뭘 먹을 수 있을까요? 어떤 공간에서 지낼 수 있을까요? 아프다고 치료받을 수 있을까요? 깨끗한 환경에서 학대당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요? (…) 동물복지를 떠나서 개 값이 최하 100만 원이 안 되면 소비자는 상품의 질을 따질 수 없는 거예요. 저품질, 저가격, 대량 생산 구조를 고품질, 고가격, 소량 생산구조로 바꾸지 않으면 유기견은 절대 줄지 않아요. 지금 상황은 어때요? 가뜩이나 정서불안인 강아지를 개에 대한 지식도, 경험도 없는 소비자가 구매해요. 아무것도 모르니 자기 생각, 자기 기분대로 키우고요. 어떻게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있겠어요? 결국 사람들은 감당 안 되는 상품을 쓰레기처럼 버려요. 그렇게 생긴 게 여기 있는 수많은 유기견이에요. 불량품 취급받으면서 버려진 이 많은 개의 뒤처리를 누가 할까요? 번식업자가? 정치인이? 천만에요. 더 사랑하는 사람, 더 마음 아픈 사람이 하죠. ---「3장_ 죄 없는 사형수와 무기수」중에서 동물에 대한 연민을 낮잡아 보는 사람이 많잖아. 우리가 구하는 대상이 사람이 아니라 동물이라는 이유로, 응원은 고사하고 비난을 받을 때도 있잖아. 나도 인터넷에서 그런 댓글 많이 봐. 개새끼들 도와줄 여력 있으면 사람이나 도와주라고. 불쌍한 사람도 많은데 개새끼가 대수냐고. 하지만 사람이든 동물이든 누군가를 위해 자기 인생을 걸어본 사람은 그렇게 말하지 않아. 여기 돕지 말고 저기 도와라, 이 아이를 구하지 말고 저 아이를 구해라, 그런 소리는 누구도 구한 적 없고 누구도 살린 적 없는 사람이 하는 말이야. ---「3장_ 죄 없는 사형수와 무기수」중에서 개 키우는 건 다른 짐승이랑 달리 돈이 안 들어가. 야들 먹는 짬밥이 말이여, 내가 되레 돈 받고 가져오는 거여. 구청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할 때 100만 원, 200만 원씩 받아가. 근디 우리는 50만 원만 받고 수거한다고. 이게 킬로 수로 돈을 받는 건디 이 수거비로도 한 달에 200만 원은 벌어. (…) 요즘 같은 날씨엔 짬밥이 금방 상해불제. 더운 날에는 짬밥이 썩느라고 부글부글 거품이 나. 걱정허들 말어. 발효제가 있어. 짬밥에다 섞어불면 돼. 발효제 넣어서 훅훅 저어 먹이면 아무 하자 없어. 보름 지나도 괜찮고 한 달 지나도 괜찮아. (…) 소니 염소니 하는 것들은 돈을 들여야 키워, 사료를 사멕여야 하니께. 개들은 돈 받고 찌끄레기 가져와서 멕이니 을매나 이득이여. ---「4장_ 폐기되는 존재」중에서 개 식용 문제의 쟁점은 ‘개를 축산법에는 포함하면서 축산물 위생관리법에는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현행법은 개를 사육하는 것만 허용할 뿐 식품으로서 도살?유통?판매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 육견업계는 개가 축산물 위생관리법의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아무 규제 없이 도살·유통·판매해도 된다’는 뜻이라고 주장한다. 개농장 주인 김 씨가 “개는 축산물에 안 들어가서 어떻게 잡든 법에 안 걸려”라고 말한 것도 그런 의미다. (…) 축산물 위생관리법에 들어가지 않는 동물을 먹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국가의 관리와 통제를 벗어나 있는 것, 투여한 약물의 기준치와 휴약 기간이 없는 것, 유통 경로 확인이 불가능한 것, 안전과 위생을 담보할 수 없고 위해가 발생해도 추적할 수 없는 것을 먹는다는 뜻이다. ---「4장_ 폐기되는 존재」중에서 오랫동안 개 식용 논쟁은 문화 상대주의와 윤리적 상대주의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다양한 문화 가운데에는 전통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도 있다. 도덕을 문화의 산물로만 여기고 이곳의 잣대로 저곳의 행위를 재단하지 않는 윤리적 상대주의를 고수하려면 우리는 명예살인, 강제 할례, 여아 유기 같은 인권 유린에 개입은커녕 평가조차 삼가야 한다. 문화는 초월적이고 절대적인 성역일까? 문화를 존중하려면 어떤 행위에도 침묵해야 할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4장_ 폐기되는 존재」중에서 때로는 ‘무엇을 하는가?’보다 ‘무엇을 하지 않는가?’가 한 사람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설명한다. 비거니스트는 식물을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동물을 ‘먹지 않기’ 위해 채식을 선택한다. 개 식용을 금지하려는 사람은 소, 돼지, 닭을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또 다른 동물을 그 시스템에 ‘밀어 넣지 않기’ 위해 반대 입장을 선택한다. 어떤 것이 정답인지 확신할 수 없을 때도 우리는 무엇이 더 가치 있고 지속 가능한 일인지 고민해야 한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대에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5장_ 어떤 응답」중에서 |
한 마리의 개로부터 시작해
‘인간다움’의 의미를 찾는 여정 내가 이 이야기에서 기대하는 바는 우리의 연민을 확장하는 인식의 전환을 어딘가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나는 그 시작점을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어떤 동물에게서, 눈동자를 바라볼 때마다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타자에게서, 피피라고 불리는 개별적 존재에게서 찾았다. 어딘가에서 시작해야 한다면 여기에서 시작하려 한다. 이 글이 개에 치우친 증언에 그치지 않고 다른 약자, 다른 고통에 대한 이야기로 번져가기 바란다. -1장 어떤 시작, pp.66-67 하재영 작가의 인상적인 논픽션 데뷔작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은 아무런 악의 없이 버려질 뻔한 개 피피로부터 출발한다. 그는 오갈 데 없던 피피를 데려와 함께 살면서, 절대적인 보호를 필요로 하는 이 작은 생명체와 자신의 ‘다름’과 ‘같음’을 발견하고 이내 진득한 책임감을 느낀다. 피피를 향한 묵직한 애정은 유기 동물에게로 이어져 동물보호단체와 인연을 맺게 되는데, 이 계기로 자기 처지에 대해 목소리조차 낼 수 없는 존재들의 참혹한 실상에 눈을 뜬다. 한때 사랑받던 반려동물이 어째서 버려지는 걸까? 왜 어떤 동물은 죽을 때까지 괴롭게 살아야 하나? 다른 종의 고통을 연료 삼아 영위되는 인간의 삶은 온당한가? 그렇다면, 과연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가슴 한 편을 무겁게 짓누르는 문제의식은 그의 발길을 안온한 일상과 유리된 이질적 장소들로 이끈다. 개들의 울부짖는 소리 위로 팝송 〈에버그린〉이 쩌렁쩌렁 울리고 온몸에 들러붙는 지독한 악취가 진동하는 ‘개농장’, 평생 케이지에서 ‘새끼 빼는 기계’로 살다 죽어야 하는, 텅 빈 눈의 모견과 종견 들이 갇혀 있는 ‘번식장’, 구조된 개들이 기약 없는 입양을 기다리며 애정에 굶주린 채 살아가는 ‘보호소’까지. 눈길 닿지 않는 장소를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기도 한다. 개 도살의 불법성과 잔인성을 알리고자 도살장에 위장 잠입해 촬영을 해온 사진작가, 최악의 몸 상태를 가진 번식견을 미용 실습 대상으로 제공받았던 애견 미용사, 번식부터 판매?도살까지 도맡아 해온 30년 경력의 개농장 주인까지. 그러면서, 많은 문제가 얽히고설킨 실타래마냥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 근원이 되는 매듭부터 풀어가지 않으면 결코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없으리란 것을 깨닫는다. “세상은 거의 바뀌지 않거나 너무 느리게 바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가야 한다.” 누구도 구한 적 없는 사람은 구해지지 않은 존재에 대해 모른다. 모르기에 죄책감도, 패배감도 느끼지 않는다. 이 감정은 오로지 구하고 싸우는 이들의 몫이다. 매일 죄의식에 시달리더라도, 매번 싸움에서 지더라도 그는 ‘계속 가야 한다’고 말했다. 세상은 거의 바뀌지 않거나 너무 느리게 바뀌지만, 은폐된 진실은 사람들의 관심이 사그라진 뒤에야 비로소 당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가야 한다. -개정판 서문, p.9 그는 개에 관한 문제가 “번식견, 반려견, 유기견, 식용견으로 이어지는 뫼비우스의 띠”이며, “유기견이 발생하는 근본적 원인은 공급이 수요를 압도적으로 넘어서는 번식장이고, 쓸모를 다한 번식견이 마지막으로 가는 곳은 개고깃집과 개소줏집”이라고 지적한다. 나아가, “해외의 활동가가 농장동물, 실험동물, 모피동물, 오락동물 등 다양한 영역에서 동물권 운동을 전개하는 동안 우리나라의 활동가는 개에 관한 뫼비우스의 띠에 갇”히는 현실을 짚으면서, 이것이 “우리 사회의 동물권 이야기를” 다름아닌 ‘개’에게서 시작하는 이유라고 강조한다. 번식견들은 딛고 서 있기조차 힘든 성근 철망으로 이루어진 뜬장에서 거의 평생을 보낸다. 강제로 교배당하거나 ‘야매’로 제왕절개 수술을 받을 때를 제외하고는 이곳에서 나올 수 없다. 끊임없이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다 육체와 정신이 망가지면 도살업자에게 팔려간다. 동물생산업이 2018년 3월을 기점으로 자발적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뀌었지만, 불법 번식장은 여전히 성행 중이고 합법 번식장에서조차 이런 동물학대가 만연하다. 그곳들에서 ‘대량 생산’된 강아지 중 상당수가 ‘유기견’으로 전락하는데, 관리 감독에 실패한 정부는 뒤늦게 유기견 문제를 처리하는 데 혈세를 쓴다(2020년 기준 약 267억 원). 법과 제도, 관리만이 문제는 아니다. 그는 이 문제의 더 깊숙한 근원으로 “동물에 대한 정의定義와 지위”를 꼽는다. 그러면서 최근 우리 사회를 공분케 만들었던 일명 ‘동물 고어방 사건’ ‘동탄 길고양이 50마리 학대 살해 사건’ ‘포항 고양이 연쇄 살인 사건’ 등의 경과와 그 처벌 수위를 다루며, 과연 우리 사회가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지 묻는다. 또, 개고기 식용을 둘러싼 우리의 모순적 태도를 꼬집으며, 왜 개고기 생산과 유통을 금지해야 하는지 참을성 있게 설득한다. 초판 출간 당시와 비교하면, 동물 관련 법과 제도가 눈에 띄게 정비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신 사례를 조사하며 그는 고통에 잠긴 동물들의 현실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목도한다. 그간의 노력이 무색한 상황에서 자칫 무력감에 빠지기 쉬울 텐데도, 그는 “계속 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만난 “구하고 싸우는 이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동물 보호 단체 팅커벨 프로젝트의 황동열 대표는 ‘개정판 인터뷰’에서 “더 악착같이 해야지. (…) 아직 할 일이 많아요”라고 술회한다. 집요한 추적 조사, 섬세한 사유, 힘 있는 호소 탁월한 감각으로 써내려간 ‘버려진 개들에 대한 르포’ 하재영 작가는 국내 출판계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논픽션 작가다. 그는 자신의 개인적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해석하여 마침내 보편적 주제로 확장하는 ‘발산’의 글쓰기, 거대 담론을 자기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사적 체험으로 치환하는 ‘수렴’의 글쓰기 사이를 능란하게 오간다. 그래서 그의 책은 언제나 에세이서와 사회과학서 그 중간쯤에 느긋하게 자리한다. 이것이 가능한 또 다른 이유는 그의 글이 치밀한 취재와 조사에 기반한 탄탄한 논지, 복잡한 단서들을 새로운 감각으로 분류하고 엮어 가는 섬세한 통찰력, 서정적인 문장과 생동하는 서사가 돋보이는 특유의 문학성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가 스스로를 ‘논픽션 작가’로 정체화하며, 고유한 자기 스타일을 완전히 구축했음을 드러낸 수려한 신호탄이다. “동물과 함께하는 일상을 생각하게” 해준 피피와 “동물에게 빚지고 있는 것을 생각하게” 해준 미코에 대해 말할 때는 진솔하게 감정을 드러낸다. 제각기 다른 자리에서 저마다 자기 주장을 펼치는 인물들의 목소리는 그 억양까지 느껴질 만큼 날 것 그대로 담아낸다. 하나의 주제를 향해 가는 길목에는 집요하다 싶을 만큼 여러 겹의 근거를 촘촘히 쌓아간다. 그러다 결론을 내리는 순간, 더없이 단호해진다. 무엇보다 이 책이 빛나는 것은, 너무나 가슴 아파 쉽사리 꺼내기 힘든 ‘버려진 개’란 주제를 정면에서 마주하기로 결심한 그의 용기 덕분일 것이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무구한 존재의 ‘죽음’을 지켜보는 것은 결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그 용기에 공명한 수많은 이들이 이 책을 한 뜻으로 추천하는 것일 테다. 버려진 개들과 고통받는 모든 존재를 위해, 더 큰 사랑을 결단하기 위해, 이 책을 펼칠 용기를 낼 때이다. |
누군가 내게 대한민국의 모든 가정에 보급할 책 한 권을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없이 이 책을 고를 것이다. 한글을 읽을 줄 아는 모든 사람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보이지 않던 세계를 보게 되면 좋겠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눈동자에 우리가 딛고 선 그림자의 세계가 고스란히 되비친다. 비로소 그 눈동자를 들여다보게 만든, 내 삶을 바꿔놓은 책이다. - 김하나 (작가, <여자 둘이 토크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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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묵묵히 지키고 견디는 선한 존재들을 알린다. 변화는 인식에서 시작된다. 그 변화의 앞 열에서 나지막이 목소리를 내는 이 책이 부디 조금 더 많은 이들에게 인식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이제는 선한 존재들이 그만 아파했으면 좋겠다. - 박정민 (배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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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랑받는 동시에 가장 처참하게 취급되는 개들의 현실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전달한다. 책의 많은 부분에서 거듭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깊이 있는 법 지식과 통찰력에도 감탄하게 된다. 이번 개정판이 나오기까지 5년 동안 우리 사회의 동물법은 약간의 변화를 경험했으나, 생명을 물건 취급하는 현실은 여전히 꿈쩍 않고 있다. 가장 절실한 ‘시스템의 변화’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물음을 던지는 책이다. - 박주연 (동물권 전문 변호사, 『물건이 아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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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랑하는 개를 떠나보낸 이후, 동물이 죽는 영화나 책을 읽지 못했다. 그런데, 여기 자신의 개를 잃었기 때문에 기꺼이 다른 개들이 처한 참혹한 불행을 직시하고 고발하기로 결심한 사람이 있다. 그런 용기는 얼마나 놀랍고 아름다운가. 고통을 함께 느끼고 그것을 적확한 언어로 바꾸는 작가의 글을 읽으며 나는 사랑이 능동적 행위라는 것을 배웠다. 당신이 개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 책을 읽기를 바란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작가의 첫 반려견 피피가 심은 사랑의 씨앗이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 백수린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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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망설였지만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을 읽고 나서는 그렇다고 답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만큼 나를 건드리고 변화시킨 책도 드물다. 그래서 나는 믿는다. 이 책은 독자 개개인을 더 용감하고 더 사랑하는 존재로 살아가게 할 것이며, 동물에 관한 법적?제도적 변화에 분명한 힘을 보탤 것이라고. 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느냐고 묻는 이들에게 단 한 권의 책을 추천해야 한다면 나는 이 책을 선택하겠다. - 최은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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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을 처음 만났다. “새끼 빼는 기계”가 된 개들과 번식장, 모든 개가 거래되는 경매장, “버려진 개들의 마지막 정거장”인 보호소, 살아서는 나갈 수 없는 개농장과 도살장. 실상은 너무나 참혹했다. 하재영 작가는 대한민국에서 ‘개’로 태어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면서,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묻는다. 삶의 많은 부분을 동물의 희생에 기대고 있는 우리에게 동물은 과연 어떤 존재이며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하고. 이 책이 널리 읽혀, ‘사람’과 ‘동물’을 가르는 이분법적 잣대가 아니라 ‘생명윤리’를 우선시하는 사회가 되기를, 나아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에 대한 비문명적 태도가 사라지기를 바란다. - 한정애 (국회의원, 전 환경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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