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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아 만든 천국
심너울
래빗홀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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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허무한 매혈기
내게 주어져 마땅한 힘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라면
가족을 찾아서
핏빛 귀환

작가의 말

저자 소개1

1994년 마산에서 태어났고, 서강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2018년 서교예술실험센터 ‘같이, 가치’ 프로젝트에서 단편소설 〈정적〉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꿈만 꾸는 게 더 나았어요』, 중편소설 『이런, 우리 엄마가 우주선을 유괴했어요』, 장편소설 『우리가 오르지 못할 방주』, 산문집 『오늘은 또 무슨 헛소리를 써볼까』가 있다. 〈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로 2019년 SF어워드 중단편 부문 대상과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 필름 마켓 토리코믹스어워드를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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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3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348g | 134*200*17mm
ISBN13
9791168341760

책 속으로

허무한의 능력은 세상을 바꾼 가장 위대한 마법사들에게 필적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도, 그는 세상에서 마력을 가진 몇 안 되는 사람들 중에서도 특출나게 뛰어난 힘을 가지고 있었다.
--- p.11 「허무한 매혈기」중에서

“날 때부터 마력이 없는 게 더 나았을 거예요. 그럼 괜히 아빠가 기대하지도 않았을 테고. 별 의미도 없는 사교육에 그렇게 올인할 이유도 없었고요. 저는 날개를 달고 태어난 우물 안의 개구리였어요. 날개가 없었으면 행복했을 텐데.”
--- p.67 「허무한 매혈기」중에서

야구만큼 육체 능력, 정신 능력, 그리고 마법 능력이 조화롭게 필요한 운동 종목은 없다고도 혹자는 말한다. (...) 임현채는 강산이 오른쪽으로 휘는 변화구를 던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변화구는 직구보다 느리지만 변화무쌍하게 움직인다. 그 궤도를 예측하기 위해서, 임현채는 예지 마법을 시전한다. 특정한 조건을 가정한다면, 임현채는 공이 어떻게 움직일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물론 그가 강산의 의도를 꿰뚫고 있다면 말이지만…….
--- pp.84-85 「내게 주어져 마땅한 힘」중에서

“준아, 난 운동선수야. 내가 너한테 역장을 받아서 마력이 세지면, 그건 도핑이나 다를 게 없지 않아?”
“아냐. 토미 존 수술을 생각해봐…….”
토미 존 수술은 손상된 팔꿈치의 인대를 다른 부위의 힘줄로 바꾸는 수술이다. 꽤 많은 야구 선수가 팔꿈치 부상을 입었을 때 그 수술을 받곤 한다.
--- p.98 「내게 주어져 마땅한 힘」중에서

“뭐 그럭저럭. 사실 별건 아니고. 피를 찾으러 왔어.”
이주영의 대답을 들은 서지현은 더욱 의아해졌다.
“피?”
“응. 내 동생 역장. 여기서 뺏어 갔다고 들었거든.”
--- p.162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라면」중에서

김혜정은 Z-급의 반마력을 타고났다. 일반적으로 반마력은 불편한 특성이다. 반마력 사용자들은 마법공학 기술이 적용된 물건을 사용하기 힘들다. 반마력이 마법 에너지를 지워버리기 때문에. 그래서 김혜정은 내연기관으로 움직이는 오래된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사람들이 반마력을 불길한 힘으로 여기고 꺼린다는 사실이다. 가까이 가기만 해도 자신의 몸속에 있는 힘이 억제되는 게 느껴지니까.

--- p.199 「가족을 찾아서」중에서

출판사 리뷰

“저는 날개를 달고 태어난 우물 안의 개구리였어요”

현실보다 더 리얼한 판타지
심너울의 21세기 마법 사회 풍속도

인간 본성은 수천 년 전이나 수천 년 후나 비슷할 거라고 생각해요. 과학기술의 발전과 상관 없이, 인간을 개조하지 않는 이상 그 본성은 그대로 있을 거라고요. 그걸 좀 포착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추잡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추잡한 본성을 가지고 대단한 일을 하기도 하고요. 누군가는 변하기도 하죠. 그런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심너울 작가 인터뷰,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라로 당신을 데려갈게요〉)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등을 선보이며 MZ세대의 대표 소설가 중 한 명이자 한국 SF의 새 물결을 일으킨 작가 심너울의 신작 장편소설 《갈아 만든 천국》(래빗홀, 2024)이 출간되었다. 2019년 한국SF어워드 대상을 수상하며 “SF 팬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작품”, “미시적인 동시대성과 규모 큰 SF 테마를 한데 버무린 ‘판교 소설’로서 특유의 풍미가 일품”, “마법과 구분되지 않는 과학이 손안의 도구인 동시대의 한국을 배경으로 이런 이야기를 자아낼 수 있었다는 점이 놀랍다”는 평을 받았던 그는 같은 해 부산국제영화제 토리코믹스어워드를 수상하고 시나리오 작업 또한 병행해왔다.

작가가 첫 장편 《우리가 오르지 못할 방주》에서 은폐된 노예 노동 없이는 지속이 불가능한 현대 사회를 신격화된 잉태인과 도구화된 배양인의 구도로 풀어냈다면, 두 번째 장편인 이 책에서도 같은 문제에 천착하여 자본화된 마법 사회라는 환상소설의 렌즈를 통해 끝내 가닿을 수 없는 상승과 성공을 미끼로 끝없는 희생을 요구받는 평범한 사람들의 고통과 좌절에 주목한다. 21세기 한국에 마법이 존재한다면,이라는 상상에서 시작된 이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가장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루며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할 인간된 권리마저 쉽게 지워버리는 피라미드 감옥에서 벗어나고 싶은 모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A급 마법사든 지독한 연습벌레든 금수저가 다 이기는데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영혼까지 갈아 넣으라고?

평생 아무것도 못 이룰 새끼. 20대가 끝나기 직전에 뭐라도 해보나 싶었지만, 결국 끝까지 거품뿐인 새끼. 먹튀. 먹튀. 그게 임현채의 삶을 설명하는 칭호가 될 터였다. 아니, 사람들이 임현채라는 선수가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나 할지 그는 의심스러웠다. 역장을 이식받기 전까지는, 그래도 임현채는 자기가 잊힐 거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는 인생의 전성기를 맞을 생각에 들떠 있었다. 이제 임현채는 그 끔찍한 미래를 결코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내게 주어져 마땅한 힘〉, p. 138)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소설은 ‘무한’ ‘현채’ ‘지현’ ‘혜정’ 그리고 다시 ‘무한’으로 초점 인물이 바뀌며 하나의 추출된 역장이 여러 인물에게 옮겨 가며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을 다룬다.

경상남도 창원 변두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평범한 부모 밑에서 A?급 마력을 갖고 태어난 ‘무한’은 “부모 대에서 발현되지 않은 마법적 성질을 담고 있는 유전자가 허무한에게서 합쳐져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다”고밖에 설명될 수 없는, 태생부터 남다른 인물이다. 집안의 자원을 쏟아부어 사교육을 받고 여기에 본인의 능력을 더해 모두가 선망하는 S대학교 응용마법학과에 입학한다. 그러나 학과에는 마력보다도 해외 연수와 문화적 소양 등 자신은 경험해보지 못한 다른 조건들을 겸비한 동기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상류 문화에 뼈저린 열등감을 느낀다. “21세기 대한민국의 귀족”이라 불리는 동기 서지현에게 대책 없이 빠져들게 된 그가 자기 힘의 근원을 팔아서라도 큰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마력 중에서도 특별히 강한 그의 역장이 추출되어 긴 여정을 시작한다.

수록된 다섯 파트 중 〈허무한 매혈기〉, 〈내게 주어져 마땅한 힘〉, 〈가족을 찾아서〉는 교보문고 플랫폼 ‘창작의 날씨’에 2023년 2월부터 약 3개월간 연작소설 형태로 연재되었고, 〈핏빛 귀환〉의 일부도 에필로그 형식으로 소개되었다. 이후 이야기 사이의 연결고리가 더 강화되고 서지현의 성장과 변화의 서사로 주체적인 여성 인물들의 활약이 도드라지면서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로 재탄생한 것이 이 소설이다.

《갈아 만든 천국》은 날카로운 유머와 안타까운 로맨스, 긴장감 넘치는 스릴까지 겸비해 읽기 시작하면 어느새 마지막 책장에 도착하게 하는 마법 같은 흡입력을 가진 동시에, 모두를 제치고 날아오르려 버둥거리지만 늘 멀리 못 가 천장에 부딪히고 말았던 모든 이에게 가혹한 새장을 깨고 나오는 법에 관해 생각하게 한다.

추천평

위험하지만 매혹적인 보랏빛 마력 혈장의 세계에서 우리가 맞닥뜨리게 될 인간의 본성은 어떤 색일까. 피로 쓰인 이야기 속에 그 답이 있다. - 박서련 (소설가)
숨 가쁘게 휘몰아치는 이야기를 허겁지겁 따라가고 난 뒤엔 분명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들의 선택이 정말 최선이었을까, 나라면 어땠을까 하고. 그것은 내가 생각하는 재미있는 소설의 조건이기도 하다. - 이유리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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