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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사람들 1 - 서시 / 땅의 사람들 2 - 침묵 속에서 / 땅의 사람들 3 - 팔레스티나의 영가 / 땅의 사람들 4 - 쿼바디스 도미네 / 땅의 사람들 5 - 떠도는 자유에게 / 땅의 사람들 6 - 봄비 / 땅의 사람들 7 - 호산나,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 땅의 사람들 8 - 어머니, 나의 어머니 / 땅의 사람들 9 - 사랑 / 땅의 사람들 10 - 젊은 날의 꿈 / 땅의 사람들 11 - 흔들리는 터전 / 땅의 사람들 12 - 그대 봉분 위에 민주깃발 꽂으니 / 땅의 사람들 13 - 강물이여, 사람의 강이여 / 땅의 사람들 14 - 남도행 / 땅의 사람들 15 - 장공 김재준 2. 지리산의 봄 1 - 뱀사골에서 쓴 편지 / 지리산의 봄 2 - 반야봉 부근에서의 일박 / 지리산의 봄 3 - 연하천 가는 길 / 지리산의 봄 4 - 세석고원을 넘으며 / 지리산의 봄 5 - 백제와 신라의 옛장터목에서 / 지리산의 봄 6 - 천왕봉 연가 / 지리산의 봄 7 - 온누리 봄을 위해 부르는 노래 / 지리산의 봄 8 - 백무동 하산길 / 지리산의 봄 9 - 물소리, 바람 소리 / 지리산의 봄 10 - 달궁 가는 길 3. 천둥벌거숭이 노래 1 / 천둥벌거숭이 노래 2 / 천둥벌거숭이 노래 3 / 천둥벌거숭이 노래 4 / 천둥벌거숭이 노래 5 / 천둥벌거숭이 노래 6 / 천둥벌거숭이 노래 7 / 천둥벌거숭이 노래 8 / 천둥벌거숭이 노래 9 / 천둥벌거숭이 노래 10 4. 즈믄 가람 걸린 달하 - 여성사 연구 1 / 반지뽑기부인회 취지문 - 여성사 연구 2 / 남자현의 무명지 - 여성사 연구 3 / 매맞는 하느님 - 여성사 연구 4 / 우리 동네 구자명씨 - 여성사 연구 5 / 위기의 여자 - 여성사 연구 6 / 자유와 해방에 대한 구속영장 - 이천만 여성의 저항의 횃불 권인숙에게 / 우리 봇물을 트자 / 우리 깊고 아득한 강을 이루자 / 그대 흘러 큰 강물 이루리니 / 새로운 터전을 지키는 우리의 성처녀들이여 5. 강물 - 편지 1 / 부재 - 편지 2 / 이별 - 편지 3 / 소외 - 편지 4 / 빛 - 편지 5 / 고백 - 편지 6 / 오늘 같은 날 - 편지 7 / 가을을 보내며 - 편지 8 / 너를 내 가슴에 품고 있으면 - 편지9 /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편지 10 / 내 슬픔 저러하다 이름했습니다 - 편지 11 / 겨울 노래 - 편지 12 6. 부음 / 수의를 입히며 / 하관 / 비문 / 유채꽃밭을 지나며 / 탈상 / 집 해설 : 갈망하는 자의 슬픔과 기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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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바람이 되고 싶은 날이 있지요
무한천공 허공에 홀로 떠서 허공의 빛깔로 비산비야 떠돌다가 협곡의 바위틈에 잠들기도 하고 들국 위의 햇살에 섞이기도 하고 낙락장송 그늘에서 휘파람을 불다가 시골 학교 운동회날, 만국기 흔드는 선들바람이거나 원귀들 호리는 거문고 가락이 되어 시월 향제 들판에 흘렀으면 하지요 장작불이 되고 싶은 날이 있지요 아득한 길목의 실개천이 되었다가 눈부신 슬픔의 강물도 되었다가 저승 같은 추위가 온 땅에 넘치는 날 얼음장 밑으로 흘러들어가 어둡고 외로운 당신 가슴에 한 삼백 년 꺼지잖을 불꽃으로 피엇다가 사랑의 '사리'로 죽었으면 하지요 --- p.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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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에서 섬진강 허리를 지나며
갈대밭에 엎드린 남서풍 너머로 번뜩이며 일어서는 빛을 보았습니다 그 빛 한 자락이 다라와 나의 갈비뼈 사이에 흐르는 축축한 외로움을 들추고 산목련 한 송이 터뜨려놓습니다 온몸을 싹고도는 이 서늘한 향기, 뱀사골 산정에 프르게 걸린 뒤 오월의 찬란한 햇빛이 슬픈 깃털을 일으켜세우며 신록 사이로 길게 내려와 그대에게 가는 길을 열어줍니다 아득한 능선에 서계시는 그대여 우르르우르르 우레 소리로 골짜기를 넘어가는 그대여 앞서가는 그대 따라 협곡을 오르면 삼십 년 벗지 못한 끈끈한 어둠이 거대한 여울에 파랗게 씻겨내리고 육천 매듭 풀려나간 모세혈관에서 철철 샘물이 흐르고 더웁게 달궈진 살과 뼈 사이 확 만개한 오랑캐꽃 웃음 소리 아름다운 그대 되어 산을 넘어갑니다 구름처럼 바람처럼 승천합니다 --- pp.37-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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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목을 길게 뽑 두 눈을 깊게 뜨고 저 가슴 밑바닥에 고여 있는 저음으로 첼로를 켜며 비장한 잠의 첼로를 켜며 두 팔 가득 넘치는 외로움 너머로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너를 향한 그다림이 불이 되는 날 나는 다시 바람으로 떠올라 그 불 다 사그라질 때까지 어두운 들과 산굽이 떠돌며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떠오르는 법을 익혔다 네가 태양으로 떠오르는 아침이면 나는 원목으로 언덕 위에 쓰러져 따스한 햇빛을 덮고 누웠고 달력 속에서 뚝, 뚝, 꽃잎 떨어지는 날이면 바람은 너의 숨결을 몰고 와 측백의 어린 가지를 키웠다 그만큼 어디선가 희망이 자라오르고 무심히 저무는 시간 속에서 누군가 내 이름을 호명하는 밤, 나는 너에게 가까이 가기 위하여 빗장 밖으로 사다리를 내렸다 수없는 나날이 셔터 속으로 사라졌다 내가 꿈의 현상소에 당도했을 때 오오 그러나 너는 그 어느 곳에서도 부재중이었다 달빛 아래서나 가로수 밑에서 불쑥불쑥 다가왔다가 이내 바람으로 흩어지는 너,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pp.115-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