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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no Inoue,いのうえ あれの,井上 荒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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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지어서 밥통으로 옮긴 밥은 아직 약간 따듯했다. 뜨겁지 않은 탓에 맛있는 밥 냄새가 두드러졌다. 게다가 희미하게 금목서 향도 났다. 이웃 어딘가에 심어져 있을 것이다. 여름 기운이 완전히 사라진 서늘한 가을 공기는 열어둔 가게 문을 통해 주방 안까지 들어왔다.
이거 알아. 이쿠코는 생각했다. 약간 따뜻한 밥, 금목서, 그리고 옆에서 두서없는 얘기를 하고 있는 누군가. 현기증처럼 밀려오는 기억을 막기 위해, 무심결에 “아아”하는 소리를 흘렸다.---p. 17 코코는 요리를 할 줄 알아서 다행이라고 절실히 생각했다. 요리를 할 줄 알게 된 것은---p.아니, 요리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p.시로야마 덕분이겠지만. 혹은 먹는 것을 좋아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결국, 생물이어서 다행이다. 아무리 슬프고 힘들어도 먹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으니까. 뭔가를 먹기 위해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니까. 그러나 생물이어도 달팽이나 파리였다면 슬프지도 힘들지도 않았을 테지. 코코는 그렇게 생각하며 으하하하하하 웃었다. 그 소리는 아침의 주방 안을 회전초처럼 굴러갔다. ---p. 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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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새콤 쌉싸름한 인생의 맛
귀엽고 씩씩한 아줌마들의 요리로 펼쳐지다 시부야까지 10분, 그러나 사철 완행밖에 서지 않는 도쿄 근교의 작은 마을에 단 하나 있는 소박한 상점가에는 ‘코코야’라는 이름의 반찬 가게가 있다. 정성껏 지은 밥에 갖가지 소박하고 맛깔난 반찬들을 매일 엄선해서 판다. 사장은 코코라는 60대 초반의 여성. 그리고 11년 전 개업 당시부터 함께 일한 마쓰코와, 이쿠코라는 최연장자이지만 신입인 점원이 함께하고 있다. 그야말로 아줌마들(누군가에게는 할머니들)의 반찬 가게인 셈이다. 이 가게를 이끌어가는 세 사람에겐 살아온 세월이 세월인 만큼 웬만한 대하소설 분량의 사연들이 있다. 코코는 전남편이 이혼한 지 벌써 8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 전남편을 의지하고 싶어 한다. 마쓰코는 소꿉친구였던 연하의 첫사랑에게 알 수 없는 이유로 버림받아, 30년이 넘도록 잊지 못한 채 홀로 살고 있다. 이쿠코는 옛날에 어린 아들을 잃은 후 줄곧 원망해온 남편이 반년 전 죽어서, 깊은 죄책감과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나이를 먹고 슬픈 경험을 했어도 그들은 정체되어 있지 않다. 햅쌀이 나는 가을부터, 어묵 탕 나누어 먹는 겨울, 모시조개의 봄, 옥수수의 여름, 그리고 다시 가을까지 사계절을 보내며 그들은 변화해간다. 제철 요리, 추억이 담긴 요리를 부지런히 만들고 열심히 먹으면서 60년의 세월 동안 가슴 깊이 고여 있던 슬픔을 조금씩 조금씩 흘려보내고 새로운 감정과 새로운 맛으로 그 빈 곳을 채워가는 것이다. 이노우에 아레노는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문체, 어렵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삶의 진실을 전달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인다. 특히 나오키상 수상 당시 “문장이라는 피로 문학의 몸을 다시 숨 쉬게 만들었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정교하면서 아름다운 글 솜씨가 돋보이는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특유의 유려한 문장으로 나이 든 여인들의 이야기를 그려냄으로써, 만남과 헤어짐이 교차하는 ‘삶’ 자체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준다. 서평마다 ‘너무 맛있어 보여서 따라해보았다’는 말이 빠지지 않을 정도로 맛깔난 묘사, 식욕만큼이나 인생에 대한 의욕도 충만하게 만들어주는 따스한 시선까지 무엇 하나 부족함 없는 만찬 같은 소설이다. 해외 주요 서평 세월을 넘어서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그녀들이 눈부시다. 음식을 만드는 것, 먹는 것, 그리고 두발로 굳건히 시간을 디디며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조용하면서도 나직한 목소리로 말하는 소설. - 마이니치 신문 ‘인생의 맛’을 반찬가게의 일상을 통해 그려낸다. 우리들의 인생에 끝은 없다, 여전히 앞으로도 미래가 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소설. - 일본경제신문 3인 3색의 인생이 신선한 제철 식재료로 만든 요리와 함께 펼쳐진다. 화려한 요리들에 비해 평소에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던 소박한 반찬들에 신맛, 단맛 다 맛본 인생의 양념이 적절하게 배어 있다. - 류큐 신보 교묘하게 그리고 대담하게 소설의 진수를 보여준다. - 에쿠니 가오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