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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다르는 물 길으러 나선 마을 여성들을 볼 때마다
가까이 있는 나무로 달려가 두 팔로 나무를 꼭 안았어요. 마치 엄마를 안는 것처럼요. --- p.9 공장 사람들은 땅속에 있는 대리석을 캐내려고 흙을 마구 파헤쳤어요. 쓰레기는 여기저기 아무데나 버렸고요. 시간이 갈수록 마을 주변 땅이 점점 더 메마르면서 쩍쩍 갈라졌고, 어떤 농사도 지을 수 없게 되었어요. --- p.12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기를 바랐어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모두요. 아이들이 농사일과 물 긷는 일로 어린 시절을 다 보내지 않기를 원했어요. 대리석을 마구 캐느라 거칠어진 땅도 다시 기름진 땅으로 되돌리고 싶었어요. --- p.15 “우리 마을에 여자아이가 태어날 때마다 나무 111그루를 심어 환영해 줍시다.” --- p.18 순다르는 마을에서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를 대신해 자신이 직접 그 아이의 이름으로 나무를 심어주겠다고 제안했어요. 부모가 딸을 학교에 보내고, 열여덟 살이 될 때까지 결혼을 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한다면 말이죠 --- p.20 이제 마을 여자들은 물을 길으러 몇 시간씩 걷지 않아도 되었어요. 풍부한 과일들로 아이들은 굶지 않아도 되었고요. 나무 덕분에 마을 사람들 삶이 더 좋아졌어요. --- p.25 해마다 여름이 끝날 때쯤이면 여자아이들은 나무에 신성한 실을 묶어요. 그러면서 나무와 맺어진 끈끈한 정을 계속해서 이어가지요. --- p.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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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여름이 끝날 때쯤이면 여자아이들은 나무에 신성한 실을 묶어요. 그러면서 나무와 맺어진 끈끈한 정을 계속해서 이어가지요.”
아픔과 절망 속에서 길어올린 희망 순다르는 어린 나이에 엄마를 잃었어요. 아빠는 순다르가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존중하도록 길렀어요. 순다르는 딸들이 태어났을 때 왜 주변 사람들이 여자아이보다 남자아이를 더 좋아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순다르가 안타깝게도 딸을 잃었을 때, 그때부터 순다르는 자신의 생각을 마을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순다르가 사는 곳은 인도 라자스탄 지역의 피플란트리 마을이에요. 근처에 있는 아시아 최대의 대리석 공장에서 나무를 모두 베어 없애고 대리석을 캐는 과정에서 땅이 얼마나 망가지는지 순다르는 직접 목격했어요. 나무가 없어진 마을에는 물도 서서히 없어졌어요. 마을 촌장이 된 순다르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었지요. 1년 뒤 순다르의 딸이 세상을 떠났어요. 순다르는 슬픔 속에서 문득 딸과 함께한 기억들을 나무와 함께 심어 딸을 오랫동안 기리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순다르는 막대기로 땅바닥에 선을 세 개 그었어요. 중요한 문제 세 가지, 바로 딸과 나무 그리고 물! 마법의 숫자 111은 그렇게 생겨났어요. 나무 111그루의 힘! 순다르는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나무 111그루를 심어 축하해 주자고 사람들을 설득했어요. 사람들은 당황했고 반대했어요. 여자아이를 존중해 주는 건 지금까지 내려온 관습과 믿음을 뒤엎는 일이거든요. 농경 사회인 인도는 농사짓는 남자를 더 소중하게 여겼어요. 아들이 태어나면 모두가 기뻐하며 축하해 주었지요. 반대로 딸이 태어나면 크게 실망했어요. 결혼할 때 신랑 가족에게 지참금이란 돈을 마련해줘야 했으니까요. 형편이 좋지 않은 집들은 딸을 학교에 보내지도 않았어요. 열 살이 넘으면 일찍 결혼을 시키기도 했지요. 마을 사람들 반대에도 순다르는 좀처럼 포기하지 않았어요. 순다르는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마을 사람들은 2만 1천 루피(우리 돈 34만 원 정도)를 모으고, 여자아이 가족은 1만 루피(16만 원)를 내자고 제안했어요. 이 돈은 18년 동안 투자한 뒤 그 여자아이의 교육비나 결혼 비용으로 쓰자고 했지요. 순다르는 피플란트리 마을에서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그 가족에게 가서 서류에 서명해 달라고 부탁했어요. 딸을 학교에 보내고, 딸이 법적으로 성인으로 인정받는 열여덟 살이 될 때까지 결혼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서류에 말이에요. 그리고 나무 111그루를 심어 아이와 함께 잘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드디어 사람들이 조금씩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어요. 여성과 나무와 물의 관계 대리석 공장이 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땅을 파헤쳐 대리석을 캐내면서 마을에는 숲이 없어졌어요. 숲이 없어지자 물도 없어지기 시작했어요. 피플란트리 마을 여성들은 물을 길러 먼 곳에 있는 우물까지 걸어다녀야 했어요. 마을 사람들은 점점 더 가난해졌고, 가난한 집에선 여자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 없었지요. 이 이야기는 인도의 작은 마을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에요. 세계 곳곳에서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에요. 오늘날에는 25만 그루도 넘는 나무들이 피플란트리를 메우고 있어요. 메말랐던 땅은 기름진 땅으로 바뀌었고, 새와 동물들이 돌아오고 흙집들은 벽돌집으로 바뀌었어요. 깨끗하게 잘 닦인 길에는 가로등이 세워졌고요. 나무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마을 사람들은 천연 흰개미 퇴치제인 알로에베라를 나무 주변에 심었어요. 마을 여성들은 알로에베라로 천연 주스와 연고를 만들어 팔기 시작하며 생게를 꾸릴 수 있는 길도 만들었어요. 물론 물은 마을 사람 모두가 쓰고도 남을 만큼 풍부해졌지요. 이것이 바로 에코페미니즘! 자연환경에 관심이 많나요? 친환경적으로 살고 싶나요? 남자와 여자가 동등하게 대우받았으면 하나요?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소중히 대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위의 질문들에 ‘네.’라고 대답했다면, 여러분은 이미 에코페미니스트예요. 순다르 아저씨는 에코페미니즘을 앞정서서 알린 개척자이자 지금까지도 열심히 하는 활동가예요. 에코페미니즘이란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믿는 페미니즘과 환경 보호를 연결한 운동이지요. 순다르는 딸(여성)과 물, 나무가 서로 신성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굳게 믿어요. 이들 사이의 관계가 끈끈해지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잘 보여주는 책이 바로 《축복 나무 111그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