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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지침
지상 최후의 농담 괴벨스 극장 전선의 고향 분장실 청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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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읽은 국민들은 진실을 감춘 권력에 분노할 것이고
진실을 감춘 권력자들은 진실을 밝힌 장본인들에게 분노할 것이다.” --- 「보도지침」중에서 기평 마지막으로 할 말은? 을식 빨리 쏴. 같이 술 한잔하게. 기평 말도 안 돼. 내가 쏘면 너는 눈을 감을 텐데 어떻게 같이 한잔을 하지? 을식 이게 바로 농담이라는 거야. 기평 아, 그런게 농감이구나. 너무 웃긴데. 그나저나 좀 미안하군. 이렇게 웃기는 친구를 쏴야 한다니. 근데 왜 웃고 있는 거야? 을식 애들은 아주 쑥쑥 자라거든. 자네 총알이 내 몸에 도착하는 순간까지도 내 딸은 자라고 있을 거야. 눈 감기 직전에 내 딸을 부를 건데 아가라고 불러야할지 따님이라고 불러야 할지 고민이 돼서. 그 생각을 하니까 웃음이 나네. 기평 이야, 아주 행복한 고민이로군. 근데 아마 부르지 못할 거야. 봐봐. 총소리가 난다. 기평 총알이 생각보다 빠르거든. 기평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 「지상 최후의 농담」중에서 진실은 거짓의 불구대천지원수다. 고로 진실은 국가의 가장 큰 적이다 --- 「괴벨스 극장」중에서 기갈 팽팽하면 안 되는데. 애매한데. 한쪽이 확 이겨버려야 우리가 편한데. 지난번 전쟁 때 이것들이 팽팽해서 우리가 얼마나 고생했나. 밀었다 밀렸다 하면서 번갈아 가면서 마을에 드나들었지. 이쪽 편은 저쪽 편들었다고 처리해버리고, 저쪽 편은 이쪽 편들었다고 처리해버리고. 쳐죽일 놈들. --- 「전선의 고향」중에서 용역1 연극이라, 연극이 뭐지. 용역2 난 알아. ‘이 새끼! 연극하고 앉아 있네!’ 할 때 그 연극이야. 뭔가를 가짜로 속이는 게 연극이야. 배우 그래요, 무대 위는 가짜예요. 그런데, 우린 진짜를 말해요. 용역2 씨발, 가짜 위에서 진짜를 말하는 게 말이 돼? 배우 어쩌면 진짜 세상에서 가짜 같은 일이 더 벌어질지도 몰라요. --- 「분장실 청소」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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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희곡을 썼지만, 희곡을 공연으로 만드는 것은 스태프와 배우의 힘입니다. 공연을 만들었지만, 공연이 기억되고 이야기되는 것은 관객의 힘입니다. 첫 번째 희곡집이 나오기까지 10년, 두 번째 희곡집이 나오기까지 5년. 15년의 시간을 스쳐간 스태프와 배우와 관객을 모두 기억하기란 참 힘듭니다. 교정을 위해 한 편 한 편을 살피는 동안, 놀랍게도 천천히 떠올랐습니다. 어떤 생각이, 어떤 희곡을 쓰게 했고, 어떻게 만들어져서, 어떻게 공연되었는지. 어떤 공연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기억으로 남았는지. 그리고 떠오르는 두 마디.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함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더 잘 하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이 책이 고마움의 기록과 미안함의 증거로 남길 바라며. 세 번째 희곡집이 나올 무렵에는, 고마움이 늘어나고 미안함이 줄어들길 기원하며. 이 책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오늘 하루가 조금은 행복하시길 소망하며. 2019년 9월 오세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