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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에서 ∥ 정재완
특집 리뷰: 지방과 지역 사이 당신의 블로그를 파헤쳐 납작한 대전을 만나다 · 『대전은 왜 노잼도시가 되었나』 ∥ 심채경 전라도와 함께 지역 문제를 이해하고 극복하기 · 『전라디언의 굴레』 ∥ 박경섭 산업 수도 울산의 위기와 활로 ·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 ∥ 김주훈 곳곳이 밀양,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이유는? · 『전기, 밀양-서울』 ∥ 하승수 타인의 목소리가 나의 목소리가 될 때 · 『어딘가에는 싸우는 이주여성이 있다』 ∥ 채효정 알고도 못 막는 환상 · 『마을 만들기 환상』 ∥ 윤주선 더 매력적인 지방도시들을 찾아서 · 『지방도시 살생부』 ∥ 양동신 이마고 문디: 이미지로 읽는 세계 유머의 영성: 코엔 형제에서 아키 카우리스마키까지 ∥ 김홍중 디자인 리뷰 공원과 습지: 대구를 기록하는 여성 창작자들의 생태문화운동 ∥ 전가경 북&메이커 또 다른 북페어는 가능할까?: 군산북페어가 출범한다 ∥ 김광철 리뷰 조각조각 꿰매진 ‘그날’의 슬픈 진실 · 『세월호, 다시 쓴 그날의 기록』 ∥ 홍성욱 ‘K-힐링’과 소설의 노스탤지어 · 『불편한 편의점』 ∥ 권보드래 한국에서 과학자란 누구이고, 과학이란 무엇인가? · 『대한민국 과학자의 탄생』 ∥ 유상운 인간은 유전자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 『유전자 지배 사회』 ∥ 정우현 고전의 강 경제학이 끌어낸 보수주의 · 『자본주의와 자유』, 『선택할 자유』 ∥ 김두얼 문학 아카키의 음산함과 바틀비의 창백함, 그리고 잠자의 오묘함 ∥ 김연경 여름, 금사빠의 책장을 대하는 자세 ∥ 하재연 지금 읽고 있습니다 신간 책꽂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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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리단길’이 생기면서 지역 상권을 흥분시켰던 자리에 남은 유산은 무엇일까. 지역재생을 대체해서 자리 잡은 로컬 브랜딩은 중소 도시의 미래를 견인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자신이 자라고 공부한 도시를 벗어나는 것을 소위 성공이라고 여기는 사회는 건강한가.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 국가, 인구가 감소하는 중소 도시, 소멸을 염려하는 시골의 문제는 정말로 심각한가. 도시는 정말 ‘압축’해야 하는 걸까. 대도시의 관점에서만 중소 도시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방의 생산 인구를 대체하는 외국인의 증가는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수많은 질문을 품으며 《서울리뷰오브북스》는 이번 호에서 지역을 다룬 책 일곱 권을 살펴보았다.
―정재완 「편집실에서」, 2-3쪽 성심당을 향해 돌진하는 사람들은 대전의 구석구석을 탐험하지 않고, 오래된 도시가 품고 있는 역사를 탐색하지도 않는다. 새로운 장소에서 자신만의 재미를 찾거나 다르게 보이는 공간의 사연을 묻지 않는다. 그래서 대전은 재미도 없 고 의미도 없다. 공간이 지닌 기억과 감정, 그 속의 물질과 사람들의 특성, 그 모두를 복합적으로 느끼는 총체적인 경험을 장소성(‘sense of place’ 또는 ‘placeness’)이라 할 때, 성심당과 코레일이 약간의 돈을 버는 동안 대전은 장소성을 잃었다. ―심채경 「당신의 블로그를 파헤쳐 납작한 대전을 만나다」, 18쪽 『전라디언의 굴레』는 지역 차별, 호남 문제이자 모든 지역의 문제인 지역 경제의 저발전 구조, 특정 정당의 지배적 정치 체제와 관련된 중요한 질문들을 담고 있다. 아마도 반쯤은 내부자일 글쓴이는 지역이 자신만의 언어와 논리로 자생적 발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전라디언의 굴레』에서 글쓴이는 내부자의 언어보다는 외부자와 관리자의 시점에서 경제 성장과 경쟁이라는 언어에 의존하고 있다. 그리고 『전라디언의 굴레』는 전라디언을 산업화의 희생양으로 묘사하면서 내부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간과하고 있다. ―박경섭 「전라도와 함께 지역 문제를 이해하고 극복하기」, 39쪽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울산은 1인당 소득에서 서울을 제치고 전국 최고였다. 그리고 이 시기는 대략 중국과 교역이 활성화된, 이른바 중국 특수 시기와 일치한다. 그러니까 울산 경제의 호황은 중국의 산업화와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중국이 개발도상국 수준이던 시절에는 산업화에 필요한 부품·소재·장비를 해외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선진국에 비해 가성비가 좋았던 한국은 그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그중에서도 주력 산업의 비중이 높았던 울산이 가장 큰 혜택을 누렸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2010년대에 들어 중국과 미국 간 갈등이 첨예해지기 시작하고, 그와 함께 중국의 산업 기술이 축적되어 수입에 의존하던 부품·소재·장비를 자체 조달하는 비중이 계속 높아지기 시작했다. 울산 경제가 침체되기 시작한 첫 번째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김주훈 「산업 수도 울산의 위기와 활로」, 47쪽 도시로 전기를 보내기 위한 발전소와 송전선이 농촌·어촌·산촌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도 농촌·어촌·산촌으로 밀려들고 있다. 발전원은 바뀌어도, 도시와 공장으로 전기를 보내기 위해 시골 사람들은 희생을 감수하라는 것은 똑같다. 도시로 보내는 것은 전기만이 아니다. 도시에서 벌어지는 각종 공사에 필요한 토석을 채취하는 곳도 농촌이다. 그로 인해 주민들은 수십 년간 소음, 진동, 분진에 시달려 왔다. 공장과 도시에서 배출되는 산업 폐기물 처리 시설이 밀려드는 곳도 농촌이다. 전기는 도시로 보내주고, 쓰레기는 농촌이 받아들이라는 식이다. ―하승수 「곳곳이 밀양,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이유는?」, 55-56쪽 국가 간 이주, 국제 이동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국가들 안에서 내부 이주 양상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나는 강원도 인제에 살면서 최근 몇 년간 내부 이주의 양상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농촌에서 살 수 없어 도시로 일자리를 찾으러 가지만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도시 생활의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지역 소멸의 위기에 처한 고향도 별 뾰족한 수가 없어 다시 다른 곳으로 떠나고, 다시 돌아오는 이 행로를 반복하는 ‘핑퐁 이주’가 해가 갈수록 점점 더 많이 늘고 있다. 신자유주의화가 불러온 노동계급의 파편화, 고립화, 내부 난민화는 국내 노동자의 상황을 이주노동자와 점점 유사하게 만들었다. ―채효정 「타인의 목소리가 나의 목소리가 될 때」, 74-75쪽 답답해도 답은 지역 안에서 찾아야 한다. 지역재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멋진 건물을 세우는 것도 화려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아닌 지역에 뿌리내린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지역에 뿌리내린 인재에게 기획과 운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주는 일에 투자해야 한다. 모든 결정을 ‘잘난’ 혹은 ‘잘나 보이는’ 외지 유명 인사, 유력 업체에게 맡기는 일이 반복되면 지역재생은 불가능해진다. 당장은 외지 업체에 비해 부족해 보여도 계속 기회를 주어 지역 팀을 성장시키는 것이 지역재생에 가장 중요한 중심점이다. ―윤주선 「알고도 못 막는 환상」, 86쪽 확실한 것은, 현재의 상태는 평형이 아니라 불안정의 상태라는 점이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수도권 주민의 평균 출퇴근 시간은 140분이라는 통계가 있다. 하루의 10퍼센트 이상을 온전히 출퇴근에만 사용해야 하는 생활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수도권 과밀화에 대한 해결책은 우리 사회에 필요한 과제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욱더 매력적인 지방도시들이 많아져야 할 것이다. ―양동신 「더 매력적인 지방도시들을 찾아서」, 102쪽 카우리스마키의 인물들이 머무는 영역이 바로 유머와 죽음 충동이 교차하는 기묘한 세계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저들은 불행에 타격을 입지 않는다. 두드려 맞고, 칼에 찔리고, 강도를 당해, 병원에 가도, 다시 살아난다. 본질적인 것은 손상되지 않는다. 실패, 박탈, 고통, 부당함에 늘 당하지만, 표정 변화도, 오열도, 탄원도, 원망도 없다. 징징대지도 않고 엄살을 떨지도 않는다. 날아오는 펀치를 흘려보내는 복서처럼, 사건들을 그냥 쿨하게 흘려보낸다. 불행을 느끼는 심적 기관 자체가 결여된 듯, 기죽지 않는다. 꼿꼿하게 헐벗고, 꼿꼿하게 박탈되고, 꼿꼿하게 패배하고, 꼿꼿하게 죽고, 꼿꼿하게 부활한다. ―김홍중 「유머의 영성」, 124-125쪽 복수의 목소리로 성장주의 도시화의 이면을 기록하고, 오늘의 도시 생태계와 개발을 되묻는 도시공원 기록 활동과 금호강 디디다의 여성주의적 연대는 중소 도시의 생태주의적 전환을 위한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새로운 조명 아래 선 대구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표정을 지을 것이다. 그 곁에서 책은 운동의 언어이자 확성기로서 함께하리라. ―전가경 「공원과 습지」, 139쪽 이 글의 초점은 군산북페어의 몇 가지 차별성 그 자체가 아니다. 출판 단체가 주최하는 서울국제도서전과 대표 아트북페어로 성장한 언리밋의 연혁 전체를 둘러싼 맥락 위에서, 그 외 주요 후발 주자들의 크고 작은 결실 위에서 군산북페어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군산북페어는 한국 북페어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보완한, 참조적인 북페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북페어 생태계’라는 말을 쓰는 배경이다. 최근 지자체발 북페어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전주책쾌와 같은 특별한 예외를 제외하고 유의미한 사례가 보고되지 않는 것은 한국 북페어 생태계에 대한 이해 부족, 그리고 이에 따른 맥락에 호응하는 목적 부재와 관련이 크다. ―김광철 「또 다른 북페어는 가능할까?」, 148-149쪽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하나의 정합적인 서사를 갖는 데 실패했다. 왜 책임져야 할 사람들에게 면죄부가 부여되었는지, 왜 아직도 어딘가 의혹투성이 같은지, 왜 진실은 아직 떠오르지 않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그런데 어찌 보면 우리 자신이 ‘잊지 않겠다’라고 되뇌면서, 진실이 떠오르기만을 바랐던 것 같기도 하다. (……) 진실은 아름답다는 말이 있지만, 복잡한 세상에서 진실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아름다운 그림보다 조각보와 비슷할 것이다. 금방 연결이 안 되는 증거와 자료를 분석하고 검증해서 사실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이를 다시 커다란 그림으로 꿰어 낸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최초의 정합적 서사를 제공한다. 이 책은 정부가 만들지 못한 ‘세월호 백서’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홍성욱 「조각조각 꿰매진 ‘그날’의 슬픈 진실」, 174-175쪽 소설이 근대적 양식으로 자립한 것은 이야기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성찰과 실존의 실험 때문이다. 사회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문제를 드러내고 위선을 까발리고 고투 속에서 길을 찾으려는 노력 없이 소설은 존재하기 어렵다. (……) 소설이란 ‘우리’의 모순을 고발하고 ‘나’의 심연을 해부하는 글쓰기 양식이었다. 더 나갈 길에 대한 신뢰, 적어도 더 나은 삶에 대한 갈망을 전제로 소설은 소설다울 수 있었다. 길이 막힌다면? ‘나’와 ‘우리’의 교차가 사라지다시피 한다면? 소설은 다른 글쓰기로 진화하게 되리라. 소설과 닮았으되 근대 소설과 판이한 무언가로. ‘사회적인 것’의 종언은 곧 소설의 종언이다. ―권보드래 「‘K-힐링’과 소설의 노스탤지어」, 187-188쪽 표현 그대로 어떤 대상이 과학으로 되어 가는 과정, 다시 말해 특정 전문가 집단이 과학자라 불리게 되고, 해당 분야가 과학이라 불리게 되는 과정을 과학화라 이해한다면, 『대한민국 과학자의 탄생』은 20세기 전반 한국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형태의 과학화 과정들을 규명하는 작업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대한민국 과학자의 탄생』은 분명 한두 과학자의 에피소드 이상의 것들로 채워진 보고이다. 이 책과 후속 연구를 통해 20세기 한국의 과학자와 과학의 성격을 규명함으로써 여전히 왜곡되어 있는 현재 과학의 이미지를 조금씩 교정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유상운 「한국에서 과학자란 누구이고, 과학이란 무엇인가?」, 212쪽 유전자의 관점에서 본 진화적 적응이 이토록 사회의 많은 문제에 깊이 연루되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준 것만으로도 이 책의 지적 가치는 충분하다. 그렇지만 유전자 결정론을 다소 무리하게 확장해 여러 분야에 과잉 적용하려는 몇몇 시도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비판적으로 읽어야 하는 근거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제 유전자와 어떻게 공생할 것인지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탐구하는 일이 남아 있다. 당신은 그저 생존하려는가, 아니면 살아가려는가? ―정우현 「인간은 유전자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228쪽 자유와 경쟁을 찬양하고 불평등을 사회 발전의 토대로 주장하는 프리드먼과 부의 소득세 같은 복지 정책을 제안하는 프리드먼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위대한 사상가의 업적을 이용하는 한 가지 방법은 그의 수많은 발언 가운데 내가 원하는 이야기를 골라 필요한 곳에 가져다 쓰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사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자면, 사상 전체를 조망하고 내가 관심을 갖는 주장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를 차분하게 따져 보는 시간을 잠시나마 갖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그리고 프리드먼과 같은 대가라면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김두얼 「경제학이 끌어낸 보수주의」, 234-235쪽 「외투」와 「필경사 바틀비」가 주인-사회와의 충돌에서 도드라지는 노예-인물의 개성적 성격에 주목한다면, 「변신」은 평범과 정상과 상식과 중치의 육화인 인물을 덮친 비극의 보편적 부조리를 강조한다. 잠자의 오묘함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즉, 잠자는 그저 ‘인간 아무나’고 그 ‘인간 아무나’는 누구나 하루아침에 벌레가 될 수 있다. (……) 끝으로 요제프 K의 “개 같군!”이라는 마지막 탄식을 변주해도 재밌겠다. “영락없이 말똥구리 신세군!” 언제 읽어도 아리송하고 격하게 웃긴 이 느낌, ‘카프카적인 것(Kafkaesque)’이 참 좋다. ―김연경 「아카키의 음산함과 바틀비의 창백함, 그리고 잠자의 오묘함」, 267-268쪽 모름지기 사랑이 꼭 사람에게 향하는 것만은 아니어서, 내가 금세 사랑에 빠졌다가 오래가지 않고 시들해졌던 대상을 톺아보니 내 책상과 책장의 혼돈 상태가 이해가 되는 것 같다. 사랑이란 대상을 알고 싶고, 알아야 하는 것. 그리고 그를 알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빠른 선택은 그것에 관한 책을 사고 소유하는 일이었던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그 소유욕을 거슬러 올라오는 일은 너무 방대한 사랑의 목록이 될 것이고, 최근의 사랑의 흔적들을 살펴본다. ―하재연 「여름, 금사빠의 책장을 대하는 자세」, 272쪽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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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리뷰: 지방과 지역 사이
“한국 사회의 불균형과 지역의 미래에 대해서 속 시원한 해결책을 얻을 수는 없을지라도 이번 특집이 자신이 발을 딛고 선 땅에 대해서 희망과 대안을 생각하는 실마리가 되기를 바란다.” ―정재완, 「편집실에서」 중에서 지방, 지역, 로컬…… 어떻게 호명해야 할까? 지방보다는 지역이 보다 중립적인 가치를 지닌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오늘날 한국 사회의 불균형이라는 어렵고 복잡한 문제에 대한 해답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로컬은 어떤가? 어쩐지 지역은 정체되고 엉켜 있는 대상으로 여겨지고, 로컬은 좀 더 젊고 세련된 인상을 풍기는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로컬’이라는 단어 자체만 유행어가 된 것 같고, 그마저도 ‘로컬’에 대한 피로도가 적지 않게 쌓인 것을 부정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서울리뷰오브북스》는 지방, 지역, 로컬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불균형에 대해 고심하며, 희망과 대안을 생각하는 특집 리뷰 일곱 편을 마련했다. 먼저, 앞의 세 서평은 각기 다른 현실을 마주한 지역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심채경 편집위원은 『대전은 왜 노잼도시가 되었나』를 리뷰하며 ‘노잼도시’ 대전의 장소성을 사유한다. 5·18국제연구원의 박경섭 연구위원은 『전라디언의 굴레』를 통해 호남 지역에 대한 차별과 그 해결책을 고민한다.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초빙연구위원은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를 읽으며 산업 수도 울산의 위기를 진단하고, 활로를 모색한다. 다음 두 서평은 농촌 지역의 현실을 마주한다.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는 『전기, 밀양-서울』에 대한 서평에서 행정대집행 10년을 맞은 밀양의 송전탑 반대 운동을 되돌아보며, 도시와 농촌 간의 수탈적 관계를 짚는다. 정치학자 채효정은 『어딘가에는 싸우는 이주여성이 있다』를 통해 차별에 맞서 싸우는 옥천 지역 이주여성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이들이 겪은 글로벌한 이주의 경험이 내부 이주의 양상에서도 재현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마지막 두 서평은 지역의 활로를 모색하는 담론들을 비평하며, 그 의의와 한계를 지적한다. 건축가 윤주선은 『마을 만들기 환상』을 소개하며, ‘마을 만들기’와 ‘지역재생’에서 빠지기 쉬운 환상을 짚으며, 지역의 건축가와 대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한다. 건설 엔지니어 양동신은 지방 소멸과 압축도시라는 화두 속에서 매력적인 지방도시를 창출하는 방안을 살펴본다. “이것은 대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노잼도시라는 타이틀이라도 노리고 있는 울산, 광주, 춘천, 청주…… 서울이 아닌 모든 지역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심채경 편집위원은 「당신의 블로그를 파헤쳐 납작한 대전을 만나다」에서 주혜진의 『대전은 왜 노잼도시가 되었나』를 리뷰한다. 심채경 편집위원은 소셜 미디어에 게시된 텍스트 분석을 통해 ‘노잼도시’ 대전의 장소성을 분석하는 저자의 논의를 따라, 오늘날 대전의 정체성이 무척 납작하게 재현되고 있다는 사실에 이른다. 또한, ‘힙/핫하다’고 평가되는 것은 서울과의 유사성, 즉 서울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그렇다면 지역의 정체성에 입체감을 불어넣는 것은 누구의 몫인가? 심채경 편집위원은 저자가 제시하는 도시의 정체성을 다양하게 탐구하는 개인의 활동뿐 아니라, 그러한 활동을 인정하고 지지하는 구조를 형성할 방법론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글쓴이는 내부자의 언어보다는 외부자와 관리자의 시점에서 경제 성장과 경쟁이라는 언어에 의존하고 있다.” 5·18국제연구원의 박경섭 연구위원은 「전라도와 함께 지역 문제를 이해하고 극복하기」에서 조귀동 작가의 『전라디언의 굴레』를 다룬다. 박경섭 연구위원은 지역 경제의 저발전 구조와 특정 정당의 지배적 정치 체제라는 호남 문제에 대한 저자의 분석에 일견 동의를 표하면서도, 저자가 내부자의 언어보다는 외부자와 관리자의 시점, 경제 성장과 경쟁이라는 언어에 의존함을 지적하고, 전라도 내부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간과하고 있음을 짚는다. “지역의 혁신에는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고 협의하며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총체적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초빙연구위원은 「산업 수도 울산의 위기와 활로」에서 산업 사회학자 양승훈의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를 소개한다. 김주훈 초빙연구위원은 산업 수도 울산이 쇠락하게 된 구조적 배경과 울산 청년들이 울산을 떠나는 이유를 살피며, 산업의 혁신에서 울산의 활로를 모색한다. “곳곳에 분노와 한탄과 저항이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밀양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단지 밀양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는 「곳곳이 밀양,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이유는?」에서 밀양 탈송전탑·탈핵 운동의 이야기를 담은 김영희의 『전기, 밀양-서울』을 리뷰했다. 올해로 밀양 행정대집행이 강행된 지 10년이 되었다. 하승수 대표는 주민들의 삶과 마을 공동체의 파괴라는 밀양의 경험이 전국 곳곳의 농촌에서 반복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이들과의 연대가 절실함을 강조한다. “책에 담긴 이주여성들의 목소리는 ‘이주’가 차별의 조건이 되는 모든 이들의 현실과 요구를 담고 있다.” 정치학자 채효정은 「타인의 목소리가 나의 목소리가 될 때」에서 차별에 맞서 싸우는 옥천 이주여성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어딘가에는 싸우는 이주여성이 있다』를 다뤘다. 지방의 이주민 증가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주민들에 대한 차별과 불평등도 계속되고 있다. 채효정은 옥천의 이주여성들이 차별당한 피해 여성에서 차별에 맞서 싸우는 여성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그린다. 더불어, 이주민들의 경험이 계급의 경험으로서 공통성을 갖는다는 점을 언급한다. 글로벌한 차원의 이주뿐 아니라, 내부 이주의 양상 역시 심각해지고 있으며, 국내 노동자들도 이주노동자화·내부 난민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처럼 전국에 동일한 방식으로 적용할 마법 같은 정책이나 방법론은 결코 존재할 수 없다.” 건축가 윤주선 교수(충남대 건축학과)는 「알고도 못 막는 환상」에서 일본의 마을 만들기 전문가 기노시타 히토시의 『마을 만들기 환상』을 읽었다. 윤주선은 종래의 지역재생/마을 만들기 사업을 둘러싸고 있는 환상들에 대한 저자의 비판을 일별한다. 특히 저자는 대기업이나 유명 외지인이 지역을 구원하리라는 환상을 강하게 비판하며, 민관 협력의 기획자인 ‘슈퍼 공무원’, 지역 자본의 투자, 지역 인재 육성에서 활로를 모색한다. 이에 덧붙여, 윤주선은 지역재생에서 지방 대학을 주요 주체로 언급하며, 지역에 기반한 건축가의 역할을 고민한다. “지방도시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고정관념을 버리고, 보다 폭넓게 사정을 헤아리고 사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건설 엔지니어 양동신은 「더 매력적인 지방도시들을 찾아서」에서 도시계획가 마강래의 『지방도시 살생부』를 다시 읽는다. 서평에서 양동신은 지방도시 정책을 고안할 때 다른 무엇보다 지방도시 수요자의 관점에서 생각해야 하며, 서울 중심의 인구 과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업과 일자리를 따라 인구가 이동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리뷰: 책으로 세상을 보다 〈리뷰〉에서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시의성 있고, 심도 있는 서평들이 이어진다. “이 책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최초의 정합적 서사를 제공한다.” 홍성욱 편집위원은 「조각조각 꿰매진 ‘그날’의 슬픈 진실」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출간된 『세월호, 다시 쓴 그날의 기록』을 리뷰한다. 홍성욱 편집위원은 2014년 4월 16일 이전 구조적인 취약성이 누적되는 세월호 참사의 전사(前史)에 주목한다. 또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원인과 더불어 가장 큰 의문 중 하나였던 구조 실패가 선원 및 해경의 무능·무책임에서 비롯된 과정을 추적한다. “세상이 바뀔 리 없으니 작게나마 숨 쉴 공간을.” 권보드래 편집위원은 「‘K-힐링’과 소설의 노스탤지어」에서 김호연 작가의 밀리언셀러 『불편한 편의점』을 다루었다. 권보드래 편집위원은 이 책을 통해 위로와 치유를 표방하고, 최근에는 백화점·세탁소·서점·빨래방 등 힐링의 장소를 내건 ‘한국형 힐링 소설’의 풍조를 되짚어 본다. 나아가, 근대 소설을 자립하게 한 사회적 성찰과 실존의 실험의 부재를 지적하며, 오늘날 소설의 지형 변화를 관찰한다. “20세기 한국에서 등장하기 시작한 과학자란 누구이고, 그들이 행위 속에서 형성된 과학이란 무엇인가?” 과학기술학자 유상운(국립한밭대 인문교양학부)은 「한국에서 과학자란 누구이고, 과학이란 무엇인가?」에서 첫 번째 ‘한국 과학기술 인물열전’ 자연과학 편, 『대한민국 과학자의 탄생』을 소개한다. 유상운은 근대 과학 분야에 종사한 30인의 삶을 담은 『대한민국 과학자의 탄생』를 읽으며 지금껏 조명받지 못했던 과학자들의 존재를 확인한다. 또한, 한반도에서 어떤 대상이 과학으로 되어 가는 과정, 다시 말해 특정 전문가 집단이 과학자라 불리게 되고, 해당 분야가 과학이라 불리게 되는 과학화의 과정을 규명하는 작업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평가한다. “우리는 유전자가 아니라 인간이다.” 정우현 편집위원은 「인간은 유전자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에서 유전학자 최정균의 『유전자 지배 사회』를 리뷰했다. 유전자 결정론을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며 가정, 사회, 정치, 경제, 문화, 종교 전반에 대해 설명하는 저자의 시도에 대해, 우리는 유전자가 아닌 인간이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사회 문제가 생물학적으로 결정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람들을 어떻게 교육하고 설득할 것인지를 도모하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고전의 강 밀턴 프리드먼에게 ‘자유’의 의미를 묻다 “그의 사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자면, 사상 전체를 조망하고 내가 관심을 갖는 주장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를 차분하게 따져 보는 시간을 잠시나마 갖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그리고 프리드먼과 같은 대가라면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지난 호로 첫발을 뗀 코너 고전의 강에서 다루는 두 번째 고전은 현대 경제학의 거두로 꼽히는 밀턴 프리드먼의 『자본주의와 자유』와 『선택할 자유』이다. 최근 밀턴 프리드먼의 책은 대통령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으로 꼽히며 다시금 많은 주목을 받으며 회자되었다. 김두얼 편집장은 밀턴 프리드먼의 특정한 주장에 주목하기에 앞서, 그의 경제 이론 전반을 파악하는 가운데, 그의 보수주의 사상이 어떻게 배태되었는지를 설명한다. 이마고 문디: 이미지로 읽는 세계 코엔 형제에서 아키 카우리스마키까지, 영화 속 유머의 영성 “세상은 늘 지옥인데, 왜 지금까지도 악은 완전한 승리를 거두지 못했는가? 왜 선은 이토록 완강하게 잔존하는가? 왜 착한 사람들은 계속해서 나타나는가? 선은 왜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는가?” 이마고 문디 코너에서 김홍중 편집위원은 「유머의 영성: 코엔 형제에서 아키 카우리스마키까지」에서 영화 속 유머에 관한 사유를 펼쳐 보인다. 코엔 형제의 〈시리어스 맨〉부터,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빈민 삼부작(〈어둠은 걷히고〉, 〈과거가 없는 남자〉, 〈황혼의 빛〉)에 이르기까지, 여러 작품들을 횡단하며 각 감독의 영화 속 유머의 철학을 설명한다. 김홍중 편집위원은 영화 속 인물들이 유머와 죽음이 교차하는 기묘한 세계에 머무른다는 데 주목한다. 김홍중 편집위원은 이를 통해 곤경과 위기 속에서 꺾이지 않는 이들의 불굴의 생명성, 그리고 끝내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나타나는 선한 이들이 존재하는 ‘유머러스한 지옥’으로서 세상을 응시한다. 디자인 리뷰 대구를 기록하는 여성 창작자들의 생태문화운동 “도시화의 이면을 기록하고, 오늘의 도시 생태계와 개발을 되묻는 도시공원 기록 활동과 금호강 디디다의 여성주의적 연대는 중소 도시의 생태주의적 전환을 위한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디자인 리뷰에서는 디자인 저술가 전가경이 「공원과 습지: 대구를 기록하는 여성 창작자들의 생태문화운동」이라는 제목의 디자인 비평을 썼다. 전가경은 대구를 기반으로 한 여성 창작자들의 활동과 출판물을 소개한다. 먼저, ‘도시공원 기록 활동’의 『또렷한 걸음으로, 헤매는』은 만화, 도예, 글, 회화, 사진이라는 각기 다른 분야의 여성 창작자들이 공동 워크숍을 통해 도시공원에 대한 관찰과 기록을 수행한 결과물로, 동명의 전시를 단행본화한 것이다. 다음으로 소개하는 ‘금호강 디디다’의 『팔현 반상회』는 영화, 미술, 음악, 디자인, 연극 등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다섯 명의 여성 창작자가 대구 팔현습지의 난개발을 막기 위해 만든 대본집이다. 전가경은 이들 활동과 책에서 나타나는 여성 창작자들의 연대로부터 중소도시의 생태주의적 전환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다. 북&메이커: 출판의 낭만과 일상 김광철 군산책문화발전소 대표, ‘군산북페어 2024’를 말하다 “여정의 고비를 하나하나 넘기면서 우리는 점점 확신했던 것 같다. 또 다른 북페어는 가능하다고.” 북&메이커에는 군산에서 프로파간다 출판사와 ‘그래픽숍’이라는 서점 겸 프로젝트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김광철 대표의 「또 다른 북페어는 가능할까?: 군산북페어가 출범한다」라는 글이 실렸다. 김광철 대표는 군산 소재 13개 서점의 연합체인 군산책문화발전소의 대표로서, 지난 8월 31일부터 이틀간 개최되어 성황리에 막을 내린 군산북페어의 조직·운영에 힘썼다. 지역의 서점과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주도하는 방식으로 많은 주목을 받은 군산북페어의 비전을 김광철 대표가 직접 설명한다. 군산북페어의 토대가 된 ‘전국적인 로컬’, ‘커뮤니티로서의 북페어’, ‘아카이빙 기관으로서의 북페어’, ‘군산 책방들의 북페어’라는 논점들을 통해, 한국 북페어 생태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자 출범한 군산북페어의 지향을 공유한다. 문학: 풍성한 읽을거리 문학에는 김연경 작가와 하재연 시인의 에세이가 실렸다. 김연경 작가는 「아카키의 음산함과 바틀비의 창백함, 그리고 잠자의 오묘함」에서 니콜라이 고골 「외투」의 아카키와 허먼 멜빌 「필경사 바틀비」의 바틀비, 그리고 프란츠 카프카 「변신」의 잠자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카키와 바틀비는 세계 문학사 최초의 사무직 임금 생활자라 할 인물들로, 정서만 하는 중년 필경사 아카키와 정서는 하기 싫은 청년 필경사 바틀비는 신기한 짝패처럼 보인다. 이들에 비하면 잠자는 너무나 평범한 인물로 보이는데, 「외투」와 「필경사 바틀비」가 주인-사회와의 충돌에서 도드라지는 노예-인물의 개성적 성격에 주목한다면, 「변신」은 평범과 정상과 상식과 중치의 육화인 인물을 덮친 비극의 보편적 부조리를 강조한다. 김연경 작가는, 잠자의 오묘함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라고 말한다. 하재연 시인의 「여름, 금사빠의 책장을 대하는 자세」의 이야기는 정리를 기다리고 있는 책 더미에서 출발한다. 카오스와 아노미를 교차하는 무법 지대 같은 책 더미들은, 어떤 것이든 금세 사랑에 빠져 그에 관한 물건들과 책들을 사 모으곤 하는 ‘금사빠’의 산물이다. 한번은 가드닝에 빠져 온갖 가드닝 도구들과 책들을 모으고, 결국 대정리를 하고 말았는데, 그럼에도 책만큼은 미련 없이 정리하기 어려웠던 일을 반추하며 책을 대하는 마음의 내부를 들여다보게 된다. 쉽게 사들일 수 있으므로 쉽게 소유하는 마음, 읽지 않아도 소유하고 있음으로써 안다고 여길 수 있을 것 같은 마음, 관심이 있으니 곁에 들였지만 금방 또 다른 세계를 기웃거리는 금사빠의 마음은, 뭇 금사빠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한국에도 서평 전문지가 필요하다.” ‘어떤’ 책을 ‘왜’, 어떻게 읽을 것인가? 2020년 12월 0호로 출발하여 2024년 봄, 창간 3주년에 이른 《서울리뷰오브북스》는 그 답을 서평에서 찾는다. 17인의 편집진은 오랜 토론을 거쳐서 주제와 책을 선정하고 서평을 쓴 뒤에, 이를 내부에서 돌려 읽으면서 비판을 듣고, 이를 반영해서 글을 고친다. 타인의 책을 비평하고 비판하듯이, 자신들의 글도 같은 비판의 과정을 거친다. 서평 전문 계간지 《서울리뷰오브북스》는 ‘좋은 서평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한국에도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서평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탄생했다. 사회학, 인류학, 경제학, 자연과학, 역사, 문학, 과학기술사, 철학, 건축학, 언어학, 정치학, 미디어, 물리학, 생물학, 법조, 북디자인, 미술 등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17명의 편집위원이 뜻을 모았다. 중요한 책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을 제대로 짚고, 널리 알려졌지만 내용이 부실한 책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주목받지 못한 책은 발굴해 소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