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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실에서∥송지우
특집 리뷰: 개발, 개발, 개발 사회적 버림의 연루자들 ∥조문영 개발의 수난과 시대착오의 힘 ∥권보드래 개발독재와 복지 체제 ∥김도형 프로젝트로서의 건축과 발전국가 프로젝트 ∥강예린 개발의 시대, 단상들 ∥홍성욱 이마고 문디: 이미지로 읽는 세계 침잠의 시학, 침잠의 시간─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영화에 대하여 ∥김홍중 리뷰 대치동에서 공교육의 미래를 고민하다 ∥이해황 통계 리터러시를 위하여 ∥박진호 한국 근대사의 낡은 서사에 대한 도전 ∥박훈 사라진 사람을 찾아서, 사라진 역사를 찾아서 ∥김영민 디자인 리뷰 지속가능한 북디자인을 위하여 ∥전가경 BOOK&MAKER: 서점의 낭만과 일상 “책 잘 팔고 있습니까” ∥김경영 문학 껍데기뿐이라도 좋으니 ∥김보영 불가피함이 주는 자유 ∥이석재 전집 읽기의 행복은 어디로 갔는가 ∥심보선 번역의 불안과 독서의 불만 사이에서∥신견식 신간 책꽂이 지금 읽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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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 6호의 특집 ‘개발, 개발, 개발’은 현대 한국을 지배한 개발의 역사와 욕망을 탐구한다. 형제복지원으로 대표되는 발전국가형 사회복지 제도(조문영), 이기호, 성석제, 황석영의 소설에 담긴 개발국가 남성상의 면면(권보드래), 개발국가의 건축 산업(강예린)을 서평으로 다룬다. 홍성욱은 에세이에서 한국의 “개발의 시대”를 돌아보며 개발과 경제 성장이 당연한 사회 목표라는 전제 자체에 도전을 던진다.
《서리북》 편집위원들이 모여 잡지를 준비하기 시작한 지도 2년이 훌쩍 넘었다. (……) 이제 우리 잡지에 맞는 개발과 성장은 어떤 모습인지, 우리 잡지는 개발과 성장을 필요로 하는지 점검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제한된 자원으로 쉼 없이 쏟아져 나오는 책들을 다루려니 여러 선택이 필요하다. (……) 더 나은 선택들이 축적된 7, 8, 9호를 기약하며, 그때까지 6호가 독자들께 무사히 닿기를 희망한다. ---「편집실에서」 중에서 하지만 오랜 무관심의 역사에도 어떤 시민은 분명히 과거와 다른 행보를 보여 주고 있다. 삶이 발전과 동일시된 시대를 거부하며 함께 지하철을 탈 수 있는 사회, 이 지하철의 속도가 더뎌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는 사회, “당신의 해방과 나의 해방이 연결된” 사회를 상상한다. ---「사회적 버림의 연루자들」중에서 한국 현대사의 가족주의와 생존주의, 능력주의와 예외주의 너머를 상상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갈래가 필요하다. 비록 지금 내 귀가 열리지 않았을지라도, 좀더 청각이 개방돼야 할 머잖은 미래를 위해. ---「개발의 수난과 시대착오의 힘」중에서 이 책은 한국 사회 정책사의 지평을 1960-1970년대 조세 재정 정책으로까지 확장하여 이것의 사회 정책적 성격을 면밀히 탐구했을 뿐 아니라, 오늘날 작은 복지 국각의 기원에 대한 새롭고 체계적인 설명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고, 특히 수량적 증거를 통해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개발독재와 복지 체제」중에서 건설은 ‘자라나고 전진하는 이미지’에서 산업현장을 이길 수 없었고, 건축은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만 있고 정체정은 모호한 국가를 어떻게 표상할 수 있을지 난감했을 것이다. 나는 이 당시 국가가 아직 ‘현대 국가’가 아니기에, ‘한국 현대 건축이 무엇을 했는가’를 묻는 것이 다소 때이른 질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프로젝트로서의 건축과 발전국가 프로젝트」중에서 개발이 자연과 타자를 밀쳐 내는 과정이라면, 비인간, 동물, 자연, 그리고 낯선 인간과 동맹을 맺는 게 감싸기다. 한번 속는 셈 치고 개발이 아닌 감싸기를 상상해 보고 실천해 보자. 미래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상상과 실천이 오늘보다는 조금 더 괜찮은 내일을 만들지 않겠는가. ---「개발의 시대, 단상들」중에서 침잠은 바다에서 태어나 진화해 온 모든 생명체가 소유하고 있는 가장 원초적인 감각이다. (……) 영화란 이 침잠의 원형적 체험을 이미지의 환몽 속에서 다시 살게 하는 장치인가? 잠에 빠지는 짧은 순간을 영원의 감각으로 끌어올리는 저 놀라운 재능으로 아피찻퐁은 또 어떤 작품을 창조하여 우리를 기쁘게 할 것인가? ---「침잠의 시학, 침잠의 시간─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영화에 대하여」중에서 이런 모순을 견뎠기 때문에, 저자는 내부자임에도 관찰자의 시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이런 점에서 『대치동』은 “제도와 공간과 사람들에 대한 충실한 문화인류학적 보고서”인 동시에, 욕망이 몰려드는 대치동에서 타인의 욕망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저자가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으로 읽히기도 한다. ---「대치동에서 공교육의 미래를 고민하다」중에서 독자가 통계 수치를 볼 때 인지적 편향에 빠지기 쉬울 뿐 아니라 글을 쓰는 사람이나 통계 조사 결과를 소개하는 사람도 여러 함정에 빠지기 쉽다. 자기가 세운 가설에 부합되는 결과를 더 극적으로 부각하기 위해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마련이다. (……) 독자들은 이런 트릭들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그래프에 현혹되지 않고 통계 수치를 올바르게 해석할 수 있다. ---「 통계 리터러시를 위하여」중에서 이승렬은 박람강기다. 그리고 야심적이다. (……) 이번 책에서는 실증의 실개천을 잠시 떠나 광대한 바다에서 그의 박람강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 탓에 실증이 의심되는 주장, 비약에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논변도 허다하지만, 그 하나하나가 치열한 논쟁을 불러일으킬 만한 매력적인 논점들이다. ---「한국 근대사의 낡은 서사에 대한 도전」중에서 진상을 정확하게 재구성하는 데 사료는 늘 부족하기 마련이다. 역사학자에게 어려운 순간은, 그럼에도 뭔가를 말해야 할 때다. 이때 두 가지 유혹이 존재한다. 첫 번째 유혹은, 사료는 충분하지 않지만, 마치 생떼를 쓰는 것이다. (……) 두 번째 유혹은, 사료가 부족하므로 아예 그 사안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단념하는 것이다. (……) 이 양극단을 넘어설 길이 있을까? 내털리 데이비스는 넘어선다, 혹은 넘어서고자 한다. ---「사라진 사람을 찾아서, 사라진 역사를 찾아서」중에서 책에 대한 평가는 곧 만듦새에 대한 포괄적 고려를 포함하는 게 당연한 이치임에도, 현존하는 여러 출판 관련 기금과 시상 제도는 ‘글’만을 평가 대상으로 삼는다. 이러한 ‘문자 중심적’ 풍도에서 양질의 ‘북디자인’을 가리고 기리는 별도의 제도적 장치가 있어야 하는 건 특별한 것이기 전에 자연스러운 것이다. ---「지속가능한 북디자인을 위하여」중에서 출판사와 서점의 마케팅은 서로의 꼬리를 물고 확장해 나간다. 출판사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작게 던지면 서점은 판을 넓히고, 비슷한 기획을 엮고, 추가로 더할 수 있는 요소를 찾는다. (……)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재미난 작당을 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활력이 책을 딱 맞는 독자에게 밀어내서 만나도록 하는 일, 그것이 우리의 업이고 보람이다. ---「“책 잘 팔고 있습니까”」중에서 “왜 여기 안내인으로 나를 택했어?” (……) “산 사람을 여기 넣을 수도 없다고 들었고.” 그 말에 미주는 동작을 멈추고 나를 물끄러미 올려다보았다. 부끄러워 열어 보지로 않기로 약조한 상자를 내가 확 열어젖히기라도 한 것처럼. 그게 규칙이다. 생명과 죽음을 모독하지 않기 위해. ---「껍데기뿐이라도 좋으니」중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가? 나의 선택이 미래의 나는 물론, 내 가족, 내 주변에 미칠 영향을 그려 본다. (……) 스스로에게 너무 큰 부담을 지우지 말라. 일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고, 당신 책임이 아니다. 아니, 이 필연을 잘 이해하여 불가피함의 자유를 누리라. ---「불가피함이 주는 자유」중에서 나는 정수복의 책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독파해야겠다고 늘 생각한다. 나의 냉소주의와 비관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그리고 학자로서의 정체성과 욕망을 스스로에게 부추기기 위해. 하지만 그러지 못한다. 아니 그러지 않는다. (……) 어쨌거나 지금의 내 삶은 ‘행복한 전집 읽기’를 허락하지 않는 삶임은 분명하다. ---「전집 읽기의 행복은 어디로 갔는가」중에서 아무리 성실한 번역가라도 만물박사는 될 수 없고, 번역을 잘하는 전공자를 찾기도 쉽지 않으니 독자도 어느 선에서는 타협을 볼 아량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번역의 숙명을 받아들이고 담대하게 일하면서도 독자와의 상호 작용 가능성을 모색해 본다면 어떨까 싶다. ---「번역의 불안과 독서의 불만 사이에서」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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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리뷰
개발, 개발, 개발 《서울리뷰오브북스》(이하 《서리북》) 6호의 특집 주제는 ‘개발, 개발, 개발’이다. 이번 호 표지 역시 《서리북》만의 도전의식을 담았다. ‘우리는 어디까지 달려 왔나’, ‘잘 살면 모든 것이 해결됩니다’, ‘사람이 살고 있어요’ 등 1960-1970년대 국가 개발 시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구호를 레터링 디자인이 실렸다. 표지 이미지는 붕가붕가레코드의 수석 디자이너인 타이포그래퍼 김기조의 작품이다. ‘개발’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자기 개발’이라는 다소 사적인 단어부터, ‘국가 개발’이라는 시대적 단어까지 그 범위가 넓다. 개발은 시대마다 사회구성원의 다양한 욕망을 담아 왔다.《서리북》 6호에서는 특히 1960-1970년대 한국 발전국가 시기의 ‘개발’에 담긴 여러 욕망을 파헤친다. 정치, 사회, 경제, 건축 등 여러 갈래에서 시작된 욕망이 ‘개발’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어떻게 수렴되는지, 또 그때의 개발이 오늘날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살펴본다. 《서리북》 편집위원 조문영, 권보드래, 강예린, 홍성욱과 지난 《서리북》 1호에도 함께했던 김도형(명지대)교수 등 다섯 명의 필자가 이번 특집 서평과 에세이를 썼다. “서울 시민은 무고한 '볼모'인가?” 조문영은 「사회적 버림의 연루자들」이라는 제목으로 서울대 사회학과 형지복지원연구팀의 『절멸과 갱생 사이』 서평을 썼다. ‘국가의 개발’과 ‘사회복지 레짐’이 어떻게 공모했는지, 이들의 공모가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들에게 입힌 피해와 그 원인은 무엇인지, 또한 그동안 거론되지 않던 또다른 소환자를 불러내, 현 사회의 개발의 욕망을 성찰하게 한다. “이들은 개발국가의 밑바닥 동력이 바로 차남·서자·고아임을 웅변하면서 대안적 과거로써 개발을 기억할 수 있음을, 대안적 가치로써 개발을 계승할 수 있음을 주장한다. 아니, 그래야 한다는 윤리적 의무를 계시한다.” 권보드래는 「개발의 수난과 시대착오의 힘」에서 이기호의 『차남들의 세계사』, 성석제의 『투명인간』, 황석영의 『철도원 삼대』 총 세 권을 살핀다. 각 소설에서 ‘차남, 서자, 고아’를 엮어 엄혹한 군사정권 시절에 ‘다른 삶’을 살고자 고투했던 인물들을 통해, 개발의 의의를 좇는다. “김도균은 한국의 자조적 생활양식의 기원을 1960-1970년대 박정희 정부의 경제개발을 위한 자본 동원 노력에서 찾는다.” 김도형은 「개발독재와 복지 체제」에서 조세 정책과 금융 정책이 ‘복지’와 어떻게 만났는지 기술한 김도균의 『한국 복지자본주의의 역사』 서평을 썼다. 유신정권 시절부터 이어져 왔던 경제 정책들이 오늘날까지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국민연금, 의료보험제도, 산업재해보험 등을 넘나들며 파악해 간다. “건축과 발전국가는 보이지 않는 미래를 현재로 호출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여기서 발전국가와 건축이 만난다.” 강예린은 「프로젝트로서의 건축과 발전국가 프로젝트」에서 『건축은 무엇을 했는가』 서평을 실었다. 독립기념관, 세운상가, 여의도 마스터 플랜 등 20세기 후반, 한국 현대 건축이 남긴 발자취를 ‘국가’라는 건축주의 역할을 통해 찾는다. 그는 발전시기 한국에서 건축이 “무엇을 했는지” 당사자 혹은 관찰자로서의 시각을 견지하며, 이 물음이 유효한지 점검한다. “개발과 독재의 쌍두마차가 질주하기 시작했다.” 홍성욱은 「개발의 시대, 단상들」이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썼다. 1960-1970년대 국가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개발’과 ‘성장’이 현대 한국 사회에 어떤 의미와 영향을 남겼는지, 이전과 달리 ‘탈성장’, ‘퇴장’ 등의 맥락에서 앞으로의 개발을 상상해 보면 어떨지, 독자에게 고민거리를 던진다. 리뷰: 책으로 세상을 보다 〈리뷰〉에서는 《서리북》 편집위원을 포함해 각 분야의 전문가 필자들의 시의성 있고, 심도 깊은 서평들이 이어진다. 이해황은 「대치동에서 공교육의 미래를 고민하다」에서 조장훈의 『대치동』 서평을 썼다. 오랫동안 국어 강사로 일하고 있는 필자는 “대치동 생태계”와 이를 둘러싼 한국의 공/사교육을 돌아보고, “부끄러울 때 이 바닥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저자의 고민에 공감하면서도, 입시제도나 수능 등에 대해 다른 생각을 내놓는다. 박진호는 「통계 리터러시를 위하여」에서 게리 스미스의 『숫자를 읽는 힘』을 읽으며 “신빙성 있는 정보, 유용한 정보를 선별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통계 리터러시’에 관심 가질 것을 권한다. 통계 등 데이터를 정확하게 해석하는 것이 곧 삶의 무기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박훈은 「한국 근대사의 낡은 서사에 대한 도전」에서 이승렬의 『근대 시민의 형성과 대한민국』을 톺아 본다. 이 책에서 “한국 근대사의 대안적 서사”와 역사 해석에서 ‘점진주의’를 옹호하고 ‘급진주의’를 비판한 저자의 주장에 일견 동의하면서도, 빈약한 실증적 근거들에 대해서는 비판하며, “일본사 전공자”로서의 유감을 드러낸다. 김영민은 「사라진 사람을 찾아서, 사라진 역사를 찾아서」에서 내털리 데이비스의 『마르탱 게르의 귀향』 서평을 실었다. 16세기 프랑스에서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마르탱 게르’라는 인물을 소환해, “역사학이란 무엇인가”라는 큰 질문으로 나아간다. 이 개인적 사건을 프로테스탄티즘 사상과 연결해, 개인의 서사와 사상적 흐름이 어떻게 결부되는지 흥미롭게 풀어 간다. 이마고 문디: 이미지로 읽는 세계 영화 〈엉클분미〉의 한 장면. (출처: 다음영화) 〈이마고 문디〉에서는 다시 돌아온 김홍중이 태국 영화의 거장,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영화를 비평한다. 태국 영화 사상 최초로 베니스영화제에 진출한 〈징후와 세기〉(2006), 칸의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엉클 분미〉(2010)까지 이미 “국제적 명성”이 자자한 “시네아스트” 아피찻퐁의 작품을 “사랑의 기쁨과 그 심연에 대한 명상”이라는 하나의 큰 주제로 압축하여 분석한다. 특히 애니미즘적 영성이 돋보이는 〈열대병〉과 〈친애하는 당신〉에서의 카메라 움직임을 “침잠”의 개념과 연결하여, 아피찻퐁의 영화 세계에 깊이 빠져들게 만든다. 디자인 리뷰 〈디자인 리뷰〉에서는 사월의눈 출판사의 기획편집을 담당하고 있는 디자이너 전가경이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공모전을 중심으로 서술한 「지속가능한 북디자인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디자인 비평을 실었다. 그는 북디자인 공모전이 지속됨으로써 출판계의 여전히 책에 대한 “내용 중심”, “문자 중심”적인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되고, 그리하여 북디자인이 다양하고 다채롭게 지속할 수 있는 여건을 계속 구축할 것을 요청한다. Book & Maker: 서점의 낭만과 일상 책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 〈북&메이커〉에서는 김경영 알라딘 MD가 「“책 잘 팔고 있습니까?”」에서 서점인의 눈으로 본 출판사의 여러 마케팅 시도를 보여 준다. “참신한 굿즈”와 신선한 뉴스레터 등을 통해 독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출판사들의 고군분투를 살피며, “재미난 작당”을 함께 벌이는 출판인들에게 안부를 전한다. 문학: 풍성한 읽을거리 〈문학〉에서는 소설과 에세이 등 총 4편의 글이 실렸다. 소설가 김보영은 「껍데기뿐이라도 좋으니」에서 죽음을 지나가고 있는 주인공이 “겉보기만 그럴듯하게 해”놓은 산장에서 오래전 떠난 동생과의 재회를 SF적 상상력으로 펼친다. “오직 죽은 사람의 인격만 데이터화할 수 있”는 가깝기도, 멀기도 한 시대의 일상을 생생하게 그려 낸다. 편집위원 이석재는 「불가피함이 주는 자유」에서 스피노자의 필연주의를 통해 자유롭지 않은 우리 삶의 고통과 대안은 무엇인지 찾아간다. “불가피함”이 오히려 우리 삶에 제한과 경계를 두고, “내 힘 밖에 있는” 어떤 것은 포기하게 함으로써 자유를 누리게 한다는 점을 깨닫게 한다. 작가이자 사회학자 심보선은 「전집 읽기의 행복은 어디로 갔는가」에서 지난 시대에 “책을 통해 사회적 위신을 획득하려는 욕망”이 깃든 ‘전집’, 전집 읽기에 대해 말한다. 순수한 전집 읽기가 점점 “신자유쥬의와 능력주의에 포섭”되는 현실을 씁쓸한 어조로 관찰한다. 번역가 신견식은 「번역의 불안과 독서의 불만 사이에서」에서 오랜 시간 번역가로 살아오면서 느꼈던 번역의 어려움을 오역과 중역 등의 사례를 통해 전한다. 단어 하나, 철자 하나에도 그 어원과 의미가 달라지는 섬세한 언어의 세계에 독자들을 초대해,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번역의 숙명”에 대해 이야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