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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필경사 바틀비 · 선원 빌리 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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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필경사 바틀비 7
선원 빌리 버드 77

작품 해설 249
작가 연보 265

저자 소개2

허먼 멜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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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man Melville

미국의 소설가. 1819년 무역상이던 아버지 앨런과 어머니 머라이어의 둘째아들로 뉴욕 파르 거리 6번지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을 유복하게 보냈지만 13세 때 가세가 기울어 학업을 중단한다. 그때부터 멜빌은 은행이나 상점의 잔심부름, 농장일 등을 전전한다. 20세에 처음으로 상선의 선원이 되어 바다로 나간 그는 22세에 포경선을 타게 된다. 이때 항해를 하면서 얻은 경험은 그의 작품의 주요 소재가 된다. 이후 포경선의 선원과 미 해군이 되어 5년 가까이 남태평양을 누볐다. 포경선에서 탈주해 마르키즈 군도의 식인종과 함께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첫 작품 『타이피Typee』
미국의 소설가. 1819년 무역상이던 아버지 앨런과 어머니 머라이어의 둘째아들로 뉴욕 파르 거리 6번지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을 유복하게 보냈지만 13세 때 가세가 기울어 학업을 중단한다. 그때부터 멜빌은 은행이나 상점의 잔심부름, 농장일 등을 전전한다. 20세에 처음으로 상선의 선원이 되어 바다로 나간 그는 22세에 포경선을 타게 된다. 이때 항해를 하면서 얻은 경험은 그의 작품의 주요 소재가 된다. 이후 포경선의 선원과 미 해군이 되어 5년 가까이 남태평양을 누볐다.

포경선에서 탈주해 마르키즈 군도의 식인종과 함께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첫 작품 『타이피Typee』(1846)로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작가의 길로 들어선다. 바다 생활을 담은 『오무Omoo』 (1847)에 이어 발표한 『마디』(1849)에는 철학적 논의들을 담았지만 평단의 차디찬 반응에 멜빌은 다시 생활고에 시달리게 된다. 바다에서의 모험으로 돌아가 『레드번』(1849), 『하얀 재킷』(1850)을 발표하지만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바틀비, 월 스트리트의 한 필경사 이야기Bartleby, the Scrivener: A Story of Wall-Street』(1853)는 1856년 다른 중단편들과 함께 『회랑 이야기The Piazza Tales』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대표작 『모비 딕Moby Dick or The Whale』(1851)조차도 그 실험적인 형식으로 인해 혹평에 시달린다. 그는 작가로서 큰 인기를 얻지 못했고, 뉴욕 세관의 감독관 자리를 얻어 근무했다. 그래서 소설 창작은 접고 시 창작에만 몰두했다. 남북 전쟁을 그린 『전쟁 시와 전쟁의 양상』, 종교적 장시 『클라렐』, 그리스와 이탈리아 여행의 인상을 담은 『티몰레온』이 그때의 시집들이다. 마지막 소설 『선원 빌리 버드 인사이드 스토리Billy Budd, Sailor: An inside story』를 원고로 남긴 채, 1891년 9월 심장 발작으로 세상을 떠났다.

에이해브 선장이 머리가 흰 거대한 고래에 도전하는 내용을 다룬 『모비 딕(백경)』은 멜빌의 대표작으로,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작가 하수에 인정받은 작품이다. 이 소설은 포경선 선원들의 생활을 생생하게 그리는 한편, 악·숙명·자유의지 등의 문제에 대한 철학적 고찰까지 담고 있다. 그의 다음 작품인 『피에르』는 전작처럼 경험에 입각한 해양 이야기에서 탈피하여, 시골의 부유한 평민 집안의 외아들 피에르가 이복누이 이사벨을 구하려다가 빠져 들어간 비극적인 삶을 그리고있다.

이 작품은 캘비니즘적 그리스도교 사상에 의지하면서도 때로는 그 범주를 넘은 견해를 제시하여 인간심리의 착잡함을 비유적·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당시의 독자들에게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이 역시 오늘날에 와서 더욱 각광받는 부분이 되었다.

근대적 합리성을 거부하는 철학적 사고, 풍부한 상징성이 뭍어나는 작품을 쓴 하먼 멜빌. 살아생전에는 단순한 해양 탐험 소설을 썼다과 평가되었을런지 모르지만 1920년대에 극적으로 재평가되었고, 현대에 와서는 친구 N.호손과 더불어 인간과 인생에 비극적 통찰을 한 상징주의 철학적 작가로, 미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의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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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영문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미국 모더니즘 시 전공으로 버팔로 소재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영문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모더니즘을 국민문학 정립 운동으로 파악하는 논문들을 썼다. 『포스트모던의 조건』을 공역했고, 현재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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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9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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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18.07MB ?
ISBN13
9788937497667

출판사 리뷰

기원이 없는 인간 바틀비를 통해 인본주의적 한계 드러내는 「필경사 바틀비」
“전 그러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I would prefer not to.)”

「필경사 바틀비」는 단편에 불과하지만 간단하지 않다. 줄거리야 지극히 간단하지만 왜 그런 식으로 줄거리가 흘러가는지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왜 바틀비는 그런 선택을 하는가, 왜 화자는 그런 선택을 하는가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왜 줄거리가 이렇게 흘러가는가’라는 질문이 ‘왜 바틀비는 그런 선택을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면, 다음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질문은 ‘바틀비는 과연 어떤 인간인가.’이다. 이 최종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데는 다양한 길이 있을 수 있다. 이 질문에 대해 상당한 설득력을 갖춘 설명은 대개 바틀비를 ‘소외된 인간’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이 ‘소외론’이 주로 주목하는 내용은 벽에 갇혀 벽만 바라보는 인간, 남이 써놓은 글을 그대로 복사하는 단순 작업을 반복하는 인간,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고용주가 일방적으로 시키는 일만 해야 하는 임금 노동자, 저항으로 아무 차이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인간, 의사소통의 주요 수단인 편지를 불태우는 일을 오래 했던 인간, 결정적으로 인간의 존재론적 고립감에 대한 화자의 마지막 탄식 “아 바틀비여! 아 인간이여!” 등이다.

바틀비는 기원과 관련이 있는 존재이다. 필사의 기원은 서구 기독교 관점에서 볼 때 ‘말씀’을 기록하는 작업이다. 신성한 노동이며 신의 의지를 인간에게 전달하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 바틀비나 터키와 니퍼가 하는 필사의 원본은 화폐 단위의 이동과 관련된 계약의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교환 가치의 순수한 표현으로서의 화폐는 애초 권위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이전의 권위와 그와 관련된 후광을 잃어버린 작업이 화자의 사무실에서 행해지는 노동의 본질, 소외된 노동이라 볼 수 있다. 바틀비의 “전 그러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I would prefernot to.)”는 절대적인 발언이다. 나에게 제안된 행위가 그 무엇이건, 그 어떤 가정에서 추론된 것이건, 어떤 전례에 기초한, 어떤 상례에 맞는 것이건 상관없이 거부하겠다는 보편적인 부정을 담고 있는 말이다. 그렇기에 화자의 문제 해결 능력이 바틀비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바틀비에 관한 한 화자의 개입은 언제나 실패한다. 바틀비는 언제나 상궤를, 가정을, 전례를, 일상을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틀비를 인본주의 관점에서 희생자로 규정하는 것은 화자가 이 줄거리 전체를 통해 일관되게 범하는 해석의 오류를 답습하는 것일 수 있다.

바틀비의 이런 절대적 부정을 ‘자유의지’의 표현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 소외를 극복하는 가장 전형적인 방식이 소외를 초래하는 억압적 조건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틀비는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지향하는가. 바틀비에게 원래 돌아갈 그 무엇이 있는가. 바틀비에게는 아무 내용이 없다. 기원도 없으며, 경과도 없고, 흔적도 없다. 바틀비는 ‘유령’이며, ‘죽음’이며, 텅 빈 구멍이다. 바틀비는 어디에나 있으면서 어디에도 없으며, 기원이면서, 목적지이며, 효과이지 존재가 아니다. 바틀비를 상궤와 연결시켜 그 부정성을 ‘해결’ 또는 ‘상쇄’해 보려는 화자의 시도가 번번이 실패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결국 바틀비를 ‘개인’으로 규정하기를 포기할 때 일반적인 소외론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 화자는 그를 구원하려 했으나 그 상처가 너무 깊어서 실패한 자가 된다. 화자는 다른 고통받는 인간에게 우편환을 보내고, 사면장을 보내고, 갖은 구명조끼를 다 던져 보았으나 그 모두가 배송 불능의 편지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화자의 절규 “아 바틀비여! 아 인간이여!”는 따라서 바틀비의 존재 또는 죽음을 자신의 인간성을 강화하려는 핑계의 최종 결정판이 된다.

순수한 인간 빌리 버드를 통해 법을 넘어서는 숭고함 그린 「선원 빌리 버드」
“비어 함장님께 하느님의 가호가 있기를!”

1924년에 출판된 『빌리 버드』는 멜빌을 재평가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모비 딕』과 「필경사 바틀비」의 작가로서 오늘날의 멜빌을 있게 한 일등 공신인 셈이다. 이 책에 수록된 단편 소설 「선원 빌리 버드」에 대한 설명은 대체로 두 가지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첫째, 클래거트와 빌리 버드는 왜 갈등을 일으키는가. 둘째, 비어 함장의 판단은 과연 옳았는가. 사건 발생의 동기나 원인을 규명하는 첫 번째 부류의 설명에서는 선과 악, 이성애와 동성애, 문명과 원시 등의 대립 관계가 핵심 개념으로 설정되며, 비어 함장의 판단과 관련해서는 정의의 문제, 사건과 기록, 현실과 종교, 과학과 종교, 현실과 법 등의 대립 관계가 논의의 중심이 된다.

빌리 버드라는 등장인물은 순진함, 아름다움, 용기, 힘, 정의감, 남성다움, 여성적 아름다움, 원시의 무구함, 신적인 성스러움 등 거의 모든 긍정적 자질을 거의 모두 갖춘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빌리 버드의 이런 성격적, 육체적 특징에 대한 화자의 언급은 신화, 종교, 철학, 역사 등 온갖 영역에서 가져온 비유와 인유와 상징을 망라한다. 「필경사 바틀비」의 줄거리가 그 대립 구조에 있어 단순하고, 그 반복에 있어 희극적인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처럼 「선원 빌리 버드」 역시 어처구니가 없어 헛웃음을 짓게 하는 상황적 아이러니 구조를 갖는다. 핵심 사건, 즉 빌리 버드가 상관인 클래거트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모두 이 사건에 이르는 빌드업이다. 빌리 버드의 선과 아름다움, 클래거트의 ‘자연발생적’ 악함, 비어 함장의 초월적 인품을 지시하는 디테일 과잉에 당시 영국과 유럽, 미국 등의 국내 사정과 국제적 관계에서부터 영국 해군 내의 반란 문제에 이르기까지 어마어마한 설명이 더해진다. 따라서 독자는 역사적, 철학적, 정치적, 종교적 등 온갖 가능한 문맥에서 곧 발생할 핵심 사건을 판단할 준비를 갖춘다. 얼마나 어마어마한 사건이 벌어질 것인가. 기대가 극에 달한 순간,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벌어진다.

결정적인 해석을 가능하게 해 줄 수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부재하는 곳을 채우는 것은 화자의 해석이다. 그런데 이 화자는 독자와 같은 삼인칭이면서 어떤 면에서는 독자와 마찬가지로 제한된 시점만을 가진다. 직접 경험했다는 화자나 화자의 이야기를 통해 사건에 접근하는 독자나 그 해석의 권위에 차이가 없다. 그 어떤 해석도, 그 누구의 해석도 다른 해석보다 우위에 있을 수 없다. 마지막 두 장은 이 사건에 대한 두 가지 정반대라 할 수 있는 해석의 예로 구성된다. 해군의 공식 입장과 동료 해군 수병들의 판본이다. 전자에서는 클래거트가, 후자에서는 빌리 버드가 성자로 추대된다. 화자가 전달한 정보는 그 양의 풍성함에도 불구하고, 혹은 너무 풍성하기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한 ‘진실한’ 판단이 불가능해진다.

「필경사 바틀비」와 「선원 빌리 버드」: 블랙홀과 빅뱅을 읽는 순간

세계는 사건이 발생하는 무대이다. 사람은 사건을 ‘처리’함으로써 세계에 존재한다. 삶의 방식이란 결국 사람의 작동 방식이며, 사건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바틀비의 존재와 맞닥뜨린 변호사나 우발적 살인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비어 함장은 어떻게 해서든 그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 변호사의 작동 방식과 함장의 작동 방식은 일견 아주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 변호사는 이기심과 자부심과 자존심을 우선으로 하는 지극히 평범한 개인이 비범한 바틀비의 존재를 처리하는 방식을 보여 준다면, 함장은 이 세상 진지한 모든 것을 고려하는 신중함과 용기, 책임감, 사랑, 연민, 인류애 등을 우선시하는 영웅적인 방식으로 빌리 버드 사건을 처리한다. 하지만 그 결과의 면에서 범인과 영웅의 차이는 없다.

바틀비의 존재와 행태가 변호사의 처리 방식을 무화시킨다면, 빌리 버드의 주먹은 함장의 지혜와 용기를 무화시킨다. 두 경우 모두에서 ‘유효한’, 또는 ‘의미 있는’, ‘진실된’ 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결과가 의도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두 경우는 동일하다. 멜빌의 문학에서 「필경사 바틀비」와 「선원 빌리 버드」의 근본적 차이는 범인과 영웅의 경우라기보다는 소설 형식상의 차이에 있다. 바틀비는 정보 부재, 즉 궁핍함으로 그 앞에 등장하는 모든 시스템을 무효화한다. 그런 점에서 일종의 블랙홀이다. 「선원 빌리 버드」는 정보 과잉으로 어떤 판단도 정답으로 성립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담고 있어서 그 이후 모든 것이 가능해지는 빅뱅의 순간이다. 이제 바틀비라는 블랙홀과 빌리 버드라는 빅뱅을 읽을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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