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 시인의 말
제1부 거울의 생각 10 멸치 꽃 12 이상기온 14 유빙 16 바다 한 조각 17 풀 한 포기 18 들풀을 보면 안다 19 사막의 꽃 20 어떤 진화 22 타임스퀘어 24 나도 섬 25 쇳덩이를 붙이려면 26 봉정암에는 거울이 없다 27 봄밤 28 양지와 음지 29 살아 있는 보석 30 달비골 카톡 31 제2부 세상의 말 34 텃세 35 등어리 36 토렴 37 만행(萬行) 2 38 일기 39 중국 시계 40 아무리 41 마음 속임수 42 걱정 43 스피드 시대 44 덤 45 춘안거 46 봄 47 시소 48 주차금지 49 좌우지간 50 꿀 빠는 거 51 제3부 내부 수리 중 54 까만 국수 55 진짜 십자가 56 반지하 57 바보 58 이름 59 따로국밥 60 이골 61 귀향 62 남은 숙제 63 부탁 64 소나무 뿌리 65 그냥 풀이더라 66 참견 67 세상살이 68 애기앉은부채 69 길고양이 70 민주주의 71 제4부 풍화 74 도강 75 마음 밭 76 허깨비 77 두 여자 78 주절주절 79 스냅 80 폐차 81 신생별에서 82 이심이체 84 장례식장에서 85 아버지의 들판 86 아버지의 손 87 입추 88 춘궁 89 빈집 90 이상한 여행 2 92 ▨ 박태진의 시세계 | 황정산 95 |
|
두브로브니크 호텔 매점에
아드리아해의 진주 성벽 앞 보석 같은 바다를 시집만 하게 잘라 걸어둔 것을 50유로에 사 왔다 그렇게 가져온 바다 한 조각을 책상 위에 올려두었더니 시집만 한 바다에는 먼 아드리아해의 신비한 바람이 불고 잔잔한 물결이 온종일 일렁인다 ---「바다 한 조각」중에서 지구 한쪽 구석에 난리가 났다 꼬맹이 여럿이 공터에 놀다가 한 아이가 풀숲에서 금덩어리 하나를 주웠는지 큰소리를 지르며 날뛰고 또래 십여 명이 우루루 그 아이를 둘러싸고 야단법석이다 눈은 반짝반짝 입은 조잘조잘 모두가 신기한 듯 금덩어리보다 더 소중하게 자세히도 관찰하는데, 그 아이는 무슨 보석 주인이나 된 듯이 의기양양하다 곁에 여자 꼬맹이들은 나도 한번 보자며 아우성이고, 남자 꼬맹이들은 나도 한번 만져 보자며 통사정을 한다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살아 있는 보석이다 아 그 보석 나도 한번 보고 싶다 ---「살아 있는 보석」중에서 까만 산꼭대기 몸뚱이 올리지만 하룻밤 자고 나면 모두 같은 꼴 빈부귀천 구별하는 거울이 없다 여명의 바다에 더덕더덕 검버섯 핀 사리탑을 띄우고 나를 버리고 나를 지우는 쭉담 공양하고 나니 내가 없다 거울이 없으니 내가 없다 ---「봉정암에는 거울이 없다」중에서 |
|
시인의 말
이 가을 비움과 순수에 검은 먹으로 흰 꽃을 그리다 2024. 청도에서 박태진 |
|
박태진 시인은 순수하고 겸허한 본연의 마음자리를 지켜가고 있다. 경륜을 더해 가면서 중인(衆人)은 세속 물정(物情)에 물들고 나서기가 십상이지만, 시인은 이미 그 너머 공허와 적막의 지점을 보았을 것이다. 그의 언어는 삶에 대한 감동이나 새로운 발견의 감성을 깊이 녹여내면서도 더욱 범박하고 편안하고 단순해지고 있다. 이제 그의 시학은 무구(無垢)를 지켜내면서도 ‘비움’을 지향하고 있다. - 엄원태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