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하며 다정의 온도사랑하려고 한 게 아닌데 사랑하게 된다면빈티지시인은 어딘가 좀 슬픈 사람겨울을 건너가는 법윤주에 대하여일상의 권리꽃 한 송이딸과 엄마계수나무중림동 시절선물하는 기쁨그래도 그래도그림 그리러 가는 길괜찮아 나도 그랬는걸시 창작 교실서유리 찾기분갈이여름 식탁블루베리 따기진심으로 순수하게버리는 마음손끝 물들이기1989년 3월 5일굳는 자세내가 사랑하는 문진뒤돌아보기봉기의 결혼식내 글은 공룡거꾸로 입은 바지루루와 콜린사랑하는 것을 아끼는 사람의 이야기미니어처 하우스좋아한다고 해서 믿는다는 건 아니야경주 산책경주 산책―3323년지하철 작업실은행나무내가 사는 동네내 글은 공룡영원히 자고 싶어요넘어지지 않기 위해우리는 서로를 꽉 잡으며 나아갔다몸의 용도엽서들꽃님과 나괜찮다는 느낌크리스마스의 기억조금 더 껴안아줄걸고요한 집한 그루와 두 그루생일 축하해, 미린 언니남천나무같이 살자는 마음닫으며 첫 눈뜸
|
鄭多娟
정다연의 다른 상품
|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인 채로도 꽤 괜찮다는 느낌,내가 나여서 온전히 기쁜 날들정다연 시인은 자신을 ‘세상에 사랑하는 것이 많은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그에 반해, 사랑하는 것들에 다정했던 것과 달리 스스로에게는 그러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잊고 싶은 게 많”아 “누가 흔들어 깨울 때까지 엎드려” 자곤 했으며, 깨어서는 “마음이 너무 시끄러워” 차라리 “영원히 자고 싶”다고 꿈꾸기도 했다고, 지금도 종종 “사는” 걸 “좋아하지 않”는 순간이 있다고. 그때 시인을 붙잡아준 것은 앞서 달려 나가다 가만히 뒤돌아 자신을 기다려주는 반려견 밤이, 가느다란 온기를 건네며 담담히 곁에 머물러준 이들이었다. 자신조차 몰랐던, 자기 안의 가능성을 믿어준 이들. 너는 너이고 나는 나여도 괜찮다고 조곤조곤 속삭이며 온기를 나눠주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람은 다시 설 수 있다는 것을 시인은 알게 되었다고 한다.그래서 어릴 적의 자신처럼 “영원히 자고 싶어요”라고 털어놓는 학생에게 시인은 이제 이렇게 말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서가 아니라 내가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온전히 기쁠 수 있는지” “그런 날이 올지 기다려보고 싶”다고.이는 다정한 누군가가 내어준 온기에 의지하는 데서 나아가, ‘다정의 온도’를 자기 자신에게 돌려주고 싶다는 다짐의 말이자, 시인이 사랑하는 온갖 사람들, 동식물들, 사물들에게 더 다정하기 위한 선언의 말이기도 하다. “자신에게 더 많은 슬픔과 기쁨을 허락할 때라야 타인에게도 세상에게도 좀 더 친절해질 수 있”으며, 내가 나 자신인 채로 다른 이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타인을 허락할 수 있을 만큼 자신에게도 다정해져야 하니까. “한 사람의 불완전함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이 세상의 불완전함도 사랑할 수 있”듯이 말이다.『다정의 온도』는 시인이 건져낸 온갖 사랑하는 것들에 대한 기록임과 동시에, 사랑하는 것들이 시인을 어떻게 성장시켰는가에 대한 기록이다. 이들이 있기에 시인은 “슬픔이 다가”와도 멈춰 서지 않는다. “슬픔과 걸어갈 방향”만큼은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여기며 “신발 끈을 고쳐” 매고 다시 걸어갈 준비를 한다. 그 씩씩한 뒷모습에서 우리는 위로를 얻는다. “슬픔의 미래 또한 작고 빛나는 일상일 것이라는 사랑스러운 믿음으로”(안미린).작가의 말친애하는 친구들, 까마득히 잊고 있던 과거를 되찾아준 사물들, 세상을 고유한 몸짓으로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존재들……. 덕분에 오늘 내 자리에 빛이 든다는 걸 안다. 때때로 삶이 차갑고 쓸쓸하게 느껴질 때조차 그 온도를 받아들일 수 있다. 바라건대 나는 우리가 스스로에게 좀 더 다정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 이 책의 단 한 줄이라도 그 일에 요긴하게 쓰인다면 바랄 것이 없겠다._「시작하며 : 다정의 온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