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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등 뒤에선 꽃이 피고 꽃의 감정 16 별 18 그 가슴에 꽃을 20 꽃잎우표 22 능소화 지는 날엔 24 막막할 때는 등 뒤를 보라 26 불안한 동거 28 수선화가 피는 아침 30 어머니의 장독대 32 춤 34 안개주의보 36 환생 38 낙화인들 꽃이 아니랴 40 난생설화 2 42 혁명에 대한 비유 44 제2부 뒤쪽의 눈이 되어줄게 1인시위 48 꿈틀 50 나비의 행로 52 성선설 54 윤회의 방식 56 좌선 58 혼례, 흘레 60 역설법 62 저 높은 곳을 향하여 1 64 꽃잎을 탓하다 66 자존 68 빌뱅이언덕 70 유산 72 저녁을 기다리는 시간 74 난생설화 76 제3부 사랑 혹은 거짓말 사랑 80 사랑 2 82 사랑은 비의 발자국처럼 84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86 사랑한다고 말해준다면 88 사랑한다면, 우리 90 사랑 혹은 거짓말 92 사춘기 94 겨울 사모곡 96 연리지의 방식으로 98 집 100 독살 102 강물이 사나워서 104 섬진강 달빛 푸른 밤에 106 저 높은 곳을 향하여 2 108 제4부 천국의 풍경 구름의 경전 112 내일은 쾌청 114 인드라의 그물 116 쥐라기 공원 118 합장 120 훈장 122 천국의 풍경 124 아제아제 바라아제 126 메멘토 모리 128 다행이다 130 짜라투스트라 132 율려 134 대속(代贖) 136 정체성에 대하여 138 다만 지금 여기 1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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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도 꽃이냐고 말하지 말자
네 눈에 빛나고 있는 그 무엇을 닮아 있지 않은가 --- pp.18-19 「별」 중에서 네가 앉아 막막하게 울고 간 자리 등 뒤에선 꽃이 피고 있던 것을 --- pp.26-27 「막막할 때는 등 뒤를 보라」 중에서 같은 방향을 보거나 마주보는 것만이 사랑은 아니야 앞쪽만을 보는 너를 위해 뒤쪽의 눈이 되어줄게 너의 뒤가 되어줄게 너의 뒤를 이어줄게 --- pp.60-61 「혼례, 흘레」 중에서 어두워지거나 풍랑이 일어야 너는 돌아와 내 허릴 감았지 나도 안 놓아줄 것처럼 쇠말뚝 같은 표정은 짓지만 그것까지가 사랑이라고 말한다면 --- pp.92-93 「사랑 혹은 거짓말 」 중에서 밤새 다녀가셨구나 헌 옷에서 떼어놓았던 단추 모았다가 떨어진 자리 채워주시던 그 손길 지퍼로는 닫을 수 없는 추위가 있어 --- pp.96-97 「겨울 사모곡」 중에서 |
도서출판 작가의 한국디카시 대표시선 23번으로 출간한 복효근 시인의 두 번째 디카시집 『사랑 혹은 거짓말』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총 60편의 디카시를 수록하였다.
시의 장르를 확장해가고 있는 복효근 시인이 “발견의 기쁨과 / 작은 깨달음이 반짝이는 순간들을 경험”한 순간 포착의 디카시집을 펼치면 첫 디카시편부터 눈길을 멈출 수 없다. 슬픔에 겨워 누군가를 피 흘리게 하고 싶을 때 꽃은 뾰족하다 폭발음이 나지 않게 그 모든 것을 눈물로 바꿀 때 꽃은 꽃이 된다 꽃인 네가 그러하듯이 - 「꽃의 감정」 전문 꽃의 감정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슬픔에 겨워 누군가를 피 흘리게 하고 싶을 때” 그 꽃은 뾰족해지지만 결코 누군가를 헤칠 수 있는 무기가 아니라 슬픔을 안으로 삼킨 단단하고 아름다운 꽃봉오리가 된다. 그리고 누군가를 다치게 하거나 큰 “폭발음”도 내지 않으며 그 모든 슬픔을 사랑을 “눈물로 바꿀 때” 그 꽃은 진정 “꽃”으로 개화한다. “꽃인 네가 그러하듯이” 슬픔에 떨고 있는 당신의 감정 또한 그러하리라는 유추를 하게 하는 이 첫 편의 디카시에서도 우리는 시인의 사유와 문학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 이 지구는 본래 꽃의 영토였어 안전거리 유지해줘 그러면 꽃이 자동차를 부서뜨리는 일은 없을 거야 - 「불안한 동거」 전문 시인은 우리가 자연스럽게 지나치게 되는 자연과 소소한 사물들을 결코 소소하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고, 그 시적 의미를 발견하고 디카시로 형상화하고 있다. 우리가 숨 쉬고 살아가는 이 지구가 “본래 꽃의 영토였”다니, 참으로 아이러니컬하면서도 통쾌하지 않는가. 그리고 “안전거리”를 유지해줄 것을 통보한다. 그래야만 “꽃이 자동차를 부서뜨리는 일”이 없을 거라고. 이 짧은 4행의 시 속에 시인은 우리가 잊고 살았던 자연과 우주만물의 이치를 다시금 깨닫게 한다. 이 지구는 태초엔 인간이 아닌 꽃의 영토였다는 진실을! 그 누구도 이 진리 앞에 반박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인간이 대책 없는 문명과 기술을 앞세워 이 지구의 본래 주인인 양 망각했을 뿐이다. 멈추면 안 되겠니? 이 차를 당랑거철이라고, 분수를 모른다고 하지 마 사마귀가 진짜 마귀가 될 수 있어 이 문명을 멈추게 하고 싶어 나를 풀밭에 살게 해줘 - 「1인시위」 전문 당랑거철(螳螂拒轍)도 유분수지, 사마귀가 상대도 되지 않을 차를 멈추게 하려고 1인시위를 한다. 말도 안 되는 무모한 행동거지라고 생각하겠지만 “사마귀가 진짜 마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문명을 멈추게 하고 싶”다는 사마귀, 그러니 제발 “풀밭에 살게 해” 달라는 사마귀의 간절한 소망은 1인시위에 덤벼들게 한다. 어쩌면 사마귀의 이 소망은 문명과 공존하고 싶은 화자의 소망이기도 할 것이다. 문명과 공존하느라 애쓰는 것은 사마귀뿐만 아니다. 애벌레, 나비, 뱀눈그늘나비, 사마귀, 달팽이 등 작은 미물들을 우화한 디카시편들은 시인의 깊은 사유와 철학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그래서일까. 영화 〈명량〉을 연출한 김한민 감독은 “‘막막하게 울고 간 자리’ 그 ‘등 뒤에선 꽃이 피고 있’다는 복효근 시인의 디카시를 읽으며 눈이 참 맑아졌다”고 고백한다. 김한민 감독은 그의 시를 읽으며, “아프락사스 신을 향하여” 알에서 깨어나는 개양귀비꽃을, “이 문명을 멈추게 하고 싶”은 사마귀와 오소리 똥 위에서 천국을 그리는 나비를 만나고 언젠가는 “이 길 끝에 닿으면 이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을 거라는 역설적인 희망을 가지고 저 높은 곳을 향해 꿈틀꿈틀 기어오르는 달팽이와도 동행”하게 된다고 말한다. 또한 흘레하는 나비를 통해 “앞쪽만을 보는 너를 위해 뒤쪽의 눈이 되어주는” 육체성 너머의 사랑을 그리기도 하고, 오백 년을 기다린 팽나무는 “사랑한다고 한마디만 해준다면” 하늘로 “훌쩍 날아오를” 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오억 년을 순간처럼 달려”와 “너의 심장이 되어줄 ”거라고 고백하지만 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내 가슴에 못을 박”는 것을 두고 이 이름표가 “명찰일까 죄수번호일까” 묻기도 하면서 사랑의 본질과 속성에 대해 사유하게 해준다고 복효근 시인의 이번 디카시집을 추천한다. 복효근 시인이 순간 포착한 디카시는 환상적이면서도 아이러니컬하고 극적인 시나리오를 연출합니다. “어두워지거나 풍랑이 일어야” “돌아와 내 허릴 감는” 그 이기적 속성까지를 사랑이라 해야 하는지 거짓말이라 해야 하는지 사랑의 본질에 대해 묻고 있으며, 눈 쌓인 앞마당 징검돌에서 “헌 옷에서 떼어놓았던 단추”로 떨어진 자리 채워주시던 돌아가신 어머니의 그 애틋한 사랑을 불러내기도 합니다. 이미지와 언술 사이에 참으로 매혹적인 메타포가 출렁입니다. 시인과 함께 “아름다운 죄 하나 짓고 싶은” 섬진강의 푸른 밤을 거닐어보고 싶어집니다. - 〈명량〉 김한민 영화감독 김한민 감독의 추천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복효근의 디카시는 사진과 시 사이의 집중적이고도 강도 높은 상호작용을 끌어내는, 매우 창의적인 메타포를 선사한다. 디카시는 디지털 카메라와 시의 합성을 말하는 새로운 시 형식이다. 즉 활자매체 문자문화의 시대에서 전자매체 영상문화의 시대로 이행된 동시대성을 최적화하여 수용하는 창작 방식이다. 사진 이미지와 5행 이내의 문자 기호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시로써 순간 포착, 순간 언술, 순간 소통의 예술이다. 그러므로 누구나 디카시를 쓸 수 있다. 하지만 복효근 시인처럼 “이중적이면서도 동시적인 지양이 사진 이미지와 문자 기호 사이의 대칭적 화학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좋은 디카시를 창작하기는 쉽지 않다. 그의 디카시는 사진 한 장만으로도 수많은 사유와 침묵의 힘을 보여준다. 거기에 덧붙인 언술은 사진이미지의 힘을 배가시키는 심연의 시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범상치 않은 그의 촌철살인의 화학작용은 이 한 권의 디카시집을 단숨에 읽게 만든다. 이처럼 복효근의 디카시집 『사랑 혹은 거짓말』은 세계 속으로 점점 확산하는 디카시 독자들에게 본격문학으로서의 깊은 감동과 K-디카시의 한 전범을 보여주는 좋은 교과서가 될 것이다. 수록 디카시 60편 전편이 새롭고 개성적이며, 강한 메타포를 선사하는 가편들이다. 디카시인을 꿈꾸는 독자들의 일독을 권한다. 디카시 작업을 하면서 사람과 사물과 풍경에 오래 시선을 두는 버릇이 생겼다. 발견의 기쁨과 작은 깨달음이 반짝이는 순간들을 경험하였다. 애써 찾지 않아서 그렇지 시는 언제나 가까이 있음도 알게 되었다. - 2024년 11, 지리산 아래 범실에서 |
“막막하게 울고 간 자리” 그 “등 뒤에선 꽃이 피고 있”다는 복효근 시인의 디카시를 읽으며 눈이 참 맑아졌습니다. “아프락사스 신을 향하여” 알에서 깨어나는 개양귀비꽃을, “이 문명을 멈추게 하고 싶”은 사마귀와 오소리 똥 위에서 천국을 그리는 나비를 만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이 길 끝에 닿으면 이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을 거라는 역설적인 희망을 가지고 저 높은 곳을 향해 꿈틀꿈틀 기어오르는 달팽이와도 동행해 봅니다.
흘레하는 나비를 통해 “앞쪽만을 보는 너를 위해 뒤쪽의 눈이 되어주는” 육체성 너머의 사랑을 그리기도 하고 오백 년을 기다린 팽나무는 “사랑한다고 한마디만 해준다면” 하늘로 “훌쩍 날아오를” 거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오억 년을 순간처럼 달려”와 “너의 심장이 되어줄 ”거라고 고백하지만 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내 가슴에 못을 박”는 것을 두고 이 이름표가 “명찰일까 죄수번호일까” 묻기도 하면서 사랑의 본질과 속성에 대해 사유하게 해줍니다. 이처럼 복효근 시인이 순간 포착한 디카시는 환상적이면서도 아이러니컬하고 극적인 시나리오를 연출합니다. “어두워지거나 풍랑이 일어야” “돌아와 내 허릴 감는” 그 이기적 속성까지를 사랑이라 해야 하는지 거짓말이라 해야 하는지 사랑의 본질에 대해 묻고 있으며, 눈 쌓인 앞마당 징검돌에서 “헌 옷에서 떼어놓았던 단추”로 떨어진 자리 채워주시던 돌아가신 어머니의 그 애틋한 사랑을 불러내기도 합니다. 이미지와 언술 사이에 참으로 매혹적인 메타포가 출렁입니다. 시인과 함께 “아름다운 죄 하나 짓고 싶은” 섬진강의 푸른 밤을 거닐어보고 싶어집니다. - 김한민 (〈명량〉 영화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