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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내면서 - 이원규(시인/사진가)
섬진강 시인 6명의 ‘몸詩 퓨전콘서트’ 백학기 시인 흰소 _ 23 춤 _ 36 어느덧 _ 38 안부 _ 40 억새 _ 41 너의 사랑 _ 43 만리동 고개에서 이틀 _ 44 복효근 시인 누떼가 강을 건너는 법 _ 49 어느 대나무의 고백 _ 51 버팀목에 대하여 _ 53 예를 들어 무당거미 _ 55 마늘 촛불 _ 57 저녁 강에서 _ 58 새를 기다리며 _ 60 매화찬 _ 62 춘향의 노래 _ 64 섬진강- 섬진강에서. 1 _ 66 장진희 시인 늪 _ 71 봄 쑥 _ 72 가을 강 _ 74 억수장마 _ 75 물난리 속에서 _ 78 백일홍 _ 82 저녁노을 _ 84 가을 _ 85 이름 _ 86 반달이 싹을 틔워 _ 87 박두규 시인 강을 바라보다 _ 91 나마스카 _ 92 사랑은 홀로 어둠의 숲을 헤매고 _ 93 그렇게 그대가 오면 _ 95 저녁 강 _ 96 헛꽃 _ 98 홀로 깨어 두텁나루숲 창문을 열고 _ 99 어디에서 왔나. 이 향기 _ 101 눈부신 어둠 _ 102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 _ 103 박남준 시인 저녁 강이 숲에 들어 _ 107 나무, 폭포, 그리고 숲 _ 109 따뜻한 얼음 _ 113 슬픔 _ 115 먼 강물의 편지 _ 116 이사, 악양 _ 117 겨울 풍경 _ 119 흰 부추꽃으로 _ 121 동백 _ 123 당신을 향해 피는 꽃 _ 125 이원규 시인 물안개 _ 131 안개 _ 132 겁나게와 잉 사이 _ 133 물앵두 _ 135 섬진강 첫 매화 _ 137 소쩍새의 길-일생 단 한 편의 시 4 _ 138 단지 그물 맛이 아니었으므로 _ 139 몽유운무화 _ 141 별빛 한 짐 _ 142 달빛을 깨물다 _ 1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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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너의 사랑을 꿈꾸었던
불같은 사랑은 사월이 되매 더욱 그리워진다 집 없이 갈길 또한 지평선을 향해 막막하고 사람 살아가는 모습 가끔씩 눈물겨운 사월이 오면 꽃봉오리에 가닿는 바람처럼 머물고 싶다. 머물러 혼의 종소리 울리고 싶다 그러나 가고 오는 세월은 사랑을 덧없다 꿈 같아라 이르고 먼 집 가까운 불빛 은은하게 앞길을 비추면 다시 살아가야 할 날이 오지게 서러웁다 시여 자유여 한때는 너의 사랑을 꿈꾸고 나와 너의 사랑이 이 세상에서 남겨 놓은 그 무엇 흔적조차 없을지라도 버릴 수 없다. 이 사랑을 이 세상을 너의 숨결을 만지고픈 사월이 오면 들판에 노란 뫼꽃 한 우주로 열리고 강물에 띄어보는 붉은 연심이 더더욱 가슴을 찌르는 이 환한 날들 앞에서 --- 「백학기, 너의 사랑」 중에서 사는 일 부질 없어 살고 싶지 않을 때 하릴없이 저무는 강가에 와 웅크리고 앉으면 내 떠나온 곳도 내 가야할 그곳도 아슴히 보일 것만 같으다 강은 어머니 탯줄인 듯 어느 시원始原에서 흘러와 그 실핏줄마다에 하 많은 꽃 하 많은 불빛들 안간힘으로 매달려 핀다 이 강에 애면글면 매달린 저 유정무정들이 탯줄에 달린 태 아들만 같아서 강심江心에서 울리는 소리 어머니 태반에서 듣던 그 모음만 같아서 지금은 살아있음 하나로 눈물겹다 저문 강둑에 질경이는 더욱 질겨 보일 듯 말 듯 그 끝에 좁쌀 같은 꽃도 부질없이 핀다 그렇듯 세상엔 부질없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어 오늘 밤 질경이꽃 한 톨로 또한 부질없는 것이 하나도 없다 아직 하류는 멀다 언젠가 이 탯줄의 하류로 하류로 가서 더 큰 자궁에 들어 다시 태어날 때까지는 내일도 나는 한 가닥 질경이로 살아야겠는 것이다 저 하류 어디쯤에 매달려 새로이 돋는 것이 어디 개밥바라기별뿐이겠느냐 나는 다시 살고만 싶다 --- 「복효근, 저녁 강에서」 중에서 저마다 세상에서 가장 아픈 상처 보석처럼 내밀어 떠들던 사람들 떠나고 제 슬픔을 비출 수 없는 마른 가을 강 바위 위에 앉았던 하얀 물새들도 하나둘 날아올라 서녘 하늘 붉은 노을 속으로 떼를 지어 떠났다 강기슭 비탈진 숲속 어둠이 짙게 배어들어 오늘 하루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하루씩 하루씩 사그라드는 옹이진 나무들 속은 누가 알까 밤벌레는 그 사연 짚어서 저리 깊이 울어대는가 --- 「장진희, 가을 강」 중에서 두텁나루숲에 앉아 강을 바라본다. 저 강의 흐름처럼 오로지 한 생 각만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다. 강물은 끝내 바다에 이르러 스스로 소멸하듯, 생각의 끝에 이르러 내 망상의 세월이 다하면 나도 어느 새벽 낯선 바다의 수평선에 닿을 수 있을까. 흐르는 일의 일상을 산 다 해도 끝없이 거슬러 오르는 욕된 생각들, 그리운 사람도 바라던 일들도 모두 잊고 등을 돌려 저 강처럼 흐를 수는 없을까. 검붉은 노 을 속 강 하나, 어둠 속에서 홀로 빛난다. --- 「박두규, 강을 바라보다」 중에서 여기까지 왔구나 다시 들녘에 눈 내리고 옛날이었는데 저 눈발처럼 늙어가겠다고 그랬었는데 강을 건넜다는 것을 안다 되돌릴 수 없다는 것도 안다 그 길에 눈 나리고 궂은 비 뿌리지 않았을까 한 해가 저물고 이루는 황혼의 날들 내 사랑도 그렇게 흘러갔다는 것을 안다 안녕 내 사랑, 부디 잘 있어라 --- 「박남준, 먼 강물의 편지」 중에서 이명인가 밤새 섬진강 쏘가리가 운다 징한 것들 격정의 날들이 가고 물이 차다 뼈마디가 시리다 바람이 태어나고 죽은 곳 그곳에 가보고 싶었지만 이 맛도 솔찮다 나이 마흔을 넘어서야 찾아온 체외수정의 새벽 물안개 무량무량 알밴 여인들이 뒷물을 하고 있다 --- 「이원규, 물안개」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