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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무당거미
복효근
현대시학사 202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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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학 기획시인선

목차

1부

능소화가 지는 법
왈칵, 붉은
꽃을 다시 정의하다
붓다의 치명적 농담
어떤 자랑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풍경을 위한 메모
구름의 행로
운석 이후

업다
그 눈망울의 배후
무화과
예를 들어 무당거미
생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흰 고무신에 대한 소고
복숭아와 인생관
입춘 무렵

2부

소쩍새 시창작 강의 2
약력 추가
시인에게 하고 싶은 질문 몇
폭설 이후
화장花葬
범실의 닭
부처를 거래하다
분수
만복사미륵불친견기
청개구리
어떤 법문
헌화가 이후
허공의 정신
근황
두 나무 사이에 바위가 있어
즐거운 사기꾼
두 여자
물방울의 크기
그도 나처럼

3부

비보호좌회전
수컷에 대하여
어슬렁, 새의 입장에서
수염을 깎지 않은 시인 복 씨의 변명
시민 K
술 깰 무렵
다시 입춘 무렵
그러고 보니 우리 처음이네요
모나리자를 의심하다
어떤 배짱
코에 대한 몽상
훨훨
지옥도
가시복
종달終達
아홉수

4부

오후 여섯 시 사십 분
오래된 편지
분실물
사랑
바람을 위한 연가
환상적 탁족
맹탕
나의 직업
전등傳燈
지나다
매생잇국을 먹으며
한산 유감
장례식장 엘리베이터엔 거울이 없었으면 좋겠다
당나귀를 들어 올리는 법
부자
종소리의 품 안
새소리 경연대회
범실 복 선생의 다짐
꽃의 속도

해설 유성호 | 안 들리던 것들이 새삼 들리는 이즈음

저자 소개1

1962년 전라북도 남원에서 태어났다. 1991년 계간 시전문지 [시와 시학]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으로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버마재비 사랑』, 『새에 대한 반성문』, 『누우 떼가 강을 건너는 법』, 『목련꽃 브라자』, 『마늘촛불』, 『따뜻한 외면』, 『꽃 아닌 것 없다』, 『고요한 저녁이 왔다』 등이 있으며 시선집 『어느 대나무의 고백』과 청소년시집 『운동장 편지』, 교육 에세이집 『선생님 마음 사전』을 출간하였다. 편운문학상신인상, 시와시학젊은시인상, 신석정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작지만 야무진 시를 쓰자는 시 창작 동인 [작은 詩앗 채송화]에서 활동
1962년 전라북도 남원에서 태어났다. 1991년 계간 시전문지 [시와 시학]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으로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버마재비 사랑』, 『새에 대한 반성문』, 『누우 떼가 강을 건너는 법』, 『목련꽃 브라자』, 『마늘촛불』, 『따뜻한 외면』, 『꽃 아닌 것 없다』, 『고요한 저녁이 왔다』 등이 있으며 시선집 『어느 대나무의 고백』과 청소년시집 『운동장 편지』, 교육 에세이집 『선생님 마음 사전』을 출간하였다. 편운문학상신인상, 시와시학젊은시인상, 신석정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작지만 야무진 시를 쓰자는 시 창작 동인 [작은 詩앗 채송화]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남원 대강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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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0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83쪽 | 246g | 127*205*12mm
ISBN13
9791186557907

책 속으로

능소화가 지는 법

능소화는 그 절정에서
제 몸을 던진다

머물렀던 허공을 허공으로 돌려주고
그 너머를 기약하지 않는다

왔다 가는 것에 무슨 주석이냐는 듯
씨앗도 남기지 않는 결벽
알리바이를 아예 두지 않는 결백

떨어진 꽃 몇 개 주워 물항아리에 띄워보지만
그 표정 모독이라는 것 같다
꽃의 데스마스크

폭염의 한낮을 다만 피었다
진다
왔던 길 되짚어가고 싶지 않다는 듯
수직으로 진다

딱 거기까지만이라고 말하는 듯
연명치료 거부하고 지장을 찍듯

그 화인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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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무당거미

무당이라니오
당치 않습니다
한 치 앞이 허공인데 뉘 운명을 내다보고 수리하겠습니까

안 보이는 것은 안 보이는 겁니다
보이는 것도 다가 아니고요

보이지 않는 것에 다들 걸려 넘어지는 걸 보면
분명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니지요
그 덕분에 먹고 삽니다

뉘 목숨줄을 끊어다가 겨우 내 밥줄을 이어갑니다*
내가 잡아먹은 것들에 대한 조문의 방식으로 식단은 늘 전투식량처럼 간소합니다

용서를 해도 안 해도 상관없습니다
달라지는 것은 하나도 없으니까요
작두라도 탈까요

겨우 줄타기나 합니다
하루살이 한 마리에도 똥줄이 탑니다

무당이라니오
하긴 예수도 예수이고 싶었을까요

신당도 없이 바람 막아줄 집도 정당도 없이
말장난 같은 이름에 갇힌 풍찬노숙의 생

무당 맞습니다
그래서 어쩌라고요

*신휘 시인의 「실직」의 한 구절 변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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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행로

어제는 바람이 서쪽에서 불어왔으므로
구름은 동쪽으로 흘러갔다
오늘은 바람이 불지 않았는데도 구름은 흘러갔다

아침녘엔 어치가 와서 놀다 갔는데
오후엔 물까치가 왔다 갔다

다시 새를 기다리는데
가까운 선배 모친 부음이 왔다
잠시 후엔 거리조차 먼 선배 모친의 부음이 왔다

둘 다 가고 싶지 않았지만
먼 쪽을 택해 조문을 갔다

빈소에 아는 조문객도 없고 해서
슬그머니 나와 바닷가 횟집에서 소주를 마셨다

아닌 쪽에서 부음이 오기도 하고
없는 쪽에서 구름이 오기도 한다

내가 가는 날
아주 먼 후배가 조문을 왔다가
가까운 중국집에서 짬뽕을 먹고 갈지도 모를 일

내일은 박새가 몇 마리 놀러 올지도 모른다
혹은 아무것도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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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傳燈

눈 덮인 덤불에
찔레가 붉은 등 몇 개
걸어놓은 뜻을

눈이 맑은 노랑턱멧새가
어찌 알고는
며칠 주린 제 뱃속에 모셔두기로 했던 거라

찔레 붉은 등이
제 등피의 도톰하고 따뜻한 불빛을
멧새에게 건네주면

이 아침 새는
화안하고 청량한 법문을
공기 중에 뿌려놓는다

멧새는 찔레 씨앗에 담긴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수십 수백 작은 등불을 땅에 심는다

그래, 꺼지지 않는 등이
그렇게 전해져 오는 거라
전해져 가는 거라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아무래도 시는 울면서 웃는 방식이다

지독한 빚쟁이처럼 꿈결에도 나타나곤 했다.
서로의 정체를 모르는 채
야멸차게 떨치고 돌아설 재간이 없어서 여기까지 왔다.

누군가는 몇 걸음에 도달할 거리를 돌아보니 30년,
300년을 걸어도 닿지 못할 것임을 알 즈음이다.

어느 누가 너처럼 한결같으랴.
어쩔 수 없다.
가는 데까지 가자.

2021년 가을
지리산 아래 범실에서

추천평

새가 우는 소리, 바람이 부는 소리, 산골 물이 흘러가는 소리를 불립문자不立文字의 경지라고 한다. 인간의 언어와 묘사의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고 솜씨가 우뚝하다 해도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대자연의 불립문자 앞에서는 볼품이 없고 초라하기만 하다. 그런데 그 불립문자의 경지를 언어로 거뜬히 전사轉寫해내는 놀라운 시인을 나는 발견했다. 그는 전북 남원에 살고 있는 복효근이다. 지난 봄, 전주의 김익두랑 같이 남원을 가서 매월당 자취가 남아있을 만복사 절터를 함께 걸었다. 복효근은 마치 만복사의 도슨트처럼, 혹은 매월당의 현신처럼 시종일관 불립문자로, 혹은 교외별전敎外別傳으로 갖은 사연과 내력을 들려주었다. 내 귀에는 복효근이 들려주던 말들이 모두 물소리 바람소리로 가슴에 스며들었다. 놀랍고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번 시집에서도 그날 만복사에서 듣던 복효근의 은은한 음성이 들려온다. 나는 눈을 감고 그 행복감을 지금 즐기고 있다. - 이동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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