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가격
12,000
10 10,800
YES포인트?
600원 (5%)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해외배송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현대시학 기획시인선

이 상품의 태그

목차

시인의 말

1부

달리는 고깔모자
아뇌쿠메네Anokumene
꽃이 하는 말
풍도 바람꽃
지지리도 못난
담쟁이, 너의 발랄한 옥빛
물의 시간이 온다
틈바구니 너에게
돌아오고 있다
빛살이었는지
걷는 사람, 걷는 바람
시시포스들
팔월의,팔층의,매미의,나의,
내가 마티팔로 무화과나무다5
고요한 외침

2부

거리두기
제멋대로
표절하다
포착
평형이론에 대한 생각
한 마리 양
땅끝마을 일지
푸른 동거
우기 냄새
키운 것은
자작자작 자작나무숲
늙은 여우
나팔꽃과 장미 사이
물의 힘
햇사과

3부

젖은 빨래
게으른 말
까만 구두
까치 제삿밥
경계에 걸렸다
절룩이는 부메랑
땅거미 생각
현미경을 들이대면
토끼와 느티나무
달빛을 낚는 그림
눈 오는 오후 두 시
신화가 되라고 이르네
들풀 춤사위
백지수표
꽃다발은 침묵시위 중

4부

훔쳐보다
낙타가시풀
공생
신부꽃
생똥 장미꽃
떠돌이 여우별
키잘쿰 사막의 자고새
쿠무다크 사막의 일몰
산이 운다
반란1
웃음에 대한 오독
독거할매
울음통이 뻑뻑하다

해설

저 도도한 생명주의의 힘 | 오민석(문학평론가 · 단국대 교수)

저자 소개 1

199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동국대학교 국문과와 중국 베이징 중앙민족대학원 중문과를 졸업했다.시집 『광화문쟈콥』, 『넘치는 그늘』, 『핏줄은 따스하다, 아프다』, 『각을 끌어안다』, 중국어 번역시집 『문혁이 낳은 중국현대시』, 『나의 시에게』, 『오늘 그리고 내일今天與明天』, 함께 쓴 시와 에세이 『다시 사막에서 열흘』, 『차마고도에서 열흘』, 『바이칼에서 몽골까지 열흘』, 함께 쓴 시집 『빠져 본 적이 있다』 등이 있다. 펜번역문학상, 동국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대시학] 주간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금용의 다른 상품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24쪽 | 178g | 125*188*20mm
ISBN13
9791192079752

책 속으로

검은 레깅스 귀퉁이를 잘라냈어요
가위질 소리가 침묵을 깨웠죠
귀만 날카롭게 삼각형으로 불어나는 긴 정적

소름 돋았어요
살갗마다 뿔을 달고 오글거리는 실핏줄이
춥고 시린 청보랏빛 꽃잎을 피워냈어요
뺨과 목줄기, 팔다리 사이로 빛무더기가 흘렀어요

무대와 관객의 경계가 무너졌어요
어둠은 빛을 품고, 빛은 어둠을 안고 날개를 폈어요

날개 냄새가 시큼해요
땀으로 번뜩이는 등줄기와 전라로 뛰는 무용수
옷 하나 벗었을 뿐인데
조여드는 무용복을 가위로 잘라냈을 뿐인데
무장한 외투에 묶였던 꽃씨가
나신으로 뛰는 머리칼마다 참제비고깔꽃이 피네요

프랑스 혁명의 고깔모자가 함성을 지르네요
꽃향기가 거친 입김을 따라 쏟아지네요
야생의 살냄새가 진동하네요
겁 없이 피어나네요
고깔모자가 달려나가네요
---「달리는 고깔모자」중에서

숨소리로 온다
빛으로 온다
색으로 온다
푸른 그림자까지 길게 데리고 온다

빈 몸으로 헐벗고 섰던 들판
감자밭 긴 고랑마다 빛이 고인다
밟을 적마다 붉은 흙물이 올라온다

태아가 용트림을 시작하는지
까만 봉지를 찢고 기지개를 켠다

아크릴 물감을 꺼낸다
연겨자색 붓을 들어
촉촉한 복숭아빛 향내를 그린다

대청마루 밑 감자알을 꺼내온다
호미와 곡괭이를 굽은 밭고랑에 내건다
바람이 선수를 치며 들썩거린다

오늘은 빛이 길다
물의 시간이 오는 것이다
---「물의 시간이 온다」중에서

목구멍 속까지 침이 말라버린
노쇠한 낙타 한 마리
메마른 낙타가시풀을 씹어 삼킨다

살아 있어야
시작되는 모든 것들

혀에 꽂히는 가시풀에 피 흘리면서도
모래가루 붙은 속눈썹 너머로
열사에 뿌옇게 지워진 오아시스를 찾는다
무릎 베고 잠들 짝의 그림자를 찾는다
---「낙타가시풀」중에서

수십 년 나팔꽃만 그리던 그녀가

흰 머리 성성해진 이순耳順에 들면서

황금빛 장미꽃만 그려댄다

담장에 기대어 아침을 맞던 나팔꽃 삶을 걷어버리고

때늦게 장미로 변절한 이유는 단 하나,

바람 뒹구는 시멘트 마당이나 서늘한 빈방을

노을빛 향으로 채워놓겠다는 것

장미를 남은 생의 친구로 삼겠다는 것

붓끝으로 어둠과 빛의 경계를 뭉그러뜨리겠다는 것

사방 벽을 가시조차 노을 향기로 채우겠다는 것

---「나팔꽃과 장미 사이」중에서

출판사 리뷰

김금용 시인은 삶의 능동적 물결을 몸과 마음에 기꺼움으로 싣는 아름다운 춤꾼이다. 시인은 사막을 오가며 만난 생명의 기적들에 자신을 기입하며 생명의 카니발 속으로 깊이 들어가 그때 마다의 ‘춤’을 발명하곤 한다.

이번 시집의 시편들은 시인이 만난 숱한 식물들과 동물들이 그 환경과 교호하며 생명의 기운을 발산하는 힘의 장들 안에서 펼쳐진다. 이는 먼저 시집에서의 흐름을 잇대는 일이기도 하다. “홀로 깨어나 홀로 우는 아쟁 소리에 맞춰/ 사막여우의 지친 숨소리에 맞춰/ 황금 광야가 바람소리를 보탠다/ 춤을 춘다 ( 「아쟁을 켠다」 )”에서와 같은 생명의 춤은 이번 시집에서 더욱 전경화된다. 시집 첫 자리에의 「달리는 고깔모자」는 이를 잘 입증한다. 춤꾼으로서의 시인은 다른 춤꾼과 접합, 춤이 흘러가는 시간 위에 “참제비고깔꽃”을 피우고 “프랑스 혁명”의 “함성”을 불러 앉힌다. 연상작용의 기운찬 흐름을 한자리에서 오롯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나아가 시인은 “춤사위엔 가드레일이 없(「들풀 춤사위」)”다면서 “나를 허무니 좋아라”라고 잇댄다. 이는 시인의 꿈이 다름아닌 ‘공생’에 있음을 넌지시 암시한다. “먹이 구하러 나왔던/ 전갈 한 마리/ 사막 여우 한 마리 (중략) 별무더기 덮고/ 잠이 든다 ( 「공생」)”는 지상의 시간을 훌쩍 넘어 유토피아를 현현한다. 시인의 오랜 탐색이 이 순간을 기어코 포착해낸 쾌거다.

시인은 가드레일이 없는 춤사위를 생명이 허락되지 않는 극지까지 끌고간다. “극지의 어둠이 목을 조여도/ 빛을 찾아 춤추는 생명체들의 모의는/ (중략) 광야를 누빈다( 「아뇌쿠메네」)”고 잠재된 생명의 카니발을 현실의 층위로 끌어내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시인의 끈질긴 춤사위에 실린 시편들은 풍요롭게 지구를 덮어주는 식물들과 또한 인간과 더불어 살아주는 동물들의 묵묵한 침묵에 함께 귀 기울이도록 한다. 얽힘과 연계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는 이즈음, 『물의 시간이 온다』의 시편들은 의도하지 않은 채 그 시의성을 확보한 것이다. 시의 힘이란 원래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 한영옥(시인 · 성신여대 명예교수)

■ 시인의 말

어둠 속에서 더 도드라지는
푸른 물기
청록 빛살의 물풀들

흔들릴지언정 쓰러지지 않는 저들은
견디고 일어서는 내 生이다,
내 詩이다.

리뷰/한줄평0

리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10,800
1 1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