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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은하의 바닷가 12 안드로메다은하 14 불규칙은하 정원 18 은하단의 정원 22 라니아케아 초은하단과 하늘의 정원 26 평행우주의 정원 34 오리온성운의 꽃 37 켄타우루스자리, 반인반마의 정원 42 페가수스의 날개 아래, 별빛과 정원 46 오리온의 허리띠 아래 꽃이 피다 49 보랏빛 화살, 궁수자리에서 52 물고기자리, 은하의 흐름 55 백조자리-날개의 별빛 고독 58 2부 페르세우스 은하 블랙홀 62 북두칠성을 주다 65 목동자리의 아크투르스 68 처녀자리의 스피카 70 사자자리의 데네볼라 72 거문고자리 베가 74 독수리자리 알타이르 76 오리온자리 베텔기우스 78 큰개자리의 시리우스 80 마차부자리의 카펠라 82 쌍둥이자리 폴룩스 84 황소자리 알데바란 86 3부 너의 온도 90 가시광선의 꽃 93 도플러 효과 96 빅뱅 98 빛의 곡선 100 세퍼이드 변광성의 변주 102 빅립 104 알베도의 변주 107 암흑 에너지의 속삭임 110 오르트 구름 112 월식의 그림자 속에서 114 외계 행성, 고독의 궤도 116 왜성矮星, 작은 별 이야기 118 4부 이심률 122 타원은하 정원의 고요 125 제니스의 정원 126 중력의 정원 127 초신성 128 코스믹 마이크로의 노래 130 태양 플레어의 춤 131 황도 12궁의 정원에서 132 우주정거장 134 퀘이사-빛의 폭발, 블랙홀 너머 136 다중우주의 숲에서 138 허블-르메트르의 노래 141 나선의 정원 142 해설 우주를 떠받치는 고독의 의지 ? 정명교(문학평론가) |
석연경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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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날개를 달고 태어나고
누군가는 다리도 없이 태어난다 바빌로니아에 떠오른 페가수스는 리라의 날개를 들판에 던진다 히포크레네여, 시의 샘물을 솟아 올려라 물방울마다 날개 달린 별이 되어라 폭풍우를 뚫은 빛줄기처럼 시를 쓰는 여자 어두운 지상의거리에서 솟구쳐 올라 지상의 언어로 우주의 날개에 무채색 시의 씨앗을 뿌린다 달에는 계수나무 잎이 흔들리고 예언의 꽃이 달빛으로 피어나는데 무채색 안에 숨은 수억만 가지색색의 꽃등불이 켜지고 꽃잎마다 말 없는 꿈이 날고 있다 시의 산맥 위에 봄비가 별을 뿌린다 큰 별이 폭발하며 빛을 발하는 사이로 북쪽 하늘의 옆구리에 뿌리내리고 날개는 떠나는 자의 뒷모습에 매달린다 장미와 주목이 속삭이는 페르시아 정원에서 유성우는 사막의 밤하늘을 황금비로 적신다 페가수스 날개 끝에서 흩어진 빛이 반짝인다 별 무리는 은하가 되고 사각형 안에서 날개 달린 별이 되는 꿈 초월의 나침반 바늘이 떤다 한겨울 빨간 열매 매달고 숨 쉬는 전설이 있다 은하의 흐름에 대양 어선의 꿈은 침묵하지만 빛나는 NGC 7331은 어깨가 두텁다 페가수스여, 날아라 스테판이 5중주를 연주하면 적색의 투명한 날개들이 파닥이고 성스러운 울림으로 은하는 흐른다 무한한 고독이 휩싸고 있는 사막에 별무리가 눈을 반짝이며 일어난다 멀리서 온 고독한 별들이 지상에 닿을 때 얼어붙은 푸른 지구의 모퉁이는 알리라 날개 달린 고독은 이미 고독이 아닌 빛임을 계엄을 해제하는 시의 발굽은 사막을 딛고 오르는 날갯짓이다 자갈과 덤불이 가득한 정원에서도 뽀얀 날개 씨앗이 날아다니듯이 페가수스는 난다 페르시아의 장미는 영원처럼 붉다 바빌로니아의 유성우 속에서 날개 없이도 나는 것이 있다 페가수스여, 너의 빛나는 날개 아래 지상의 골짜기마다 빛나는 별과 꿈이 비상의 정원으로 피어난다 ---「페가수스의 날개 아래, 별빛과 정원」 중에서 금잔디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았네 봉숭아 나무에 분홍 꽃이 숨 막히게 피었네 하르르 하르르 설레는 봄밤에 금잔디 위로 연분홍 꽃이 봄 꿈꾸듯 나부꼈네 하늘에서 카펠라의 금빛 염소가 마차를 타고 금잔디 위에 내려왔네 금빛 염소의 머리 위에 복사꽃이 휘날리네 염소의 젖에서 별빛이 쏟아지네 연분홍 꽃잎과 금빛 별이 부셨네 금빛 염소의 눈 속에 우주의 지도가 있네 마차가 달린 기억의 지도 누구나 몸 어딘가 지도가 그려져 있네 너는 무엇을 타고 어디로 달리느냐 너는 무엇을 기르는 어머니냐 멀리서 보면 고요한데 가까이서 보면 세상 모든 것은 기름과 길러짐이네 신의 젓을 먹이는 아말테이아가 있네 모든 어머니는 복숭아를 든 여신이네 복숭아 분홍 꽃잎과 금빛 별이 아득한 영원처럼 내리네 ---「마차부자리의 카펠라」 중에서 은하가 가까워지면 푸른 빛 원피스를 입고 온다 은하가 멀어지면 붉은 빛 망토를 두르고 다가온다 너와 나의 거리는 오해의 거리 거리에 따라 서로를 왜곡한다 그대는 도플러의 방식으로 사랑을 한다 우주와 나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그대는 우주의 별빛을 가로질러 빠른 속도로 날아와 화살을 던진다 그대 목소리는 섬세한 하이 소프라노로 사랑의 꽃다발을 준다 우주와 나의 거리가 멀어지면 부드럽고 느린 걸음 걸으며 그대의 깊은 알토 목소리가 그리운 어느 항성에서 고요하게 꽃피우는 소리를 듣는다 소리의 파장은 마음의 거리다 시간의 강을 건너도 고요한 소리가 있을까 도플러의 목도리가 겨울 벌판에서 날린다 진정한 네 목소리는 블루 시프트 바다에 푸른 물고기로 있을까 몇천 광년 우주에서 붉게 타오르고 있을까 깊은 마음에서 들려오는 소리 그대가 곁에 있을 때도 멀어져갔을 때도 그대의 노래를 사랑했네 도플러 거리의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빛나는 은하이고 그대 빛나는 눈동자의 파장에 귀를 기울인다 도플러 효과를 초월한 우리 사랑 ---「도플러 효과」 중에서 두 개의 얼굴 제니스여 현재에 서서 한 얼굴은 과거를 바라보고 한 얼굴은 미래를 보니 모든 시간을 보는구나 시간을 보는 것은 삶을 보는 일 우주의 운행을 아는 일 문과 문지기 제니스여 일월의 신 제니스여 시작의 문을 열어주고 끝을 알리며 문을 닫는다 시작할 때를 알고 끝맺을 때를 안다는 것은 삶의 이치를 아는 일 바다의 시작점은 땅의 끝점이다 시작과 끝은 맞물려서 흐른다 흐름 안에 별이 반짝이는 정원이 펼쳐지고 별자리의 운행이 있네 우주의 숨결이 내뿜는 시간 안에서 꽃이 피고 나비떼가 날고 별처럼 영롱한 그대가 있네 시간을 초월하여 펼치는 우주의 찬란과 지금 여기 꽃 피는 정원의 경계는 사라지고 무한의 은하수가 흐른다 별빛이 내리는 정원에서 영원의 춤을 춘다 ---「제니스의 정원」 중에서 꽃은 나비의 중력이다 연인은 사랑하는 사람이 중력이다 아이는 어머니의 중력이다 보이지 않는 중력으로 서로를 끌어당기며 우주는 산다 로켓을 타고 떠나지 않는 한 중력으로 인한 존재의 무게를 감당하며 서로 사랑하며 산다 바닷속 물고기도 숲속의 나무들도 정원의 꽃도 이끄는 심장 중력의 힘으로 존재를 꽃피우며 반짝인다 중력은 우주의 신전을 짓는다 밤하늘 은하수의 신화도 별자리의 신화도 서로를 끌어당겨 손잡고 놓지 않기 때문이다 중력을 거스르며 솟아 나는 새들도 다시 내려와 둥지에서 잠든다 ---「중력의 정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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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나는 정원이다 바람과 햇살 꽃과 나무 나비와 새 집과 야생화 꽃길 호수가 있는 세계의 정원이다 나는 우주다 별자리가 있고 은하가 흐르고 초신성 별들이 반짝이는 팽창하는 우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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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연경의 시적 존재는 범위가 넓다. 그는 꽃과 은하 사이에서 팽창과 수축을 반복한다. 그 꿈은 소우주와 대우주 사이의 대순환이다. 또한 반복순환은 리듬을 생성한다. 작은 것은 큰 것에 퍼져 나가고 큰 것은 작은 것에 메아리친다.
석연경의 시에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찬란한 우주와 정원의 어울림 속을 지탱하는 의지의 역선이다. 그 의지는 화통한 우주의 각 성분들의 저마다의 자율성이다. 이 자율성의 특별한 의미를 새기기 위해, 인용된 시구는 이중의 양보절을 활용한다. 통일의 형태는 자율성과 풍요화, 그리고 연결망에 대한 의지(고독)이다. 이를 통해 석연경 시의 모든 존재들은 작은 존재로부터 큰 우주에 이르기까지 모두 삶의 권리와 살아야 할 당위를 동시에 부여받는다. 석연경 시의 묘미는 여기에 있다. 그리고 여기는 시의 진정성이 구축되는 자리이다. 시는 외관의 화려함을 통해서가 아니라 행위의 진정성을 통해서 존재의 정당성을 보장받는다. 그리고 좋은 시들은 그 진정성이 드러나는 자리에 최대의 시적 밀도를 부여한다. 이 시집의 수다한 시들은 그런 이상적 상태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독자는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정명교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