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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한창훈 우리가 그들의 미래가 되지 않기를ㆍ002 review 구혜경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ㆍ010 김건영 수차오 외 6인 《도톰한 계란말이》ㆍ014 김지연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기획 《나, 조선소 노동자》ㆍ017 김 홍 콜린 윌슨 《삶에서 삶으로》ㆍ020 박강산 김수영 《달나라의 장난》ㆍ023 서호준 김뉘연 《모눈 지우개》ㆍ027 육호수 고토케 코요하루 · 야지마 아야 《귀멸의 칼날》ㆍ030 정은우 최승자 《어떤 나무들은》ㆍ034 table 구혜경 × 김건영 × 김지연 × 김홍 × 박강산 × 서호준 × 육호수 × 정은우 〈생계〉ㆍ038 monotype 구혜경 우리는 어리석게 사랑하고 어리석게 살아간다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과 〈이터널 선샤인〉(2004)ㆍ074 김건영 이제 죽음은 아무것도 아니어서 -비디오 게임 〈블러드본〉과 〈데스 스트랜딩〉의 세계ㆍ084 정은우 황색 경보 -독일 유학생 및 거주 교민 열다섯 명과 2개월간 진행한 인터뷰에 관한 기록ㆍ098 biography 김 홍 일상적인 이야기ㆍ108 박강산 이형(李兄)에게ㆍ118 서호준 시 생각 아카이브 202112ㆍ130 insite 구혜경 착한 사람 코에는 보여요ㆍ142 김지연 옥상일기ㆍ152 육호수 이름 없이 풍경으로ㆍ162 short story 구혜경 벽장ㆍ172 김지연 경기 지역 밖에서 사망ㆍ206 김 홍 그러다가ㆍ230 박강산 이태리 락카ㆍ250 정은우 민디ㆍ266 poem 김건영 기밀성 만세 외 9편ㆍ288 서호준 파란 머리 아레스 외 9편ㆍ306 육호수 신작시 - 패스를 패스합니다 외 9편ㆍ318 photocopies 1 companion animal 구혜경 생각대로 되지 않는 어떤 행운에 대해ㆍ472 김 홍 안녕 돌멩이ㆍ478 육호수 여섯 개의 어항ㆍ482 정은우 요리다운 삶ㆍ488 photocopies 2 it item 김건영 완벽한 책상을 찾아서ㆍ492 김지연 알약을 씹어 먹으며ㆍ498 박강산 나의 잇템, 유튜브를 경계하며ㆍ502 서호준 최소한의 물건ㆍ508 cover story 구혜경 × 김건영 × 김지연 × 김홍 × 박강산 × 서호준 × 육호수 × 정은우 Answer & Answerㆍ5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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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다른 세상”
우리 앞에 놓일 미래를 예견하는 여덟 개의 목소리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는 2021년 다섯 명의 소설가와 세 명의 시인을 선정했다. 일 년 동안 작가들은 자신의 주제에 매달려, 그것들과 겨루고 동행하며 작품을 만들어냈다. 여기에 실린 다섯 편의 소설과 서른 편의 시는 그들이 한 해 동안 매달려온 일들의 보고이다. 구혜경의 〈벽장〉은 동성의 연인인 성주와 태경을 통해 ‘사랑이 재난처럼’ 밀려들어온 날 이후를 다룬다. 안락한 동시에 가장 무서운 것을 목격하는 장소인 ‘벽장’에서 태경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관계에 대한 작가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글에 편견 없는 주목을 바란다. 김지연의 〈경기 지역 밖에서 사망〉은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용어를 차용해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가르는 경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경기 지역 밖에 있는 청년 상호와 경기 지역 안에 있는 청년 미주가 마주하는 순간을 통해 ‘청년의 삶’으로 쉽게 뭉뚱그려지는 삶의 면면을 섬세하게 조명했다. ‘거제’라는 구체적 지역에 닻을 내리고 비수도권의 삶을 관찰하는 작가의 시선이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김홍의 〈그러다가〉는 김홍 특유의 유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열심히 살지만 특별한 성취를 이루지 못한 주인공은 어느 날 자신의 ‘귀’를 만난다. 귀는 곧 화자가 잃어버린 몸의 다른 부분을 만나게 해주겠다며 주인공에게 투자를 권유한다. 자신의 몸에게 배신당하거나 협응하는 이 기묘한 이야기는, 시치미를 떼며 서사를 이끌어가는 작가의 강단을 통해 더욱 반짝반짝 빛난다. 박강산의 〈이태리 락카〉에서는 마산항을 배경으로 소년 교화시설에 수용된 화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화자의 원대한 계획, 무너져가는 축구경기장을 ‘리모델링’하겠다는 계획 아래에는 90년대로부터 물려받은 우리 세대의 유산, 부동산과 경제위기라는 주제가 촘촘히 깔려 있다. ‘이제 90년대를 이야기하려 한다’는 작가의 포부는 이런 이야기를 기다린 독자들에게 즐거운 소식이 될 것이다. 정은우의 〈민디〉는 코로나19로 인해 국경이 닫혀버린 독일에서 이어지는 유학생의 삶을 다룬다. 해외 유학생들이 이국에서 겪는 팬데믹 상황은 이중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주인공인 은선과 수잔나가 겪는 이중의 어려움을 통해, 국경 너머의 삶과 그곳에서 이뤄지는 관계를 조명한다.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작가가 함께한 인터뷰의 결과가 monotype에 함께 실렸다. 작가의 애씀과 발견을 세심하게 살펴봐주시기를 바란다. 세 명의 시인이 창조해낸 독특한 시의 세계도 독자를 기다린다. 언어유희와 ‘밈’을 통해 현상에 대한 메타적 발화를 멈추지 않는 김건영은 ‘소리내기’에 주목한다. 이토록 다양한 말이 벌이는 언어의 각축장. 현실이 쉽게 은폐하는 언어로 분노하는 생생한 에너지가 수록됐다. 서호준은 게임의 언어를 사용해 시 세계를 구축한다. 게임이 세계를 모방하는지 혹은 세계가 게임의 일부인지 그 모호한 선후관계 속에서 오히려 뚜렷해지는 생의 면면을, 시인은 무심하게 건져 올린다. 그의 시가 ‘게임시’라는 호명을 넘어 울림을 주는 이유다. 육호수는 어느 때보다 날것의 언어로 쌓아 올린 시를 선보인다. 가장 날카로운 비수로 현실을 타격하고 그 안의 비애를 꺼내는 일. 그리하여 시인은 가장 생생한 생의 현장을 구현한다. 함께하는 고민들. 그리고 답변, 답변들! 문학잡지 《Axt》와 연계하여 구성된 AnA의 두 번째 책, 《우리는 서로를 보살피며》에는 신작 소설과 시 외에도 8인의 작가들이 기획하고 써내려간 다양한 글이 함께 수록된다. 작가들이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보여주는 review, ‘생계’를 주제로 신진작가들의 ‘작가로서 살아가기’를 다룬 좌담 table, 신진작가들의 자전 에세이 biography, 영화와 게임, 그리고 인터뷰 등 문학 외부와 교류하는 monotype, 이미지 작업이 수록된 insite, 작가의 반려동물·잇템 이라는 주제로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photocopies, 서로의 작품을 함께 읽으며 작가로서 겪는 고충과 창작에 대한 고민을 나눈 cover story. 56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에 작가들의 열의와 고민이 가득 담겼다. 독자들을 만날 기회를 찾고 있는 신진작가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채워나갔을 글자들과 이미지들. 지금 이 시대를 읽고 함께 고민할 그 향연의 자리에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