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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새싹 보호법
다른 방
이웃들
분실
아직 새를 몰라서
좋은 교실

옆사람
작품 해설: 마음이 원한 것 / 황예인(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2020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 가장 소중한 것은』 에 함께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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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3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278g | 115*188*18mm
ISBN13
9788932924960

책 속으로

지우가 사라졌을 때 강은 완두콩을 수확하려던 중이었다.
--- 「첫문장」 중에서

윤아야, 너희에게는 일이 이미 일어난 거야. 그동안 아무 일도 없었던 게 아닌 거야. 강은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그러면 윤아는 뭐라고 대답할까? 강은 그 말을 뭐라고 설명해 줘야 할까? 설명하면 윤아는 모두 이해할까? 이런 일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쪽은 강도 마찬가지였다.
--- p.31 「새싹 보호법」 중에서

평소에는 소희가 자주 졌다. 원체 연호가 생각이 많지 않고 무던한 편이어서였다. 둘 사이에서 그렇구나, 그럴 수도 있지를 자주 말하는 건 연호 쪽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렇다더라를 연호가 맡았고 그렇구나를 소희가 맡았다. 그렇다더라와 그렇구나의 대화가 길어질수록 불리한 건 그렇다더라였다. 그렇구나는 계속 그렇구나여도 되지만 그렇다더라는 매번 새로운 그렇다더라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결국 동이 난 그렇다더라가 먼저 포기했다.
--- p.67 「다른 방」 중에서

내가 보기에 웃긴 건 송이 내 아랫집에 산다는 거였다. 나는 아래층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줄넘기를 밖에서 해왔다. 그런데 정작 그 아랫집 사람은 내가 줄넘기하는 동안 옆에서 같이 줄넘기하고 있다니. 하지만 그가 밖에 있다고 내가 집 안에서 줄넘기를 할 수는 없었다. 내가 집에 있으면 그도 자기 집에 있을 테니까. 결국 송과 나는 매일 밤 11시에 다세대 주택 앞에서 같이 줄넘기를 해야 하는 것이었다.
--- p.91 「이웃들」 중에서

「언젠간 가겠지? 근데 요즘엔 헤매는 것도 좋아. 말도 헤매고, 길도 헤매고. 그러는 동안에는 거기에만 집중하니까 다른 생각을 안 하게 되더라. 회사에서 잘렸던 것도, 웹툰 도전만화에서 계속 실패하는 것도, 옛날 일들도.」
--- p.135 「분실」 중에서

우리 집에는 저어새 한 마리가 산다. 앵무새나 카나리아 같은 새였더라면 귀여워했을지도 모른다. 왜가리나 두루미처럼 커다란 새도 부리는 저렇게 넓적하고 길지 않았다. 크기가 작거나 부리가 짧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얼굴이 검지 않고 눈자위도 뻘겋지 않은, 일반적인 새였더라면.
--- p.149 「아직 새를 몰라서」 중에서

그녀는 아이가 없는 방에 혼자 있었던 적이 많지 않았다. 그리고 한이의 방에서도 이렇게 가만히 앉아 있어 본 적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이들은 자기 방에 혼자 있을 때 어떤 생각을 할까.
--- p.206 「좋은 교실」 중에서

퇴근길에 마스크를 고치고 또 고장 날 사태를 대비해 여분의 마스크를 주문하기로 했다. 처음부터 마스크가 두 개였어야 했다. 하나만으로 진짜 얼굴을 대체하려고 했다니. 마스크 두 개만 있으면 진짜 얼굴에 어떤 문제가 생겨도 나는 단정하고 지속 가능한 외모로 직장에 다닐 수 있었다.
--- p.226 「탈」 중에서

그들은 뭔가를 고민하다가 서로의 눈을 마주 보곤 했다. 다음 주말이면 다 괜찮아질까?

--- p.249 「옆사람」 중에서

출판사 리뷰

『옆사람』은 실은 마음 이야기

고수경의 소설에는 유독 읽는 이의 마음이 잘 비친다. 얼핏 담백해 보이는 작품들에는 틀림없이 의도하고 지워 낸 듯 분명한 여백이 있어서, 그 꽉 찬 빈자리를 헤아리다 보면 뒤늦게 강렬한 이야기였구나, 깨닫게 되곤 했다. 그러니까 뼈대는 몹시 분명한데 이를 감싼 살결은 투명해서 독자의 내면과 쉽게 공명할 수 있는 이야기다. 당신이라면 어떨까? 남편의 지갑 분실로, 단 한 번도 〈우리〉였던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아내의 이야기 「옆사람」, 방문의 열쇠를 발견하고 마침내 그 방에 들어가 편히 몸을 누이는 부부의 이야기 「다른 방」, 넣을 것이 마땅치 않아 처박아 두었던 커다란 가방에 드디어 넣을 만한 무언가가 생긴 부부의 이야기 「아직 새를 몰라서」 등 사이가 저마다 다른 부부의 이야기에 자신을 비추어 보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혹은 안전하게 머물 공간을 찾아 집과 모텔과 동아리방을 오가는 소년을 뒤쫓는 교사의 이야기 「새싹 보호법」, 학생의 집을 〈교실〉로 부르며 아파트 속 무수한 교실들과 차 안을 오가는 학습지 교사의 이야기 「좋은 교실」, 억지로 지은 미소와 마스크로 감춰진 표정 사이에 과연 차이가 있는 걸까 묻게 만드는 한 감정 노동자의 이야기 「탈」에 자기 모습을 투영하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무엇이 되었든, 고수경의 첫 소설집을 읽고 나면, 당신이 사는 방, 가지고 다니는 가방 같은 것들이 더는 심상하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이야기를 읽은 후 다시 나 자신에게로 돌아와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 그리하여 내 마음을 외면하지 않은 채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해석하는 일. 이것이 바로 소설이 우리에게 열어 주는 가능성 중 하나가 아닐까. 고수경이 써낸 말간 이야기들과 함께 자신의 삶을 충만하게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ㅡ 문학 평론가 황예인

추천평

소설의 알려진 진실 중 하나는 이야기를 발생시키는 큰 힘이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작가는 인물에 대해, 이웃과 타인에
대해 진심을 다해 보고 듣고 생각하고 상상해야 한다.
어쩌면 쓰는 일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는 일을.

고수경의 등단작 제목은 의미심장하게도 〈옆사람〉이며 그럴 기회를
갖지 못한 젊은 부부의 이야기이다. 그 단편을 시작으로 이 소설집에 실린
대부분의 작품이 이웃들, 타인을 보는 우리의 방식을 검토하게 하고
가족과 옆 사람들을 돌아보게 만든다. 그 조용한 기척이 소설의 또 다른
진실이고 작가의 일, 소설의 가치라는 것을 깊이 알고 쓰는 젊은 작가가
여기에 나타났다. 이것이 겨우 첫 번째 소설집인 데도 그렇다. - 조경란 (소설가)

리뷰/한줄평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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