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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판시선

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5

제1부


엄마 생각 13
피란길 14
바보 16
엄마 투정 18
아명 19
외딴 오두막집 20
엄마의 눈길 22
숙모님 말씀 24
참외 배꼽 26
산지기 집 28
지동댁 29
엄마의 맨발 30
어머니 임종 날 광경 32
출상 날 34
태어나서 죄송해요 36
죄밑 38
엄마 무덤 앞에서 39
합장 40

제2부


스무 달 43
고작 열 달 44
어머니 품 46
연분홍 편지 48
어인 까닭입니까 50
할미꽃 51
엄마의 얼굴 52
나정지라는 곳 53
연두색 엄마 54
큰 쉴 곳 56
어머니의 부채 58
민들레꽃 60
외갓집 62
속썩은풀 64
기봉이 처녀 65
옷골 이모 66
양자 들이는 날 68

제3부


낙타 73
망아지 74
두더지 75
별의 생애 76
덕이 형아 77
늘 가슴이 저린다 78
상사화 80
형님 계신 곳 82
달개비꽃 83
덕이 형 87
철순 형님 88
아버지의 노래 90
고쿠라역을 지나며 92
나귀 한 마리 94
아버님의 일기장 95
새벽별을 보다 96
지게 98
내 속의 아버지 100

제4부


봄날 105
소낙비 106
잃는다는 것 108
장날 110
瑞興 金氏 內簡 112
애장터 114
앵두밥 116
올챙이 118
4월 120
우리 가는 길 달라도 122
새해 아침 124

시작 노트 127

저자 소개 1

李東洵

시인. 문학평론가. 경북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고,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198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당선되었다. 시집 『개밥풀』 『물의 노래』 『지금 그리운 사람은』 『철조망 조국』 『봄의 설법』 『꿈에 오신 그대』 『가시연꽃』 『아름다운 순간』 『그대가 별이라면』 『마음의 사막』 『미스 사이공』 『발견의 기쁨』 『묵호』 『멍게 먹는 법』 『마을 올레』 『강제이주열차』 『독도의 푸른 밤』 『고요의 이유』 『어머니』 등과 평론집 『민족시의 정신사』 『시정신을 찾아서』 『잃어버린 문학사의 복원과 현장』 『우리 시의 얼굴 찾기』 『달고 맛있는 비평
시인. 문학평론가. 경북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고,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198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당선되었다. 시집 『개밥풀』 『물의 노래』 『지금 그리운 사람은』 『철조망 조국』 『봄의 설법』 『꿈에 오신 그대』 『가시연꽃』 『아름다운 순간』 『그대가 별이라면』 『마음의 사막』 『미스 사이공』 『발견의 기쁨』 『묵호』 『멍게 먹는 법』 『마을 올레』 『강제이주열차』 『독도의 푸른 밤』 『고요의 이유』 『어머니』 등과 평론집 『민족시의 정신사』 『시정신을 찾아서』 『잃어버린 문학사의 복원과 현장』 『우리 시의 얼굴 찾기』 『달고 맛있는 비평』 등이 있다. 『번지없는 주막』 『마음의 자유 천지』 『한국 근대가수 열전』 『가요황제 남인수 평전』 등과 민족서사시 『홍범도』(전10권), 산문집 『나에게 보내는 격려』 『나직이 불러보는 이름들』, 인물사를 다룬 『나는 백석이다』 『나는 홍범도다』 『나는 왕평이다』 『나는 김자야다』 등 다수의 저서를 펴냈다. 또한 분단시대 매몰시인들의 작품을 수집·정리하여 『백석 시전집』 『권환 시전집』 『조명암 시전집』 『이찬 시전집』 『조벽암 시전집』 『박세영 시전집』 등을 엮었다. 신동엽문학상, 김삿갓문학상, 시와시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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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5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133쪽 | 198g | 124*194*10mm
ISBN13
9791192986395

책 속으로

당신과 나는
어떤 인연으로 났기에
이토록 일찍 헤어지고 말았나요

나 태어나고
불과 열 달 만에 서둘러 가셨지요
그때 심정이 어떠셨을까

난 조금이라도 당신과의 시간 늘려보려고
배 속의 열 달 배 밖에서 열 달
사람들에게 늘 이렇게 말한답니다

열 달이나 스무 달이나
그게 그거지만 나에겐 대단하지요
내가 엄마랑 함께 지냈던 시간이니까

엄마 떠나신 지 수십 년
나는 지금도 엄마 생각만 합니다
바보도 이런 바보가 없습니다
--- 「바보」 중에서

얼마나 기다림에 속이 썩어
이름조차 속썩은풀이 되었습니까
북한 야생 식물 사진전에서 만난
당신은 영락없는 우리나라 어머니의 모습입니다
보랏빛 고개를 떨구고
가녀린 잎을 차분히 접고 있는 자태에선
땅 꺼지는 한숨도 들려올 듯합니다
이 나라가 원수로 갈라서던 전쟁 끝에
돌아오지 않는 가족을 지금도 기다리시는 당신
나는 당신 앞에 발길 멈추고 서서
이날까지 모든 것 참고 삭이며 살아오신
그 세월의 내력을 생각합니다
말로는 차마 풀어내지 못할 슬픔이지만
이젠 눈물 좀 거두셔요
속썩은풀이시여
--- 「속썩은풀」 중에서

나에게 두 형이 있었다
그들은 일찍 죽어 얼굴도 모른다
맏형은 문둥이로 스물셋에
셋째는 아기 때 홍역으로 떠나갔다
출생신고도 하지 않아
호적에도 없다

전쟁이 끝나자 아버지는
앓는 맏아들 혼자 버려둔 채
남은 가족 데리고 먼 도시로 떠났다
남겨둔 양식 자루 바닥나자
그냥 굶다가 죽었다
고독이 그의 목을 졸랐으리라

일가 한 분이 와서
거적때기로 둘둘 만 주검을
지게에 얹어 어느 산골짜기에 묻었다고 한다
언젠가는 찾아본다고 했는데
그때 분들 다 돌아가서
나는 거기가 어디인지 모른다

--- 「늘 가슴이 저린다」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세상에서 가장 결핍을 느낀 것은 ‘어머니’란 세 글자였다. 어머니 돌아가실 때 나는 불과 10개월이었다. 어머니는 마지막 유언에서 윗목의 저 어린것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왜냐하면 곧 당신을 따라올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한 아기가 자라서 한세상을 살았다. 지난 세월 가만히 돌이켜 보노라니 어머니 안 계신 삶은 텅 빈 공황이었다. 먹어도 허기는 여전하고, 그 어떤 것에도 언제나 궁핍과 결손이었다. 그 가혹한 고통 속에서 나는 시인이 되었다. 어쩌면 어머니가 나를 시인의 길로 이끌어주셨으리라. 어머니는 내 평생의 화두요 천형天刑이었다. 청소년 시절엔 일찍 떠난 당신을 원망도 했지만 자라면서 그것이 얼마나 부질없는가를 깨달았다. 어머니는 그렇게 홀연히 떠나셨지만 아주 떠나시지 않고 내내 아들 곁에 머물러 계신다. 내가 쓴 시 작품의 그 어디에도 어머니가 묻어 있지 않은 곳이 없다. 오래전부터 어머니 테마로만 썼던 시 작품을 따로 모아서 한 권의 시집으로 엮어보려는 생각을 품었다. 그 결행을 오늘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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