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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ymond Brig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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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발표된 <작은 사람>은 “천재의 작품(선데이 타임스)”, “생각을 바꾸어 주는 걸작(가디언)”, “비교할 수 없는 창의력의 그림책 작가 레이먼드 브릭스의 진가가 다시 한 번 발휘된 작품(북스 포 유어 칠드런)” 등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 톡 쏘는 대화 기술, 그림과 글로 발휘되는 유머 감각이 극에 다다라 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한 페이지 안에 길고 많은 이야기를 담는 만화적 구성에 수채와 연필로 이루어진 화면에는 존과 작지만 근육질 아저씨의 대화가 숨막힐 만큼 가득하다. 진취적이고 기발한 생각의 소유자인 브릭스는 아이들을 위해 그 수준을 낮춰 쓰지 않았다. 둘의 대화는 여러 중요한 주제들, 자아 정체성, 관용, 다양성 등 정치와 종교, 철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풀어낸다. 그래서 평소에는 아무런 의심도 들지 않았던 우리의 편견과 행동의 양면성을 돌아보게 한다. 나아가 권력,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관계가 어떻게 왜곡될 수 있는지까지도. 이 기묘한 관계 이야기는 감동적이고 우스우면서도 매우 지혜롭다. 작은 사람도 존도 누구도 완벽히 착하지도 나쁘지도 않고 그냥 관계가 계속되면서 있을 수 있는 다양한 갈등들을 보인다. 이러한 현실적인 장면이 어린이의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 수 있는 ‘작은 사람’을 피와 살을 가진 한 인간으로 앞에 서 있게 하면서 작품 전체에 생동감과 긴장을 불어넣고 있다. 초등학생들은 주인공들의 열띤 토론과 브릭스의 유머 감각을 즐기는 중에 개인과 사회와 다양성과 공존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날카로운 풍자를 넘어 현실과 상상이 어우러진 이 작품을 꿰뚫는 커다란 주제는 ‘마법 같은 우정’이다. 전작 <눈사람 아저씨>, <곰>에 이어 <작은 사람>은 모두 비현실적인 존재와 아이 사이의 신기한 우정을 그림. 어린 시절 아니 평생 동안 기억에 남을 특별한 만남을 그린 세 편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뛰어난 상상력으로 어린이의 상상을 현실의 만남으로 끌어내 우정을 공유하는, 어린이와 상상의 존재와의 관계 정립은 이 우정의 마법을 더욱더 견고히 하면서 어린이의 가슴에 긴 여운을 남긴다. ‘눈사람 아저씨’와 ‘곰’은 짧은 어떤 특별한 시간에 이루어진 마법이지만 ‘작은 사람’에서 관계는 한층 발전해서 좀 더 긴 시간을 두고 이루어진다. <눈사람 아저씨>의 자란 소년 같아 보이는 주인공 존은 따뜻함과 옷, 음식 그리고 보호를 원하는 ‘작은 사람’을 돌봐준다. 그 과정에서 둘은 티격태격 다투지만 독자들은 이들이 서로를 좋아하고 아끼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존이 사라진 작은 사람을 그리워한다는 것은 쓰여 있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작은 사람>은 특별한 걸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