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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1부: 그리움은 바람의 성질을 갖고 있다 올산리의 겨울을 추억하며 그해 겨울의 수통(水桶) 어머니의 배꼽 섬강에서 부르는 사부곡 갈대, 갈대꽃 나전역에서 어느 여인을 떠올리며 사과꽃 필 때를 기다리며 그리운 대구 원대동 최군 아재 아버지의 글씨 올가을에는 그리운 사람을 만나러 가자 후니에게 띄우는 편지 재혼한 친구에게 띄우는 편지 현해탄을 건너는 친구에게 띄우는 편지 친구를 41년 만에 만났다 환력(還曆)의 술자리 딸을 시집보내고 ‘나’를 번역한다 외로움이 외로움에게 전하는 말 역도산과 김일, 그리고 도라지 2부: 세상 나들이,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다시, 횡성호수에서 영주 무섬마을에서 두물머리에서 ‘하나됨’을 생각하다 강화에서 연산군과 철종의 삶을 생각하다 강화 고려궁지(高麗宮址)를 거닐며 강화 평화전망대에서 겨울 바다에서 파도는 웃음이다 -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을 걸으며 이 가을, 나는 붉어지고, 붉어지고, - 속리산 법주사에서 두타연(頭陀淵)에서 ‘경계’의 의미를 생각하다 목포 ‘제주 송악산’을 노래하다 ‘삼별초(三別抄)’는 오키나와로 갔을까 도담삼봉, 그리고 인간과 신선의 서사(敍事) 도산서원에서 퇴계 이황 선생을 생각하다 외로워 마라. 고석정(孤石亭)이여 편안한 고을, 보령을 가다 서산(瑞山)에서의 상춘(賞春) 중랑천의 겨울 가뭄 한여름 밤, ‘경춘선숲길’을 거닐다 홋카이도(北海道)의 가무이미사키(神威岬)에서 옥빛 바다에 물들었다 3부: 강의실에 흐르는 강 강의실에 흐르는 강 강의실에는 꽃이 피고 어느 졸업생 어머니의 눈물 내가 벌을 기다리는 것은 나무에게도 이웃이 있다 내시 승극철 부부는 다산(多産)의 꿈을 꾸었을 것이다 시(詩)와 수학(數學)은 예술의 영역에서 같이 호흡하는 존재 손글씨와 필사에 관한 단상 한자를 공부한다는 것 사전과 친숙해지자 지금, 다시, ‘조선통신사’의 의미를 생각한다 일본의 국민 시인 미요시 다쓰지(三好達治), ‘불국사’를 절창하다 일제강점기, 반식민지 투쟁을 시로 쓴 마키무라 히로시(?村浩)가 있었다 일제에 대한 강한 항거를 노래한 나카노 시게하루(中野重治)가 있었다 4부: 가을비는 지금, 수행, 수행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가을비는 지금, 수행, 수행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겨울 강과 가장자리 중얼중얼 계곡의 물소리에 길을 묻다 같이 우산을 쓴다는 것 동백꽃 필 무렵에 칠월 장마는 꾸어서도 한다 대설 무렵 가을 단상 이 겨울의 독서 아, 중랑천에도 섬이, 섬이, 생겼다 입춘을 앞두고 베란다의 봄 봄, 시를 읽으며 맞이하자 천마도(天馬圖) 읽기 겨울밤, 세한도(歲寒圖) 읽기 |
吳錫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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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내가 꽃인 줄 알고 바람으로 서서 맴돌기만 하였구나 『그리움은 바람의 성질을 갖고 있다』는 70편의 글을 4부로 구성했다. 1부에서는 잊히지 않는 이름들과 그리운 공간·시간이 펼쳐진다. 충북 단양군 대강면 올산리와 대구, 그리고 사부곡과 사모곡 및 친구들에게 띄우는 편지글, 특별한 인연을 맺었던 할머니 등이 작가 특유의 문장을 통해 우리의 가슴으로 흘러들어온다. 특히, 추위와 병마 속에서도 서로를 지켜준 가족의 온기를, 수통에 담긴 물의 온도에 빗대 표현한 「그해 겨울의 수통」은 절절하다. 2부에서는 여행의 기록이지만 보통의 기행문과는 결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한다. 그것은 앞으로는 여행을 통해 무엇을 느껴야 하는지를 일깨워준다. 강화·두물머리·제주 송악산·홋카이도 등에서 작가는 풍경 속에 숨은 역사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끌어올려 색다른 기행으로 이끌게 한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두물머리에서 만나는 것은, 서로 다른 것을 품어 더 큰 힘을 얻는 일”이라는 구절은 인생과 인간관계에 빗댄 웅숭깊은 은유다. 3부에서는 교수로서의 현장 경험이 인상 깊다. 「강의실에 흐르는 강」에서 ‘슬기’라는 이름의 학생들을 엮어 ‘다슬기’라는 유머를 만든 장면은 학문과 인간관계가 웃음 속에서 더 깊게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손글씨와 필사’의 가치를 역설하는 글에서는 “손은 제2의 뇌다”라는 단언이 오래 남았다. 4부에서는 자연과 계절의 변화를 수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겨울 강과 가장자리」에서 ‘가장 먼저 얼고, 가장 먼저 녹이는 강가의 얼음’을 세상의 ‘중심이 아닌 곳에서 지탱하는 존재’에 비유한 장면이 특히 울림이 크다. 이는 화려함보다 묵묵한 헌신의 가치를 일깨운다. 이 책에는 ‘그리움은 바람의 성질을 갖고 있다’고 명료하고 단정적인 명제를 던지며, 앞으로의 시간 속에서도 중심보다 가장자리에서 세상을 떠받치는 바람 같은 존재가 되고자 하는 작가의 고백이 들린다. 그 고백에 귀 기울여 보자. “그리운 사람을 만나자. 그리운 곳으로 달려가자. 일제히 꽃을 피운 코스모스를 찾아오는 호박벌들의 나들이처럼 그리운 사람을 찾아가자. 그리운 곳으로 떠나보자. 거기 있어라. 가을만큼 살이 찌고 있는 그리움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