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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옮긴이의 글 -나쓰메 소세키 연보 |
Natsume Soseki,なつめ そうせき,夏目 漱石,나츠메 긴노스케 夏目 金之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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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앞뒤 가리지 않고 행동하는 성격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손해만 봐 왔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2층에서 뛰어내렸다가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일주일 정도 고생하기도 했다. 왜 그런 무모한 짓을 했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새로 지은 건물 2층 창으로 얼굴을 내밀었는데 동급생 중 하나가 농담으로 “아무리 잘난 척해 봤자 거기서 뛰어내리진 못하겠지. 이 겁쟁이야.”라고 약을 올렸기 때문이다. 사환 아저씨 등에 업혀서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아버지가 눈을 부릅뜨고 “2층에서 뛰어내린 것 가지고 허리를 다치는 놈이 어디 있어?” 하기에 “다음에는 허리를 다치지 않고 뛰어내릴게요.”라고 대답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다음부터 기요는 나를 더욱 애지중지했다. 어린 마음에 왜 그렇게 귀여워해 주는 건지 때로는 의심스럽기도 했다. 귀찮고 그만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가엾기도 했다. 그래도 기요는 날 귀여워해 주었다. 졸업한 지 8일째 되던 날, 교장 선생님이 부른다고 해서 무슨 볼일이 있나 보다 하고 나갔다. 그랬더니 “시코쿠 근처에 있는 중학교에서 수학 선생을 구한다더군. 월급은 40엔인데 가 보겠는가?” 하는 것이었다. 나는 3년 동안 공부하기는 했지만 솔직히 말해서 교사가 될 마음도, 시골에 갈 생각도 전혀 없었다. 그렇다고 교사 말고 다른 뭔가를 하겠다고 정한 것도 없었기에 교장 선생님의 말을 듣는 순간 그 자리에서 가겠다고 대답했다. 이것도 앞뒤 가리지 않는 무모한 성격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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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스토리 세계문학 시리즈, 그 열다섯 번째 작품 《도련님》
순수한 정의감으로 야만스러운 시골 사회와 맞서는 도쿄 출신 도련님의 호쾌한 분투기!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감동과 교훈을 주면서도 미학적인 완성도까지 갖춘 명작만을 엄선하여 펴내는 온스토리 세계문학 시리즈. 그 열다섯 번째 책으로 비겁하고 부조리한 사회의 모습을 재치 있게 그려낸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 《도련님》을 선보인다. 20세기 초반의 일본 풍속과 유머러스한 문체를 감칠맛 나게 옮겼고,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풍부한 각주를 달았다. 권말에는 작가 연보를 실어 더욱 깊은 배경지식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1906년에 발표된 이 소설에는 작가인 나쓰메 소세키의 체험이 반영되어 있다. 소세키는 도쿄제국대학 영문과를 졸업하고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아 영국에 2년 동안 유학을 갔을 만큼 일찌감치 문학적인 재능을 인정받은 재원이었다. 그는 친구의 추천을 받아 잠시 시골에서 교사로 일했는데, 그때의 경험과 현대 소설 형식을 결합해 쓴 것이 바로 《도련님》이다. 순수한 정의감으로 가득 찬 도련님이 번지르르한 말과 권위에 휘둘리는 비겁한 사회에 맞서는 과정은 오늘날에도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소세키의 문학적 재능과 날카로운 통찰력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일본 근현대 문학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문제작으로 손꼽힌다. 정의와 싸움판을 사랑하는 도련님, 비겁함이 가득한 중학교에 교사로 부임하다 주인공인 ‘나’는 어렸을 때부터 앞뒤 가리지 않고 행동하는 무모한 성격이었다. 그래서인지 부모에게 별로 사랑받지 못했지만 순수하고 자애로운 하녀 기요에게는 큰 사랑을 받는다. 10대 때 ‘나’는 부모를 잃고 형이 선심 쓰듯 남겨 준 600엔을 가지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물리 학교에 입학한다. 졸업하고 나서 진로를 막막해하다가 교장의 추천을 받고 시코쿠의 중학교 수학 교사로 부임한다. 주인공은 선생님으로 불린다는 사실에 얼떨떨해하면서도 나름대로 열의를 갖고 수업을 진행하지만 너무나도 야만스럽고 속물스러우며 비겁하기까지 한 주변 환경에 큰 충격을 받는다. 혼란스러워진 ‘나’는 도쿄에 두고 온 기요를 그리워하게 되고, 그의 앞에 온갖 사건이 닥친다. 정의가 죽고 위선이 판치는 모습을 보다 못한 ‘나’는 마침내 뜻을 같이하는 ‘고슴도치’ 수학 주임과 함께 불의에 저항하기로 마음먹는다. 이 세상에서 솔직함이 이기지 못한다면 달리 무엇이 이길 수 있을지 한번 생각해 보라 《도련님》은 일본 근현대 문학의 주춧돌이라 할 수 있는 나쓰메 소세키가 1906년에 발표한 소설로서, 비겁하고 불합리한 세태를 절묘하게 풍자한 걸작으로 손꼽힌다.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앞뒤 가리지 않고 행동하는 성격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손해만 봐 왔다.’라는 첫 문장처럼 주인공은 자기가 옳다 싶으면 절대 물러서지 않는 뚝심 있는 청년이다. 그가 처음으로 발을 내딛은 사회는 대학 졸업자까지 포함한 지성인들이 모여 있다는 중학교 교무실이었다. 그들은 학생들을 덕으로 감화시켜야 한다며 온갖 번지르르한 말을 늘어놓지만 뒤로는 질펀하게 술을 마시고 게이샤를 불러 노는 등 위선적이고 속물근성에 물들어 있다. 10대 소년인 중학생들은 한술 더 뜬다. 심지어 수십 명이 뭉쳐서 야밤에 한 명뿐인 초짜 선생을 놀려 먹기도 한다. 이 시골 마을은 인심 좋고 여유롭기는커녕 어른이나 아이나 다들 비겁함에 길들여진 야만스러운 곳이다. 여기에 질려 버린 주인공은 ‘이 세상에서 솔직함이 이기지 못한다면 달리 무엇이 이길 수 있을지 한번 생각해 보라.’ 하고 속으로 크게 외친다. 그 다음에도 이런저런 사건을 거치고 나서 주인공은 마침내 비뚤어진 시골 사회(구체적으로는 교감과 미술 선생)와 한 판 맞서 보기로 결심한다. 사회 초년생으로서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셈이지만 그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주눅 들지 않고 자기가 옳다고 믿는 길을 뚫고 나간다. 주인공 즉 ‘도련님’은 마음 약한 샌님이 아니라, 약간의 손해는 볼지언정 끝까지 자기 신념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삶의 주인인 것이다. 《도련님》이 발표되고 나서 100여 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의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골동품을 비싸게 팔아먹을 궁리만 하는 하숙집 주인, 불합리한 관행에 저항하지 않고 묻어가려는 교사들, 초짜 선생을 이기고 싶어 안달이 난 학생들의 모습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혀 낯설지 않다. 여전히 눈앞의 이익과 정의 사이에서 흔들리는 우리에게 ‘도련님’의 호쾌한 분투기는 후련함과 더불어 올바른 삶의 방향을 안겨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