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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모른다고 걱정하지 마라
영혼의 철학자 몽테뉴 인생 수업 반양장
아를 202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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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 죽음을 배운 사람에게 인생에서 나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수상록》의 판본에 대하여

죽음을 가르치는 자는 삶도 가르친다

- 제1권 19장 철학이란 어떻게 죽어야 하는가를 배우는 것이다

죽음에 익숙해지는 사람은 없다

- 제2권 6장 훈련에 대하여

일 년이 넘는 계획은 세우지 마라

- 제2권 28장 모든 일에는 알맞은 때가 있다

다시 살더라도 지금과 똑같이 살아라

- 제3권 2장 후회에 대하여

죽음을 모른다고 걱정하지 마라

- 제3권 12장 겉모습에 대하여

나는 춤출 때 춤추고 잠잘 때 잠잔다

- 제3권 13장 경험에 대하여

해설 | 죽음의 철학에서 삶의 철학으로

저자 소개 2

미셸 몽테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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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el de Montaigne

16세기 프랑스 르네상스 최고의 교양인, 사상가, 철학자, 때로는 정치인으로 부각되기도 하는 몽테뉴. 그러나 곧 덧붙여 말해야 한다. 그는 당대 인문학자들과 달리 라틴어가 아닌 속어(프랑스어)로 글을 썼고, 나아가 장바닥의 생생한 말로만 쓰고 싶다고 한 교양인이요, 어려운 개념도 체계도 교화적 목적도 없이, 누구나 부딪히는 실존적 문제들에 대한 인간적이고 온당한 답, 주어진 삶을 풍요롭고 만족스럽게 사는 길을 찾고자 하는 보통 사람의 “자기 탐구”로 사상가, 철학자가 된 최초의 사람이다. 내란으로 분열된 나라에서 중재자로, 보르도의 시장으로 일했지만, 공적 생활에 염증을 느껴 서
16세기 프랑스 르네상스 최고의 교양인, 사상가, 철학자, 때로는 정치인으로 부각되기도 하는 몽테뉴. 그러나 곧 덧붙여 말해야 한다. 그는 당대 인문학자들과 달리 라틴어가 아닌 속어(프랑스어)로 글을 썼고, 나아가 장바닥의 생생한 말로만 쓰고 싶다고 한 교양인이요, 어려운 개념도 체계도 교화적 목적도 없이, 누구나 부딪히는 실존적 문제들에 대한 인간적이고 온당한 답, 주어진 삶을 풍요롭고 만족스럽게 사는 길을 찾고자 하는 보통 사람의 “자기 탐구”로 사상가, 철학자가 된 최초의 사람이다. 내란으로 분열된 나라에서 중재자로, 보르도의 시장으로 일했지만, 공적 생활에 염증을 느껴 서른여덟 살에 은퇴하여 ‘자기만의 방’으로 물러났고, 왕이 하사하는 은전을 거절하고, 억지로 시장직을 맡았으며, 사적 삶의 문제로도 벅찬 사람으로서, 공적인 일에 ‘손’과 ‘어깨’까지는 빌려줄 수 있어도 그 일을 ‘간과 폐’에 담지는 않겠다고 공언한 사람이다.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면서, 유대인 핍박과 신대륙에서 저지른 유럽인들의 잔인한 행위를 큰 소리로 비판한 유일한 문인이요, 농부를 비롯한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삶의 교훈을 얻은 사람, 그가 읽고 보고 듣고 생각한 것을 여기 20여 년 동안 써 내려간 『에세』에서 그의 시대만큼 혼란스런 시대를 사는 21세기 독자에게 들려준다.

1533년 프랑스 남부 페리고르 지방의 몽테뉴 성(현재의 생 미셸 드 몽테뉴 마을)에서 태어났다. 6세가 되어 보르도에 있는 귀엔 학교에 입학해 고전 공부에 열중했으며 13세에 전 과정을 마쳤다. 16세부터 툴루즈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해 1557년에 보르도 고등법원 심사관이 되었고 1568년에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몽테뉴의 영주가 되었다. 1570년 법관생활에서 은퇴했는데, 은퇴 후에 신·구파의 종교전쟁에 휩쓸렸다. 프랑스의 광신적인 종교 시민전쟁 와중에 종교에 대한 관용을 지지했고 인간 중심의 도덕을 제창했으며 그러한 견해를 알리기 위해 ‘엣세essai’라는 독특한 문학 형식을 만들어냈다. 1580년 그간 써둔 수필을 간추려 『인생 에세이』(2권)를 보르도에서 간행했고, 신장결석 치료를 겸해 유럽 관광길에 올라 1년 넘게 외국에서 보냈다. 이 여행의 경험을 바탕으로 1774년 『여행기』를 집필했다. 1586년 몽테뉴 성으로 돌아가 『수상록』에 증보와 수정을 가하고 그 뒤에도 집필을 계속해 1588년 3권 107장에 이르는 『수상록』 신판을 간행했다. 『수상록』은 1676~1854년 성서를 인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바티칸 금서 목록에 올랐으나 몽테뉴는 평생 온건한 가톨릭 신자였다. 1592년 59세의 나이로 자택에서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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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아랫마을 거창에서 태어났다. 시골 책방에서 책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으로 쥘 베른의 《15소년 표류기》(원제: 2년 동안의 휴가)가 있다. 이 책이 나에게 펼쳐 보인 장면들은 어머니가 들려준 호랑이나 귀신 이야기와는 또 다른, 가슴 두근거리는 유혹의 숲이었다. 현실 세계에 눈뜨기 전, 책이 들려주는 저 너머의 세계에 나 자신을 길들이던 꿈 많은 날들이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법학을 공부해 출세하라는 주위의 권고와 기대를 저버리고 문학을 선택했다. 대학에서는 프랑스 시와 연극에 마음을 빼앗겼고, 거리와 광장보다는 도서관의 후미진 곳과 지하 소극장을 전전했다. 마침내 나는 청계천의 작고 허름한 서점 안에서 몽테뉴의 《수상록》, 루소의 《고백》,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 등을 접하게 되었다. 그 책들을 만나고 타인과 나누면서 새로 세계가 열리고 인간의 고유한 자질이 살아 움직이는 것을 깨달았다. 낯선 프랑스 대학에서 유학하면서 여러 유형의 사람과 눈을 맞추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과 더불어 소통하고 살아야 함을 알았다.

2024년 ‘세계 책의 수도World Book Capital’로 선정된 스트라스부르 국립 대학 도서관에서 읽은 문학과 인류학의 위대한 고전들은 타인의 ‘다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사회란 무엇이고 우리를 둘러싼 세계와 문화를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지, 타인의 부름에 어떻게 마음을 열고 응답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었다.

프랑스 마르크 블로크 대학(스트라스부르 2대학)에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충북대학교 프랑스언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몽테뉴, 루소, 레비스트로스, 투르니에의 사상을 새롭게 조명하고 성찰하는 한편 색채와 상징, 중세 문장 등 에 대한 최신 연구를 번역, 소개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그동안 옮긴 책으로 《역사를 위한 변명》, 《인간 불평등 기원론》, 《식인종에 대하여 외》, 《나이 듦과 죽음에 대하여》, 《마르탱 게르의 귀향》, 《방드르디, 야생의 삶》, 《색의 인문학》 등이 있다.

고봉만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9월 30일
판형
반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308g | 120*188*20mm
ISBN13
9791193955147

책 속으로

이 책은 《수상록》 가운데 죽음과 삶에 대한 통찰, 있는 그대로의 삶을 누리는 법에 대한 사유가 깃든 장들을 가려 뽑은 것이다. 또한 내가 이십 대부터 오십 대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매 시기마다 나 자신에게 던진 질문에 대해 몽테뉴로부터 얻은 해답을 모은 책이기도 하다. 내가 몽테뉴를 읽으며 그랬듯이 여러분도 “타인을 가르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나를 가르치기 위해서” 이 책을 읽어 내려간다면, 지혜로 가득한 문장들 속에서 몽테뉴가 우리의 삶에 건네는 응원과 정확한 위로의 말을 만나게 되리라 확신한다. 몽테뉴는 “인생의 가치는 그 기간에 달린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사용했느냐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여러분이 얼마나 살아왔든 간에 또는 인생의 어느 지점을 지나고 있든 간에 이 책이 삶과 죽음을 전과 다르게 바라보고 배우도록 이끌어줌으로써 ‘지금 여기(hic et nunc)’의 삶을 더욱 가치 있고 빛나게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 p.14~15

죽음이라는 적에 당당히 맞서 싸우는 법을 배우자. 우선 적이 우리에 대해 지닌 강점을 빼앗기 위해 사람들이 흔히 선택하는 길과는 정반대의 길을 택하자. 적에게서 그 기이한 면을 없애고, 적과 자주 사귀어 익숙해지고, 무엇보다도 죽음을 종종 염두에 두도록 하자. 매 순간 죽음을, 죽음의 온갖 모습을 상상 속에 그리자. 말[馬]이 딴 길로 벗어나도, 기왓장이 떨어져도, 장식 핀에 살짝만 찔려도, “그래, 만일 이게 죽음이라면?” 하고 되새기면서 죽음에 대해 단단해지자. 그리고 우리 자신을 강하게 단련하자.
--- p.41~42

죽음에 이르러 사람들이 어떤 말을 남기고,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태도를 보이는가 등 인간의 죽음만큼 내가 애써 알고 싶어 하는 것도 없다. 역사책을 읽을 때에도 나는 그 대목에 더 주의를 기울인다. 이 책 속에 인용한 많은 예들만 봐도 내가 이 주제에 얼마나 애착이 있는지 드러난다. 내가 만일 책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각양각색의 죽음에 대해 주석을 붙인 책을 만들 것이다. 사람들에게 죽는 법을 가르치는 자는 그들에게 사는 법도 가르칠 것이다.
--- p.50~51

공부를 해야 한다면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에 맞는 공부를 하자. 어떤 사람이 다 늙은 마당에 공부해서 어디에 쓰려고 하느냐고 물었을 때 “더 좋은 모습으로, 더 쉽게 이 세상을 떠나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는데, 우리도 그렇게 대답할 수 있도록 하자.
--- p.109

싸움에서 돌파구를 만들고, 사절단을 안내하고, 백성을 다스리는 것 등은 눈부신 행동이다. 꾸짖거나, 웃거나, 물건을 사고팔거나, 사랑하거나, 미워하면서 주변 사람들 또는 자기 자신과 평온하고 올바른 관계를 유지하는 것, 되는대로 처신하지 않고 자가당착에 빠지지 않는 것 등은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귀하고 어려운 일들이다.
--- p.127

우리는 죽음을 걱정하느라 제대로 살지 못하고, 삶을 걱정하느라 제대로 죽지 못한다. 죽음에 대한 걱정은 우리에게 고통을 주고, 삶에 대한 걱정은 우리에게 공포를 준다. 우리가 죽음을 준비하는 것은 죽음 자체에 대비하기 위함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너무나 순간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 우리가 견실하고 평온하게 살아갈 줄 안다면, 그와 같은 태도로 죽어갈 줄도 알 것이다. 죽음은 인생의 끝일 뿐 목표는 아닌 것 같다. 그것은 인생의 종말이자 인생의 종국이지 그 목적은 아닌 것이다. 인생은 그 자체가 목표이고 목적이어야 한다.
--- p.194~195

당신은 지금껏 살아오지 않았는가? 사는 것이야말로 당신이 일을 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일일 뿐 아니라 가장 영광스러운 일이다. “만약 나한테 큰 사업을 맡겨만 주었다면 나도 내 진가를 발휘했을 텐데.” 당신은 자신의 삶을 깊이 있게 관찰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모든 일 중에 가장 긴박하고 중요한 일을 한 것이다.

--- p.234

출판사 리뷰

“우리가 견실하고 평온하게 살아갈 줄 안다면,
그와 같은 태도로 죽어갈 줄도 알 것이다.”

20대에는 꿈을 갖기 위해서,
30대에는 오직 살기 위해서,
40대에는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서,
50대에는 나이 듦과 죽어감을 배우기 위해서…
《수상록》은 그렇게 읽어라.

삶의 중요한 시기마다 생각과 행동의 지침이 되고
정확한 위로를 건네주는 《수상록》의 정수를 만나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성 안의 높은 탑에 자기 자신을 스스로 유폐시킨 서른아홉 살의 몽테뉴는 묻고 또 물었다. 종교 전쟁과 그로 인한 집단 학살의 광기가 만연한 시대에 죽음은 언제나 가까이에 있었다. 질병은 가족과 친구를 빼앗아갔다. 어렵게 얻은 첫째 딸마저 생후 두 달 만에 세상을 떠났다. 고통 속에서 스스로를 가둔 몽테뉴는 죽음을 원망했고, 죽음을 두려워했으며, 죽음에 맞서 싸우고 싶었고, 때로는 죽음을 외면하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죽음을 알고 싶었다. 죽음에 대한 사유가 깊어질수록 또 다른 질문이 떠올랐다. ‘삶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후에 몽테뉴는 이렇게 썼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인간의 본질적 의무를 포함하는 여러 조건 가운데 하나이다.”

몽테뉴의 유일한 저서인 《수상록》은 세상과 인간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유명한 질문의 씨앗과도 같았던 ‘죽음’은 몽테뉴 사유의 핵심이자 절정을 이룬다. 《죽음을 모른다고 걱정하지 마라》는 ‘영혼의 철학자’ 몽테뉴의 《수상록》에서 죽음에 대한 사유, 삶에 대한 통찰이 깃든 여섯 개의 대표 장을 엄선하여 엮은 책이다. 이 책을 엮고 옮긴 충북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 고봉만 교수는 이십 대 때부터 인생의 중요한 시기마다 《수상록》을 길잡이로 삼았고 오랫동안 몽테뉴의 사상을 알리는 데 주력해왔다. 《수상록》과의 깊은 감응에서 비롯된 고봉만 교수의 정갈한 번역은 몽테뉴의 보석 같은 사유 속으로 들어가는 우리의 발걸음을 한결 가볍게 만들어준다.

죽음을 가르치는 자가 삶도 가르친다

예나 지금이나 죽음은 두렵고 불길한 것이다. 고대 로마인들은 죽음이라는 말이 “마디마디 너무 강하게 귀에 울리고 불길하게 들렸기에” 그 단어를 모나지 않고 부드럽게 표현하거나 다른 말을 빌려 넌지시 말하곤 했다. “그는 죽었다.”라고 말하는 대신에 “삶을 마쳤다.” 또는 “삶을 살았다.”라고 말하면 그 삶이 과거의 것이라 할지라도 안심이 되었던 것이다. 죽음은 고대 철학자들이 천착한 주제이기도 했다. “철학이란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배우는 것이다.” 키케로는 이 한마디로 철학을 정의했다. 전쟁과 학살의 시대를 관통해 살았던 몽테뉴에게도 죽음은 가장 중요한 주제였다. “죽음만큼 내가 애써 알고 싶어 하는 것도 없다. 내가 만일 책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각양각색의 죽음에 대해 주석을 붙인 책을 만들 것이다. 사람들에게 죽는 법을 가르치는 자는 그들에게 사는 법도 가르칠 것이다.”

이 책은 죽음에 대한 몽테뉴의 사유가 어떻게 시작되고 발전하여 궁극의 지혜에 이르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죽음을 걱정하느라 제대로 살지 못하고, 삶을 걱정하느라 제대로 죽지 못”하는 우리에게 인생의 지침과 정확한 위로를 건넨다. 처음에는 몽테뉴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큰 나머지 “죽음의 습격을 피할 수만 있다면, 나는 송아지 가죽을 뒤집어쓰는 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고백할 정도였다. 몽테뉴는 첫째 딸을 잃고 나서도 이후 십여 년간 네 명의 자식을 젖먹이 때 떠나보냈는데, 이런 불운한 개인사가 죽음을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은 것으로 여겨지게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내 몽테뉴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이 “죽기도 전에 벌써 땅속에 묻혀” 장례를 치르는 것과 같다는 생각에 이른다. “나는 죽음 자체보다 우리가 꾸며서 갖다 붙인 죽음의 무시무시한 이미지와 의식들이 우리를 더 두렵게 한다고 생각한다.” 죽음을 생각하는 훈련으로 죽음을 길들이고 그에 익숙해진다면 “삶의 마지막 시기에도 우리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몽테뉴는 말한다. “말이 딴 길로 벗어나도, 기왓장이 떨어져도, 장식 핀에 살짝만 찔려도, ‘그래, 만일 이게 죽음이라면?’ 하고 되새기면서 죽음에 대해 단단해지자. 그리고 우리 자신을 강하게 단련하자.”

한편, 말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돌아온 몽테뉴는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죽음이 아닌 자연의 이치로서의 죽음, 어떻게 해도 대비할 수 없는 죽음으로 사유의 시선을 돌린다. 죽음의 본성이 예측 불가하고 순간적이라면 그것이 알아서 찾아오도록, 무심한 척 내버려두자는 것이다. 죽음을 모른다고 걱정할 필요도 없다. “자연이 그 즉시 충분하게 잘 가르쳐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유의 확장과 발전을 통해서 몽테뉴는 죽음의 철학을 삶의 철학으로 전환한다.

“나는 내가 양배추를 심고 있을 때, 죽음에 무관심하고 완성되지 않은 정원에도 무관심할 때 죽음이 찾아오기를 바란다.” “내가 보기에 가장 아름다운 삶은 보편적이고 인간적인 본보기를 따르는 삶, 질서가 있으면서 특별함도 괴상함도 없는 보통의 삶이다.” “불쾌하지 않게 죽는 것은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만 어울리는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소박한 바람과 궁극의 지혜를 담담하게 전하면서 우리에게 죽음 걱정은 하지 말고 오늘 이 순간을 충만하게 즐기라고 말하는 것이다.

우리의 유일한 과제는 인생의 아름다움을 맛보는 것

“인간의 지극한 복은 행복하게 죽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몽테뉴는 인생이라는 정원을 거니는 속도를 늦추면서, 가능한 한 삶의 감미로움과 아름다움을 입안 가득 무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과제라고 생각했다. “나는 춤출 때 춤추고 잠잘 때 잠잔다. 아름다운 정원을 혼자 거닐 때, 때로는 내 생각이 산책과 상관없는 일들로 방해를 받지만, 나는 곧 그 생각들을 산책으로, 정원으로, 고독의 감미로움으로, 나 자신에게로 돌아오게 한다.” 이것이 마침내 몽테뉴가 도달한 삶의 윤리이자 미학이다.

버지니아 울프는 〈몽테뉴〉라는 에세이에서 《수상록》은 몽테뉴라는 한 인간이 “자신의 영혼을 전달”하려 한 시도였다고 말했다. 《죽음을 모른다고 걱정하지 마라》에는 자신의 영혼을 숨김없이 내보이고 자신이 도달한 삶의 지혜를 전달하려 애쓴 인간 몽테뉴의 흔적(“내가 묘사하는 것은 나의 행위가 아니다. 내가 묘사하는 것은 나, 그리고 나의 본질이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난 수백 년간 유명한 작가들은 물론 수없이 많은 이들이 인용하고 인생의 경구로 삼았던 문장을 발견하는 기쁨도 준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삶과 죽음을 자유분방한 관점으로 사유할 수 있도록 우리를 안내해주며, 지금 우리 각자의 삶이 생각보다 훨씬 빛나고 소중하며 즐길 가치가 충분하다는 위로의 말을 전해준다.

몽테뉴의 인생 지침을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지금 여기의 삶을 크게 한입 베어물고 그 맛을 음미하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나는 임종을 앞둔 인간의 머리와 몸에 온갖 수단을 써서 철학자의 꼬리를 묶으려고 하지 않았다. 또한 그 꼬리가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답고 충만하고 긴 시절을 부정하고 부인해야 한다고 생각해본 일도 없다. 나는 똑같은 햇빛 아래에서 사방에 나를 보이고 드러내고 싶다. 삶을 다시금 살게 된다면 나는 지금껏 살아온 대로 살고 싶다. 나는 과거를 한탄하지 않고 미래를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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