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들어가는 말 | 황성원·고봉만
에밀 - 머리말 - 제1권 해제 - 어린아이는 어린아이로 바라보아야 한다 | 황성원·고봉만 주 더 읽어야 할 자료들 옮긴이에 대하여 |
Jean-Jacques Rousseau
장 자크 루소의 다른 상품
고봉만의 다른 상품
루소는 자신의 모든 저서에 들어 있는 근본 원리가 『에밀』에 가장 잘 드러난다고 생각했다. 그 원리란 바로 “인간은 본원적으로 선하다”라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책이 신이 처음 만든 아담처럼 마음이 순수한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 p.8 후대의 많은 인물이 『에밀』의 사상에 흠뻑 빠져들었다. 평생 시계처럼 날마다 같은 시각에 같은 장소를 산책하던 칸트가 딱 한 번 산책을 거른 적이 있었는데, 그날이 바로 『에밀』을 읽던 날이었다고 한다. 괴테는 “호주머니에는 언제나 호메로스를, 그리고 머리에는 언제나 『에밀』에 대한 생각을 담고 있었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나폴레옹 또한 자신의 진중문고에 『에밀』을 꼭 챙겨 다녔다고 한다. --- p.9 우리는 무르고 약하게 태어나기 때문에 힘이 필요하고, 아무것도 없이 태어나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하며, 어리석은 채로 태어나기 때문에 판단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태어날 때 갖지 못했지만 어른이 되었을 때 필요한 모든 것을 교육에서 얻는다. --- p.35 자연의 질서 속에서 인간은 모두 평등하기 때문에 모든 인간의 마땅한 본분은 바로 인간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으로서 훌륭한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인간과 관련된 어떤 일이든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리 없다. 내 제자가 군인이 되든 성직자나 법률가가 되든 그런 것은 나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다. 자연은 그가 부모의 직업을 따르기에 앞서 먼저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 것을 요구한다. --- p.44 인간은 살아가는 내내 고통을 겪을 운명이다. 자신의 생명을 보존하려는 노력 그 자체가 고통과 결부되어 있다. 유년기에 육체적인 고통만 겪는 사람은 행복하다. 육체적 고통은 다른 고통에 비하면 훨씬 덜 가혹하고 훨씬 덜 괴로우며, 그 때문에 목숨을 포기하는 경우도 훨씬 드물다. 통풍의 고통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은 없다. 인간을 절망하게 만드는 것은 영혼의 고통뿐이다. 우리는 아이들의 처지를 동정하는데, 정작 동정해야 할 것은 우리 어른들의 처지다. 우리의 가장 큰 고통은 우리의 마음에서 비롯한다. --- p.61 우리는 배울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태어난다. 그러나 갓 태어났을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인식하지 못한다. 정신은 불완전하고 미완성인 신체 기관에 매여 있어 자기 존재에 대한 의식조차 없다. 갓 태어난 아이의 움직임이나 울음소리는 순전히 기계적인 것으로, 인식과 의지가 담겨 있지 않다. --- p.94 그러나 내가 보기에 이런 문제점은 앞서 말한 것들에 비해 훨씬 덜 해롭다. 대화의 제1 원칙은 자신의 말을 상대가 알아듣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말하는 사람이 범하는 가장 큰 잘못은 상대에게 들리지 않게 말하는 것이다. 억양이 전혀 없다고 자랑하는 것은 문장에서 격조와 힘을 제거했다고 자랑하는 것과 다름없다. 억양은 대화의 혼이다. 억양은 대화에 감정과 진실성을 부여한다. 억양은 말보다 거짓이나 숨김이 없다. 교육을 잘 받은 사람들이 억양을 그토록 두려워하는 것은 아마도 그 때문일 것이다. --- p.124 루소는 『에밀』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학문은 오직 인간의 의무에 대한 것이다”(E, 266)라고 말한다. 이는 무엇보다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게 교육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루소는 기존의 교육이 변호사, 의사 혹은 기술자 등 미래의 직업인 양성에만 목적을 둔 채 직업에 대한 지식과 기술의 전달에만 가치를 둘 뿐 인간다운 인간의 형성에는 실패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또한 “인간은 교육을 통해 만들어”지며, 인간을 인간답게 기르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도대체 루소가 교육을 통해 기르려고 한 인간은 구체적으로 어떤 인간을 말하는 것인가? 그것은 한마디로 말해서 ‘자연인l’homme naturel’이다. --- p.133 |
“조물주의 손에서 나온 모든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온전한 반면,
인간의 손에 들어오면서 속수무책 나빠진다” 루소는 자연주의 교육론을 주창한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루소는 아이의 교사에게 이렇게 주문한다. “젊은 선생이여, 나는 그대에게 한 가지 어려운 기술을 간곡히 권한다. 그것은 훈계하지 않고 지도하는 일이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다 하는 일이다.” 이는 다음과 같은 뜻이다. “그를 자유롭게 혼자 내버려두어라.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그가 무엇을 하는지 그저 바라보라. 그리고 그가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처신하는지를 관찰하라.” 한편 루소의 교육관은 단순히 아이를 자연의 본성에 따르게 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루소는 우리가 아이를 “인류에 대해서는 인간으로, 사회에 대해서는 사회인으로, 국가에 대해서는 시민으로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한다. 『에밀』에는 ‘국가’, ‘조국’ 등의 단어가 여러 차례 등장하고, 아이가 다른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말’을 어떻게 익혀야 하는지를 다룬다. 루소는 이를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우리가 가르쳐야 할 것은 “자신과 같은 사람들과 함께 사는 방법”이다. 어린아이는 어린아이로 바라보아야 한다 『에밀』은 어린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촉구하는 저작이면서, 동시에 사회에 기여하는 시민을 양성하는 방법을 다룬 교육론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출산율이 급감하고 아이 한 명만 낳아도 “애국한다”는 소리를 듣는 시대에 가장 적확한 고전으로 읽힐 것이다. 루소는 『에밀』의 머리말 앞에 로마 사상가 세네카의 다음 문장을 옮겨두었다. “우리가 앓고 있는 병은 치유할 수 있다. 만약 병이 낫기를 원한다면, 자연은 바르게 행동하도록 태어난 우리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을 것이다.” 루소 자신은 『에밀』에서 이렇게 썼다. “인간을 사회적인 존재로 만드는 것은 인간의 나약함이다. 우리의 마음을 인간애로 이끄는 것은 우리들 공통의 비참함이다. (…) 그처럼 우리 자신의 나약함에서 비로소 우리의 덧없는 행복이 생겨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