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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병아리의 외출 : 가을
11. 병아리의 외출 : 봄 12. 연애하는 병아리 13. 병아리 사랑 Epiloge. 병아리 웨딩 외전. 병아리 우는 소리 외전2. 병아리떼 쫑쫑쫑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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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넘기까지의 과정이 어려웠을 뿐이지 막상 장애물을 넘고 나니 내가 왜 그렇게 삽질을 했는지 당최 알 수가 없었다.
“뭐?” 형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되물었다. 그냥 인정하면 이렇게 편할 걸 왜 진작 이러지 않았을까. 나는 조금 전 했던 말을 그대로 내뱉었다. “가을이랑 사귀기로 했어.” “…….” “나도 지금 완전 어이없어서 죽을 것 같으니까 그런 표정으로 쳐다보지 좀 말지?” 요즘 들어 형이 당황하는 걸 참 많이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은 무슨 괴물을 보듯 날 쳐다보다가 들고 있던 종이를 떨어뜨렸다. 내가 팔랑팔랑 떨어지는 종이를 재빠르게 잡자 형이 다시 물었다. “뭐라고?” “아, 진짜! 야! 너 귓구멍 막혔냐! 사귄다고! 좋아한다고! 결혼할 거야!” 내가 빽 소리치자 얼빠진 표정을 짓고 있던 형의 표정이 삽시간에 일그러졌다. “결혼?” 사귀자마자 결혼한다는 얘길 들었으니 어이가 없을 만도 했다. 하지만 나는 내가 생각해도 이상할 정도로 가을이와 결혼해야겠다는 의지가 너무 확고했다. 왜냐면 난 강가을 말고 다른 남자랑은 사귈 생각이 개미 오줌만큼도 없었으니까. “걘 내가 지구에 있을 때 남자였다고 말을 했는데도 날 좋아한다고 했어. 세상에 그런 남자가 어디 있어? 그리고 그건 그렇다 쳐도 다른 남자는 내가 싫어.” “…….” “아, 너도 내가 남자랑 살림 차리는 건 싫을 거 아니야! 나도 그런 건 싫다고!” 내 말에 형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헛숨을 내뱉었다. “굳이 걔가 아니더라도 난 지금 여자니까 언젠가는 결혼을 할 거 아니야. 평생 독신으로 산다고 해도 나한테 결혼하자고, 사귀자고 하는 남자들이 얼마나 많겠어!” 거울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난 정말 예뻤다. 이런 원피스가 아니라 거적때기를 둘러도, 자다 막 일어난 부스스한 꼴도, 씻지 않아서 머리가 떡이 져도, 돼지처럼 허겁지겁 밥을 퍼먹어도 귀엽고 예쁘기만 했다. “강가을까지는 타협할 수 있어. 근데 내가 다른 사람은 안 돼. 내 인생의 남자는 걔 하나로 충분해.” 강가을이 아닌 다른 사람이랑 결혼해야 한다는 건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근데 강가을은 괜찮았다. 내가 걔한테 죽고 못 살아서 그런 게 아니었다. 그냥 이건 마지막 남은 내 자존심이었다. “난 걔랑 결혼할 거야.” “……결국 이런 상황이 오네.” 단호하게 말하는 날 보며 형이 피곤하다는 듯 쓰고 있던 안경을 벗었다. “그러니까 형도 이제 가을이랑 싸우지 마. 야, 솔직히 이성적으로 생각을 해봐. 걔 돈 완전 많아. 돈도 많고 집도 많고 힘도 세고, 머리는 또 좀 좋아? 이건 내가 완전 땡 잡은 거라니까?” 여기서 밀어붙여야 된다는 생각에 나는 주절주절 혼자 떠들었다. 내가 가을이랑 결혼하게 되면 싫어도 계속 볼 사인데, 형이랑 가을이가 지금처럼 만나기만 하면 서로 으르렁대는 걸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형이 날 보며 한심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네가 꽃뱀이냐?” “꽃뱀이든 뭐든 어쨌든 걔가 잘난 건 사실이잖아.” 형은 계속 한숨만 내쉴 뿐 그 뒤로 더 이상 딱히 말을 하지 않았다. 착잡하다는 표정으로 날 보던 형이 다시 안경을 쓰며 내게 손가락을 까닥였다. 나는 볼에 잔뜩 바람을 넣고 형에게 다가가며 웅얼거렸다. “난 형이 걔랑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어.” “친하게 지내고 나발이고, 너 지금 몇 살이야?” “열일곱. 근데 지구에 있을 땐 열아홉 살이었으니까 조금만 지나면 나도 성인…….”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형이 머리가 아픈지 한 손으로 양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그러더니 뭔가 결정한 듯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네가 좋다니까 그냥 내버려두긴 할 건데, 당장 결혼은 안 돼.” 진지하게 말하는 형을 보며 나도 더 이상 떼를 쓸 순 없었다. “그건 나도 알아. 당장은 아니고 그냥 그렇게 할 거라고 말하는 건데…….” 변명하듯 말하는 날 보며 형이 또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요 잠깐 사이 한숨을 몇 번이나 쉰 건지 모르겠다. 형은 들고 있던 깃 펜을 책상 위에 놓더니 한 손으로 머리를 괴고 물었다. “넌 그 새끼가 그렇게 좋냐?” 내가 빨개진 얼굴로 입을 꾹 다물자 형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얼씨구 하며 웃었다. 자꾸만 얼굴 쪽으로 열이 몰려서 나는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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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리스(Loveless)』, 『시계태엽』, 『노스탤지어』, 『내 옆의 마왕』의 권새나 작가와 나비노블이 함께하는 「우리 병아리가 닭이 됐어요!」 프로젝트 제 5탄!
먹을 것에 선물 공세에, 위험에 빠질 때마다 백마 탄 기사보다 멋지게 등장해 위기에서 구해주는 강가을. 삐약삐약 순진한 병아리가 넘어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주변 사람의 거센 반대에 되레 그들을 유혹해버리는 마성의 매력까지. 겨울이의 성장과 내면의 성숙을 위하여 달려온 『병아리』. 겨울은 아빠(?)인 교황의 품에서 벗어나, 그녀(?)에게 푹 빠져 간이나 쓸개뿐 아니라 심장도 진짜로 빼줄 약간 독특한 남자 강가을의 품으로 들어간다. 과연, 겨울은 병아리의 탈을 벗고 닭이 될 수 있을 것인가. 겨울과 가을의 마지막 이야기를 함께 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