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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0. 목숨을 건 약속
Episode 11. 그대와 함께 Episode 12. 수상한 마법사 Postscrip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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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하르페니언은 자리에 우뚝 섰다.
달빛이 비치고 있었다. 방금까지만 해도 그저 불빛에 불과했던 것이 금방이라도 부스러질 듯 아름다운 은빛 조명으로 보였다. 별이 아름다웠다. 단순히 살을 스치던 바람은 순식간에 기분 좋은 밤바람으로 변해 주변을 휘감았다. 그 아래, 그녀가 있었기에. ‘수아.’ 결코 잘못 볼 수 없는 이였다. 그녀는 발코니에 몸을 기대고 작은 어깨를 움츠린 채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밑에 누군가가 있다는 건 아예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부드러운 상앗빛 피부가 달빛 아래서도 똑똑히 보였다. 하르페니언은 한참이나 그런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얼마나 그렇게 서 있었을까. 수아는 아직 서늘한 밤바람이 추웠는지 숄을 걸친 몸을 움츠리며 살짝 몸을 떨었다. 그러다 비로소 발코니 밑, 정원에 서 있는 하르페니언을 발견한 듯했다. “어, 알?” 커다란 눈이 동그랗게 변하는 모습이 견딜 수 없을 만큼 사랑스러워 보였다. “거기서 뭐 해요?” “그대야말로.” “아, 잠이 안 와서요.” 수아는 배시시 웃었다. “별이 예뻐서, 좀 보다 자려고 했어요. 알이야말로 너무 늦었는데 지금까지 일한 거예요?” 그런 그녀가 너무나도 아름다워 보여 황홀한 반면 조금 언짢아지기도 했다. 지금 이곳을 다른 이가 지났다면 어쩌려고 저럴까. 지금 수아는 매우 무방비한 상태로, 어깨에 숄을 걸치기는 했다지만 잠옷 차림이었다. “누가.” 보면 어쩌려고. 하지만 그 말은 끝까지 하지 못했다. 입을 연 순간 방의 발코니에도 나오지 못하게 하는 건 너무 참견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네?” “아니, 흠. 누가 무례하게 굴진 않던가.” “전혀요. 오히려 바싹 얼어서 지나칠 정도로 조심하던걸요.” 고요한 밤에 수아의 목소리는 조곤하게 울려 퍼졌다. 그녀의 방은 3층으로 꽤 높았기에 주변이 조용하지 않았다면 말을 주고받기는 어려웠을 터였다. “다행이군.” “알은 괜찮아요?” “나야 물론.” 수아가 발코니에서 조금 더 고개를 숙였다. 검은 눈이 달빛에 비쳐 빛났다. “제가 내려갈까요?” “아냐. 밤이 너무 깊었어.” “그럼 알이 올라올래요?” 순간 하르페니언은 말문이 막혔다. 올라오라고? 그렇게 묻는 수아의 표정은 정말 순진무구해 보여, 하르페니언은 잠깐 속된 생각을 한 자신을 반성했다. 그래, 별다를 것도 없는 말이다. 어차피 몇 번 한 방을 쓴 적도 있고. “피곤하지 않겠나.” “저야 뭐, 내일 할 일이 있기나 해요? 하긴 알이 피곤하겠네요. 그러면…….” “아니, 올라가지.” 그는 즉시 대답했다. 그 말에 수아가 다시 한 번 부드럽게 웃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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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조아라닷컴 장르소설 공모전」 대상 수상작 『메마른 빛, 이슬 한 방울』.
나비노블에서 그 감동을 만나 보세요. 모두에게 두 사람의 관계를 선언하고 경외와 두려움을 한몸에 받으며 하르페니언과 함께 성을 나서게 된 수아. 두 사람은 여전히 어리석은 귀족들이 보낸 암살자 때문에 편하지만은 않은 길이었다. 예전 수도로 향하던 길을 거슬러 올라가며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게 된다. 반가움도 잠시, 수아는 자신이 선언했던 저주를 풀겠다는 말 때문에 하르페니언에게 쏟아지던 ‘두려움’이 어떠한 것이었는지 타인의 시선에서 느끼고 만다. 그리고 낯선 이에게서 얻게 된 저주의 실마리. 저주의 열쇠란 무엇일까? 『메마른 빛, 이슬 한 방울』 4권에서 만나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