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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개정판 서문
헤세와의 만남 데미안 아브락사스 나르치스, 골드문트, 싯다르타 두 번째 만남 픽토르의 변신 아침 구지 선사 편지 마지막 만남 1961년 5월 7일 일요일 마지막 메시지 인도를 떠나고 나무 골드문트 조각상 꿈 브렘가르텐 축제 두 장의 편지 융과의 만남 남극에서 융 박사와의 첫 만남 1959년 5월 5일, 두 번째 만남 마법의 결혼식 야코비 박사와 함께 융 박사, 책의 서문을 써주다 아널드 토인비와 함께 융 박사로부터 마지막 편지를 받다 편지의 내용 또 다른 만남 죽은 자를 위한 일곱 가지 설교 작별 인도의 아침 꿈 신비한 일 우리 시대의 신화 결론 헤세와 융 그리고 세라노 헤세의 생애 융의 생애 |
Miguel Serr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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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독자들이 『데미안』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던가.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힘과 평정심을 닮고자 했다. 『데미안』을 읽고 난 후 나는 내 고향의 거리를 몇 시간씩 걸으면서 내가 새로 태어났음을 느꼈으며, 내가 어떤 징표 혹은 메시지의 전달자같이 느껴졌다. 헤세는 나뿐 아니라 모든 세대의 사람들에게 작가나 시인 이상의 존재였다. 그의 작품이 지닌 마법은 지난날 오직 종교만이 파고들던 세계를 깊숙이 파고들었다는 데 있다.
--- p.22 삶에는 빛뿐 아니라 그림자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는 늘 빛과 높은 봉우리만을 향해 매진한다. --- p.24 헤르만 헤세는 아브락사스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불을 들여다보고 구름을 바라보게. 예감이 떠오르고 자네 영혼 속에서 목소리들이 말하기 시작하면 곧바로 자신을 그 목소리에 맡기고 물어보지는 말게. 그것이 선생님이나 아버지 혹은 그 어떤 하나님의 마음에 들까 하고 묻지 말게. 그런 질문이 자신을 망치는 거야.” --- p.26 옅은 백단향 향내가 나는 것 같더니 문이 열렸다. 어둠 속에서 흰옷을 입은 호리호리한 사람이 나타났다. 헤세였다. 나는 일어나 그를 따라 커다란 창문이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제야 나는 그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헤세는 갸름한 얼굴에 밝고 빛나는 눈을 하고 있었다. 위아래로 흰옷을 입은 그는 고행자나 고해자처럼 보였다. 백단향의 향이 그를 에워싸고 있었다. (…) 우리는 천장 끝까지 책으로 들어찬 거실을 지나 좀 더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방 한가운데 말끔히 치워진 책상이 놓여 있었는데, 그 방도 벽이 온통 책과 그림들로 가득했다. 헤세는 창문을 등지고 앉았고, 나는 그를 마주 보고 있었다. 저 멀리 산과 호수 위로 지는 태양이 보였다. 헤세는 침묵하고 있었지만 시종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있었다. 평온한 분위기가 방 안 가득 채워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나는 그 시간의 엄숙함에 매료되었다. 내가 당시에 얼마나 긴장했고 헤세와의 만남으로 나의 전 존재가 얼마나 전율했는지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나는 숭배하는 사람과 마주 앉은 것이다. 나는 그를 만나기 위해 바다를 건너왔고, 헤세의 진심 어린 환영은 나를 순례의 길로 접어들게 했던 그 감정에 부합하는 것이었다. 내가 볼 때 헤세는 시간을 초월한 것 같았다. 그때 그는 73세를 넘은 나이였다. 그럼에도 그의 미소는 젊은이의 미소였다. 그의 육체는 절제되고 영적(靈的)인 모습이었다. --- p.31~32 이윽고 헤세가 정적을 깨며 입을 열었다. “말이란 가면입니다.” 그가 말을 이었다. “말이 진정한 의미를 표현하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말은 오히려 진정한 의미를 숨기는 경향이 있어요. 환상 속에 살면 종교가 필요 없습니다. 왜냐하면 환상을 통해서 죽음 후에 사람이 다시 우주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으니까요. 삶의 저편에 무언가가 과연 있는지 없는지 아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하고 싶습니다. 올바르게 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렇게 할 때 만사 또한 올바르게 됩니다.” --- p.57 1959년 2월 28일 오후, 로카르노에 있는 호텔 에스플라나데의 큰 홀에서 나는 융 박사를 기다렸다.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을 보자 곧바로 그를 알아보았다. 큰 키에 등이 굽고, 머리카락은 희고 숱이 적었으며, 손에는 파이프를 들고 있었다. 그는 상냥하게 영어로 인사를 건넸고, 편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난간으로 홀과 분리된 구석 자리에 가서 앉자고 했다. “막 인도에서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융이 말을 꺼냈다. “저도 오래전에 그곳에 갔었습니다. 힌두인들에게 〈자아〉 혹은 의식의 관념은 제거할 수 없다는 사실, 가장 깊은 사마디의 경지에서조차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설득하려고 했지요.” 융 박사는 곧바로 중심 주제로 대화를 시작했다. 그의 몸짓과 말은 근엄하고 고상했다. 당시 여든둘이었는데도 활기와 뜨거운 열정이 넘쳤다. --- p.106 사람이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본성을 따라야 합니다. 그리고 기대하지 않은 것의 중요성도 인정하면서 혼자 가야 합니다. 그렇지만 사랑 없이는, 심지어 연금술적 과정 없이는 그 어떤 것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 p.126 극도의 이기주의에 빠진 누군가가 에베레스트산의 고독 속으로 물러난다면, 그런 사람은 자신의 고귀한 거주지의 안락함은 잘 알겠지만,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즉 이전에 알지 못했던 자신에 대해서는 어떤 새로운 것도 발견하지 못할 것입니다. 인간은 일반적으로 그런 상황입니다. 인간은 자아성찰을 할 수 있는 동물이지만, 마찬가지로 의식을 가진 다른 종의 동물들과 자신을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인간은 은하계의 작은 행성에 추방된 최고의 동물입니다. 그가 자신을 모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 p.171 매 시대마다 인간의 진정한 인생 과제가 무엇인지를 인식하고 있는 소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후세를 위하여, 통찰력이 더 깊고 일반적인 수준에 도달할 시대를 위하여 전통을 지킵니다. 우선 소수의 길이 바뀔 것이고, 몇 세대 안에 더 많이 변화될 것입니다. 하지만 보편적인 정신이 이 세대, 혹은 다음 세대에서 눈에 띄게 변화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현재의 인간은 어떤 의미에서는 그가 자신에게 낯선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지도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통찰력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고립되었든 상관없이, 동시성의 법칙을 알고 있습니다. 옛 중국의 격언에 따르면 “자기 집에 앉아 바른 생각을 하고 있는 바른 사람은 수만 리 밖에서도 그의 소리가 들린다”고 합니다. --- p.175~1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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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런 책이 좋다. 서로 다른 존재들을 따스한 마음 하나로 이어주는 책.”-정여울 작가
★ “헤세와 융의 생각들을 제대로 공부하고 익히는 데 좋은 참고서.”-이나미 교수 두 거장이 삶의 끝자락에서 주고받은 대화이자 인간 존재의 의미를 향한 마지막 질문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상처를 안고도 어떻게 나 자신과 화해할 것인가” 헤세와 융, 두 사람은 1870년대에 태어나 1960년대에 세상을 떠났다. 둘은 1917년, 단 한 번 짧은 만남을 가졌는데 이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당시 30대였던 헤세는 심각한 정신적 방황을 겪고 있었고, 융의 제자이자 주치의였던 요제프 베른하르트 랑 박사의 주선으로 극비리에 융을 만나게 된다. 이 짧은 만남은 헤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헤세는 융의 정신분석 이론에 깊이 공감하며 치료에 전념했고, 마침내 그의 정신적 방황은 끝이 난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작품이 바로 그의 대표작 『데미안』과 『싯다르타』였다. 헤세는 소설 속에서 분열된 자아와 고독을 응시하며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길’을 탐구했고, 융은 인간의 무의식과 그림자를 분석하며 ‘내적 화해’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문학과 심리학이라는 서로 다른 언어로 인간과 세계를 해석했지만, 결국 그들이 도달한 결론은 같았다. 인간은 누구나 상처를 입는다는 것. 그러나 그 상처 속에서 다시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 두 거장의 통찰은 추상적 이론이 아니라, 삶의 고통을 통과하며 얻은 체험의 산물이었다. 헤세는 말한다. “각성한 인간에게는 단 하나의 의무만이 있다. 자기 자신을 찾고, 자신 속에서 확고해지는 것, 자신의 길을 앞으로 더듬어 나아가는 것이다.” 융 또한 말한다. “인간은 자신의 본성에 따라 살아야만 한다. 그리고 자기 인식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만 하고, 그런 뒤에는 이미 얻은 자신에 대한 진리를 따르며 살아야 한다.” 이렇듯 두 사람은 자기다움으로 깊어지는 삶을 궁극의 목적지로 여겼다. 『헤세와 융, 영혼의 편지』는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독자에게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법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BTS, 앤디 워홀, 파울로 코엘료, 데이비드 핀처…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된 헤세와 융의 철학을 한 권에 압축해 담다 1965년 처음 스페인어로 출간된 이 책은 이듬해 영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1997년 영어 개정판과 독일어판을 비롯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튀르키예어, 포르투갈어, 한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며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단순히 한 시대의 사상적 산물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날까지 읽히는 인문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이유는, 이 책이 다루는 주제가 시대와 국경, 문화를 초월하기 때문이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이 나를 완성시키는가.” 이 질문은 어느 시대, 어느 세대의 인간에게나 변하지 않는 인생의 화두이자 영혼의 과제다. 그래서 BTS를 비롯해 앤디 워홀, 파울로 코엘료, 헨리 밀러, 잭슨 폴록, 데이비드 핀처 등 수많은 작가와 아티스트들이 헤세와 융의 사유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확장해왔다. 세라노가 두 거장과 나눈 대화에는 세계와 사랑, 죽음, 집단무의식, 그리고 자기 완성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다. 그들의 대화는 그 깊이만큼이나 쉽게 다가가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과 세계를 관조하는 두 사람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독자는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게 되고, 마치 영혼이 정화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이 책에는 지금까지 공개된 적 없는 희귀 자료들이 풍성하게 수록되어 있다. 헤세와 융의 친필 편지는 물론, 헤세가 1922년 아내를 위해 쓴 동화 『픽토르의 변신』과 그가 직접 그린 수채화 삽화도 함께 실려 있다. 무엇보다 헤세와 융이 쓴 작품을 통해서만 그들을 만나왔던 우리에게, 두 거장이 직접 자신의 작품과 이론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 그리고 두 거장의 말년의 모습을 생생히 엿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이 책은 특별한 의미와 가치가 있다. 물질문명의 풍요 속에서 더 고독해진 현대인에게 보이지 않는 영혼의 가치를 일깨우는 귀중한 참고서 현대인은 눈부신 기술 발전과 물질문명의 풍요 속에서 살아가지만, 역설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불안과 신경증, 고독과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다. 기계를 통해 끊임없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정작 자기 자신과는 단절된 채 살아가는 시대. 효율과 편의, 속도와 생산성이 인간의 가치를 대신하는 오늘, 우리는 점점 ‘영혼의 언어’를 잃어가고 있다. 그렇기에 헤세와 융, 세라노가 나눈 대화가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깊은 울림을 주는지도 모른다. 이나미 한국융연구원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이 책에는 신중하게 읽고 배울 수 있는 미덕들이 가득하다. 특히 기계와 물질지상주의, 효율성과 편의를 강조하고 보이지 않는 영혼의 가치를 외면하는 21세기의 성정을 치유해줄 수 있는 좋은 참고서다.” 마찰 없이 세상에 편입되고 물질적 풍요와 편리만을 좇는 것이 시대의 과제가 되어버린 지금, 『헤세와 융, 영혼의 편지』는 우리 내면의 가치를 일깨우는 값진 사유의 등불이 되어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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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책이 좋다. 서로 다른 존재들을 따스한 마음 하나로 이어주는 책. 헤세와 융은 살아온 환경과 국적과 출신이 모두 달랐지만 ‘영혼의 쌍둥이’처럼 닮은 운명을 가졌다. 수많은 사람들을 영적으로 이끄는 삶, 인류의 지혜를 한 차원 높이 끌어올리는 삶, 글쓰기의 힘으로 인류를 더 나은 곳으로 데려다주는 지적 모험. 그들은 그렇게 닮은 운명으로써 서로의 친구가 되었다. 이 책은 헤세와 융을 읽고 사랑하고 마침내 그들과 만남으로써 자신의 삶을 바꾼 작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들은 서로 아무리 멀리 있어도 서로에게 영감의 빛을 던져주는 사이였다. 이 책을 읽으면 머나먼 스위스의 호숫가에서 나룻배를 타며 책을 읽는 융이 떠오르고, 알프스가 병풍처럼 둘러진 작은 마을에서 데미안과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그려내던 헤르만 헤세의 다정다감한 일상이 떠오른다. 두 사람과 나란히 아름다운 산책길을 걸으며 인간의 마음이 해낼 수 있는 그 모든 기적 같은 치유와 창조의 힘을 발견하게 된다. - 정여울 (작가, 『데미안 프로젝트』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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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신중하게 읽고 배울 수 있는 미덕들이 가득하다. 특히 기계와 물질지상주의, 효율성과 편의를 강조하고 보이지 않는 영혼의 가치를 외면하는 21세기의 성정을 치유해줄 수 있는 헤세와 융의 생각들을 제대로 공부하고 익히는 데 좋은 참고서가 되리라 생각한다. 낭만적 환상에 사로잡힌 젊은 여행자로서 저자가 인도와 동양을 일반화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기도 하지만, 두 거장의 사상을 겸손하게, 그러나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세라노의 태도는 누구나 쉽게 따라 하기 어려운 경지이다. - 이나미 (한국융연구원 상임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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