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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_ 소원을 말해봐
1장 네버랜드에 가고 싶어 2장 기쁜 소식 3장 생애 첫 비행기 4장 여왕님 생신 퍼레이드 5장 피터를 만나다 6장 다정이의 꿈 작가의 말_ 난치병 아동의 소원을 이루어 주는 ‘메이크어위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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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암을 앓는 다정이의 행복한 런던 여행
백설공주처럼 하얀 얼굴을 한 다정이, 학교에 입학한다고 들떠서 책가방이랑 학용품을 사 오던 날이었다. 가방을 메고 까불까불 앞서 달려가던 다정이가 돌부리에 걸려 엎어졌는데 까진 무릎에서 출혈이 멈추지 않았다. 큰 병원에서 입원 수속 끝내고 정밀검사가 이어지고 검사 결과는 백혈병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투병 생활에 다정이는 젖 먹던 힘까지 내어 용감하게 암과 싸웠다. 엄마는 다정이가 힘겨워할 때마다 사진과 동영상을 보여주며 격려하고 다독여 왔다. 어느 날, 다정이가 “네버랜드에 가고 싶다”고 한 이야기를 지인이 SNS에 올렸고 이를 본 유학생 친구를 통해 난치병 어린이들의 〈만나고 싶어요〉, 〈가고 싶어요〉, 〈갖고 싶어요〉, 〈되고 싶어요〉, 〈하고 싶어요〉 소원 성취를 도와주는 ‘메이크어워시’ 영국본부에서 연락이 연락이 오게 된다. 소원을 이룬 아이 대부분 건강이 좋아졌다는 이야기에 엄마 아빠는 다정이에게도 그런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엄마와 간호사 한 명이 동행하면 그 다음부터 영국 재단 쪽 활동가들이 진행한다고 했다. 드디어 다정이는 생애 첫 비행기를 타고 영국으로 떠나게 된다. 다정이는 휠체어를 타고 입국 수속을 마쳤을 때 재단에서 마중 나온 사람들이 〈이다정 어린이 환영합니다〉 라고 쓴 플랜카드를 흔드는 모습을 보고 ‘피터가 웬디를 만나러 들어오던 달링 씨 집 창문도 저렇게 생겼을 거야’ 라며 문득 웬디가 한 말을 떠올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웬디는 왜 네버랜드를 떠나왔을까? 나 같으면 네버랜드에서 영원히 살았을 텐데.’ 버킹엄 궁전 앞에서 본 여왕님의 생신 축하 퍼레이드, 가까이서 근위병 교대식도 보고 『올리버 트위스트』를 쓴 작가 찰스 디킨스를 기념하는 ‘디킨스 박물관’에도 갔다. 그리고 100여 년 전 피터 팬 이야기가 탄생한 곳에도 가보면서 다정이는 피터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상상했다. 피리 부는 소년의 동상을 보자 “피터 팬이다!” 한눈에 피터인 줄 알아보았다. “피터 팬 브론즈 동상이네.” “네버랜드에 가고 싶다고 했지? 그곳엔 누구나 갈 수 있어. 네버랜드를 잊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그곳으로 모험을 떠날 수 있어.” “정말요? 언제든지 갈 수 있어요? 어떻게요?” “『피터 팬』을 쓴 작가가 ‘아이들은 어른들이 상상할 수 없는 이상한 모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어. 하늘을 날고 동물과 말을 하고 악당과 맞서는 동화 속 세상이 다정이 가슴속에 있거든. 아이다운 감성을 잃어버리는 순간 동화 속 세상도 사라져 버리는 거야. 피터처럼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산다면 네가 있는 곳이 네버랜드인 거야. 다정이를 만나면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었어. 이제부터 하고 싶은 일이 뭔가 생각해 봐.” “꿈 같은 거요?” “꿈을 이루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다 보면 병을 이길 수 있거든. 내가 그랬어. 꿈을 이루기 위해 가족과 멀리 떨어져 혼자 견디고 있잖아. 다정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남의 일 같지 않아서 돕고 싶었어. 엄마 아빠는 물론이고 많은 사람이 다정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거 잊으면 안 돼. 너무 너무 힘들면 피터 팬을 생각해. 알겠지?” 사실 영국에 오기 전에 다정이는 자기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 보지 않았다. 미래에 대한 꿈은 아예 없었다. 어른이 될 수 없을 줄 알았으니까. 다정이가 꿈을 생각하게 된 건 이 말을 들은 다음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다 보면 병을 이길 수 있다고도 했다. 그 말을 믿고 싶었다. 다정이는 눈을 감았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머릿속에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박물관에서 본 〈디킨스의 꿈〉 그림처럼 수많은 장면들이 자꾸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이 그렇게 많이 생길 줄 몰랐다. 런던의 마지막 밤이 들창 너머 스멀스멀 내리는 안개 속에 깊어갔다. 다정이는 어떤 꿈을 꾸며 돌아왔을까? 작가의 말 큰아이를 보자마자 그동안 동생 돌봐 주느라 고생 많았다고 다독였더니 눈물을 보였다. 집안에 환아가 생기면 집안 분위기가 우울해지고 그 형제자매들 또한 불안정한 생활을 하게 된다. 아픈 아이를 돌봐야 하지만 다른 형제들에게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자면 가족의 힘이 필요하다. 아이가 가지고 온 스케치북을 보았다. 자기 이야기를 그렸는데 그림이 정말 좋아서 즐겁게 그리고 있다는 게 내 눈에 보였다. 아이 어머니에게 학원에 보내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내버려 둬라, 지금처럼 즐겁게 그릴 수 있도록 지켜보라고 당부했다. 그 대신 미술관에 데려가 그림들을 많이 보여주라고 조언했다. 기능만 익히면 한계가 있다. 나만의 것을 끄집어내야 자기 개성이 나온다. 잘 그리는 것 보다 무슨 이야기를 하느냐에 성패가 달렸기 때문이다. 예술은 운동경기처럼 1등 2등을 가리는 게 아니라 늘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는 것이 문학과 예술이기에 그렇다. 우리네 생은 끊임없는 투쟁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병마와 싸워야 하고 인간관계를 견뎌내야 하고 자신과의 싸움도 이겨내야 한다. 켄싱턴 가든에서 피터 팬 동상을 본 날 작품 구상을 했었다. 8개월 뒤에 정효 자매를 만나고, 작품 속에서 다정이를 데리고 네버랜드를 찾아 나선것은 정말 행복한 여행이었다. 무궁화 꽃 필 때 김향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