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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등장인물 프롤로그 1 입숨 2 휴교령 3 태풍, 야니 4 침입자 5 아기 하늘 수영장 6 그들의 저녁 식탁 7 금지된 책 8 예기치 못한 사건 9 머나먼 항해 10 냄새 탐험 11 눈물을 머금은 하루 12 축제의 땅 13 3033호실 14 마지막 다이빙 15 다시 이슬라로 16 불온한 것 17 알 수 없는 미래 에필로그 작가의 말 2권 등장인물 프롤로그 1 선택과 책임 2 돌아갈 수 없는 3 허들을 넘는 법 4 그날의 사건 전모 5 징계위원회 6 답 구하는 날들 7 우아한 분노 8 지금 해야 할 일 9 소환장 10 원고와 피고 11 파도 위에서 12 시를 위한 변론 13 퀀텀백신 14 시인이 온다 15 안녕을 고하며 16 바다로, 바다로 에필로그 작가의 말 3권 등장인물 프롤로그 1 탈피호르몬 2 엄마, 아모 3 질문의 힘 4 책방지기 5 가온원정대 6 좌충우돌 7 원정선에 나타난 괴한 8 결정의 순간 9 음률섬 10 조경사 배로 11 가온 동굴 12 섬들의 노래 13 시험의 시험 14 빗속의 탐문 15 브이아르섬 16 사라진 포 17 여덟 개의 바다 저 너머 18 온새미로의 서 에필로그 작가의 말 |
YANG SOO RYON,梁秀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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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갈등과 거리가 먼 아이들 덕분에 마음의 평화를 누렸다. 학부모들은 가끔, 아주 가끔 굽은 어깨를 하고 목소리를 낮춰 소곤댔다. 이 모든 것이 퀀텀백신이 불러온 가히 혁신적인 평화라고. 그러고는 역사에 묻어 버린 그날의 참사를 떠올렸다. 암묵적인 눈빛을 주고받으며 치를 떨었다. 그들이 학생일 때 교내를 점령했던 핏빛의 총성에 심장은 오그라들 수밖에 없었다.
--- p.12(1권) “시를 알고 싶다고? ……그게 뭔데? 먹는 건가?” “뭐? 먹는 거? 하하하.” 배를 움켜쥔 야니는 목젖이 드러나도록 깔깔거렸다. “그만 좀 웃지. 사람 앞에 두고 민망하게.” “어떡해? 웃음이 안 참아지는걸! 하하하. 하지만 생각해 보니까 네 말이 맞는 것도 같아. 먹는 거야. 요 입이 아닌 요기 요 마음으로.” 마음으로 먹는 거라니. 더 모르겠다. 아루는 되묻고 싶었지만 관뒀다. 겨우 웃음을 멈춘 야니가 또 비웃을까 봐. 야니는 몰랐다. 이슬라의 아이에게 ‘시(詩)’는 들어 본 적 없는 생경한 물건이라는 것을. --- p.45(1권) 내가 아는 시는 허한 마음을 충만하게 만들기도 하고 풍요 속의 빈곤을 채우기도 해. 응축된 우리의 마음이지. 역경과 고난을 건너게 하는 다리이며, 외로운 영혼에게 건네는 위로이며, 눈물을 닦아 주는 손수건이며, 무엇보다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주는 유용한 물건이지. --- p.164(1권) 오로라는 야니의 문장에서도 느껴졌다. 때로는 불끈하고, 때로는 식어 버린 열정 같고, 때로는 찬란한 슬픔 같은……. ‘이든과 똑같이’라는 틀에서 벗어난 아루는 자기 안의 낯선 감정들과 줄기차게 마주했다. --- p.216(1권) 야니는 밤마다 로인 시인의 말을 가슴에 새겼다. 시는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시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시였다. 야니는 그렇게 시를 배워 나갔다. 시의 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아 오면 야니는 일찌감치 방주책방에 나가 있었다.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눈에 밟힌 책들을 읽기 위해서였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간밤의 생각들이 맞물려 파도가 이는 듯했다. 가슴이 하는 말들을 야니는 종이에 붙잡아 뒀다. 영감은 날마다 찾아왔다. --- p.25(2권) 문장에 중독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었다. 읽다 보면 따라 쓰게 되고, 따라 쓰다 보면 자신만의 시 문장을 제작하게 된다. 마약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중독성이 시 문장에 있었다. 언어를 제작하는 그 맛을 한 번 알고 나면 잊을 수 없다. 또 제작하게 된다. 이것이 중독성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 p.93(2권) 야니와 보낸 여름은 새삼스러웠다. 로인은 야니의 열정에 기대어 밤마다 시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물 만난 물고기처럼 기쁨을 누렸다. 카이와의 서약을 저버렸지만 로인은 두렵지 않았다. 이런 날이 다시 오지 않을 것이기에. 두려움 속에서도 로인은 살아 있는 듯했다. --- p.108(2권) “네 고민이 뭔지 내가 다 안다고 할 순 없지만 이것만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겠다. 나한테서 일어난 일들은 내가 선택하고, 내가 결정한 거야. 내게 꿈이 있다면, 그걸 지켜야 한다면 그것도 내가 해.” --- p.60~61(3권) 궁궐에 있던 나는 승인을 위한 도구거나 영혼 없는 밀랍 인형이었거든. 최고위 주무관들의 말을 좇기도 버거운 통치자라니 믿어져? 지금은 아냐. 확실히 뭔가 달라. 대원들이 내 눈을 보고 내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지. 온전한 그들의 대장이 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 나의 말과 행동에 더욱 신중을 기울이게 되는……. 신뢰할 수 없는 대장은 좀 그렇잖아. 대원들을 위해 내가 해야 할 것이 뭔지를 늘 생각하게 돼. 내 결정을 대신할 주무관들이 이곳엔 없으니까. --- p.98(3권) 가만 보면, 우리의 앞날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망둥이 같아. 오션맨 야니가 이슬라의 카이가 될 줄도 몰랐던 일이지.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지나온 날들보다 더 변화무쌍하겠지?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는 했지만 이 일이 내게 맞는 일인지는 나도 몰라, 아직은. 분명한 건 있어. 아침에 집을 나설 때마다 내 발걸음이 가볍다는 거. 내가 마주할 그 일들이 막 기다려진다는 거. --- p.161(3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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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영혼의 땅이에요”
시를 노래하는 것은 마음을 외면하지 않는 일이다 『이슬라의 아이들』에서 ‘시’는 읽기 위한 문학이 아니라, 감정을 느끼고 자신의 마음을 말하기 위한 가장 오래된 언어다. “바다의 오아시스호에 사는 사람들은요, 힘들 때마다 시를 노래해요.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거든요. 바다는 낭만이 되고, 상처받은 영혼은 치유가 되죠. 한 조각의 땅도 허락되지 않은 오션맨에게 시는 영혼의 땅이에요.” _1권 본문 중에서(102쪽) 힘들고 상처받은 마음을 시로 노래한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소설에서 시는 특별한 재능의 산물이 아니라,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던 언어이자 잃어버렸기에 다시 찾아야 할 감정의 통로로 그려진다. 이슬라에서 시가 금지된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시는 마음을 흔들고, 질문을 낳으며, 마침내 움직이게 하여 잠든 감성을 일깨우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질문들이 나를 움직이게 해” 수많은 감정의 단어들이 차곡차곡 쌓이는 만큼 마음이 다채로워지는 찬란한 모험이 시작된다! 그 변화의 시작은 1권(상냥한 아이가 그곳에 살았다), 두 아이의 만남에서 비롯된다. 태풍을 쫓아 이슬라에 온 바다 소녀 ‘야니’와 상냥하고 순종적인 아이로 자라 온 이슬라의 소년 ‘아루’. 두 사람은 우연히 산에서 만나 서로에게서 낯선 감정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태풍을 피해 이슬라기념관을 함께 찾았다가 자신들이 알고 있던 역사의 진실에 대한 의문을 품는다. 이후 두 아이는 서로 삶을 바꿔 살게 된다. 야니는 이슬라에 머물며 시가 사라진 세계를 경험하고, 아루는 배에 올라 바다에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그렇게 섬과 배를 오가는 교차된 시간 속에서 아루는 평정심이라는 이름으로 억눌려 있던 감정을 처음으로 느끼고, 야니는 자유롭게 노래하던 마음이 어떻게 침묵 속에 잠길 수 있는지를 온몸으로 겪게 된다. “시는 가르친다고 되는 게 아니래. (중략) 시를 어떻게 쓰는지 묻는 내가 시 그 자체라나 뭐라나. 무슨 말인지, 넌 알겠어? 난 하나도 모르겠더라고. 그러다 문득, 내 무릎을 딱 쳤지. 내가 하는 질문들이 나를 움직이게 만들고, 마침내 내 안에 잠든 감성들을 일깨우는 게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나의 작은 깨우침이 하나둘 모여서 힘센 문장이 되면 그게 시라고.” _1권 본문 중에서(166쪽) ‘시를 아는’ 것은 자기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일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아루와 야니는 서로 다른 세계를 탐험하면서 여러 감정을 깨달아 간다. 이렇듯 1권은 두 아이의 만남을 통해, 감정을 느끼고 질문하는 일이 어떻게 변화의 시작이 되는지를 그려 낸다. “제 인생의 장애물을 뛰어넘는 방법을 찾고 있어요” 마음에서 길어 올린 수많은 감각의 조각으로 나만의 시를 꽃피우는 경이로운 시간 2권(시인의 법정)에서는 갈등이 한층 분명해진다. 이슬라의 중산간학교에서 금지된 시 문장이 발견되며 아루가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고, 아루는 자기 잘못이 아닌데도 징계를 받아들이려 한다. 그 소식을 들은 야니는 아루를 돕기 위해 무작정 이슬라로 향한다. 그리고 ‘시’를 부정하는 것은 곧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여기며 ‘시’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법정에 선다. 야니가 법정에 서는 일은 단순한 판결을 요구하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시’가 왜 위험한 것으로 규정되었는지, 아이들이 왜 침묵해야 했는지 되물으며 이슬라에 정면으로 부딪치는 일이었다.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처음으로 야니의 오로라, 즉 감정이 눈앞에 드러나는 순간을 목도한다. 이어 시가 사라진 이슬라에서 오랫동안 숨어 살아야 했던 시인 로인이 법정에서 시를 읊자, 아이들은 하나둘 심정지로 쓰러지며 시를 둘러싼 갈등은 극단으로 치닫는다. “야니를 만나고 시 문장을 알게 되면서 아루는 자기 안의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다. 생각도 많아졌다. 무엇보다 이든과 똑같아지기 위해 애쓸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야니는 막막했다. 어떤 장애물이든 이겨 낼 수 있다고 자신하던 야니인데 말이다. ‘이슬라’라는 거대한 장애물에 부딪히고 말았다.” _2권 본문 중에서(67쪽) 아루가 야니의 시 문장을 접한 이후 마음의 변화를 느낄 때, 야니는 시로 인해 아루가 징계받게 된 것에 분노하며 장애물에 부딪힌 것 같은 경험을 한다. 이렇듯 2권은 자기 안의 다양한 감정 변화를 느끼는 것, 그리고 변화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까지의 여정을 그린다. “난 힘들더라도 꿋꿋하게 내 길을 가고 싶어” 인생이라는 큰 바다를 헤엄쳐 갈 용기만 있다면 밀려오는 파도 위에서도 나만의 항해를 즐길 수 있다! 3권(‘온새미로의 서’를 찾아서)에서는 스스로의 선택으로 길을 나서는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된다. 야니는 그토록 찾고 싶던 엄마 아모와 18년 만에 재회하지만, 그 만남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슬라의 통치자인 12대 카이의 누나인 아모. 그녀의 딸 야니가 병환이 깊어진 카이를 뒤이을 지도자로 지목되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13대 카이에 오른 야니는 깊은 혼란을 겪으며 점점 자기 자신을 잃어 가는 듯한 감각에 사로잡힌다. 야니는 자신이 엄마를 그리워하는 동안 아모가 찾아 헤매었던 스승 ‘가온’을 만나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그의 시 ‘온새미로의 서’를 찾기 위한 원정대를 꾸려 바다로 나선다. 각기 다른 이유를 가지고 원정대에 지원한 아이들은 여덟 개의 바다를 건너 수많은 섬에 닿고, 그러면서 예상치 못한 선택의 순간들을 마주하며 점점 변화해 간다. 두려움을 이겨 내고 한 발 앞으로 나서기도 하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며 다른 선택을 받아들이기도 한다. 야니 역시 자신의 목소리를 붙잡으려 애쓴다. 한편 아루는 이슬라에 남아 책방을 운영하면서, 또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간다. “나한테서 일어난 일들은 내가 선택하고, 내가 결정한 거야. 내게 꿈이 있다면, 그걸 지켜야 한다면 그것도 내가 해.” _3권 본문 중에서(60쪽) 3권은 아이들이 선택과 방황을 거치며 스스로를 단련해 가는 과정을 담아 낸다. 그리고 그 속에서 실수하고 실패를 겪으면서 자기만의 시를 완성해 나가는 것, 그것이 곧 ‘성장’임을 이야기한다. 내 마음을 알아가는 것은 나만의 시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다 “내가 아는 시는 허한 마음을 충만하게 만들기도 하고 풍요 속의 빈곤을 채우기도 해. 응축된 우리의 마음이지. 역경과 고난을 건너게 하는 다리이며, 외로운 영혼에게 건네는 위로이며, 눈물을 닦아 주는 손수건이며, 무엇보다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주는 유용한 물건이지.” _1권 본문 중에서(164쪽) 시는 응축된 마음이다. 그러니 시를 가슴에 품고 있으면 자신의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시를 가슴에 품고 살던 야니가 자유롭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던 것처럼. 그런 야니를 만나 아루가 감정에 눈을 떴던 것처럼. 이 둘을 통해 이슬라 아이들의 마음에 새로운 감정의 씨앗이 싹튼 것처럼. 그리고 그 마음은 소설 속에서 ‘시’로 표현될 뿐 아니라 ‘편지’에 녹아들어 독자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과 깊은 여운을 준다. 이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갈등과 방황 속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스스로 선택하며 나아갈 때 비로소 우리가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는 마음을 붙잡아 주는 언어이자,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된다. 아루와 야니가 마음의 소리를 따라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듯,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자신의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자기만의 시를 완성해 나가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