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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프롤로그 1 선택과 책임 2 돌아갈 수 없는 3 허들을 넘는 법 4 그날의 사건 전모 5 징계위원회 6 답 구하는 날들 7 우아한 분노 8 지금 해야 할 일 9 소환장 10 원고와 피고 11 파도 위에서 12 시를 위한 변론 13 퀀텀백신 14 시인이 온다 15 안녕을 고하며 16 바다로, 바다로 에필로그 작가의 말 |
YANG SOO RYON,梁秀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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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니는 밤마다 로인 시인의 말을 가슴에 새겼다. 시는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시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시였다. 야니는 그렇게 시를 배워 나갔다.
시의 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아 오면 야니는 일찌감치 방주책방에 나가 있었다.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눈에 밟힌 책들을 읽기 위해서였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간밤의 생각들이 맞물려 파도가 이는 듯했다. 가슴이 하는 말들을 야니는 종이에 붙잡아 뒀다. 영감은 날마다 찾아왔다. --- p.25 문장에 중독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었다. 읽다 보면 따라 쓰게 되고, 따라 쓰다 보면 자신만의 시 문장을 제작하게 된다. 마약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중독성이 시 문장에 있었다. 언어를 제작하는 그 맛을 한 번 알고 나면 잊을 수 없다. 또 제작하게 된다. 이것이 중독성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 p.93 야니와 보낸 여름은 새삼스러웠다. 로인은 야니의 열정에 기대어 밤마다 시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물 만난 물고기처럼 기쁨을 누렸다. 카이와의 서약을 저버렸지만 로인은 두렵지 않았다. 이런 날이 다시 오지 않을 것이기에. 두려움 속에서도 로인은 살아 있는 듯했다. --- p.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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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영혼의 땅이에요”
시를 노래하는 것은 마음을 외면하지 않는 일이다 『이슬라의 아이들』에서 ‘시’는 읽기 위한 문학이 아니라, 감정을 느끼고 자신의 마음을 말하기 위한 가장 오래된 언어다. “바다의 오아시스호에 사는 사람들은요, 힘들 때마다 시를 노래해요.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거든요. 바다는 낭만이 되고, 상처받은 영혼은 치유가 되죠. 한 조각의 땅도 허락되지 않은 오션맨에게 시는 영혼의 땅이에요.” _1권 본문 중에서(102쪽) 힘들고 상처받은 마음을 시로 노래한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소설에서 시는 특별한 재능의 산물이 아니라,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던 언어이자 잃어버렸기에 다시 찾아야 할 감정의 통로로 그려진다. 이슬라에서 시가 금지된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시는 마음을 흔들고, 질문을 낳으며, 마침내 움직이게 하여 잠든 감성을 일깨우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질문들이 나를 움직이게 해” 수많은 감정의 단어들이 차곡차곡 쌓이는 만큼 마음이 다채로워지는 찬란한 모험이 시작된다! 그 변화의 시작은 1권(상냥한 아이가 그곳에 살았다), 두 아이의 만남에서 비롯된다. 태풍을 쫓아 이슬라에 온 바다 소녀 ‘야니’와 상냥하고 순종적인 아이로 자라 온 이슬라의 소년 ‘아루’. 두 사람은 우연히 산에서 만나 서로에게서 낯선 감정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태풍을 피해 이슬라기념관을 함께 찾았다가 자신들이 알고 있던 역사의 진실에 대한 의문을 품는다. 이후 두 아이는 서로 삶을 바꿔 살게 된다. 야니는 이슬라에 머물며 시가 사라진 세계를 경험하고, 아루는 배에 올라 바다에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그렇게 섬과 배를 오가는 교차된 시간 속에서 아루는 평정심이라는 이름으로 억눌려 있던 감정을 처음으로 느끼고, 야니는 자유롭게 노래하던 마음이 어떻게 침묵 속에 잠길 수 있는지를 온몸으로 겪게 된다. “시는 가르친다고 되는 게 아니래. (중략) 시를 어떻게 쓰는지 묻는 내가 시 그 자체라나 뭐라나. 무슨 말인지, 넌 알겠어? 난 하나도 모르겠더라고. 그러다 문득, 내 무릎을 딱 쳤지. 내가 하는 질문들이 나를 움직이게 만들고, 마침내 내 안에 잠든 감성들을 일깨우는 게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나의 작은 깨우침이 하나둘 모여서 힘센 문장이 되면 그게 시라고.” _1권 본문 중에서(166쪽) ‘시를 아는’ 것은 자기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일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아루와 야니는 서로 다른 세계를 탐험하면서 여러 감정을 깨달아 간다. 이렇듯 1권은 두 아이의 만남을 통해, 감정을 느끼고 질문하는 일이 어떻게 변화의 시작이 되는지를 그려 낸다. “제 인생의 장애물을 뛰어넘는 방법을 찾고 있어요” 마음에서 길어 올린 수많은 감각의 조각으로 나만의 시를 꽃피우는 경이로운 시간 2권(시인의 법정)에서는 갈등이 한층 분명해진다. 이슬라의 중산간학교에서 금지된 시 문장이 발견되며 아루가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고, 아루는 자기 잘못이 아닌데도 징계를 받아들이려 한다. 그 소식을 들은 야니는 아루를 돕기 위해 무작정 이슬라로 향한다. 그리고 ‘시’를 부정하는 것은 곧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여기며 ‘시’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법정에 선다. 야니가 법정에 서는 일은 단순한 판결을 요구하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시’가 왜 위험한 것으로 규정되었는지, 아이들이 왜 침묵해야 했는지 되물으며 이슬라에 정면으로 부딪치는 일이었다.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처음으로 야니의 오로라, 즉 감정이 눈앞에 드러나는 순간을 목도한다. 이어 시가 사라진 이슬라에서 오랫동안 숨어 살아야 했던 시인 로인이 법정에서 시를 읊자, 아이들은 하나둘 심정지로 쓰러지며 시를 둘러싼 갈등은 극단으로 치닫는다. “야니를 만나고 시 문장을 알게 되면서 아루는 자기 안의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다. 생각도 많아졌다. 무엇보다 이든과 똑같아지기 위해 애쓸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야니는 막막했다. 어떤 장애물이든 이겨 낼 수 있다고 자신하던 야니인데 말이다. ‘이슬라’라는 거대한 장애물에 부딪히고 말았다.” _2권 본문 중에서(67쪽) 아루가 야니의 시 문장을 접한 이후 마음의 변화를 느낄 때, 야니는 시로 인해 아루가 징계받게 된 것에 분노하며 장애물에 부딪힌 것 같은 경험을 한다. 이렇듯 2권은 자기 안의 다양한 감정 변화를 느끼는 것, 그리고 변화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까지의 여정을 그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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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시켜서, 내 안이 제멋대로 꿈틀거려서 그들은 시를 읽고 쓴다. 내 삶은 다름 아닌 내가 살아야 함을 증명해 낸다.” - 오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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