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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눈이 있고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비밀을 간직할 수 있는 인간은 하나도 없다는 점을 확신한다. 만약에 그 사람의 입술이 침묵을 지키면, 손가락 끝이 재잘거린다. 그의 몸에 난 구멍이란 구멍 모두에서 밀고가 스며나온다.
- 프로이드 반복과 점층으로 전달하는 말의 속성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비밀 이야기가 여러 동물들에게 전해지는 과정이 반복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야기는 조금씩 변형되고 과장되지요. 그래서 처음에 야옹이가 전한 이야기와 마지막에 돌아온 이야기는 비슷하지만 많이 다릅니다. ‘말은 보태고 떡은 뗀다’는 옛말이 있지요. ‘말은 할수록 늘고 되질은 할수록 준다’는 말도 있고요. 『쉿! 비밀이야』는 이러한 말의 속성을 간결하고 리듬감 있는 문장의 반복, 다양한 기호의 점층적인 활용으로 감각적으로 보여줍니다. 재미있는 것은 책을 덮을 때까지 독자들은 야옹이의 비밀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비밀은 없다고 말하는 그림책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독자들에게는 끝까지 비밀을 지키고 있습니다. 흑백 그림으로 완성한 블랙 코미디 작가 통지아는 모든 빛을 흡수하는 검정색을 이용해 비밀의 은밀한 느낌을 표현했습니다. 표지에는 검정색 바탕에 손가락을 입가에 가져다 댄 고양이의 얼굴이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내지로 들어서면 왼쪽 페이지는 검정색 바탕에 흰 글씨로 조심스럽게 전해지는 비밀 이야기를 나타내고, 오른쪽 페이지는 검정 연필로 그린 흑백 그림이 고요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전달하지요. 이러한 패턴은 그림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 있게 존재합니다. 흑백 사진의 느낌을 주는 섬세한 터치로 전반적인 분위기를 주도하면서 동물들의 얼굴을 클로즈업하여 트리밍함으로써 비밀을 전하는 순간을 포착합니다. 마침내 비밀이 돌고 돌아 부메랑처럼 되돌아왔을 때에는 야옹이의 표정이 화면을 꽉 채우며 놀람이 극대화되지요. 사실적이면서도 강조된 그림이 즉각적이면서도 실감나게 느낌을 전달하여 마치 유쾌발랄한 한 편의 블랙 코미디를 보는 감동을 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