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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森裕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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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있는 화려한 수상 경력의 ‘잘 만든’ 그림책
2025년 2월 일본에서 출간된 이 책은 빠르게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리브로 그림책 대상 입상, 츠타야 그림책 대상(4위), 모에 그림책방 대상 (2위), 키노베스! 키즈 입상(3위), 북하우스카페 금상, 부모와 함께 읽고 싶은 그림책상(3위) 입상 등 다수의 굵직굵직한 수상 경력을 얻으며 큰 호응을 얻었다.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 그림책 분야 1위를 찍고, 출간 한 달 안에 재쇄를 찍는 기염을 토했고, 아사히신문 같은 주요 매체에서도 비중 있게 저자와의 인터뷰를 실었다. 한국 독자의 눈에도 곧바로 뜨여 1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에 빠르게 한국어판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이 책이 이토록 사람들의 마음을 흔드는 건, 아이와 반려동물을 함께 키우던 ‘부모의 시점’이나 ‘반려동물과 함께한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독자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줄 수 있어서이다. 주저 없이 스쳐 가는 일상을 사랑하게 만드는 이 그림책은, 간결하고 담담한 글과 섬세한 그림을 통해 반려묘를 키우던 시간, 아이를 키우던 시간, 아이를 독립시키기 직전의 뭉클한 심정 등을 오롯이 느끼게 한다. 남겨진 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성장의 이야기’ 어떤 이별은 아주 조용하게 다가온다. 누군가 떠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그 순간이 오기 전까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하루하루를 보낸다. 『잊어도 괜찮아』는 바로 그런 ‘조용한 이별’을 그린 그림책이다. 이 책의 화자는 한 마리 고양이다. 그는 갓 태어난 아기와 함께 어린 시절을 거치며 ‘우리의 자리’를 만들어 가며 함께 자란다. 아이가 웃을 때마다 곁에서 함께하고, 힘들어할 때마다 등을 비벼 위로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는 자라서 우리의 자리를 떠나고, 고양이는 여전히 그 자리에 남는다. 언젠가 아이가 성장해 더 이상 집에 머물지 않게 되었을 때, 고양이는 말한다. “잘 지내라. 내 일은 잊어도 괜찮으니까.” 이 마지막 문장 안에는 ‘남겨진 존재’의 모든 감정이 담겨 있다. 이것은 이별의 언어가 아니라 ‘성장을 허락하는’ 언어다. 절제로 가득한 이 문장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다면 잊어도 괜찮다는 말은 결코 잊을 수 없는 말이 된다. 그 말은 자녀를 떠나보내는 부모의 목소리이자 남겨진 존재가 건네는 가장 담담한 사랑의 형태다. 붙잡지 않고 요구하지 않고 대신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용기. 그것은 사랑의 또 다른 형태다. 색연필로 그려 낸, 사라지지 않는 온기 오모리 히로코는 이번 작품에서 색연필을 표현 도구로 선택했다. 650가지 이상의 색연필의 색을 겹쳐 칠하며 터치와 압력을 바꿔 표현한 섬세한 색감은 빛바랜 추억처럼 부드럽게 번진다. 그의 그림에는 ‘시간’이 스며 있다. 여러 마리 고양이를 키워 온 저자는 새끼 고양이와 신생아의 성장 모습을 대조하고, 창밖을 자주 바라보는 등의 고양이의 습성을 그림 안에 섬세하게 잘 담아 놓았는데, 이는 오랫동안 세밀화 도감 작업을 하며 쌓아온 저자의 실력이 빛을 발하는 결과이다. 저자는 아이와 고양이가 어릴 때인 그림책 초반의 창가에는 봄의 아침 기운을, 성장하는 시기에는 여름 오후의 빛을, 사춘기를 지나고 성인에 가까워질 무렵에는 봄 저녁의 빛을 담았다고 한다. 아이의 성장과 계절의 변화, 그리고 어느새 느껴지는 고양이의 노년까지, 한 장 한 장이 마치 오래된 사진첩을 넘기는 듯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이렇듯 『잊어도 괜찮아』는 언뜻 단순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페이지를 덮고 나면 마음속에 오랫동안 남는 잔향을 남긴다. 그 잔향은 우리 각자의 ‘떠나보낸 존재’를 소환한다. 어쩌면 우리도 그들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고마워. 그리고… 잊어도 괜찮아.” 이 말은 이별의 종결이 아니라 사랑의 완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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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도 괜찮아』는 단지 ‘이별의 그림책’이 아니다. 이 책은 ‘성장을 지켜보는 존재’의 시선에서 바라본, 아주 섬세한 사랑 이야기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반려동물과 함께한 이들에게, 혹은 그저 누군가를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은 조용히 말을 건넨다.
“사랑했기에, 보내 줄 수 있었다.” 그 단순하고도 깊은 문장을, 이 책은 색연필의 따뜻한 선으로 증명해 낸다. 이 책을 번역하며 나는 여러 번 숨을 고르게 되었다. 페이지마다 묻어나는 고양이의 눈빛, 그것은 부모의 눈빛과 너무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오래 사랑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아마 이렇게 중얼거릴 것이다. “그래, 날 잊어도 괜찮아. 하지만 나는 오래도록 너와 함께한 순간을 기억할 거야.” 고양이가 등장하는 그림책을 여러 권 번역해 왔지만, 이 책은 꽤 오랫동안 나의 마음에 남을 것 같다. - 엄혜숙 (번역가, 그림책 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