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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K F-2209
마지막 여우 네섬이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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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이가 고개를 남쪽으로 돌렸다.
“갑자기 센터가 그리워지는 거예요. 고향인 셈이잖아요. 그냥 한 번 보고 싶어졌어요. 한 번 보고는......그러고는 다시 멀리 떠날 거예요. 그리고 적당한 곳을 찾아 새끼도 많이 낳고 여우가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 거예요.” --- pp.25-26 「S K F-2209」 중에서 아홉이가 목 놓아 울었다. 여우는 조용히 기다렸다. 울음을 그친 아홉이가 여우를 돌아보았다. 최 실장이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배낭을 메고 비닐백을 꼭 안고 산길을 내려갔다. 여우와 아홉이는 내려가는 최 실장을 오래도록 배웅했다. 아니, S K F-2209의 마지막을 오래도록 배웅했다. --- p.35 「S K F-2209」 중에서 터덜터덜 걷는데 멀리서 나뭇가지에 새 두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아무 생각 없이 돌을 주워 들었다. 돌은 곧장 날아가 한 마리를 맞췄다. 한 마리가 놀라 날아가고 돌에 맞은 새가 땅 위로 툭 떨어졌다. 가까이 가 보니 산까치였다. 산까치가 한쪽 날개로 푸드덕댔다. 난감했다. ‘진짜 맞을 줄은 몰랐는데.......“ --- pp.51-52 「마지막 여우」 중에서 자세히 보니 숲이었다. 나뭇잎들이 바스락 소리를 냈고 멀리서 졸졸 흐르는 물소리도 들렸다. 축축한 이끼 냄새, 버섯 냄새, 꽃 냄새, 짐승들이 눈 똥오줌 냄새가 가득했다. 어리둥절했다. ’아, 그렇구나, 이건 여우가 보는 숲이야!‘ --- p.63 「마지막 여우」 중에서 ”돌아올까?“ 느닷없는 규진이의 말이 이어졌다. 자신에 대한 건지 여우에 대한 건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명구는 되묻지 않았다. 한 번 떠나면 돌아올 수 없다는 걸 아는 나이였다. 할머니도, 여우도, 규진이도. --- p.79 「마지막 여우」 중에서 여우가 아빠를 본 채 그대로 서 있었다. 그리고 무언가 말했다. 아빠는 금방 알아챘다. ’제발 먹을 것을 조금만 주세요.‘ 간절한 눈으로 말하고 있었다. 여우는 굶어 죽기 직전이었다. 그래서 그토록 무서워하는 인간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 p.123 「네섬이」 중에서 그때 여우가 무슨 말인가 하고 있었다고 아빠는 생각했다. ’정말 고마워요. 당신이 아니었으면 나는 죽었을 거예요.‘ 아빠는 그 뜻을 충분히 알아들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래. 살아서 다행이다.‘ 아빠가 고개를 끄덕였다. --- pp.125-126 「네섬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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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손에 길러진 S K F-2209 이야기
S K F-2209는 여우 복원 센터의 사람들 손에서 자라나 자연으로 되돌아갔다. 마지막으로 센터에 들렀다가 멀리 떠나 여우가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로 마음먹고 길을 나선다. 그 길에서 낯선 여우 한 마리를 만나는데, 이 여우는 이곳에서 오십 년을 살았다고 하고, 커다란 멧돼지 가족이 예를 갖춰 인사를 하는 등 이상한 일이 자꾸 벌어진다. 인간 세상을 바라보며 ‘우리에 대한 악의’만 없다면 인간 세상도 아름답다고 말하는데, S K F-2209는 지금껏 인간에게 받은 무한한 사랑만 기억에 남아 있다. 멀리서 걸어오는 센터 사람을 보고 다가가 보니, 덫에 걸려 죽은 여우를 안고 오열하고 있는데....... 과연 이 여우는 누구일까? 명구와 마지막 여우의 이별 이야기 산 넘고 물 건너 학교를 다니던 시절, 명구는 산속에서 덫에 걸린 여우를 만난다. 할머니가 돌아가시던 날 어른들이 여우가 이젠 다 없어졌다고 얘기했는데, 여우가 남아 있었던 거다.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은데 여우는 곁을 내주지 않는다. 우연히 명구가 던진 돌에 맞아 산까치가 죽는데, 이 산까치를 여우에게 가져다준다. 저녁 밥상에 올라온 맛있게 구워진 고등어도 가져다주며 점점 더 가까워지다가, 다친 여우 다리까지 치료해 주게 된다. 어느 날 꿈속에서 명구가 여우가 되어 숲을 바라보고, 절룩절룩 뛰어다니고 있는 게 아닌가.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친구도 떠났는데, 여우와는 계속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이야기가 살아 있던 시절, 네섬이와 여우 이야기 동네 사람들 모두가 농사짓고 사냥하던 시절, 뒷산은 야생동물의 삶터였고 아랫마을은 사람들의 터전이었다. 아이들은 네섬이 엄마가 만든 인형으로 이야기를 지으며 노는데, 아이들의 이야기는 점점 진화한다. 뭐든 다 이뤄주는 구슬이 들어 있는 보물상자와 여덟 개의 구멍까지 등장한다. 이 보물상자를 여는 열쇠는 간절한 바람. 그러던 중 동네에 전염병이 돌아 아이들이 하나둘 죽어간다. 네섬이 아빠는 열이 오른 네섬이에게 먹이기 위해 고기를 구해 집으로 돌아가던 중 여우를 만난다. 여우의 애처로운 눈에서 네섬이의 눈을 본 아빠는 여우에게 고기를 좀 떼어주고 집으로 돌아온다. ‘살아 있는 것 어떤 것도 죽지 않기를’ 바라며. 시름시름 앓던 네섬이는 꿈을 꾸는데....... 네섬이는 어떤 꿈을 꿀까? 죽음의 서사가 회복의 서사로 S K F-2209와 마지막 여우의 죽음의 서사는 네섬이에서 회복의 서사로 바뀐다. 네섬이는 이야기의 힘, 상상의 힘으로 공동체를 회복시킨다. 사냥꾼인 네섬이 아빠는 ‘이젠 뭘 죽이고 싶지 않’은 상태가 된다. 네섬이 이야기 속에서 아빠와 여우는 서로의 사정을 아파하고 연민하기에까지 이른다. 이제는 목걸이를 하고 영어와 숫자(S K F -2209)로 불리고 있지만, 원래는 네섬이 이야기에서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희망을 걸 수 있는 존재였다. 작가는 세 이야기를 통해 현재에서 과거로 독자의 시선을 돌리고, 죽음의 서사를 회복의 서사로 되돌린다. 작가는 말한다. “그리움을 담고 싶었다. 이 숲에서 서로 보내끼며 살던 여우와 옛사람들, 그리고 이상한 영어 이름의 여우들 모두는 이 그리움의 그림자들이다.” 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