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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4
물닭의 고기잡이 9 너구리의 외출 16 갈대법 25 남은 알 하나 38 너구리의 보은 45 그림자 나타나다 51 물새 순찰대 58 알에서 깨어나다 64 행복 75 새벽녘의 날갯짓 87 둥지를 떠나다 94 너구리의 고기잡이 100 찌비는 물닭 106 그림자 추적 115 호수로 돌아오다 123 그림자 체포 작전 132 숲으로 떠난 너구리 141 올빼미들의 배신 149 삵과 너구리의 일전 157 삵의 기습 163 찌비는 어디로 169 삵이 만든 덫 175 수달의 비밀 187 호숫가 뒷이야기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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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터 근처에서 불미스러운 사고가 있었어요.”
수달이 호숫가 건너편을 가리켰어요. “수렁터?” “누군가요? 또 그림자의 소행인가요?” “그림자가 아니면 누구겠어?” 물새들이 술렁거렸어요. 요 몇 달 사이 물새들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사고가 몇 건 있었거든요. 안전한 갈대숲에서 평화롭게 살아온 물새들은 흉흉한 소문에 어쩔 줄 몰랐어요. 범인을 본 물새는 아무도 없었어요. 심지어 죽는 순간까지도 얼굴을 볼 수 없다는 소문도 퍼졌어요. 물새들은 그 포식자를 죽음의 그림자라 불렀어요. --- p.33 갈대밭이 끝나고 수렁터가 시작되는 곳에 이르렀어요. 쉬지 않고 달려온 너구리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어요. ‘네놈의 정의는 무얼까.’ 삵의 말이 귓가에 쟁쟁했어요. ‘이놈이 대체 무슨 짓을 벌이는 거야?’ 너구리는 버드나무에 걸쳐 있는 커다란 나무 둥치들을 이리저리 뛰어 건넜어요. 개구리들이 너구리 뛰는 소리에 놀라며 울음을 멈췄어요. 너구리는 수렁터의 깊은 어둠을 향해 소리쳤어요. “내가 왔다! 모습을 보여라!” 개구리 울음소리가 뚝 그쳤어요. --- p.172~1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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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 갈대밭에는 물닭,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논병아리 등 여러 물새들과 물가 생물들이 모여 산다. 어느 날 숲속동물인 너구리가 물닭의 둥지를 털어 먹는다. 그 사건으로 ‘갈대법’이 다시 회자된다. 갈대법은 갈대숲 근방에 사는 동물끼리 서로 잡아먹지 않는다는 법이다. 아직 깨어나지 않은 알을 먹었기 때문에 너구리가 위법을 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낀 너구리는 마지막 남은 한 알과 물닭을 정성껏 보살핀다. 그 알에서 찌비가 태어난다. 너구리와 묽닭은 갈대법만 존재하고 순찰대가 없는 호숫가에서 찌비를 무사히 잘 키우리라 마음먹는다. 호수의 물새들 모두 너구리와 친해지면서 ‘너굴 씨’라 존대한다.
하지만 평화도 잠시, 물닭이 그림자에게 죽임을 당한다. 그림자는 갈대법을 어기고 갈대밭 생물들을 잡아먹는 악질, 삵이다. 묽닭이 죽어 상심이 큰 너구리와 찌비는 호수를 떠나기로 하고, 너구리는 삵에게 복수할 생각으로 숲속을 헤맨다. 하지만 물닭인 찌비가 호수를 떠나 숲속을 떠돌면 안 된다는 생각에 다시 호수로 돌아가 찌비를 순찰대에 맡긴다. 갈대밭의 새로운 순찰대는 수달 보안관과 여러 물새 순찰 대원들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삵을 잡기 위해 올빼미 순찰대도 새로 구성된다. 이들은 희생을 무릅쓰고 갈대밭의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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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의 특별한 내리사랑
부모가 되어 보아야 부모 마음을 안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제 몸으로 낳은 자식이 아닌 아기 물닭을 아끼고 사랑하는 너구리가 있다. 바로 물새들이 모여 사는 갈대밭에서 물닭 둥지를 지키는 특이한 너구리, ‘너굴 씨’. 사실 시작은 너굴 씨가 ‘물닭 씨’의 알들을 한 알만 남기고 다 먹어 버린 사건이었다. 너굴 씨는 자신이 저지른 만행에 대한 미안함으로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 그렇게 오며가며 물새들의 동네에 정이 들어갈 무렵, 마지막 남은 한 알이 깨어난다. 물닭 씨와 너굴 씨는 알을 낳은 정과 알을 지킨 정으로 엄마와 아빠가 된다. 너굴 씨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기 물닭 찌비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모든 사랑이 그렇듯 희생정신이 따른다. 그러다 보니 내 가족 내 자식만 챙기기에 바빠, 이웃들이 청하는 도움을 뒤로한다. 한편 ‘수달 보안관’은 대의를 위하여 누군가의 희생으로써 갈대법을 바로 세우고자 한다. 물새 사냥꾼 ‘그림자’에 의한 희생이 커지자, 희생자에 대한 죄책감과 부차적인 피해라는 합리화 사이에서 갈등한다. 너굴 씨는 복수심에 눈이 먼 자신을 되돌아보고, 외면했던 이웃들의 용기에 감동하는 순간, 정의감을 되찾게 된다. 수달 보안관은 그림자의 횡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책임감을 느끼고 선두에 나선다. 갈대밭 그림자 체포 과정에서 찌비를 향한 너굴 씨의 내리사랑과 평화를 지키기 위한 모두의 정의감을 느낄 수 있다. 미술을 전공한 유승희 작가의 글은 마치 그림을 보는 듯하다. 이번 작품에서는 강가 생태계의 여러 물새들과 주변 동물들의 삶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너굴 씨와 물닭 씨가 서로 정들어가는 이야기에서 비 내리는 호숫가의 낭만적인 분위기가 잘 드러난다. 물새 순찰대의 그림자 추적이 이어지는 장면 곳곳에서는 적을 분간할 수 없는 어두운 갈대밭 속 긴장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의 굵직한 주제를 우화 형식으로 풀어내어 재미있게 들려준다. 또 윤봉선 작가의 개성 있는 캐릭터 연출과 강렬한 그림체가 이야기에 생기를 더해 주었다. 동물 사회의 질서를 위한 갈대법 우리는 모두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규범의 울타리 안에서 생활한다. 어린이들은 학교에서, 어른들은 여러 사회 환경에서 그리고 더 나아가 도시, 국가에서 일정한 보호를 받으며 살고 있다. 『갈대밭 그림자 체포 작전』의 동물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물새들에게는 호숫가가 삶의 터전이며, 갈대법이 그 울타리가 되어 준다. “이런 사고는 어쩌다 생겼겠죠. 보안관님이 알아서 잘해 주세요.” 갈대밭 물새 실종 사건이 시작된 무렵, 갈대법을 지키려면 순찰대 모집이 필요하다는 수달 보안관의 말에 물새들은 모두 딴청을 피운다. 의무인 건 알지만 당장 각자의 생계도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미 옛날에 불미스러운 사고에 시달리던 끝에 갈대법을 만들어 타협했지만, 법이 언제나 완벽하진 않다. 특히 약육강식이 당연시되는 동물 세계는 더 흐트러지기 마련이었다. 점점 의무에 소홀해지고, 규범을 가벼이 여기면서 서로의 평화 협정이 깨지고 만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일일까. 그 해답으로 결국 갈대밭에는 새로운 순찰대가 꾸려진다. 갈대밭 공동체가 지키고자 한 법은 규범으로서의 법 이상의 양심과 도덕심이었다. 이들이 양심에 따라 똘똘 뭉쳤던 것처럼, 공동 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위치에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그런 다음 질서와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바람직한 시민 의식일 것이다. 평화를 찾아가는 갈대밭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더불어 사는 세상의 지혜를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