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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의 여왕 …… 6
암호명 땅콩 …… 40 백준녕의 빵점 도전기 …… 76 작가의 말 …… 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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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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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는 잘하는 것도 많다. 또 없어?”
나는 공기놀이도 잘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공기놀이는 노는 거니까 자랑하기가 부끄러웠다. 그래서 더 없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미지는 나중에 커서 뭘 하고 싶어?” 그런 건 생각해 본 적 없다. 선생님처럼 우아하게 살고 싶어요.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래, 됐다. 오늘 미지에 대해 많은 걸 알아서 기쁘다. 고마워.” 선생님은 미소를 지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어제 머리 감았으니까 괜찮다. --- p.30~31 “공부보다는 건강이 우선이지. 아빤 우리 준녕이 빵점 맞아도 상관없다.” 엄마가 아빠의 허벅지를 꼬집었다. 아빠는 은근슬쩍 자리를 피했다. 내가 시무룩하게 있자 엄마는 내 눈치를 보는 것 같았다. “음, 그러니까 아빠 말은…… 우리 준녕이가 건강했으면 좋겠는데 그렇다고 빵점은 좀……. 음, 다시 말하면 공부보다는 건강에, 아니 아니, 그러니까 결론은…….” 엄마 말은 뒤죽박죽이었지만 대충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엄마는 건강과 공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은 거다. “엄마는 건강과 공부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면 뭘 선택할 거야?” 나는 빙 돌리지 않고 물었다. “당연히…… 건강이지.” 엄마는 내 눈을 피하면서 대답했다. --- p.92~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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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자아 성장의 중심에 있는 아이들
마음먹기 나름대로 달라지는 내 인생, 그 주인공은 ‘나’예요 ‘자존감’, 즉 자아존중감은 우리 삶에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한다. 주로 사회생활과 인간관계를 통해 자아존중감이 형성되는데, 아이들에게는 가정과 학교가 세상의 전부이자 작은 사회이다. 그래서 아이들의 자존감 형성은 일차적으로 가정에서 시작된다. 대개 부모들은 자녀를 위하는 마음이 앞서 환경을 제한하거나 의도적으로 만든다.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거나 미래를 응원하는 차원에서 학업만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아이들의 독립심 결여, 힘든 교우 관계, 공부 스트레스 등은 아주 보편적인 문제이다. 하지만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유능한 아이가 아니다. 자기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긍정적으로 바라볼 줄 아는 아이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편향된 평가 기준을 버리고, 떠밀리는 삶을 살지 않도록 격려해 주는 말이 필요하다.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백준녕의 빵점 도전기》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성장통을 주로 다루는 정연철 작가의 단편동화이다. 각각 다른 가정 환경에서 자란 세 주인공은 저마다의 고민거리가 있다. 교우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미지, 매사에 수동적으로 생활하는 예준이, 공부를 잘해야만 하는 준녕이. 얼핏 보면 어느 반에서나 볼 수 있는 친구들이지만, 누구나 그렇듯 개인의 고민은 특별하고 심각하다. 고민들을 더 파헤쳐 보면, 사회성을 키울 만한 상호 작용이 적었던 환경, 새로 도전할 기회가 없었던 환경, 높은 잣대가 들이밀렸던 환경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런 환경은 당당한 ‘나’를 만나는 데에 방해가 된다. 하지만 그 배경에 가정 환경이 전부일 순 없다. 더군다나 맞벌이나 한부모 가정이 많은 현대 사회에서 이상적인 환경을 갖기는 불가능하다. 그만큼 부모뿐만 아닌 다른 조력자가 끊임없이 생긴다. 이 세 편의 이야기 역시 주인공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완성된다. 아이들이 겪는 내적 갈등이 밑거름되고 긍정적인 경험이 곁들여져 마음가짐이 단단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이 겪는 스트레스, 콤플렉스, 고민거리는 남다르지 않기 때문에 더 확실하게 와 닿는다. 일인칭 시점에서 풀어 가는 서술 방식으로, 주인공의 심리 변화를 잘 따라갈 수 있다. 저마다 다른 부분이 부족한 주인공들은 부족하다 느꼈던 마음을 달리 채워 나간다. 그 이야기의 끝에 너희는 이미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는 메시지가 드러난다. 타인과 나의 다름을 받아들이는 자세 그리고 스스로 나를 사랑하기로 결심하는 태도에서 비로소 당당한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조금 부족해도 안심하고, 성장할 용기를 낼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이 어른들의 몫이다. 더 나아가 《백준녕의 빵점 도전기》는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자신의 색깔을 찾아보라고 말한다. 동시, 동화, 청소년 소설로 다양한 문학 장르를 넘나드는 정연철 작가의 글은 단문장의 묘미와 탄탄한 구성력을 갖추었다. 아주 일상적인 소재로 있을 법하면서도 독특한 이야기를 그려 낸다. 웹툰 [부라보마이라이푸]를 시작으로 꾸준히 변신하는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최보윤 작가는 각 단편마다 다른 그림체를 선보였다. 각 이야기의 그림체가 주인공 이미지와 기가 막히게 꼭 맞는다. 정감 있는 이야기와 개성 넘치는 그림이 잘 어우러져 더욱 유쾌한 작품이 되었다. 단점과 행복의 연결 고리를 찾아가는 이야기 [공기의 여왕]의 주인공 미지는 조금 어려운 가정 형편에 잘 씻고 다니지 않고, 공부도 잘하지 못한다. 냄새난다는 이유로 이미 따돌림을 받고 있는데, 머리에서 이까지 나온다. 그 사건 이후로 자존감이 바닥나 버린 미지. 담임 선생님은 부모님이나 친구의 빈자리를 지속적인 대화로 따뜻하게 채워 준다. 무심한 듯 꼼꼼한 담임 선생님의 배려로 미지는 작게나마 위안을 얻는다. 잘하는 것이라고는 엄마에게 전수받은 공기놀이 기술뿐인데, 마침 반에서 공기놀이 대회가 열린다. 몰래 좋아하는 반 친구의 응원과 선생님의 은근한 지지 속에서 미지는 ‘공기의 여왕’에 오른다. 재능에 대한 확신과 희망은 미지를 자신감에 차오르게 한다. [암호명 땅콩]의 주인공 예준이는 뭐든 스스로 잘할 수 있는데 뭔가를 스스로 해 본 적이 없다. 예준이를 돌보는 일상에 지친 외할머니는 자체 휴가를 가셨다. ‘앞으로 3일 동안 애를 누가 보나’ 하는 문제에만 집중한 엄마에게 혼자 잘 지낼 수 있다는 예준이의 말은 들리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급하게 온 돌보미는 고등학생 누나. 이 누나는 외할머니와 다르다. 밥을 챙겨 먹거나, 시간 맞춰 학원에 가거나, 숙제를 하는 일은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두고, 다만 재미있게 노는 법을 가르쳐 준다. 엄마가 알면 혼날 거리이다. 예준이는 늘 누가 봐주어야 했던 일들을 혼자서도 해냈다는 성취감과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을 느낀다. 표제작 [백준녕의 빵점 도전기]는 ‘백점 귀신’, 영재, 우등생으로 소문이 자자한 준녕이의 이야기이다. 세 단편 중 준녕이네는 유일하게 맞벌이 가정이 아니다. 준녕이 엄마는 아이의 성적을 곧 자신의 자부심으로 여긴다. 정작 준녕이는 백점을 맞아야 하는 것보다, 소문대로 완벽하게 보여야 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아 왔다. 그렇게 이미지 관리에 노심초사하던 중 학교 청소 아주머니에게 어떤 약점을 잡힌다. 그리고 제일 심각하다고 생각했던 그 약점이 전혀 심각하게 여길 문제가 아니라는 진실을 깨닫는다. 이 책을 읽으며 주인공들의 단점과 고민에 공감을 느끼는 친구가 많을 것이다. 그 해답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칭찬할 수 있는 힘이다. 자신의 단점에 어떤 이름을 붙일지 스스로 정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