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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재광이가 좀 특별하다는 건 나도 인정했다. 우리 학교는 근방에서도 명문으로 소문이 나 있고, 학부모들도 여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웬만해선 집안 형편을 자랑삼아 떠벌리지 못했다. 하지만 재광이네는 할아버지가 국회의원을 여러 차례 지냈고, 아빠는 그 할아버지가 설립한 사립 대학교의 이사장인 데다 엄마까지 그 대학의 교수로 일하는 대단한 집안이었다. 선생님들조차도 재광이 눈치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종종 있어서 좀 거슬렸지만 그게 현실이었다.
10~11쪽 바로 그때 큰 나무 뒤에서 누군가 불쑥 튀어나오더니 내 앞에 멈춰 섰다. 초록색 파충류 복면이었다. “엄마야!” 나는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온몸이 바들바들 떨리고 눈앞이 캄캄했다. 복면은 뭔가 말을 하려는 듯 멈칫멈칫하다가, 생각이 바뀌었는지 그대로 돌아서서 달아나 버렸다. 정신을 추스르고 다시 보니 몸집이 자그마한 게 나보다 어린애처럼 보였다. 복면은 몇 번이나 뒤를 돌아보면서 누가 쫓기라도 하는 듯 헐레벌떡 뛰어갔다. 달리는 품새가 어딘가 눈에 익은 것 같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나한테 그런 장난을 칠 만한 아이는 떠오르지 않았다. 39~42쪽 어둡고 답답한 교실 분위기에 다들 지칠 대로 지쳐 있을 때, 정태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재광이를 노려보며 외쳤다. “천재광, 나 전학 안 갈 거야. 안 간다고.” 그러더니 이번에는 선생님을 향해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선생님, 저 전학 가기 싫어요. 제가 왜 강제로 전학을 가야 해요? 왜 저만요” 정태는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엉엉 소리 내어 울었다. 선생님도, 아이들도 놀라서 입이 떡 벌어졌다. “정태야, 그게 무슨 소리야? 속상한 건 알지만 분명히 네 잘못이고, 네가 책임을 지기로 했잖아.” 선생님이 차분한 목소리로 타일렀다. 하지만 정태는 가슴을 쾅쾅 치면서 바락바락 소리쳤다. 140~141쪽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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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광이는 누가 봐도 남부러울 것 없는 집 아이이다. 매년 반 반장은 물론, 전교 부회장도 재광이의 몫이다. 하지만 재광이는 반장만 되고 나면 성대하게 간식 파티를 벌인 후에 반장으로서 임무는 하지 않고, 마치 왕처럼 아이들 위에서 군림하여 몇몇 아이들을 부하처럼 거느린다. 여의주는 그런 재광이가 늘 못마땅하다. 비록 달랑 두 표만 받아서 반장이 되지 못했지만 늘 가슴속에 좋은 리더가 되어 아이들을 위해 일하고 싶은 꿈이 있다.
어느 날 재광이는 골프 클럽을 조직하고, 의주는 친구 설이를 따라 어쩔 수 없이 그 클럽에 가입한다. 하지만 이 클럽은 운동이 목적이 아니라 재광이의 사조직처럼 이상하게 운영된다. 그 즈음 학교 주변에서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나는데 몇몇 아이들이 파충류 복면을 쓴 아이들에게 공격을 당한다. 여의주 역시 재광이와 사소한 말다툼을 벌인 날 파충류 가면을 만난다. 그 점을 수상하게 생각한 의주는 파충류 가면의 정체를 밝히려고 덤벼드는데 놀랍게도 그 아이는 재광이의 오른팔 깝새, 경수이다. 더욱이 다음 날 경수가 다른 아이들에게 맞는 사건이 발생한다. 결국 학교 대책 위원회가 조직되고 이 모든 일의 배후에 재광이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재광이가 아이들의 약점을 이용하여 자신의 말을 안 듣는 친구들을 남몰래 겁을 준 것이다. 결국 재광이는 남몰래 전학을 가고, 5학년 3반은 선장을 잃은 배가 된다. 아이들은 혼란스러운 반 분위기를 바로잡기 위해서 새로운 반장을 뽑기로 결심한다. 여의주는 추천을 받아서 후보에 오르고, 그 동안 반장 공부를 통해 좋은 리더에 관해 고민했던 것을 연설로 풀어내 아이들의 마음을 산다. 깝새 경수 역시 자신이 저지른 일을 반성하고 아이들에게 마음의 빚을 갚는다는 생각으로, 반장 선거에 출마하고 부반장으로 선출된다. 여의주와 경수는 힘을 합해 5학년 3반이 제대로 돌아가도록 노력하고 곧 반은 안정을 찾는다. 의주와 경수는 앞으로 좋은 반장이 되자고 굳은 결의를 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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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광, 이제 내려오시지!”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재미있게 알려 주는 동화! 반장 선거는 아이들이 매 학기마다 기다리는 행사이다. 초등학교 반장은 아이들이 처음으로 겪는 리더의 자리이자, 반 아이들의 대표자가 되어 책임감을 배울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더불어 반장이 됨과 동시에 아이들로부터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아이들은 학기 초마다 비장한 각오로 반장 선거에 출마하고, 반장이 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의 반장 선거도 때때로 자신의 배경을 과시하거나 이용하기도 해서 문제가 된다. 반장이 되기 전에는 물량 공세를 펼치거나 온갖 감언이설로 연설하고 막상 반장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얼굴색을 싹 바꾸는 경우도 없지 않다. 어른들의 세계에서나 아이들의 세계에서나 진짜 리더를 뽑는 일은 쉽지 않은 듯하다. 《참 잘 뽑은 반장》은 감투 쓰기만 좋아하는 반장이 등장하는 창작동화로, 잘못 뽑은 리더에 대항하여 진정한 리더를 선출하는 과정을 재미있게 그린 동화이다. 전작인 《잘못 시리즈》가 반장 당선이 되고 나서 점점 좋은 리더로 변모하는 모습을 그렸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전혀 변하지 않은 리더를 아이들이 몰아내고 자신들의 의견을 잘 대변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를 세운다는 점에서 큰 차별점이 있다. 이야기 속의 주인공인 여의주는 반장 선거에서 달랑 두 표만 받고 선거에서 떨어진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언젠가 반장이 되어 자신이 평소 생각하던 공약들을 실천하고 싶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만년 반의 반장이자 전교 부회장까지 맡고 있는 재광이가 떡 앞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재광이는 몇몇 아이들을 부하 부리듯이 하면서 폭군으로 군림하고 있다. 아이들이 이 작품을 꼭 봐야 하는 이유는 리더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해 주기 때문이다. 반장이란 감투 쓰는 자리가 아니라,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전체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는 희생정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처음에는 선거에서 실패했지만 오히려, 그 과정에서 반장 공부를 통해 변화를 유도해 가는 한 소녀의 모습이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뿐만 아니라 재광이의 오른팔이자, 가장 말썽꾸러기인 깝새 경수의 변화도 눈여겨 볼 만하다. 십 년 간 많은 어린이 독자들에게 사랑받아 온 잘못 시리즈의 완결판이자, 아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참 잘 뽑은 반장! 현장감 있고 사실적인 학교 이야기와 입체적이며 개성 있는 인물들, 탁월한 심리묘사, 생동감 넘치는 일러스트 등 이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어린이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