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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무덤을 떠나서 룡이에게 이끌리어 산 아래로 내려오면서도 철이는 혼자 묵상에 깊이 잠기었다.
‘어디로 갈 것인가?’ 앞길―자기 앞에 앞길이 열리었다면 그것은 어머니가 가던 수난(受難)의 ‘길’임에 틀림없다. 어머니가 가다가 지쳐서 넘어진 그 ‘길’은―아버지가 가던 그 ‘길’이었고 아버지의 아버지가 가던 그 ‘길’이었다. 그 ‘길’을 이제부터 자기가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길’은 어디까지든 불행과 절망과 가난의 연쇄(連鎖)가 아니었던가?―이렇게 생각하면 앞이 캄캄하였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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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KAPF,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의 이념에 동조했던 동반자작가 최인준이 1934년 9~12월 ≪신동아≫에 연재한 중편소설이다. 아들을 서울로 보내 공부시키려다가 재산을 탕진하고 파멸을 맞는 농촌 가정의 몰락 과정을 소재로 절망적인 농촌 현실을 그리고 있다. ‘암류(暗流)’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저변의 흐름’을 뜻하는 말로 이 작품에서는 ‘가난’이라는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을 가리킨다. 가난은 물질적 궁핍의 원인이면서 생존의 선택을 필연적으로 규정짓는 숨은 운명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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